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님을 위한 순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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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수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4.08.16 00:11
최근연재일 :
2024.09.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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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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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EP 2-2. 입단(2)

DUMMY

8. 입단(2)


꼭대기 방에서 단원들은 입을 떡 벌린 채 수정구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 지금 제 눈이 잘못된 겁니까? 아니면 수정구가 고장났나?”

“흰소리하지 마라, 페이.”

“말도 안 돼. 어떻게 한낱 소년이 C급 개체의 정신 공격을 견디지?”

“플레임까지 사용하는데. 평민이라고 하지 않았나?”


단장이 턱을 쓸었다.

무표정한 그도 다른 단원들만큼 놀랐다.


C급 개체로 격리 중인 ‘푸른 상자’는 마주한 대상의 취약한 정신을 파고드는 변칙성을 지녔다.

두 명 이상의 지성체라면 괜찮다.

이 개체는 별다른 반응 없이 신비한 빛을 뿜는 평범한 상자일 뿐이다.

그러나, 만일 누군가 푸른 상자와 단 둘만 남겨진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푸른 상자는 한 대상의 추억, 공포의 대상, 트라우마와 관련한 인물을 현실 세계에 구현한다.

운 좋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추억을 나누면 다행이지만 적대적인 인물을 만난다면 물리적인 공격을 당할 수도 있다.

우호적인 존재가 나타난다고 해도 문제다.

푸른 상자에서 나타난 존재는 필연적으로 대상의 정신을 붕괴시킨다.


현재 특수 임무단에서 연습생의 자격을 테스트하기 위해서 주로 활용하고 있던 것이 바로 이 푸른 상자다.

상자를 보고 제정신을 유지하는 건 당연한 일이고, 만일 적대적인 존재가 나타난다면 제한 시간 동안 생존해야 한다.

만일 우호적인 존재를 만난다면 매혹되지 않으며 견뎌야 한다.


백 명의 연습생이 있다면 고작 스무 명만 테스트에 통과한다.

나머지는 죽거나, 미쳐버리기 직전에 자격이 박탈된다.

그레이스와는 달리, 단원으로서 트레이닝을 받고 푸른 상자에 대해 사전 지식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그렇다.


“소꿉 친구를 만난 것 같았는데.”


단원 하나가 중얼거렸다.


“고민도 하지 않고 메쳐버리는군. 매정한 녀석이다.”

“그보다는 감각이 뛰어난 거 아닐까. 푸른 상자가 만들어낸 존재가 변칙 개체라는 걸 확신한 거지.”

“저 소년, 우리가 있는 곳을 정확히 응시하고 있군.”


금세 단원들 사이에서 토론이 벌여졌다.


“역겨움을 느낀 건가? 자신의 추억이 오염됐다고 생각했다고?”

“그 가정이 사실이라면, 오히려 대단하다. 정신 방벽이 굉장히 두텁다는 뜻이니까.”

“동의한다. 사이먼같은 경우에는 죽은 동생이 나타났다고 하루 종일 질질 짰지.”

“아무튼 통과했잖아, 이 새끼야.”

“게다가 레슬링 실력도 쓸 만한데. 나름 플레임도 구현할 줄 알고.”

“제스트. ‘쓸 만하다’고? 저건 수준급이다. 하루이틀 연습해서 나오는 숙련도가 아니야.”

“나야 격투는 문외한이니, 그쪽 말이 맞겠지.”

“어디서 저런 놈이 나타난 거야? 평민 맞아?”

“변칙 개체로 격리해야 하는 거 아닌가?”

“다들 조용.”


단장의 말에 단원들의 입이 동시에 닫혔다.

성인 남성 몇 명이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의 푸른 상자는 이미 형체를 잃고 조각나 바닥에 널부러져 있다.


페이가 작게 물었다.


“저거, 괜찮은 겁니까?”

“푸른 상자를 대체할 변칙 개체야 얼마든지 있어.”

“··· 윗선에서 지랄을 하겠군요.”

“상관 없다. 그럼, 제군들.”


단장이 입술을 말아올리며 단원들에게 고개를 돌렸다.


“동의한 걸로 알지. 우리 ‘그레이’ 군의 입단을 말이다.”


단원들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


어디선가 나타난 사람들이 청소기를 닮은 기묘한 기계로 푸른 상자의 잔해를 수거했다.

고개를 숙인 채 서있는 그레이스에게 단장이 다가갔다.


“수고했다, 그레이.”

“제 이름은 그레이스입니다.”

“이제부터는 그레이다. 단체의 일원이 됐으니 활동명이 필요하다.”

“··· 제가 왜 단체에 들어갑니까?”

“따라와라.”


단장이 몸을 돌렸다.

그레이스가 입술을 깨물고 그의 뒤를 따랐다.

기분이 거지같지만 선택권이 없다.

그의 생사여탈권은 이 단장이라는 사내에게 있다.


‘강하다.’


케이든보다 더 강하다.

발걸음은 규칙적이다 못해 기척이 없고, 숨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는다.

검은 가죽 재킷 속에는 폭발적인 근육이 숨어있다.

단장을 맡고 있을 정도니 강력한 초상 능력자일 것이다.


단장의 집무실에서 두 사람은 책상을 마주보고 앉았다.

그가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서약서에 서명해라... 실례했군. 내가 읽어주지.”

“필요 없습니다.”


그레이스가 종이 위를 손으로 훑었다.


“어이없는 내용이군요. 상급자에게 복종하고, 대외에 신분과 단체의 정보를 노출하지 말 것. 하나라도 어기면 존재 자체를 소거한다니.”

“어이없는 감각이군.”


단장이 헛웃음을 터뜨렸다.


그레이스가 서약서를 치웠다.

인형처럼 부려지는 것은 케이든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끌려다녔지만 더 이상은 아니다.


“저는 ‘단체’가 무엇인지, 왜 저를 단원으로 만드려는 것인지, 어째서 그 빌어먹을 상자 앞에 데려다 놓았는지 아무것도 모릅니다.”
“······.”

“당신이 원하면 절 노예처럼 쓸 수 있겠지요. 그러나 그럴 바에 스스로 죽음을 택하겠습니다.”


‘이 놈 봐라.’


무표정하게 그레이스를 바라보던 단장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푸른 상자를 마주했을 때 느꼈지만, 어린 주제에 보통내기가 아니다.


오히려 이런 성격은 환영이다.

초상 능력은 둘째 치고, 심약한 놈들은 단체에 어울리지 않는다.


“좋다, 알려주지. 원래는 나중에 말하려고 했지만.”


단장이 책상 위에 검 한 자루를 올려놨다.

그레이스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무엇인지 알겠나?”

“아버지의 검입니다.”

“엄밀히 말해, 양아버지의 검이지.”

“제 뒷조사를 한 겁니까?”

“정신 차려라. 넌 아무것도 아니야. 네 뒤를 캐는 데에 쓸 인력은 없다.”

“······.”

“네 아버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

“알 만큼은 압니다.”

“그의 과거도?”

“사냥개였다는 것쯤은.”

“이야기가 빠르겠군. 케이든 경과 나는 과거에 연이 있었다.”

“··· 아버지가 단체 출신이었습니까?”

“아니. 그는 단체와 거리가 먼 사람이다. 우리는 단체의 명령만 따를 뿐, 어떤 귀족의 말도 듣지 않아. 자, 받아라.”


단장이 롱소드를 던지자 그레이스가 반사적으로 검을 받아들었다.


“내 초상 능력 중 하나는 완벽에 가까운 기억력이다. 롱소드의 주인을 바로 알아볼 수 있었던 이유지. 약 15년 전, 케이든 경이 내 목숨을 구한 적이 한 번 있다.”

“예?”

“어떤 귀족가에서 변칙성을 ‘의도적으로’ 건드리려는 시도를 했고, 개판이 난 적이 한 번 있다. 당시 단원이었던 나는 격리 작전에 참여했고, 죽을 위기에 처했다.”

“아버지가 당신을 구했군요.”

“그러니 적어도 널 노예처럼 부릴 생각은 없다.”

“··· 이해했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는 그게 전부인가요?”

“뭐, 이런저런 인연이 더 있기는 했다. 그건 나중에 이야기해 주마.”


얼음장같던 그레이스의 마음이 살짝 녹았다.


“물론, 그렇다 해도 내가 너의 보모가 되어줄 생각은 없다.”

“당연히 그럴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변칙 개체 앞에 던져질 때부터 좋은 대우는 기대 안 했습니다.”


버릇없는 태도에도 단장은 괘념치 않았다.

연달아 불행한 일을 겪은 소년에 대한 동정심이 아니다.

이 소년은 영입할만한 가치가 있는 유망주다.


“네가 단체에 들어오는 건 운명이기도 하다.”

“어째서죠?”

“케이든 경을 죽인 건 던전형 변칙성이고, 단체는 변칙 개체를 격리하고 소거하는 유일한 곳이기 때문이다.”


그레이스의 몸이 굳었다.

단장이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이었다.


“단체에는 여러 조직이 있고, 나는 그 중 ‘특수임무단’의 단장이다. 특임단에 소속된 모든 인원은 과거에 변칙 개체를 마주하고 살아남았다. 단체에 소속되기 전에 말이지.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나?”

“··· 과거, 모두 저와 비슷한 일을 겪은 겁니까?”

“그렇다.”


그레이스가 책상 밑에서 주먹을 움켜쥐었다.


“빛이 강해지면 그림자는 길어지며, 우리는 그림자 속에서 빛을 향한다. 단체의 이념이다.”


아버지도 그림자 속에서 활동했다.


“시덥잖은 복수심이 아니다. 변칙성은 일종의 재앙이자, 자연 재해. 다른 ‘그레이스 실버팽’의 발생을 막는 것, 그게 단체의 존재 목적이다. 이걸로 설명은 마치지. 그럼···.”


단장이 그레이스가 치워둔 서약서를 다시 들었다.


“입단하겠나?”

“예.”


그레이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단체야말로 그가 몸을 담을 만한 곳이다.


***


‘체이스 용병 길드’로 위장한 이 곳에서 생활하는 며칠 동안, 그레이스-그레이는 여러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가장 먼저, 특수임무단은 단체에서 가장 위험한 일을 담당한다.

평소에는 보통 용병단처럼 들어오는 의뢰를 수행한다.

변칙성 발현이 확인되면 최우선적으로 격리를 시도하며, 불가피하면 소거한다.

매해 30%가 넘는 인원이 죽거나 전투 불능이 된다.


특임단은 빙산의 일각이다.

단체는 변칙성에 대응하기 위해 전 대륙에 걸쳐 퍼져있으며, 정확한 인원과 조직을 아는 자들은 극소수다.

심지어 단장조차 인근의 특임단과 통신망을 유지하고 있을 뿐, 그 밖의 정보는 모른다고 한다.


“‘단체는 어디에나 있고, 아무데도 없다.’ 이보다 적합한 설명이 없지.”


페이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

가죽 재킷을 벗은 그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청년이다.


“요새는 단체가 더 몸집을 키우는 중이다.”

“지금보다 더? 이유가 뭡니까?”

“알 수 없는 이유로 변칙성이 강해지고 있거든.”


이번 세대에 들어 변칙 개체가 급속도로 많이 출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체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대중들은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 그레이와 같은 변칙적 에테르 감응자들이 늘어났다.

이들 중 일부는 단체에 영입되어 ‘연습생’으로 교육을 받고 있다.


“요컨대, 넌 상당한 행운아라는 뜻이다.”

“행운아라.”

“연습 기간을 견뎌내지 못하고 특수 기억 소거제를 맞고 나가거나, 중간에 목숨을 잃는 연습생들도 수두룩하거든. 너처럼 바로 단원이 되는 일은 거의 없다.”

“단장님에게 감사해야겠군요.”

“원래 그런 양반이 아닌데. 네가 어지간히 마음에 들었나 보다.”


‘··· 라기 보다는, 그레이의 잠재력이 엄청나다는 거지.’


과거 기사와의 인연으로 그레이를 바로 단원으로 삼았다?

단장은 옛정에 휘둘릴 인간이 아니다.

그레이를 살리는 것까지는 케이든이 영향을 미쳤겠지만, 단원이 된 건 순전히 그의 역량이다.


‘이해를 뛰어넘은 감각. 비정상적으로 두터운 정신 방벽. 정신력, 상황 파악 능력.’


모든 것이 A급이다.

어떤 연습생을 데려다 놓더라도 그레이를 뛰어넘을 수 없다.


‘기대가 되는걸.’


페이는 그레이의 첫 번째 훈련 교관이다.

요컨대, 단장이 붙여준 과외 선생이다.

이것도 이례적인 일이지만, 그레이의 잠재력을 생각하면 놀랄 것도 없다.

잘 훈련된 단원 하나는 수십명의 동료들을 구하기 마련이다.


두 사람은 그레이가 푸른 상자를 넝마로 만들었던 그 회랑에 마주보고 섰다.


“검은 어디 두고 왔나?”

“무기 안 씁니다.”

“응? 검으로 내 공격을 막았잖아.”

“마침 손에 검이 들려있었으니까. 전 격투가입니다.”

“건방진 어린이구나.”


그레이가 자세를 낮추고 양 손을 앞으로 뻗었다.

그래플링에 특화된 그만의 기수식이다.

가만히 지켜보던 페이가 말했다.


“뭐하냐?”

“선배와 싸우는 거 아닙니까?”

“무슨 깡패냐? 성질 죽여라.”


그레이가 무안한 얼굴로 손을 내렸다.


“··· 갑자기 여기로 불러내니까. 당연히 실력을 테스트하는 줄 알았습니다.”
“뭐, 테스트가 맞긴 해. 그러나 나와 싸우는 건 아니다. 지금은··· 말하자면.”


페이가 눈을 굴리며 적절한 단어를 떠올렸다.


“널 단원으로 만들기 위한 속성 교육 시간이랄까.”

“속성···?”

“응. 특임단은 전투 조직이고, 우리의 전투 방법은 조금 특이한 면이 있거든.”


딱.


페이가 손가락을 튕겼다.


위잉 -


갑자기 회랑의 벽면 일부가 올라가며, 네 개의 텅 빈 공간이 드러났다.


[······.]


어둠 속에서 불길한 기운이 느껴진다.


‘투기장?’


고대 로마 시대에 검투사가 짐승과 싸우던 콜로세움이 연상된다.

그레이가 다시 전투 태세를 취했다.


“··· 싸우는 거 아니라면서요.”

“싸우는 거 아니야.”


페이가 빙글거리며 말했다.


“지금부터 물리공격형 D급 개체들이 쏟아질 거다. 그 사이에서 생존해 봐라.”

“D급 개체의 수준은?”

“D급이면 기사 세 명이 붙으면 쉽게 제압할 수 있다. 물론 변칙성에 내성이 있는 기사 기준이다.”


[어··· 어어···.]

[끼이이익.]

[꿰에엑!]

[므. 므으. 므므므.]


생전 처음 듣는 괴성의 오케스트라.

눈이 부실 정도의 붉은 빛이 공동에서 터져 나온다.

벌레, 괴수, 괴물, 좀비.

각앙각색의 변칙 개체가 스멀스멀 기어 나온다.


“참고로, 케이든 경이라면 D급 개체 열 개 정도는 상대하실 수 있었을 거다.”

“어림잡아 서른은 되는 것 같은데요.”

“역시 감각이 뛰어나.”


페이가 가부좌를 틀고 눈을 감았다.


“그럼, 잘 해 봐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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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EP 5-1. 뒷풀이 24.09.16 2 1 14쪽
29 EP 4-14. 결투 24.09.13 4 1 14쪽
28 EP 4-13. 흉수 24.09.11 8 2 13쪽
27 EP 4-12. 조사(2) 24.09.09 12 1 13쪽
26 EP 4-11. 조사(1) 24.09.08 10 1 13쪽
25 EP 4-10. 살인 사건 24.09.06 10 1 13쪽
24 EP 4-9. 기행종 파티 24.09.06 10 1 14쪽
23 EP 4-8. 임무 시작 24.09.04 11 1 14쪽
22 EP 4-7. 재회 24.09.03 13 1 13쪽
21 EP 4-6. 제논이 감추고 있던 것 24.09.02 13 1 12쪽
20 EP 4-5. 예상 밖의 손님 24.09.01 13 1 14쪽
19 EP 4-4. 파티 초대 24.08.31 11 1 13쪽
18 EP 4-3. 약간의 증명 24.08.30 12 1 13쪽
17 EP 4-2. 동물의 왕국 24.08.29 14 2 13쪽
16 EP 4-1. 병신 커플 24.08.28 15 1 14쪽
15 EP 3-5. 몰락한 가문의 영애(3) 24.08.27 14 1 12쪽
14 EP 3-4. 몰락한 가문의 영애(2) 24.08.26 10 1 12쪽
13 EP 3-3. 몰락한 가문의 영애(1) 24.08.26 15 1 11쪽
12 EP 3-2. 편입생 24.08.25 18 1 13쪽
11 EP 3-1. 인연과 재회 24.08.24 21 1 13쪽
10 EP 2-4. 입학-제국 공인 아카데미 24.08.23 16 1 12쪽
9 EP 2-3. 4년이 지나고 24.08.22 22 1 12쪽
» EP 2-2. 입단(2) 24.08.22 19 2 13쪽
7 EP 2-1. 입단(1) 24.08.21 19 2 12쪽
6 EP 1-6. 상실 24.08.20 19 1 12쪽
5 EP 1-5. 구출 24.08.19 20 1 12쪽
4 EP 1-4. 변칙성 24.08.19 22 1 11쪽
3 EP 1-3. 인연의 끝 24.08.18 32 1 14쪽
2 EP 1-2. 첫사랑 24.08.17 29 1 11쪽
1 EP 1-1. 퇴역 기사의 양자 +1 24.08.16 3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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