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의 세상:빙하기 10일 전으로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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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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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14 15:52
최근연재일 :
2024.09.02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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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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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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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이유리의 반응

DUMMY

빙하 재앙의 서막이 드디어 시작됐다.


전국이 이례적인 폭설로 뒤덮였고, 인터넷은 이에 대한 수많은 의견으로 불이 붙었다.


누군가는 불평을 쏟아냈고, 어떤사람은 흥분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그 누구도 이 폭설과 급격한 기온 하강이 단순한 기상이변이 아니라, 점차 심각해질 재앙의 시작임을 깨닫지 못했다.


대부분은 이를 그저 일시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나는 지금 집 소파에 누워 30도가 넘는 온도 속에서 시원한 버드와이저 맥주를 홀짝이며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는 시간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휴대전화가 울렸다.


화면을 보니 여러 채팅방에서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었다.


오랜 학급 친구들의 단체 채팅방, 같은 취미를 가진 모임, 그리고 내가 사는 아파트 주민들의 채팅방이었다.


"와, 이게 무슨 일이야? 갑자기 이렇게 큰 눈이 내릴 줄 누가 알았겠어!"


"우리 집 에어컨이 고장 난 것 같아, 점점 더 추워지고 있어."


"이 추위가 언제까지 갈지 모르겠어. 겨울옷도 아직 안 샀는데!"


사람들은 저마다 당황한 목소리로 상황을 공유하며 소란을 피웠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반응에서 이번 기온 하강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그저 신기해하는 태도를 쉽게 읽을 수 있었다.


나는 이것이 단지 시작일 뿐임을 알고 있었다.


가벼운 하품을 하며 더 이상 채팅에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따뜻한 침대로 돌아와 천연 깃털 이불을 덮고 눈을 감았다.


내 침대는 유명 연예인이 사용했다는 몇천만원짜리 최고급 매트리스이었다.


바깥에서는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찬바람이 매섭게 불어닥쳤지만, 집 안에서는 전기온돌로 아늑한 온기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런 환경에서 나는 금세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


다음 날 아침, 휴대전화 벨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보니, 전화 건 사람은 이유리였다.


좋은 꿈을 방해받았으니,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나는 전화를 받아 짜증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여보세요? 이른 아침부터 나한테 왜 전화한 거야?"


내 차가운 반응에 유리는 잠시 머뭇거렸지만, 곧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유균아, 오늘 너무 추워! 너 전에 혹시 대규모 한파를 미리 알고 있었던 거야?”


유리의 말에서는 두려움이 묻어났다.


그녀의 말을 듣고 나는 조소를 머금은 미소를 지었다.


나는 느긋하게 대답했다.


“그냥 친구가 무심코 한 말을 흘려들었던 것뿐이야. 하지만 이렇게 기온이 급격히 떨어질 줄은 나도 몰랐어.”


이불을 걷어차니 방 안의 높은 온도 때문에 땀이 흘렀다.


슬리퍼를 신은 채로 거대한 창문 앞에 섰을 때, 익숙한 광경이 내 눈에 들어왔다.


밖의 눈은 이미 도시 전체를 집어삼킨 듯했다.


거리와 길가의 나무들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이 쌓여 있었다.


도시 건물들의 윤곽만 희미하게 드러났고, 많은 집의 1층은 이미 눈 속에 절반 파묻혀 있었다.


눈은 멈출 기미 없이 계속 쏟아지고 있었고, 거대한 눈송이들이 쉼 없이 대지를 덮고 있었다.


그때, 이유리가 전화 너머로 계속 말했다.


“그래서 네가 그렇게 많은 물자를 사재기했구나. 정말이지, 이런 일이 있을 때 미리 좀 알려주지 그랬어?”


그녀가 이런 상황에서 나에게 당당히 불평할 줄은 몰랐다.


어이가 없을 따름이었다.


나는 아무 말 없이 전화를 끊고, 휴대폰을 옆으로 던져버렸다.


그 후 욕실로 가서 뜨거운 물로 시원하게 샤워를 했다.


지금은 도시 가스와 물을 모두 사용할 수 없게 되었지만, 나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샤워를 마친 후, 나는 TV를 켜놓고 저장해 둔 최고급 A5 와규를 꺼내 아침으로 스테이크와 파스타를 준비했다.


아직 기온이 떨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정전은 없었기에 TV는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하지만 설령 정전이 되더라도 1층의 비상 전력 공급 장치와 바람 발전기, 그리고 방대한 양의 휘발유를 준비해 두었기 때문에 아무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TV를 켜자마자 아침 뉴스 채널로 돌렸다.


비록 내가 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고 있지만, 지금 같은 때에는 바깥 상황을 지켜보는 것도 중요했다.


뉴스 스튜디오에서 두 명의 앵커가 두꺼운 패딩을 입고 있었다.


방송국처럼 중앙 난방이 잘 되어 있는 곳에서조차 패딩을 입고 있다는 것은, 그곳에서도 난방이 충분히 작동하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여성 앵커는 카메라를 향해 최대한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젯밤, 강력한 한파가 전 세계를 강타하여 대부분의 지역에서 기온이 섭씨 -40도에서 -60도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번 한파의 원인에 대해 기상청에서 조사 중에 있으며, 앞으로 며칠간 보온에 각별히 신경 쓰시길 바랍니다. 동상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시고, 필요하지 않은 외출은 삼가시길 바랍니다.”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공포에 빠지지 마시길 바랍니다.”


나는 뉴스를 보며 아침 식사를 마쳤다.


밖에서는 여전히 눈보라가 몰아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저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며 이 상황을 지켜볼 뿐이었다.


이미 모든 준비를 마친 나로서는 이 재앙이 두려울 이유가 없었다.


여성 앵커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물자를 사재기하지 마세요. 눈 폭풍은 곧 지나갈 겁니다... ”


"......"


나는 그 말을 듣고 머리를 저었다.


빙하기가 도래한 지금, 살아남기 위해서는 오직 자신에게만 의지해야 한다.


지금부터 이 세상은 질서가 사라지고 혼돈의 세계가 될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집에만 멍하니 앉아 있다간, 아마 가장 먼저 죽을 사람들 중 하나가 될 것이다.


TV 화면 오른쪽 상단에 서울시의 실외 온도가 영하 51도에 달했다는 표시가 떴다.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전생의 기억을 떠올렸다.


이번 급격한 기온 하강도 전생에서 겪었던 것과 정확히 일치했다.


하지만 지금 나는 따뜻한 잠옷을 입고 와인 한 잔과 함께 스테이크와 파스타를 즐기며 이 혹독한 추위를 전혀 느끼지 않았다.


있는돈 다 들여 만든 은신처 덕분에, 집 안의 온기는 조금도 빠져나가지 않았다.


그때, 내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전생에 나를 살해한 사람들이 지금은 어떤 말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가장 먼저 확인한 메시지는 이유리에게서 온 것이었다.


“유균아, 왜 갑자기 전화를 끊었어?”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밖에 나갈 수가 없어. 너 그동안 먹을 것 많이 샀다면서? 나 좀 나눠줄 수 있어? 눈 폭풍이 지나가면 꼭 갚을게.”


나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냉소를 지었다.


이유리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한 모양이었다.


이렇게 큰 눈이 내린 뒤에는 음식이 극도로 귀해질 것이라는 걸 알고 있는 듯했다.


그녀는 이 혹독한 추위 속에서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아 나에게 음식을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이번 빙하기 재난은 결코 금방 끝나지 않을 것이며, 매우 오랜 시간 지속될 것이다.


무엇보다, 나는 이유리에게 음식을 나눠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짐승에게 줄 수 있어도, 너 같은 놈에게는 절대 줄 수 없어!'


전생에 나는 이유리에게 속아 집에 있는 음식을 많이 나눠줬다.


하지만 결국 그녀는 나를 배신하고, 내 갈비뼈를 잘라 국을 끓이려 했던 여자였다.


지금은 단지 그녀를 철저히 농락하고, 그녀가 비참하게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을 뿐이다.


전생에 내가 착했던 만큼, 이번 생에는 마음이 더 지독해졌다.


그 생각에 나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띠며 이유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왜 진작에 말하지 않았어? 나도 집에 있는 음식이 거의 다 떨어졌어. 봐, 오늘 아침에 겨우 구운 스테이크야!”


그 말을 남기고, 나는 스테이크와 와인, 그리고 편안한 잠옷 차림의 내 모습을 함께 담은 셀카를 찍어 이유리에게 보냈다.


지금 그녀는 임대한 아파트에서 두꺼운 이불을 꼭 감싸고 웅크리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보낸 사진을 보고 눈을 크게 뜨며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을 것이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 내가 단조로운 잠옷을 입고 편안하게 스테이크를 먹고, 고급 레드 와인을 마시고 있다는 게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테이블 위의 맛있어 보이는 스테이크와 고급 레드 와인을 보고, 이유리는 침이 넘어갈 정도로 부러워할 것이다


내가 먹고 있는 스테이크는 정통 A5 와규이고 옆에 있는 프랑스 레드 와인은 그랜드 크뤼 급으로 200~300만 원이였다.


자신은 지금 얼어 죽어가고 있는데, 내가 이렇게 편안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면 이유리는 질투가 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즉시 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오빠~"


"오빠, 나도 스테이크랑 레드 와인 먹고 싶어요!”


이 메시지를 보고 나는 기쁜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


과거에 그녀가 나에게 얼마나 무리한 요구를 했는지 떠올리며 웃음이 나왔다.


나는 천천히 답장을 보냈다.


“먹고 싶으면 밖에 가서 사.”


이 메시지를 보고 이유리의 얼굴이 굳어지는 건 뻔했다.


이유리는 이를 악물며 화난 목소리로 음성 메시지를 보내왔다.


“무슨 소리야!?”


“너 정말 남자답지 못해! 지금 내가 어떤 기회를 주고 있는지 모르니?”


이 시점에서 이유리는 아직 자존심을 지키고 있었다.


비록 스테이크와 고급 레드 와인이 먹고 싶었지만, 그녀는 나를 단순히 자신이 조종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이 눈폭풍이 며칠 내로 지나갈 것이라 믿고 있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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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99 골방곰
    작성일
    24.08.29 04:44
    No. 1

    잉? 단독 주택이 아니라 아파트? 아파트를 요새로 만든다고요?
    이전에 경비아저씨 이야기가 나와서 뭐지? 싶었는데 갑자기 아파트라뇨?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골방곰
    작성일
    24.08.29 04:52
    No. 2

    영하 60도면... CCTV작동 하나요?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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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서수영의 기회 - 1 24.08.30 153 3 13쪽
26 사람 먹는 세상 24.08.29 182 4 14쪽
25 대규모 전투-2 24.08.29 170 4 14쪽
24 대규모 전투-1 24.08.29 173 4 13쪽
23 첫 살인 사건 24.08.28 178 3 14쪽
22 방어전 24.08.28 193 2 14쪽
21 질서가 무너진 세상 24.08.28 205 2 14쪽
20 위급해지는 상황 24.08.28 219 3 14쪽
19 복수의 서막-3 24.08.28 218 3 14쪽
18 복수의 서막-2 24.08.27 229 5 13쪽
17 복수의 서막-1 24.08.27 248 4 13쪽
16 더위 먹었다? +4 24.08.26 262 5 13쪽
15 라면 한봉지에 100만원 +7 24.08.26 274 5 13쪽
14 질서가 무너지는 종말의 세계-3 24.08.25 272 4 14쪽
13 질서가 무너지는 종말의 세계-2 +2 24.08.25 268 4 13쪽
12 질서가 무너지는 종말의 세계-1 24.08.25 279 5 13쪽
11 잘 먹고 잘 살자 24.08.25 285 6 10쪽
10 복수 방어전 +2 24.08.24 290 4 11쪽
9 복수 +1 24.08.24 299 6 12쪽
8 말싸움 24.08.23 307 6 11쪽
» 이유리의 반응 +2 24.08.23 309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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