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삼키는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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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지도
작품등록일 :
2024.08.1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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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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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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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배신자 (4)

DUMMY

“그런 일이 있었군요.”


치이익 -


가게를 가득 채우는 고기 굽는 소리.

김누리는 잘 구워진 삼겹살 하나를 입에 집어넣으며 그동안 있었던 일을 형우에게 털어놓았다.


“일형 아이앤씨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아직 조사 중이긴 한데. 별다른 이상한 점은 발견되지 않았어요. 거래 내역을 뒤져봐도 돈을 받은 정황은 없었구요.”

“...그렇군요.”


안의균의 유착관계, 그리고 강재경의 기억을 더듬어봤을 때. 그가 마약 사건에 연루되어 있다는 건 확실하다.

그럼에도 아무런 증거를 확보할 수 없었다는 건.

그만큼 철저하게 진실을 은폐했다는 것이겠지.


“안의균 검사는 어떻게 됐습니까?”

“사표를 낸 뒤로 완전히 잠적해 버렸어요. 지금 수배 중이니까 곧 잡히겠죠.”


김누리의 표정에서 무언가 씁쓸함이 느껴졌다.

그래도 동료였던 안의균을 내심 신뢰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힘내요.”

“...”


걱정 어린 형우의 표정에 김누리는 피식 실소를 터뜨리며 다시 표정을 풀었다.


“걱정 마세요. 변호사님도 아시잖아요. 저는 공과 사가 확실한 사람이라는 거.”


형우는 김누리를 따라 피식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렇게 한창 고기를 먹으며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는데,


띠리링 -


가게 문을 열고 누군가가 들어왔다.


“어이. 누렁이 검사.”


순간 김누리의 인상이 찡그러졌다.

주변 사람 중에 자신의 이름을 그렇게 부르는 사람은 딱 하나.


“차장님. 여긴 또 무슨 일이십니까?”


윤상신 차장 검사는 방긋 미소를 지으며 김누리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잠깐 너 보려고 들렸지.”

“제가 여기에 있는지는 어떻게 아셨는데요.”


검찰청 안에서와는 달리 김누리는 차가운 말투로 윤상신을 쏘아댔다.


“네가 어딜 가든 내 손바닥 안이지 임마.”


윤상신은 맞은편에 앉은 형우를 지긋이 바라보더니, 손을 뻗어 악수를 건넸다.


“남형우 변호사님. 맞으시죠?”

“네. 처음 뵙겠습니다. 윤상신 검사님.”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는 형우의 반응에 윤상신은 고개를 갸우뚱 저었다.


“저를 아십니까?”

“아. 네. 김누리 검사님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난 그런 말 한 적 없는 것 같은데...”


차마 김누리의 기억을 들여다 봤다고 말할 수도 없고,

형우는 머쓱하게 웃으며 화제를 돌렸다.


“김누리 검사님께서 가장 존경하는 분이라고 말씀하시던데요?”

“그래요? 짜식. 날 그렇게 생각했단 말이야?”


윤상신이 큰 소리로 웃어대자, 김누리 검사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그런 말 한 적 없거든요.”

“아. 뉘에뉘에~ 그러시겠죠.”


윤상신과 김누리는 마치 어린 아이처럼 티격태격 싸우기 시작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김누리의 철 없는 모습.

그만큼 윤상신을 신뢰하고 있다는 말이겠지.


“크흠. 제가 이곳을 찾아온 건, 다름이 아니라 변호사님께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드리려고 왔습니다.”


윤상신은 김누리를 겨우 떼어놓으며 형우를 향해 푸근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닙니다. 제가 한 건 아무것도 없는 걸요.”

“그렇지 않습니다. 변호사님이 아니었다면, 마약범들을 잡아내지 못했을 겁니다. 저희 검찰청을 대신해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윤상신은 형우를 향해 고개를 꾸벅 숙이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높은 자리에 있음에도 겸손할 줄 아는 사람.

김누리가 존경하는 이유를 단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그는 꽤나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사하다는 의미에서 이 자리는 제가 계산할 테니, 편하게 드시고 가십시오.”


형우는 손사래를 치며 극구 사양했으나,

끝내 윤상신은 자신의 카드를 들이밀며 대신 계산을 했다.


“야. 너는 널 도와준 은인한테 삼겹살이 뭐냐? 최소한 칼로 써는 고기는 대접해야지.”

“삼겹살이 뭐 어때서요.”


김누리는 툴툴거리며 윤상신과 또다시 말싸움을 벌였다.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다음에 기회 되면 저랑 같이 술이라도 한 잔 하시죠.”

“네.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저희 후배놈 좀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보시다시피 아직 모자란 점이 많아서요.”


윤상신은 김누리를 향해 피식 웃어 보인 뒤, 가게 밖으로 나갔다.


“진짜. 도움이 안 되는 양반이라니까.”


김누리의 목소리에서 짜증이 묻어나왔지만, 그녀의 입가에는 은은한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식사 다 하셨으면 저희도 이만 나가볼까요?”

“네. 그러시죠.”

“2차는 그쪽 사무실에서 한잔 하는 거 어때요.”


‘음...?’


사람 만나는 걸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갑작스러운 김누리의 제안에 형우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싫어요? 그럼 말고요.”

“아니요. 좋습니다.”


...


편의점에 도착한 김누리와 형우는 맥주와 함께 가벼운 안주 거리를 골랐다.


“비싼 거 드시라니까. 고작 이런 걸로 괜찮으시겠어요?”

“괜찮습니다. 마음이 중요하지 가격이 중요한게 아니잖아요.”


안 그래도 삼겹살은 너무 했나 싶어, 비싼 회라도 대접하려던 김누리였는데.

해맑게 웃으며 과자를 고르는 형우의 모습에 고개를 내리 저었다.

김누리는 양주 코너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고민하더니, 조심스럽게 형우에게 물었다.


“그 사람은 무슨 술 좋아해요?”

“네...? 그 사람이라뇨?”


김누리는 머쓱한 듯 잠시 대답을 망설이다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어갔다.


“그쪽 직원 말이에요. 그래도 도움을 받았는데, 성의는 보여야죠.”

“아... 서태석씨요?”


왜 김누리가 자신의 사무실에서 술을 마시자고 했는지 그제서야 깨달았다.

말은 차갑게 했어도, 회식 자리에 서태석이 없었던 것이 조금 신경 쓰였던 모양이다.


“글쎄요. 저도 딱히 그분과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눠본 적은 없어서요.”

“그래요? 꽤나 친한 줄 알았는데.”


자세한 사정을 알 리 없는 김누리에게 형우와 서태석은 친한 동료 사이로 보였나보다.


“이거면 되겠죠?”


김누리는 편의점에서 가장 비싼 양주 2병을 손에 들었다.

아마 주류 창고에서 양주를 병채로 들이키는 서태석의 모습을 떠올린 것이겠지.


...


형우의 사무실로 향하는 길.

김누리와 형우는 어색한 듯 거리를 두고 서로를 흘깃 쳐다보았다.

사건 이야기는 이미 충분히 했고.

사적인 대화에 서툴렀던 김누리는 선뜻 말을 걸지 못했다.


“...”


어색한 침묵.

김누리가 무언가를 말하려 망설이던 찰나.

형우가 먼저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김성도씨는 잘 계십니까?”


김누리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시간이 지났어도 그날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은 모양이다.


“제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알아서 잘 살고 있겠죠.”

“아... 그렇군요.”


또다시 냉랭해진 분위기.

딱히 이런 분위기를 원한 건 아니었는데.

김누리는 깊은 한숨을 내쉰 뒤, 반대로 형우에게 물었다.


“어머니께서는 잘 지내시죠?”

“그럼요. 언제 시간 될 때 또 놀러 오라고 말씀하시던데요?”

“좋게 봐주셔서 다행이네요. 그때 빈손으로 가서 내심 걱정했는데.”

“아니에요. 제가 갑자기 초대한 거잖아요.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처음이 어렵지.

형우와 김누리는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밤길을 걸었다.

사방이 뻥 뚫린 한강 다리, 전광판이 밝게 빛나는 시내를 지나. 어느새 형우의 사무실 앞에 도착했다.


“피아노요? 변호사님께 그런 취미가 있었군요.”

“아직 초짜에요. 악기 하나쯤은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어색하게 거리를 두었던 좀 전과는 달리,

이제 가벼운 농을 주고받을 정도로 형우와 김누리의 거리는 제법 가까워졌다.

술기운도 슬슬 올라와 마음의 벽이 완전히 허물어지던 그때.


“저도 피아노 조금 칠 줄 아는데. 언제 기회 되면 제가 가르쳐...”

“잠깐만요.”


사무실 문을 열던 형우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리고 곧장 표정을 풀고 김누리를 향해 싱긋 웃어 보였다.


“갑자기 왜 그래요?”

“먼저 들어가 있어요. 저는 잠깐 차에 좀 다녀올게요.”

“아... 알겠어요.”


김누리가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고, 형우는 밖에서 문을 걸어 잠궜다.


“...이곳엔 무슨 일이십니까?”


형우가 골목길을 향해 나지막이 소리치자, 검정색 모자를 쓴 괴한들이 슬그머니 모습을 드러냈다.


“조용히 처리해요.”


우두머리의 명령에 괴한들이 연장을 꺼내 들고 형우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왔다.

하지만 형우는 당황한 기색 없이 우두머리를 빤히 노려보았다.


“저랑 직접 이야기 하시죠. 안의균 검사님.”


순간. 뒤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우두머리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잠깐만요.”


그리고는 천천히 형우의 코앞에 다가와 모자를 벗어 모습을 드러냈다.

안의균이었다.


“나인 거 어떻게 알았습니까?”


안의균은 싸늘한 눈빛으로 형우를 내려다보았다.


“지금 그게 중요합니까?”

“하긴. 어차피 죽을 텐데. 상관없긴 하죠.”

“실수하시는 겁니다.”


안의균은 형우의 얼굴을 향해 담배 연기를 내뱉으며 어이없다는 듯 실소를 터뜨렸다.


“실수라... 그건 그쪽이 한 것 같은데요?”

“지금이라도 자수하세요.”


사뭇 진지한 형우의 표정.

그러나 안의균은 고개를 저으며 바닥에 담배꽁초를 내던졌다.


“세상엔 넘지 말아야 할 선이라는 게 있어요. 하지만. 그쪽은 그 선을 넘어버렸습니다.”

“검사로서 부끄럽지도 않으십니까?”

“그러니까. 조용히 입 닥치고 가만히 있었으면 되잖아. 왜 쓸데없이 끼어들고 지랄이냐고.”


안의균은 사납게 언성을 높이더니, 깊은 한숨을 내쉬며 형우를 지나쳐갔다.


“죽여요. 안에 있는 놈들까지 싹 다.”


안의균의 명령에 연장을 든 괴한들이 형우에게 달려들었다.


부웅 -


가장 앞에 나선 괴한의 야구 방망이가 형우의 코끝을 스치고,

연이어 칼을 든 괴한이 형우의 몸통을 향해 파고들었다.


평생 책상 앞에 앉아 공부만 하던 변호사가 뭘 할 수 있겠어.

남형우는 몰라도 한때 동료였던 김누리를 죽이는 건 썩 내키지 않지만,

어쩔 수 없다.

강재경 대표의 손을 잡기 위해서라면 더 이상 망설여서는 안된다.


퍽 -


“크윽.”


누군가가 나가떨어지는 거친 신음 소리.


‘잠깐.’


순간 담배를 태우던 안의균의 손이 멈칫했다.

잘못 들은 것이 아니라면. 형우의 목소리가 아니였다.

다급히 뒤를 돌아보니, 괴한 하나가 코피를 쏟아내고 있었다.


‘아슬아슬 했어.’


형우는 짧게 숨을 고르며 자세를 고쳐잡았다.


형우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사람의 기억이 존재한다.

선생님, 축구선수, 의사, 택시 기사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기억이.

습격을 받는 그 순간.

머릿속에서 가장 강할 것 같은 사람의 기억을 끄집어냈다.


UFC 세계 랭킹 11위. 최두환.


이건 형우에게도 도박 수였다.

최두환과는 공항에서 우연히 마주했을 뿐이고,

단순히 기억만으로 그와 같은 움직임을 기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굳이 비교하자면, 싸움이라곤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액션 배우가 영상을 보고 동작을 따라 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운동신경이 그리 나쁜 편도 아닐뿐더러,

뇌에 박힌 반응속도 때문에 공격을 피하는 건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었다.


“멀뚱멀뚱 서서 뭐하냐? 빨리 죽이라니까.”


안의균의 짜증 섞인 목소리에, 잠시 머뭇거리던 괴한들이 연장을 꺼내 형우에게 달려들었다.


쉬익 – 쉬익 -


괴한들은 칼을 휘두르며 형우를 구석으로 몰아세웠다.


“헉. 헉.”


한두 명이라면 어떻게든 해보겠으나, 다수가 한 번에 달려드는 건 이야기가 다르다.

형우의 주먹에 두 명이 나가 떨어졌지만, 그럼에도 남은 괴한들은 8명 남짓.

반격할 틈도 없이 몰아치는 그들의 칼부림에 형우의 숨은 점점 가빠졌다.

아슬아슬하게 공격을 흘려내며 겨우 몸을 지탱하고 있던 그때.


퍽 -


뒤에 나자빠져 있던 괴한 하나가 형우의 머리를 향해 야구 방망이를 휘둘렀다.


“크윽...”


강한 충격에 형우는 비틀거리며 사무실 벽에 몸을 기대고 쓰러졌다.

형우의 머리에서는 붉은 핏줄기가 흘러내렸다.


“x발. 더럽게 끈질기네.”


칼을 든 괴한의 그림자가 형우의 얼굴 위를 비추었다.


“이건 또 뭐야?”


괴한은 허리를 숙여 형우의 손에 든 묵주를 빼앗았다.


“당장 그거 내놔.”


형우가 싸늘한 눈빛으로 괴한을 올려다 보았으나,

그는 묵주를 바닥에 내던지며 얼굴을 걷어찼다.


“정신 못 차리네. 살려달라고 빌어도 모자랄 판에 어딜 감히 눈을 부라려.”


낄낄 웃으며 조롱하는 괴한들의 모습에 안의균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갈 사람은 빨리 보내드립시다. 아직 한 사람 남아있으니까.”


안의균의 명령에 괴한 하나가 칼을 꺼내들고 형우에게 다가갔다.

마무리를 지으려 칼을 형우의 목에 들이미는 그 순간.


쾅 -


굳게 잠긴 사무실 문을 부수고 누군가가 밖으로 나왔다.


“에휴. 드디어 열렸네. 어라? 변호사님 지금 거기서 뭐 하세요?”


목숨을 위협하는 험악한 상황에서도 장난 가득한 얼굴로 방긋 미소 짓는 한 남자.

서태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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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꼬리(1) 24.09.16 23 2 12쪽
28 강재경 대표(3) 24.09.16 21 2 11쪽
27 강재경 대표 (2) 24.09.13 32 3 12쪽
26 강재경 대표 (1) 24.09.12 28 2 11쪽
25 배신자 (5) 24.09.11 38 3 12쪽
» 배신자 (4) 24.09.10 35 3 13쪽
23 배신자 (3) 24.09.09 37 3 12쪽
22 배신자 (2) 24.09.07 38 4 12쪽
21 배신자 (1) 24.09.06 37 3 14쪽
20 진실 24.09.05 42 3 12쪽
19 안의균 검사 (2) 24.09.04 42 4 11쪽
18 안의균 검사 (1) 24.09.03 50 3 12쪽
17 재회 (2) 24.09.02 50 5 11쪽
16 재회 (1) +1 24.08.31 58 5 11쪽
15 홍승호 (1) +1 24.08.30 60 4 15쪽
14 오해 (3) +1 24.08.29 70 5 11쪽
13 오해 (2) +1 24.08.28 81 4 12쪽
12 오해 (1) +1 24.08.27 78 4 11쪽
11 서태석 (3) +1 24.08.26 85 4 12쪽
10 서태석 (2) +1 24.08.24 87 6 11쪽
9 서태석 (1) +1 24.08.23 96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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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김누리 검사 (5) +1 24.08.20 111 5 14쪽
5 김누리 검사 (4) +1 24.08.19 112 6 12쪽
4 김누리 검사 (3) +1 24.08.17 115 6 10쪽
3 김누리 검사 (2) +1 24.08.16 114 4 12쪽
2 김누리 검사 (1) +1 24.08.15 132 5 12쪽
1 아버지의 죽음 +2 24.08.14 159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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