이세계 성기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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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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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4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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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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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1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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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

DUMMY

공작가의 차남이 발군의 마법사라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었다.


그의 마법 실력은 천부적이었으며, 이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었다.


다만, 그의 행보는 정상적인 마법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탑에 입장하는 순간부터, 그는 광기에 사로잡힌 사람처럼 집착적으로 몬스터 사체를 모았다.


그의 목표는 명확했다.


최대한 한방에, 최대한 흉터 없이 몬스터를 처리하는 것.


그와 함께 진입대에 들어선 전사들은 그의 행동에 혀를 내둘렀다.



고블린부터 시작해 멀럭, 코볼트, 투헤드 스네이크, 라이칸, 웨어울프.


그의 손길이 닿는 곳마다 완벽한 사체들이 남았다.


그는 미친 사람처럼 몬스터의 사체들을 아공간에 담았다.



그의 행보는 계속해서 주목을 받았다.


자그만치 9년동안 지휘관의 이동명령을 무시하며 3층에 머물렀다.


그 이후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막사에서 보내며, 키메라를 연구했다.


그가 전투에 나서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리셋마다 단 한 마리만 나타나는 키메라를 처치할 때나, 마치 화풀이하듯 골렘에게 마법을 난사할 때,


혹은 연구에 필요한 재료를 구할 때만 전투에 참여했다.


9년이라는 시간동안 그에게는 특별한 성과가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3층에 머물렀다.



전사들은 그를 이렇게 지칭했다.


키메라에 미친 마법사


키메리스트



그의 오랜 연구결과가 이 순간, 오크 군대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끼이이익-! 끼야아아악!]


아공간에서 나타난 것은 엄청난 숫자의 키메라 군단이었다.


거대한 와이번 키메라들이 날개를 펼쳐 하늘로 솟아오르며 고막을 찢을 듯이 울부짖었다.


하피와 와이번이 하나로 합쳐진 듯한 모습이었다.


하피의 얼굴에 새의 부리를 가진 그것은, 몸통은 와이번의 모습이었다.


마법사가 저런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건가?


나의 시선이 흔들렸다.



두 마리의 마물은 정교하게 이어붙이기라도 한 듯 자연스러우면서도 괴상했다.


날개 끝은 마치 칼날처럼 날카로웠고, 거대한 날갯짓으로도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비늘로 덮인 피부는 단단했고, 꼬리에는 가시가 돋아있었다.


키메라의 입에서 화염 브레스가 뿜어져 나오면서, 오크 군대를 향해 불꽃이 내려꽂히기 시작했다.



[취이익! 취익!]


오크들이 그들을 향해 날아오는 불꽃들을 보며 당황하기 시작했다.


재빠르게 몽둥이를 휘두르며 반격을 가하였으나, 하늘에서 떨어지는 불꽃을 피하지 못했다.



콰아아아앙!


폭발음과 함께 키메라의 화염이 오크군대 사이에서 폭발했다.


오크들이 불꽃에 휩싸여 그 자리에서 터져나갔다.




[크아아아악!]


날아가는 와이번 키메라의 뒤를 따라 두 개의 뱀 머리를 지닌 거대한 웨어울프들이 달려나갔다.


웨어울프의 몸은 두껍고 거친 털로 덮여 있었다.


두 개의 머리는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며, 이빨 사이로 독이 흘러나왔다.


길고 굵은 꼬리는 꿈틀거리며 적을 노리듯이 느리게 흔들렸다.


웨어울프 키메라들이 오크들과 격렬하게 부딪혔다.



[취익-! 취익!]


오크들은 몽둥이를 웨어울프들을 향해 강하게 내리쳤다.


과격한 타격음이 들리며 키메라들의 몸이 여기저기 움푹 파이며 피가 솟아올랐다.


키메라들은 맞으면서도 조금도 기세가 꺾이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거세게 오크들을 물어뜯으며 오크의 몸을 찢어발겼다.


웨어울프의 두 머리가 번갈아 가며 오크들의 살을 물어뜯고, 팔을 거칠게 휘두르며 오크를 공격했다.



[끼야아아악!]


하늘에서는 와이번 키메라들이 계속해서 브레스를 내뿜으며, 오크들을 공격했다.


와이번 키메라는 날카로운 발톱으로 오크를 하늘로 낚아챈 뒤, 공중에서 내던졌다.


거대한 오크들이 바닥으로 떨어지며 땅이 울리고 먼지 바람이 일었다.


오크들이 우왕좌왕하며 정신없이 몽둥이를 휘두르는 사이, 키메라 군단은 계속해서 전진했다.


곳곳에서 오크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졌고, 키메라 군단도 팔다리가 끊어지고 잘린 머리가 바닥으로 떨어져내렸다.



[크르륵! 크륵!]


그 뒤를 달려가는 것은 고블린과 라이칸이 합쳐진 작은 키메라였다.


크기는 고블린 같았으나 라이칸의 두꺼운 털이 피부를 둘러싸고 있었다.


늑대 같은 주둥이에서는 날카로운 이빨이 번득였다.


작지만 강력한 몸은 전장을 가로지르며 날렵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라이칸 키메라의 손끝에서 날카로운 발톱이 오크를 향해 강하게 휘둘러졌다.




콰아아아앙-!


오크 군대와 키메라 군단이 격돌하며 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엄청난 굉음이 연이어 터져나왔고, 화염 브레스가 여기저기에서 불꽃처럼 바닥으로 내려 꽂혔다.


웨어울프 키메라들이 돌진하며 오크 군대의 방어를 뚫었다.


그 틈을 타 라이칸 키메라들이 오크들에게 달려들며 공격을 이어갔다.



"제, 제가 지금 뭘 보고 있는거죠."


엘라라가 떨리는 눈으로 그 광경을 바라보며,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있었다.


나는 전장을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지켜보고 있었다.


만약 지금 내가 저 군단과 싸워야 한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있을까.


뜨거운 호승심이 가슴을 울리며, 차가운 조소가 입에 걸렸다.


옆을 돌아보니 고든도 상당히 집중한 표정이었다.


키메리가 감추어둔 군단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던 눈치였다.



"낄낄. 이정도로 놀라면 섭하지."


키메리가 충혈된 눈으로 짙은 미소를 짓고는.


아공간에 손을 집어넣으며 캐스팅을 외웠다.


서서히 아공간이 열리면서 거대한 생명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저, 저건."


엘라라가 말을 꺼내던 모습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녀의 속눈썹이 잘게 떨려왔다.




모습을 드러낸 것은 한 마리의 거대한 키메라였다.



쿵, 쿠웅!


키메라가 걸음을 옮기자 대지가 거세게 울리며 진동이 전장 전체로 퍼져나갔다.


전투의 소음이 잠시 멈추고, 시선이 집중되었다.



"순정 키메라와 그리핀을 섞은 역작."



[크르르르...]


그리핀 키메라는 마치 전설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모습이었다.


머리는 그리핀의 독수리같은 모습이었으나, 피부에는 비늘이 섞여있었고 사자의 갈기가 달려있었다.


몸통은 사자의 강력한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날개에는 거대한 강철 깃털이 덮여 있었다.


날카로운 발톱도 강철로 만들어져, 땅에 닿을 때마다 금속음이 울려 퍼졌다.


강철로 뒤덮인 꼬리 역시 언제든 휘둘러질 듯이 거세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리핀 키메라가 등장하자, 오크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오크 군대는 전의를 상실한 채, 뒤로 맹렬히 달려 도망가기 시작했다.



순간, 그리핀 키메라가 하늘을 향해 솟아올랐다.


공중에서 그리핀 키메라의 입이 크게 벌어지며, 그 속에서 거대한 화염 브레스가 원형으로 모이더니 오크 군대를 향해 터져 나갔다.


[쿠아아아-!]


일직선으로 뻗어진 화염을 따라 오크들이 녹아내리며 사라졌다.




"어때? 죽이지?"


키메리가 나를 보며 히죽히죽거린다.


나의 시선이 그에게 닿자, 그는 눈썹을 까딱이며 붉은 눈으로 웃었다.


나는 작게 고개를 젓고는 다시 전장을 바라보았다.




오크 군단이 무력하게 당하면서, 전장은 서서히 정리되기 시작했다.


키메라 군단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는 화염의 열기와 오크의 사체들이 즐비했다.


수천마리의 오크들은 이제 단 몇 마리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어우, 개운하다."


키메리는 그 광경을 앞에두고 기지개를 켜며 하품을 쩌억했다.


그는 그의 군단을 향해 손을 들어올렸다.



따악-!


그의 손짓에 맞추어 키메라들이 서서히 아공간으로 사라졌다.


거대한 군단이 사라지자 전장에는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가 콧노래를 부르며 주섬주섬 옷 매무새를 점검했다.



"4층 입구에서도 군단을 사용하면 됐을텐데."


나는 훑는 듯한 눈빛으로 그를 천천히 바라보았다.



"재밌잖아. 낄낄."


이놈은 그냥 단순한 또라이인건가.


히죽거리는 그를 보며 주먹을 움켜쥐었다.



그 순간, 초감각에 짙은 살기가 포착되었다.



쏴아아악-!


마기가 실린 화살이 빠르게 우리를 향해 날아왔다.



카앙!


고든이 재빠르게 검을 들어올리며, 날아오는 화살을 쳐냈다.



솨아아악-!


첫 번째 화살이 실패하자, 무수히 많은 화살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악! 뭐야!"


키메리가 놀란 눈으로 소리 질렀다.


그는 즉시 손을 들어올려, 보호마법을 캐스팅하기 시작했다.



"엘라라 뒤로와!"


마기를 실은 무수한 화살이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나는 검을 들어올려 신성력을 극대화 시키면서 엘라라와 키메리를 보호했다.


엘라라는 당황한 표정으로도 지시를 따랐다.


그녀의 신성력이 나를 감싸기 시작했다.



청성 만상귀일검법(萬象歸一劍法) 3초식, 뇌풍귀극 (雷風歸極)


쿠르르 콰앙-!


대지가 떨리는 듯한 울림과 함께 하늘이 번쩍였다.


천둥이 울리고, 번개의 섬광이 터져나오면서 검 끝에 맺혔다.


수십 가닥의 번개가 파직-하며 스파이크를 만들었고, 거친 바람이 주위를 휘감으며 점점 그 힘을 증폭시켰다.


화살이 쏟아져 내리는 순간,


검 끝에 모인 번개가 폭발할 듯한 기세로 하늘을 갈랐다.


화살과 번개가 맞부딪치자, 빛이 번쩍이더니 세상을 환하게 뒤덮었다.


찰나의 순간, 화살들은 산산히 부서진 채 공중에 흩날렸다.




어디서 공격하고 있는 거지?


시선을 돌리자,


방벽 위에서부터 화살을 날리며 빠르게 달려오는 그림자가 보였다.




그와 동시에, 한 명의 기사가 빛의 속도로 달려와서 검을 내리쳤다.


콰앙-!


고든이 검을 막아내며 이름을 낮게 읊조렸다.


"칼리프."




"오랜만에 뵙습니다. 대대장님."


붉게 물든 마기를 뿜어내는 왕실 기사단 소속의 기사는,


4층의 지휘관이었다.



"네 놈도 마족이었나."


고든이 짓씹듯이 말을 내뱉었다.


그의 분노 서린 눈빛을 마주보며 칼리프가 씨익 웃는다.



"네, 보시다시피. 그리고 혼자는 아닙니다."


고든과 칼리프가 검을 맞대고 있는 사이에, 화살을 날리던 엘프가 순식간에 달려오며 화살을 쏘아댄다.



솨악- 솨악!


화살들이 공기를 가르며 날아왔다.


그때, 키메리의 보호마법 캐스팅이 완성되며 우리를 둘러싼 결계가 만들어졌다.


그는 그 틈을 타 아공간에서 다시 그리핀 키메라를 불러냈다.



[크르르르...]


그리핀 키메라가 낮게 소리를 내며 하늘로 솟아올랐다.


그 날개짓만으로도 바람이 뒤흔들 정도로 강력했다.



"마족이 도대체 몇 명이야!"


키메리가 충혈된 두 눈을 부릅뜨며 소리질렀다.


그의 목소리에는 경멸이 가득 담겨 있었다.


마족이 노리는 것은 키메리인 건가, 나인 건가.


아니면 우리 모두인 건가.


나는 자세를 취하며 집중했다.



그리핀 키메라가 엘프를 겨냥해 거대한 화염 브레스를 뿜어냈다.


끓어오르는 화염 구체는 엘프를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


엘프는 가볍게 발을 구르며, 공격을 피했다.


날렵하게 움직이는 그의 몸짓은 마치 바람처럼 가벼웠다.


엘프는 피하자마자 그리핀 키메라를 향해 연달아 화살을 쏟아부었다.




긴장감을 가진 채 주변을 살피자, 다시 한번 살기의 번뜩임이 감각에 걸렸다.


육중한 검이 공기를 가르며 날아왔다.


나는 재빠르게 검을 들어 그 공격을 막아냈다.


카앙-!


내 앞에 선 자는, 대검을 휘두르는 거인이었다.


아까 전 오크 군대와의 전투에서 공격대 선두에 섰던 자였다.



"제법이군."


그가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조롱하듯 내뱉었다.


그의 동공이 세로로 갈라지며, 피부위로 붉은 비늘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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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5화. 24.09.04 41 0 12쪽
25 24화. 24.09.03 41 0 13쪽
24 23화. 24.09.03 39 0 12쪽
23 22화. 24.09.02 44 0 10쪽
22 21화. 24.09.02 42 0 10쪽
» 20화. 24.09.01 58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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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8화. 24.08.30 59 2 15쪽
18 17화. 24.08.29 64 1 11쪽
17 16화. 24.08.28 68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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