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님을 위한 순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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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수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4.08.16 00:11
최근연재일 :
2024.09.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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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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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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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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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EP 4-10. 살인 사건

DUMMY

025. 살인 사건


어느덧 그레이의 카운터에 표시된 숫자도 서른이 넘었다.

제논에게 물었다.


“넌 얼마냐?”

“스물 셋.”

“에코는?”

“열 넷이야. 아야야···.”


에코가 눈살을 찌푸리며 주저앉았다.

그녀의 다리에는 30cm정도 되는 자상이 생겨 있었다.


화륵.


그레이의 손끝에서 불꽃이 피어올랐다.

그가 사용할 줄 아는 유일한 마법이다.


“치마 걷어.”

“으, 응?”

“뭘 할 셈이냐?”

“뭘 하긴?”


그레이가 고개를 갸웃했다.


“지져야지. 지금 소독 안 하면 곪아.”

“히끅!”

“돌았나, 그레이?”

“아하하하!”


제이미가 폭소를 터뜨렸다.


“용병들은 그렇게 하나 봐?”

“네가 누구랑 있는지 잊어버린 거냐?”


제논이 한심한 얼굴로 회복 마법을 사용했다.

희미한 빛이 에코의 다리를 감싸자 상처가 씻은 듯이 사라졌다.

에코가 겸연쩍게 말했다.


“이 정도는 나도 할 수 있는데.”

“마나나 아껴. 내가 하는 게 전력 상 낫다.”


제논이 핀잔을 줬다.

그레이가 무안한 얼굴로 불꽃을 꺼뜨렸다.


단체에 있을 때에는 회복 마법을 구경할 일이 거의 없었다.

변칙 개체에게 당한 상처는 웬만한 마법으로 치료하기 어렵다.

단체에 상주하는 전문 치유사한테 치료받는 것이 보통이었다.


“회복 마법이나 하나 익혀둬야겠네.”

“지금 알려줄까?”

“지금?”

“그래. 마침 휴식 타이밍인 듯하니.”


케테르가 털썩 주저앉아 명상에 빠졌다.

저 인간은 광전사처럼 전투한 후에는 항상 저랬다.

‘선조의 영령과 대화한다’는데, 마나를 회복하는 그만의 방법인 듯하다.


전투 자체가 케테르를 중심으로 돌아가다보니 파티의 일정도 케테르에게 맞춰졌다.

제이미가 빙긋 웃으며 그들 옆에 주저앉았다.


“어제보다 많이 잡았으니까 순위가 내려갈 일은 없지 않을까? 조금 쉬어두도록 하자. 배도 좀 채우고.”

“으윽.”


어제 저녁 식사의 악몽이 생각나 에코가 신음했다.


“지금 가능해? 나는 마법 배우기 어렵다면서. 엄청 복잡한 것처럼 이야기하더만.”

“돌머리를 굴려봐야 돌가루만 떨어질 뿐이지. 그러나 나같은 사람이 도움을 준다면 이야기가 달라.”

“··· 참 고맙다.”


제이미와 에코도 흥미로운 표정을 지으며 시선을 집중했다.

잠시 팔짱을 끼고 고민하던 제논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복구’ 계열이 좋겠다.”

“복구?”

“응? 너무 어렵지 않을까?”


에코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복구는 2단계 마법이잖아. 그냥 기초 회복 마법부터 시작하는게 나을 것 같은데.”

“아니, 그레이가 시각적으로 이해하기는 복구가 좋을 거다. 다른 회복 마법과는 달리 복구는 완전한 무속성 마법이거든.”

“아하. 그 속성인지 뭔지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지?”

“그래. 오히려 넌 구조적으로 더 단순하게 느낄 거다. 약간의 문제는 있긴 하지만.”

“문제?”


제논이 묘한 미소를 지으며 호신용 단검을 꺼냈다.


“고통은 잘 참는 편이냐?”


***


“개새끼.”


그레이가 육포로 말려 둔 오크 고기를 뜯었다.

핑핑 돌던 머리가 서서히 정상으로 돌아온다.


“괜찮아?”

“안 괜찮아.”


에코의 물음에 퉁명스럽게 답했다.


피를 왕창 흘렸다.

‘복구는 실제 상처가 있어야 작동한다’는 제논의 주장에, 수십 번이 넘게 손바닥을 칼로 갈랐기 때문이다.


덕분에 복구 마법의 기초는 떼었다.

세포의 재생력을 활성화시키는 일반적인 회복 마법과는 달리, 복구 계열은 ‘상처입기 전’의 시점으로 신체를 되돌린다.

아직은 수준이 낮지만 숙련되면 팔다리가 잘려도 붙일 수 있다고 한다.


“재밌긴 하더라. 꼭 변칙성같던데?”

“예리하군?”


제논이 살짝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실제로 시공간과 관련한 마법들이 변칙성과 관련이 있다는 논의가 많다. 나도 거기에 동의하는 편이다.”

“어울리는 마법을 얻었네. 에테르 소모는 큰 것 같지만.”


타이밍 좋게 케테르가 몸을 일으켰다.


“영령과 대화가 끝났다.”


일어나자마자 한 입에 오크 육포를 다발로 쑤셔 넣는다.

제이미가 싱긋 웃으며 북쪽을 가리켰다.


“슬슬 움직일까? 오늘 내로 목표 지점에 도착할 것 같은데?”


일행은 말에 올라 선두의 점박이를 따랐다.


그레이가 전하는 주변 정보를 분석하며, 제이미의 지시를 따라 움직이기를 한 시간.

문득 제논이 턱을 괴었다.


“이상하군.”

“뭐가?”


에코가 물었다.


“마수가 나타나지 않잖아. 주변에 놈들의 흔적-가령 발톱 자국이나 변은 존재하는데.”

“제논 후배 말이 맞아.”


제이미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이럴 리가 없는데. 예상을 다섯 번 이상 빗나갔어.”


그레이도 고민에 잠겼다.


이틀 동안 본 제이미의 실력은 진짜다.

초상 능력 중에서는 지능과 관련한 것들도 많다.

예컨대 단장이 지닌 완전기억능력.

혹은, 그레이가 전생을 기억하는 것도 지능 계열로 볼 여지가 있다.


제이미는 분명 ‘사고력’과 관련한 초상 능력을 지니고 있다.

기억력은 물론이고,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데에 예지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그렇기에 난다긴다하는 학생들을 제치고 기행종 파티가 대활약을 펼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다섯 번이나 예상이 빗나갔다는 건···.


“위험한데.”


그의 육감이 말한다.


“으, 응?”

“마수는 기본적으로 영역 동물. 본능에 충실하며, 그렇기에 정해진 습성을 벗어나지 않아. 이건···.”


변칙성인데.

마지막 말은 속으로 삼켰다.


“어쩔 생각인가? 전진? 정지? 퇴각?”

“흐음.”


케테르의 물음에 제이미가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그녀의 머리에서 푸른 빛이 빠르게 점멸하는 것이 보인다.


“일단, 전진. 베이스 캠프에 도착하는 걸 최우선으로···.”


쿵!

쿠구구궁···.


제이미가 말을 마치기 직전.

별안간 커다란 충격음이 울렸다.

은은한 지진이 뒤이어 따라온다.


제이미가 고개를 홱 돌리며 외쳤다.


“그레이!?”

“감지 못 했습니다. 갑작스럽게 일어난 사건입니다.”

“방향, 거리?”

“... 약 300m 떨어진 곳. 북동쪽입니다.”

“베이스 캠프로 향하는 방향이잖아!”


케테르가 점박이의 고삐를 낚아챘다.


“움직이자.”

“······.”


분위기가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파티는 굉음이 들려온 곳으로 박차를 가했다.


***


“웁.”


에코가 입을 감쌌다.

토악질 이전에 눈물이 먼저 나온다.


“··· 맙소사.”


제논조차 평정을 잃고 입술을 깨문다.

제이미도 파리한 표정으로 말에서 내렸다.


외견 상 멀쩡한 사람은 케테르와 그레이 뿐이다.

둘은 짐승들을 진정시킨 후 학생들의 시체로 다가갔다.


“마수는 아닌 것 같은데요.”

“동의한다. 웨어울프, 빙하 오크, 푸른 고블린···. 어떤 흔적도 없다.”

“······.”


그레이가 단검을 꺼냈다.

늘 하던 것처럼 죽은 학생의 배를 가르려다, 손목을 잡아오는 두꺼운 손에 동작을 멈췄다.


“하지 마라. 오해를 산다.”

“아. 죄송합니다.”


마수의 짓으로 의심되는 뚜렷한 외상이 없다.

그렇다는 것은, 내부에 흔적이 있을 수 있다.

예컨대 체내를 녹이거나, 몸 속에 알을 낳는 마수-혹은, 변칙 개체를 생각할 수 있다.


“어, 어떻게 된 거지? 이건 계산에 없었는데.”


제이미의 동공이 흔들린다.

케테르가 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정신 차려라. 넌 대장이다.”

“··· 응. 미안. 이렇게 죽은 시체를 보는 건 처음이라.”

“우웨엑!”


결국 참지 못하고 에코가 뱃속에 있던 것들을 토해냈다.


“그레이. 네 생각을 듣고싶다.”


제논이 빠른 속도로 평정을 찾고 그에게 물었다.

그레이가 내심 탄성을 토했다.


‘난 놈이긴 하다.’


셀 수 없이 다양한 모습으로 죽은 시체를 본 그레이와 달리, 처음으로 시체를 본 사람들은 멘탈이 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확실히, 마수의 짓은 아니야.”

“변칙성인가?”

“일단은, 아닌 것 같다.”


투두둑!


그레이가 바로 앞에 있던 죽은 여학생의 가죽 갑옷을 한 번에 뜯어냈다.

이윽고 셔츠와 속옷까지 모두 벗겼다.


“그, 그레이! 뭐하는 거야?”


그레이는 에코의 비명을 무시하고 형체를 잃은 여학생의 가슴을 가리켰다.


“이건 순전히 물리력에 의한 상흔이다. 물리력을 행사하는 변칙 개체는 몇몇 네임드들 뿐이야.”

“네임드?”

“힘과 속도만으로 마을, 나아가 한 왕국을 몰살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변칙 개체들. 이들은 모두 단체에 의해 격리되어 있어.”

“··· 변칙 개체일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군. 게다가 그 수준이라면 시체조차 멀쩡하지 않았겠지.”

“정확한 분석이다.”

“마수도 아니고, 변칙 개체도 아니다. 그렇다는 건.”

“살인이다.”


제논이 손으로 눈을 덮었다.


“큰일이군. 여러 모로.”

“··· 그레이. 너는, 그런 것들을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제이미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레이는 무표정하게 그녀에게 고개를 돌렸다.

한동안 그의 얼굴을 바라보던 제이미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영리한 사람이야.’


그레이가 입을 열었다.


“변칙성일 확률은 분명히 있습니다. 아카데미 측에서 ‘던전형 변칙성’일 수도 있다는 말을 했으니까요.”

“물리력을 행사하는 무언가가 생성되었을 수도 있다는 거구나.”

“네. 그러니, 가능성을 열어 두고···.”


별안간 그레이가 말을 멈췄다.

그가 인상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최악의 상황이야.”

“뭐, 뭐야, 그레이? 설마 이 쪽으로 무언가가 공격을···.”

“차라리 그게 낫다.”


그레이가 몸을 일으키며 숲의 한 쪽으로 얼굴을 돌렸다.

전투를 준비하는 자세는 아니다.


제논이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생각하는 상황인가?”

“그럴 거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제이미가 재빨리 나체가 된 여학생의 시체로 달려가 외투를 덮었다.


“얘들아. 최대한, 최대한 입을 닫아. 섣부른 말은 절대 하지···.”

“꺄아아악!”


새된 여학생의 비명이 숲에 울려퍼졌다.

뒤이어 그녀의 파티원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사, 사, 살인이야!”

“무슨 일이야?”

“저, 저들이! 아니, 쟤가!”


여학생이 정확히 한 쪽을 가리키며 외쳤다.


“사람들을 죽였어!”

“··· 어?”


에코가 멍한 표정으로 입을 벌렸다.


***


“그레이 케이든. 앞선 학생들은 모두 실토했다. 거짓말하는 것은 그만 둬라.”


베이스 캠프의 좁은 방, 교관을 맡은 교사가 강압적으로 말했다.

그레이는 감정 없는 얼굴을 유지한 채 재차 고개를 저었다.


“계속 말씀드리지 않습니까. 에코가 한 짓이 아니라고.”

“금방 드러날 거짓말!”


쾅!


그가 책상을 내리쳤다.


“너희 파티의 카운터가 작동하지 않은 시간이 한 시간 이십 일 분! 그 시간 내에 무슨 일을 했는지 솔직히 실토하란 말이다!”

“애초에 베이스 캠프로 향하는 길에 어떤 마수도 마주하지 않았는데, 대체 어쩌란···.”

“지금까지 시간 당 스무 마리 이상의 마수를 해치운 놈들이 먹히지도 않을 뻔한 변명을 하는구나!”


‘말이 안 통하는군.’


그레이가 피로로 뻑뻑한 눈을 비볐다.

애초에 답을 정해놓고 물어본다.

설명을 들을 생각조차 없는 것이다.


“자, 그레이. 잘 들어 봐라.”


교관이 별안간 말투를 부드럽게 바꾸어 말했다.


“이번에 죽은 다섯 명의 학생들이 누구인지 아느냐?”

“모릅니다.”

“최근에 징계를 받은 자들이다.”

“··· 설마.”

“그래, 그래. 에코 실바너스에게 못된 짓을 하려다 카이 제피로스에게 걸린 그 학생들이란 말이다.”


그레이가 짧게 한숨을 쉬었다.

이쯤 되면 확실히 알겠다.

이번 살인 사건은 그들-정확히 말해서는 에코를 노리고 만들어진 함정이다.


“동기가 확실하며, 알리바이또한 없다. 게다가 이번 범행으로 가장 큰 이득을 볼 사람이 누구겠느냐?”

“··· 에코겠지요. 순식간에 들키지만 않았다면 말이지요.”

“그러니 솔직히 말해라. 비록 네가 천한 신분이지만, 자백한다면 너만은 피해를 보지 않게 해주마.”

“······.”

“그들은 네가 생각할 수도 없는 가문의 자제들이다. 이건 역대급 사건이야. 아카데미의 체면이 땅에 떨어지게 생겼단 말이다.”

“교관님.”


그레이가 메마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눈이 멀었지만 볼 것, 못 볼 것 다 보며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 그런데?”


그가 교관에게 가볍게 턱짓을 했다.


“여기 와서 보니 저보다 눈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 널렸더군요.”


짝!


거센 손바닥이 그레이의 뺨을 치고 지나갔다.

입 안에 비릿한 피맛이 감돈다.


“··· 꺼져라. 혐의가 없으니 구금은 하지 않겠다만, 추후 위증을 한 벌은 달게 받아야 할 것이다.”

“물론입니다.”


그레이가 정중하게 의자에서 일어났다.


“위증이 사실이라면 말입니다.”


이를 가는 교관을 뒤로하며 방 문을 열었다.


그레이는 곧장 에코가 갇힌 임시 감옥으로 발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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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EP 5-1. 뒷풀이 24.09.16 2 1 14쪽
29 EP 4-14. 결투 24.09.13 4 1 14쪽
28 EP 4-13. 흉수 24.09.11 8 2 13쪽
27 EP 4-12. 조사(2) 24.09.09 12 1 13쪽
26 EP 4-11. 조사(1) 24.09.08 10 1 13쪽
» EP 4-10. 살인 사건 24.09.06 10 1 13쪽
24 EP 4-9. 기행종 파티 24.09.06 10 1 14쪽
23 EP 4-8. 임무 시작 24.09.04 10 1 14쪽
22 EP 4-7. 재회 24.09.03 13 1 13쪽
21 EP 4-6. 제논이 감추고 있던 것 24.09.02 13 1 12쪽
20 EP 4-5. 예상 밖의 손님 24.09.01 13 1 14쪽
19 EP 4-4. 파티 초대 24.08.31 11 1 13쪽
18 EP 4-3. 약간의 증명 24.08.30 12 1 13쪽
17 EP 4-2. 동물의 왕국 24.08.29 14 2 13쪽
16 EP 4-1. 병신 커플 24.08.28 14 1 14쪽
15 EP 3-5. 몰락한 가문의 영애(3) 24.08.27 14 1 12쪽
14 EP 3-4. 몰락한 가문의 영애(2) 24.08.26 10 1 12쪽
13 EP 3-3. 몰락한 가문의 영애(1) 24.08.26 15 1 11쪽
12 EP 3-2. 편입생 24.08.25 18 1 13쪽
11 EP 3-1. 인연과 재회 24.08.24 21 1 13쪽
10 EP 2-4. 입학-제국 공인 아카데미 24.08.23 15 1 12쪽
9 EP 2-3. 4년이 지나고 24.08.22 21 1 12쪽
8 EP 2-2. 입단(2) 24.08.22 18 2 13쪽
7 EP 2-1. 입단(1) 24.08.21 19 2 12쪽
6 EP 1-6. 상실 24.08.20 18 1 12쪽
5 EP 1-5. 구출 24.08.19 20 1 12쪽
4 EP 1-4. 변칙성 24.08.19 21 1 11쪽
3 EP 1-3. 인연의 끝 24.08.18 31 1 14쪽
2 EP 1-2. 첫사랑 24.08.17 29 1 11쪽
1 EP 1-1. 퇴역 기사의 양자 +1 24.08.16 3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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