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님을 위한 순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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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수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4.08.16 00:11
최근연재일 :
2024.09.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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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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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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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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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EP 4-11. 조사(1)

DUMMY

026. 조사(1)


그림자 속에 몸을 숨겼다.

그레이가 바로 옆에 지나가는데도 풀벌레 소리가 멈추지 않는다.


보초를 서고 있는 학생의 뒤로 다가간 후, 팔을 들어 목을 감싼다.

간단한 ‘초크’다.


꾸욱.


“······!”


한 팔로는 경동맥을 압박하고, 남은 손으로 입을 틀어막는다.

채 10초가 지나기 전에 학생이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기절한 몸뚱이를 치워두고 창살 앞에 털썩 앉았다.


“괜찮냐?”

“··· 응.”

“가까이 와.”


에코가 무릎 걸음으로 다가왔다.

손과 발에는 쇠로 된 수갑이 채워져 있다.

대상의 에테르를 모두 봉인하는 구속구다.

마법은 물론이고, 초상 능력조차 사용할 수 없다.


“- 복구.”


기운의 실이 풀려나온다.

총 32개의 점을 에테르로 그리며 에코의 전신을 감쌌다.


몸에 가득했던 상처가 점점 사라진다.

그레이의 이마 위에 송골송골 식은땀이 맺힌다.

옷 밖으로 드러나는 상처만 조금 남긴 채 마법을 멈췄다.


“이해해라. 너무 티 나면 안 되니까.”

“고마워. 그레이도··· 다친 거 아냐?”


에코의 얼굴에 한결 혈색이 돈다.

그녀가 그레이의 입술 옆의 핏자국을 가리켰다.


“이딴 거 마법도 필요 없어. 자고 일어나면 낫는다.”

“그래도···.”

“시간 없어. 곧 일어날 거야.”


그레이가 쓰러진 학생을 흘긋 바라봤다.


“교관들이 뭐라고 했냐?”


에코의 눈에 빠르게 눈물이 차올랐다.


“무슨 말을 해도 듣지를 않아. 나, 나는 시체를 보는 게 처음이고, 그 아이들을 죽이지 않았다고 해도··· 흑!”

“질질 짤 시간 없다. 걔들 얼굴, 기억해?”

“내게 나쁜 짓을 하려던 놈들이라고 들었어. 나는 제대로 보지도 못했는데···.”

“으음.”


그레이가 입술을 깨물었다.

죽은 학생들의 신원을 넘어, 모든 정황이 에코를 노린 것처럼 만들어졌다.


땅을 울리던 굉음과 지진은 당연히 에코의 초상 능력이 연상된다.

임무가 시작되기 전, 에코가 마차 뒤에서 실수로 능력을 강하게 방출한 적이 있다.

그 때 땅을 울리던 굉음은 에코의 지진 소리와 꼭 닮아있었다.

타박상 뿐이던 시체의 상흔도 설득력을 더한다.


최소한 잘 나가는 백작가 이상의 자제들이 죽었다.

아카데미 입장에서는 증거가 없더라도 증거를 만들어야 한다.

정황 증거부터 신분까지, 에코 실바너스는 모든 면에서 희생양으로 완벽하다.


“단서를 얻은 것 없어?”

“자, 잘 모르겠는데.”

“떠올려야 해, 에코. 무엇이든!”


그레이가 창살을 잡으며 말했다.

에코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건에 연루된 파티원 모두의 아카데미 생활도 보장할 수 없다.


에코의 동공이 잘게 떨렸다.


“사실. 교관들끼리 말한 대화를 들은 게 있어.”

“뭔데?”

“발자국같은 것을 봤다는 것 같아.”

“발자국?”

“응. 이족보행을 하는, 아주 큰 발자국. 그런데 그것도 현장의 몇 개 뿐이고, 이동한 흔적이 없으니 증거에서는 제외한다고 했어. ··· 도움이 될까?”


그레이의 머리가 빠르게 회전했다.


‘큰 발에 강한 물리력을 지닌 변칙 개체?’


그런 놈은 없다.

적어도 그레이의 데이터베이스에 의하면.


기억을 떠올린다.

다섯 시체들이 나자빠져있던 현장의 모습.


‘발자국, 발자국.’


점점 기억 속의 장면이 선명해지며, 당시 느꼈던 감각이 시각화된다.


“발자국.”


그레이가 번쩍 눈을 떴다.


떠올랐다.


직선 길이만 50cm를 넘는, 움푹 파인 규칙적인 흔적이 있었다.

그걸 발자국으로 인식하지 못한 이유가 있다.

지나치게 큰 크기는 둘째 치고, 발가락이 없었다.

게다가 발바닥이 완벽하게 평평하니, 발자국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으어어.”


빡!


정신을 차리려는 학생의 턱주가리를 올려 차 다시 기절시켰다.


“대체 어떤 존재가 타원형의 족적을 남길 수 있지?”

“으응?”

“생명체 중 그런 존재는 있을 수 없어.”


그레이가 홀린 듯 중얼거렸다.


“··· 설마.”

“그, 그레이?”

“에코.”


그가 셔츠를 벗었다.

흉터로 가득한 맨 살이 그대로 드러나 에코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렸다.


“으앗, 왜?”

“조금만 버텨.”

“응?”

“또 올게.”


연이은 고문과 채찍질로 에코의 몸은 성한 곳이 없었고, 의복 또한 마찬가지였다.

에코는 그레이가 남기고 간 셔츠를 어깨 위로 두르며 구석으로 몸을 숨겼다.


“··· 이러면, 찾아온 게 들킬 수밖에 없잖아.”


그래도 툰드라의 차가운 밤공기를 조금이나마 막아줄 수 있으리라.

에코는 작게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감았다.


***


아카데미의 재학생은 확실한 이유가 있기 전에는 구금당하지 않는다.

제논만 하더라도, 그를 건드리면 마법 공학의 재계를 꽉 쥐고있는 미다스 가문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덕분에 평민인 그레이와 제논, 신분이 애매한 케테르도 캠프의 가장 깊은 방에 배정되는 처분을 받았다.


그레이가 방에 도착하자마자 세 사람이 몸을 일으켰다.

제논이 말했다.


“가장 늦게 끝났군. 옷은 왜 벗고 있지?”

“더워서.”

“무슨 조사를 받았나?”

“너랑 선배들과 별 차이 없을 거다.”

“차이가 없긴. 어찌나 속을 긁어대던지. 평민은 서럽다니까.”


제이미가 푸념을 늘어놨다.


그레이는 곧장 짐을 뒤져 장비를 착용했다.

특임단으로 활동할 때부터 입던 검은 야행복을 걸쳤다.

단검 몇 자루를 허리춤에 매고, 안대를 고쳐 쓰는 걸로 외출 준비를 마쳤다.


“··· 그레이? 뭐 해?”

“에코를 만나고 오는 길입니다, 선배. 잠시 나갔다 올게요.”

“어, 어떻게? 기사 학부 애들이 경비를 서고 있었을 텐데?”

“용병이랑 스파이도 겸업했어요.”


먹히지도 않을 말을 대충 던진 후 감각을 넓혔다.


적당한 탈출 경로 몇 개가 그려진다.

학생들이 불침번을 서고 있다지만 들키지 않을 자신이 있다.


“현장에 다시 갈 생각인가?”


제논이 물었다.


“그래. 조사할 게 있다.”

“나도 가겠다고 말하고 싶지만··· 불가능하겠지. 대신.”


제논이 뚜벅뚜벅 걸어가 방 문 앞을 가로막았다.

그레이가 눈살을 찌푸렸다.


“시간 없다.”

“네가 방을 벗어난 것이 발각되면 우리도 위험하다. 납득할 만한 설명이 있기 전에는 비킬 수 없어.”

“번거로운 자식.”

“제논의 말이 맞다.”


케테르도 낮게 말했다.


“동료 간의 정보 교환은 중요하다.”

“하아. 알겠습니다. 에코가 말하길, 교관들이 ‘발자국’을 봤다고 하더군요.”


그레이가 짧게 요약해 상황을 전달했다.

이야기를 듣던 제논이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그런 모양의 족적이면··· 골렘? 그럴 리가 없는데.”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골렘일 가능성이 커.”

“골렘이라고? 너, 골렘을 직접 본 적은 있나?”


제논이 해괴한 표정으로 말했다.


“평균 무게가 2톤에 달하는 금속 덩어리가, 발자국 몇 개만 남기고 아카데미 학생들을 죽인 뒤 사라졌다고? 그게 말이 되나?”

“말이 된다.”


그레이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런 적이 있었거든.”

“무슨 개소리냐, 그레이? 그 정도 질량을 공간 이동 시킬 수 있는 마법 따위는 없어. 물리 법칙을 완전히 벗어난다. 변칙성이 나타나지 않는 한··· 어?”


제논의 몸이 굳었다.


“잠깐. 들은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비슷한··· 사건을?”

“너라면 알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골렘을 제조하는 마법 공학과 관련된 가문들.

몇몇 관계자들은 알음알음 알고 있는 사실이다.


몇 년 전, 한 귀족 가문을 몰락으로 밀어넣었던 사건이 있었다.

그레이가 말했다.


“실바너스.”

“이럴 수가.”


입을 틀어막는 제논을 향해 그레이가 입술을 뒤틀었다.


“우연이라 보기에는 잔혹하지 않아?”


제논이 옆으로 한 걸음 움직여 길을 열었다.


“선배들에겐 내가 설명해 두겠다.”

“뭐, 뭔데?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야?”

“··· 그레이. 이걸 가져가라. 에코가 네게 주려던 거다.”


제논이 잔뜩 더러워진 상자를 건넸다.


“우리 미다스의 제품이더군. 쉽게 말해 위치 탐지기다. 네가 물건이라도 잃어버릴까봐 걱정했나 보다.”

“······.”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른다고, 내게 부탁하더군.”

“그럴 일은 없어.”


에코가 제논의 손에서 선물을 빼앗듯 가져간 후 방 문을 나섰다.

그의 신형이 순식간에 어둠 속에 녹아들었다.


***


“에코 실바너스의 가문. 이제는 남작가가 된, 그 곳이 몰락한 이유를 아십니까?”


제논의 말에 제이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반역이잖아? 정해진 규모를 훌쩍 넘어 몰래 사병을 육성하고 있었다며. 황실에 타격을 입히고 영지를 왕국으로 만드려는 계획이 발각된 것 아니었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닙니다. 어디까지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제논이 고민에 빠졌다.

제이미가 가늘게 눈을 뜨고 그를 관찰하다 말했다.


“제논.”

“예.”

“그레이, 정체가 뭐야?”

“··· 하. 결국 이렇게 되는군.”


제이미의 살벌한 지능을 느낀 건 제논 역시 마찬가지다.


‘어차피 드러날 일이었던 건가.’


사실 용병왕의 제자라는 신분이 숨길 만한 건 아니다.

애초에 그를 비롯한 몇몇 아카데미의 관계자들도 알고 있다.


“사실 그레이는···.”

“‘단체’ 소속이지?”

“··· 예?”


제논이 멍청하게 입을 벌렸다.

제이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편입한 평민. 초상 능력자. 수상할 정도로 강력한 데다가, 잠입과 은신도 잘해. 그리고 변칙성에 대해 해박하게 알고 있어.”

“······.”


제논의 동공이 빠르게 흔들렸다.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제이미가 고개를 갸웃했다.


“아니야?”

“··· 저는 그레이가 용병왕의 제자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제이미가 피식 웃었다.


“단체라면 어떤 신분이든 만들어낼 수 있지.”

“가능성이 낮은 추론입니다.”

“그럴 수도 있다는 뜻이야.”

“··· 선배는 평민인데도 단체에 대해 잘 알고 있으시군요.”

“그건 나중에 말해줄게. 나도 사정이 있었단다. 아무튼.”


케테르도 가까이 다가와 털썩 주저앉았다.


“우리는 괜찮아, 제논 후배. 난 평민이고, 얜 이상한 부족 출신이야. 정보가 새어나갈 걱정은 안 해도 돼.”

“이상하지 않다.”

“··· 알겠습니다.”


제논이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수 년 전, 실바너스 백작가를 대상으로 우연히 세무 조사가 시작됐다.

원래부터 부유하기로 이름 높은 가문이었지만,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현금 흐름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금화가 흘러간 곳은 모두 공통점이 있었다.


“제 가문인 미다스를 비롯해 마법 공학을 연구하고, 제품을 판매하는 곳들이었습니다.”


모든 금화는 한 가지 물건을 사는 데에 집중됐다.


“골렘이었구나.”

“예.”


실바너스 백작가의 지하에는 칠십 구가 넘는 골렘의 핵이 숨겨져 있었다.

커맨드 센터의 역할을 하는 수정구에 마나를 불어넣으면, 핵에서 골렘이 소환된다.

그리고 골렘은 핵이 파괴되기 전까지 멈추지 않는다.


“많기는 했네. 그런데 그게 반역의 사유가 되는 건가?”

“그것 뿐이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겁니다. 황실 몰래 전력을 모아두는 거야 어느 가문이나 암암리에 하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제논이 목소리를 낮췄다.


“··· 지금부터의 말은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문제가 될 내용입니다.”

“응. 입 꼭 닫을게.”

“어떤 가문들은 변칙성을 조종하려고 합니다. 실바너스가 그 중 하나였습니다.”

“변칙성을··· 조종? 그건 언어 도단이야.”


제이미가 인상을 찌푸렸다.


“변칙성을 조종할 수 있는 방법 따위는 없어. 그러니 변칙성인걸.”

“정확히 말해, 변칙 개체를 손에 넣으려는 겁니다. 단체가 발견하기 전에요.”

“··· 그런데?”

“실바너스 백작가는 ‘부부 돌멩이’이라 부르는 변칙 개체를 몰래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추후 정식 명칭은 ‘리콜 스톤’으로 정해졌습니다.”


한 쌍으로 이루어진 주먹만한 푸른 돌, 리콜 스톤.

무려 B급 변칙 개체였다.


“그 돌은 일정 주기로 서로를 끌어당기는 변칙성이 있습니다. ··· 단, 반경 수십 미터의 물체들과 함께, 공간을 넘는 방식으로요.”

“··· 맙소사.”

“마법으로는 불가능해요. 오직 변칙성으로만 가능합니다. 어떤 방법으로 실바너스가 그 개체를 입수했는지는 모릅니다만, 골렘의 핵 옆에는 한 쌍의 돌멩이가 놓여있었다고 합니다.”


제논이 한 마디를 덧붙이며 이야기를 마쳤다.


“황성에 리콜 스톤 하나를 반입하려는 계획서와 함께.”

“······.”


제이미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이마를 짚었다.


“황실에 골렘 떼를 소환하려는 거였구나.”

“그렇습니다.”


머리가 아플 정도로 추론이 연속해 이루어진다.

수백 가지의 가능성을 검토하고, 폐기하기를 반복한다.

그 과정에서 섬뜩한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제논.”

“예.”

“그러면, 리콜 스톤은 지금 어디에 있는데?”

“··· 모르겠습니다. 아마 단체가 수거하지 않았을까요.”

“단체가 아카데미 학생들을 노린다고?”


제논의 표정이 굳었다.

제이미가 입술을 깨물며 작게 말했다.


“··· 한 가지는 분명하네.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그레이를··· 기다릴 수밖에요.”


이후에도 그들은 계속 대화를 나눴다.

별 소득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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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EP 5-1. 뒷풀이 24.09.16 2 1 14쪽
29 EP 4-14. 결투 24.09.13 4 1 14쪽
28 EP 4-13. 흉수 24.09.11 7 2 13쪽
27 EP 4-12. 조사(2) 24.09.09 11 1 13쪽
» EP 4-11. 조사(1) 24.09.08 10 1 13쪽
25 EP 4-10. 살인 사건 24.09.06 9 1 13쪽
24 EP 4-9. 기행종 파티 24.09.06 9 1 14쪽
23 EP 4-8. 임무 시작 24.09.04 10 1 14쪽
22 EP 4-7. 재회 24.09.03 13 1 13쪽
21 EP 4-6. 제논이 감추고 있던 것 24.09.02 13 1 12쪽
20 EP 4-5. 예상 밖의 손님 24.09.01 13 1 14쪽
19 EP 4-4. 파티 초대 24.08.31 10 1 13쪽
18 EP 4-3. 약간의 증명 24.08.30 12 1 13쪽
17 EP 4-2. 동물의 왕국 24.08.29 13 2 13쪽
16 EP 4-1. 병신 커플 24.08.28 14 1 14쪽
15 EP 3-5. 몰락한 가문의 영애(3) 24.08.27 13 1 12쪽
14 EP 3-4. 몰락한 가문의 영애(2) 24.08.26 9 1 12쪽
13 EP 3-3. 몰락한 가문의 영애(1) 24.08.26 15 1 11쪽
12 EP 3-2. 편입생 24.08.25 17 1 13쪽
11 EP 3-1. 인연과 재회 24.08.24 21 1 13쪽
10 EP 2-4. 입학-제국 공인 아카데미 24.08.23 15 1 12쪽
9 EP 2-3. 4년이 지나고 24.08.22 21 1 12쪽
8 EP 2-2. 입단(2) 24.08.22 18 2 13쪽
7 EP 2-1. 입단(1) 24.08.21 18 2 12쪽
6 EP 1-6. 상실 24.08.20 18 1 12쪽
5 EP 1-5. 구출 24.08.19 20 1 12쪽
4 EP 1-4. 변칙성 24.08.19 21 1 11쪽
3 EP 1-3. 인연의 끝 24.08.18 31 1 14쪽
2 EP 1-2. 첫사랑 24.08.17 28 1 11쪽
1 EP 1-1. 퇴역 기사의 양자 +1 24.08.16 3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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