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님을 위한 순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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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수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4.08.16 00:11
최근연재일 :
2024.09.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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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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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EP 4-12. 조사(2)

DUMMY

027. 조사(2)


당연한 말이지만, 제논보다 그레이가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제이미가 아무리 두뇌 회전이 빠르더라도 가장 정보에 가까웠던 그레이를 넘을 수는 없다.

아버지를 사냥개로 부렸던 실바너스 가문의 몰락에 대한 일이니, 당연하다.


사라진 골렘.

리콜 스톤이 떠오르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현재 한 쌍의 리콜 스톤은 서로 딱 붙은 채 얌전히 단체 내에 격리되어 있다.

즉, 이 추론에 따르면 범인은 단체밖에 없다는 뜻이다.


“단체에서 학생들을 담구려고 한다고?”


쉴 새 없이 달리며 그레이가 피식 웃음을 지었다.


그럴 이유가 없다.

모종의 이유로 학생들을 제거해야 하더라도, 이런 멍청한 방식은 단체의 스타일이 아니다.

소란을 일으키지 않고도 목표물을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은 셀 수 없이 많다.

대상이 고위 귀족의 자제라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일반 단원인 그레이가 알고, 심지어는 일반인인 제논조차 기억하는 방법을 똑같이 사용한다?

그것도 다른 사람이 아닌 에코에게?


너무 뻔하다.

그렇기에 그레이는 확신할 수 있다.


“이전 사건을 모르는, 제 3자의 짓이다.”


실바너스 가문의 비사를 아는 사람이라면 에코를 대상으로 똑같은 짓을 벌일 수가 없다.

들킬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공간을 뛰어넘는 변칙성은 의외로 흔하다.

뜬금없이 모습을 감추고 다른 지역에서 나타나는 변칙 개체만 수십 가지가 넘는다.

어떤 A급 변칙 개체는 자신을 인지한 인간에게 공간 이동을 해 즉각 살해하기도 했다-물론 특임단원들에게 죽도록 얻어맞고 격리됐다.


가벼운 골렘의 핵을 전이하고, 일을 벌인 뒤에 간단히 회수하는 것.

변칙성으로 엄한 짓을 하려는 사람들이 흔히 떠올리는 아이디어다.


어느새 노란 테이프가 둘러진 사건 장소에 도착했다.

범죄 현장럼 흰색 분필로 시체 모양이 그려져 있다.


조심스럽게 허리를 숙였다.

부드럽게 땅바닥을 쓰다듬으며 에코가 말한 흔적을 찾는다.


“··· 있다.”


교관들이 나눈 말 그대로 발자국이 있다.

일반적인 성인의 발 길이보다 세 배는 족히 넓다.


족적은 3m가 넘는 간격으로 찍혀 있었다.

열 걸음 정도 움직였을까, 어느 지점에서 감쪽같이 흔적이 사라졌다.


“역시 변칙성을 사용해 공간을 접었다. 그리고··· 마법을 섞었다.”


발자국의 깊이가 너무 얇다.

아무리 가벼운 소재로 대상을 만들었다고 한들, 크기를 고려하면 사람의 발자국보다 얕을 수가 없다.


높은 확률로 경량화 마법이다.

골렘의 흔적을 최대한 줄인 뒤에, 모종의 변칙성을 사용해 골렘을 다시 데려간 것이다.


“들킬 생각이 없었다-즉, 실바너스 가문의 일을 모르는 놈이야. 에코를 엿먹이려면 오히려 골렘을 썼다는 것을 확실히 드러내려고 했겠지.”


상황은 모두 파악했다.

이제 마지막이다.

가장 어려운 일인, 흉수를 찾아내는 것만 남았다.


그레이는 품 속에 손을 넣어 수정구를 꺼냈다.

무감정한 단장의 목소리가 즉각 대답했다.


[··· 수신.]

“G, 긴급 보고합니다. 도청 위험 없습니다.”

[무슨 일이지? 지금이라면 협동 임무를 수행하고 있을 텐데?]

“변칙성에 의한 아카데미 재학생 살인 사건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일을 혼자서 처리할 정도로 바보가 아니다.


***


동이 트기 직전, 에코가 갇힌 창살 앞에 누군가 다가왔다.


“··· 제한 시간은 5분이다. 너라도 시간을 더 줄 수는 없어.”

“알고 있다.”


나지막한 두 남자의 목소리에 선잠을 자던 에코가 눈을 떴다.

누군가 창살 앞에 한 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에코.”

“··· 그레이?”


잠이 덜 깬 에코가 작게 중얼거리고 창살 앞으로 다가왔다.

부드러운 미성이 착잡한 목소리로 답했다.


“나다.”

“아.”


에코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카이 오라버니.”

“그레이가 찾아왔던 거냐?”

“아니에요.”

“그 셔츠는··· 기사학부 것이다.”


에코가 등 뒤로 그레이의 셔츠를 숨겼다.

그녀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무슨 일인가요?”

“당연히, 네 상태를 확인하러 왔다.”

“전 괜찮아요.”

“상처가 있구나. 고문을 당한 거냐?”

“··· 괜찮다니까요.”

“아니, 괜찮지 않다.”


카이가 복잡한 얼굴로 말했다.


“오전이면 네 처우가 판결이 날 것이다.”

“전 아직 귀족이고, 자연인이에요. 아카데미가 절 판결할 순 없어요.”

“어느 단체든 징계 자율권이라는 것이 있다. 성문화된 법을 벗어나, 심각한 죄를 저지른 소속원에게는 집단이 징계를 내릴 수 있어.”

“··· 그런데요?”

“아카데미는, 네 목숨을 거두려 할 것이다.”


에코의 동공이 빠르게 흔들렸다.

이내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인다.


“그렇군요. 이게 제 마지막이군요.”

“마지막이 아니다.”


카이가 창살 가까이 와 말했다.


“에코, 징계는 공개 재판 형식으로 진행될 거야. 학생들 앞에서 실바너스 가문의 비사를 말해라. 멍청한 윗선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 그저 당장 너를 죽여 귀족들의 분노를 막을 생각 뿐이야.”

“······.”

“네가 그렇게 발언한다면, 내가 변호해주마. 네 가문이 했던 일을 알고 있는 누군가가, 악의를 가지고 너를 노리고 벌인 일이라는···.”

“오라버니는 참 자세히 알고 계시네요.”


에코가 고개를 들었다.


“역시 우리 가문을 직접 수사한 가문의 자제라 그런 걸까요?”

“······.”

“그리고 학생들을 죽인 것이 골렘이라는 건 어떻게 아신 건가요?”

“그건.”

“오히려 당신이 더 의심스러워요.”

“그런 것이 아니다. 이쪽도 나름대로 사건을 조사했을 뿐이야.”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어요.”


에코가 감옥의 구석으로 가서 셔츠를 몸 위로 덮었다.


“더욱 나락으로 떨어지느니, 차라리 죽는 것이 나아요.”

“에코.”

“오라버니를 믿을 생각도 없고요.”


카이가 복잡한 표정으로 에코를 바라봤다.


“네 가문을 수사한 건 내 의지가 아니었다.”

“약혼과 파혼도 오라버니의 의지가 아니었겠지요.”


냉담한 에코의 말에 카이가 몸을 일으켰다.


“··· 좌우간, 나는 너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에코는 카이의 발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았다.

그레이에게 선물을 전하기를 잘했다.


***


사건이 발생한 지 반나절 정도가 흘렀다.

B급 개체인 리콜 스톤은, 보름 주기로 10km 남짓한 거리의 공간을 접는다.


이 사실이 함의하는 바는 명백하다.


“B급 이상의 개체가 아닌 한, 단 한 번. 더 짧은 범위의 공간 이동만 가능하다는 뜻이지.”


골렘 외의 다른 물체가 이동한 흔적이 없다.

그러니 리콜 스톤보다 열등한 개체일 것이며, 높은 확률로 더 짧은 거리를 이동했다.


“여기서 이걸 쓰게될 줄은 몰랐는데.”


그레이는 품 속에서 손가락만한 통을 꺼냈다.

그 안에는 붉은 가루가 반 정도 들어차 있다.


손바닥 위에 티스푼 두 개 정도의 가루를 쏟은 뒤, 코로 가루를 들이켰다.


“흐읍.”


비강의 점막으로 흡수된 가루의 성분이 순식간에 뇌까지 직행한다.

역한 냄새와 함께 짜릿한 두통이 느껴진다.


식도를 역류한 토사물을 한 차례 뱉어냈다.

주변 환경이 이전보다 몇 배는 선명하게 느껴진다.


그레이는 정신을 집중해 감각의 범위를 넓혔다.

100m를 넘어, 반경 1km 내의 움직임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주륵.


뜨거운 선혈이 인중을 타고 흘러내린다.

이번 ‘각성제’의 복용으로 그레이의 수명이 반 년은 깎였을 것이다.


가장 의심이 가는 장소부터 직접 몸을 날려 탐색한다.

그 중에서는 마수의 둥지도, 짐승의 쉼터도, 그저 텅 빈 동굴도 있었다.


약효가 다하기 직전인 한 시간 뒤, 그레이는 수풀 속에 가려진 자그마한 토끼굴을 하나 발견했다.


“··· 찾았다.”


지반 수십 미터 아래, 미약하게 진동하는 5m 크기의 인간형 개체가 느껴진다.


동시에 수정구의 위치를 탐지한 단체 인원들이 도착했다.


“단원 G.”

“C사이트의 특임단장의 명을 받고 왔습니다.”

“임무, 하달받습니다.”


평범한 사내부터 화류계 여성, 노숙자와 귀족까지.

근방에서 다양한 신분으로 위장하고 있던 단원들이다.


아쉽게도 특임단원은 없었다.

그레이를 포함한 열 두 명의 사람들은, 초면에도 불구하고 평생을 합을 맞춘 것처럼 동굴 안으로 진입했다.


***


[피고, 에코 실바너스의 판결을 천명한다.]


묵직한 중년인의 말이 울린다.

천 명을 훌쩍 넘는 재학생들의 귀에 빠짐없이 들릴 정도로 마법으로 증폭된 음성이다.

학생들은 사지가 밧줄로 포박된 에코를, 수정구가 전해주는 거대한 화면으로 선명하게 보고 있다.


[반역 가문의 딸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원한으로 선량한 테리안 제국 공인 아카데미의 동급생 다섯을 살해한 죄는 그 무엇으로도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가증스럽다.]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우레와 같은 야유가 터져나왔다.


“우우우!”

“잔인하고 비열한 년!”

“어찌 살인을 할 수 있는가!”

“자신을 욕보이려고 했던 자들이라고 한들, 살인은 무엇으로도 정당화되지 않는다!”


[피고는 변론하라.]

“······.”


에코는 감정 없는 눈동자로 재판관-그래봤자 기사 학부의 원로 교사 중 하나지만-을 바라볼 뿐이다.


[그럼 즉시 사형을···.]

[재판관님.]


카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 카이 제피로스 군. 무슨 일이지?]

[변론을 할 기회를 주시겠습니까?]

[본인조차 입을 열지 않는데, 무슨 변론을 할 생각인가?]

[제국의 법은 기본적으로 무죄 추정의 원칙을 따릅니다. 이는 제2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기 위함입니다.]


그의 목소리는 모든 학생들의 귀로 들어갔다.


[그런데 현재의 재판은, 마치 반드시 에코 실바너스가 흉수인 듯한 절차를 택하고 있습니다.]

[그대의 말은 어불성설이다.]


재판관이 말했다.


[모든 알리바이와 정황 증거가 에코 실바너스가 범인이라는 것을 가리키고 있다.]

[그렇지 않습니다. 당장 그녀와 함께한 파티원 4인이, 그녀의 결백함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수사 절차또한 적합하지 않습니다.]

[그들에 대한 조사도 조만간 진행할 것이다!]


쾅!


재판관이 앞에 놓인 책상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증거 인멸의 혐의로 말이지!]

[그들이 바보도 아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에게 거짓으로 밝혀질 증언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반역자 집안의 영애를 보호하면서까지요.]

[카이 제피로스. 그대는 이전에 에코 실바너스의 약혼자였다는 일로 그녀를 보호하려는 겐가?]


재판관의 말에 몇몇 여학생들이 입을 틀어막았다.


[··· 그런 건 아닙니다. 단지 공정한 수사 과정을 이야기할 뿐···.]

[그대의 가문이 명망 높은 수사관의 집안이라고 해도, 그대는 수사관이 아니다. 더군다나 지금 죽은 학생들은 추후 제국을 지탱할 기둥이 될 자들이었다. 카이 제피로스, 그대는 이들을 감당할 수 있나?]

[······.]

[자리에 앉아라. 지금 그대의 발언은 제국에 대한 충성심의 발현이었다 여기겠다.]


카이는 입술을 깨물며 에코를 바라봤지만, 그녀의 입에서는 어떤 말도 나오지 않았다.


재판관이 손짓하자 수 미터가 넘는 단두대를 들고 기사들이 등장했다.


[형을 집행하라. 이는 고귀한 알렉사이 폐하의 뜻을 받들어, 지엄한 제국법에 의한 징계이다.]

[형을 집행합니다!]


기사들이 에코의 겨드랑이 아래에 손을 넣었다.

사지가 묶인 채 구속구가 채워진 그녀는 아무런 반항도 하지 못한 채 종이 인형처럼 단두대에 목을 얹었다.


촤르르.


밧줄이 팽팽하게 당겨졌다.

한 기사가 롱소드를 꺼내고 그 위에 성수를 바른다.


[··· 자애로운 루미너스. 그대의 품으로 죄인이 갑니다. 부디 끝없는 자애와 사랑으로 죄인을 안아주시고, 인간에 대한 사랑을 버리지 마시오.]


짤막한 기도문과 함께, 그가 검을 휘둘렀다.

아름다운 궤적이 그려지며 검이 밧줄에 닿았다.


핏.


밧줄이 반 쯤 끊긴 찰나.


[케엑!]


기사는 추한 비명을 지으며 뒤로 나자빠졌다.


쿵!


단두대의 칼날이 에코의 목이 놓였던 곳에 꽂혔다.

그러나 누구도 죽은 자는 없었다.


[··· 그레이?]


단두대에서 약간 떨어진 지점, 누군가 에코를 품에 안고 있었다.


***


“이이익!”


재판관이 얼굴이 빨개진 채 연신 책상을 내리쳤다.

재판이 생각처럼 진행되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자신이 나락에 가게 생겼다.


“누구냐, 무슨 짓이냐!”


그레이가 조심스럽게 에코를 내려놨다.

재판관을 향해 가볍게 군례를 올리고 입을 열었다.


“에코의 무죄를 주장하기 위해 왔습니다.”

“넌!”


재판관이 눈을 굴렸다.


“그래, 넌! 에코 실바너스와 같은 파티였던 장님 아닌가?”

“맞습니다.”


그레이가 그들을 비추는 수정구를 똑바로 바라봤다.


“에코 실바너스는···.”

“이노옴!”


순간, 재판관이 몸을 날려 그레이에게 달려왔다.


“즉결 처분을 해 주마··· 어헉!”


그 때, 두꺼운 손이 나타나 그의 손목을 틀어잡았다.


“잠시, 대기.”

[크르릉.]


마수가 팔뚝만한 송곳니를 드러내며 으르렁댄다.

재판관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셨다.


그레이가 희미하게 웃으며 케테르에게 고개를 숙였다.


“··· 지금부터, 그녀의 결백함을 증명하겠습니다.”


그가 푸른 빛을 뿜는 돌멩이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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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EP 5-1. 뒷풀이 24.09.16 2 1 14쪽
29 EP 4-14. 결투 24.09.13 4 1 14쪽
28 EP 4-13. 흉수 24.09.11 7 2 13쪽
» EP 4-12. 조사(2) 24.09.09 12 1 13쪽
26 EP 4-11. 조사(1) 24.09.08 10 1 13쪽
25 EP 4-10. 살인 사건 24.09.06 9 1 13쪽
24 EP 4-9. 기행종 파티 24.09.06 9 1 14쪽
23 EP 4-8. 임무 시작 24.09.04 10 1 14쪽
22 EP 4-7. 재회 24.09.03 13 1 13쪽
21 EP 4-6. 제논이 감추고 있던 것 24.09.02 13 1 12쪽
20 EP 4-5. 예상 밖의 손님 24.09.01 13 1 14쪽
19 EP 4-4. 파티 초대 24.08.31 11 1 13쪽
18 EP 4-3. 약간의 증명 24.08.30 12 1 13쪽
17 EP 4-2. 동물의 왕국 24.08.29 13 2 13쪽
16 EP 4-1. 병신 커플 24.08.28 14 1 14쪽
15 EP 3-5. 몰락한 가문의 영애(3) 24.08.27 13 1 12쪽
14 EP 3-4. 몰락한 가문의 영애(2) 24.08.26 10 1 12쪽
13 EP 3-3. 몰락한 가문의 영애(1) 24.08.26 15 1 11쪽
12 EP 3-2. 편입생 24.08.25 17 1 13쪽
11 EP 3-1. 인연과 재회 24.08.24 21 1 13쪽
10 EP 2-4. 입학-제국 공인 아카데미 24.08.23 15 1 12쪽
9 EP 2-3. 4년이 지나고 24.08.22 21 1 12쪽
8 EP 2-2. 입단(2) 24.08.22 18 2 13쪽
7 EP 2-1. 입단(1) 24.08.21 18 2 12쪽
6 EP 1-6. 상실 24.08.20 18 1 12쪽
5 EP 1-5. 구출 24.08.19 20 1 12쪽
4 EP 1-4. 변칙성 24.08.19 21 1 11쪽
3 EP 1-3. 인연의 끝 24.08.18 31 1 14쪽
2 EP 1-2. 첫사랑 24.08.17 28 1 11쪽
1 EP 1-1. 퇴역 기사의 양자 +1 24.08.16 3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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