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님을 위한 순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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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수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4.08.16 00:11
최근연재일 :
2024.09.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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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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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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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EP 4-8. 임무 시작

DUMMY

023. 임무 시작


일요일 밤, 기숙사에 들어선 제논이 멈칫했다.


“··· 그레이?”


사람의 기척이 없다.


“그레이? 그레이!”


불안한 직감에 제논이 방 안을 뒤졌다.

책상에도, 침대에도, 휴게 공간에도 없다.


“젠장, 역시 섣불렀나···.”

“뭐해?”


흠칫 놀라 뒤를 도니 그레이가 퉁명스러운 표정으로 서 있다.


“··· 괜찮나?”

“괜찮지 않을 이유라도 있냐.”


그레이가 자신의 침대 위에 책가방을 툭 던졌다.

제논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슨 일이라도 생긴 줄 알았다.”

“무슨 일이라면 있긴 있지.”

“뭐지?”

“내가 마법에 통 재능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 느끼고 오는 참이다.”


학생들을 한시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다.

당장 협동 임무가 며칠 뒤인데, 내일도 쪽지 시험이 있다.


이번에는 기초적인 마법이다.

간단한 원소를 다루거나, 작은 상처를 치유하는 마법 정도는 기사들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마법 이론서가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가 에테르를 감지하고 이해하는 방식이 눈이 멀쩡한 일반 사람과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에테르가 에테르지, 불 속성 마나로 변환시키라는 게 무슨 말이야?”


기초조차 이해가 안 되니 충분한 에테르를 가지고서도 손 끝에 불꽃 하나 피워내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 거라면 나에게 묻지 그랬냐.”

“응?”

“연구한 것 좀 보자.”


제논이 그레이의 교과서와 노트를 훑어봤다.


“··· 마법에 일자무식인 것 치고는 논리가 제법이구나. 이게 네가 마나를 보는 방식인가?”

“아, 뭐. 그렇지.”

“에테르의 입자는 ‘마소’로 전환되고, 여기서 자연의 특정 원소 입자를 만나 특정한 형질을 뛴 ‘마나’가 된다는 것이 보편적··· 아니, 됐다.”


설명이 길어질 수록 멍청하게 변해가는 그레이를 보고 제논이 입을 닫았다.


“네 방식이 더욱 근본에 가깝다. 속성을 갖기 전 원시 상태의 마나를 느끼는 거지.”

“음, 그런데?”

“이렇게 해 볼까.”


화륵.


아무 예고도 없이 제논의 손 위에 불덩이가 떠올랐다.


“뭐가 느껴지지?”

“에테르 덩어리. 입자.”

“그리고?”
“불덩이 아니야? 뜨거운데.”

“그게 끝인가? 자세히 봐라.”

“··· 어라?”


가만히 보니 불덩이 주위의 몇몇 부분이 더욱 선명하게 빛난다.


‘실.’


정신을 집중해 몸 속의 기를 풀어냈다.

기운의 실이 해파리의 촉수처럼 제논의 불덩이를 탐색한다.

손톱만한 에테르 덩어리가 기하학적인 모양으로 결합되어 있었다.


“일곱 개 점의··· 입체 도형?”

“모방해 봐.”


기운의 실로 똑같은 모양의 입체 도형을 그렸다.

정신을 집중하고 에테르를 흘려 보냈다.


화륵.


거짓말처럼 그레이의 손 끝에 작은 불꽃이 피어올랐다.


“이, 이렇게 쉽다고? 마법을 연성하기 위한 연산은?”

“연산은 ‘불 속성’을 끌어오는 과정이다. 너는 인위적으로 마나를 불의 형태로 결합한 거고.”


제논이 평온하게 말했다.

그레이가 얼빠진 얼굴로 중얼거렸다.


“이래도 되는 거야? 내가 사실 대마법사의 재능을 가지고 있던 거냐?”

“지랄도 풍년이다. 나는 연산도 없이 네 살 때 스스로 불꽃을 피워냈다.”

“그럼 그렇지.”


그레이가 입맛을 다셨다.

제논처럼 마법사로 타고난 자들은 높은 에테르 감응력이 있다.

이들은 본능적으로 마법을 사용한다.


“대단한 것도 아니다. 마법 학부에는 나보다 재능이 뛰어난 사람들도 많아.”

“뭐, 괜찮아. 나는 격투가니까.”

“네 방식은 장점이 확실하다. 한 번 마나의 구조를 파악하면 마법을 즉시 사용할 수 있지.”

“단점은?”

“그 불꽃을 쓸 만한 크기로 날려보내려면 최소한 열 배 이상 복잡해질 거다.”


말인즉슨, 칠십 개의 점으로 이루어진 입체 도형을 그려야한다는 뜻이다.


“머리 터지겠다.”

“뭐, 기본적인 마법 정도야 내가 도와준다면 어렵지 않겠지만.”


제논이 거만한 미소를 지었다.

그레이가 못마땅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 이번에는 인정한다. 너는 어떻게 이런 걸 한 눈에 보자마자 알아? 네 전공이 원소 마법도 아닌데.”

“그레이. 내가 마나 구조에 대해 쓴 논문만 다섯 편이다.”

“다, 다섯 편?”

“뭐, 동급생 중에서는 많은 편이긴 하지.”

“이정도는 돼야 공인 아카데미에 입학하는 건가.”


제논이 피식 웃고 의자에 걸터앉았다.


“네가 아카데미 학생들을 철부지로 취급하는 것쯤은 나도 안다. 그러나 이들이 삼천만 제국민들 중 가장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잊지 마라.”

“음.”


만 명 중에 하나의 재능.

게다가 마법 학부의 숫자는 기사 학부의 절반도 안 되니 더욱 대단하다.


“에코도 무시하면 안 되겠네.”

“놀랍게도, 에코 실바너스의 성적은 상위권이다. 그게 더욱 다른 사람들의 미움을 부르지만.”

“··· 리아도?”

“음.”


제논이 팔짱을 꼈다.


“리아 크로노스는 나와 비슷한 정도.”

“역시 상위권인가?”

“난 단 한 순간도 상위권이었던 적이 없다.”

“뭐야, 너 공부 못해?”

“난 언제나 ‘최상위권’이었다.”

“··· 어떻게 하면 이렇게 재수없이 말할 수 있을까?”

“아무튼 다행이군. 조금 걱정했다.”

“걱정? 네가? 나를?”
“그래.”

“왜?”

“리아 크로노스를 만났으니까.”

“······.”


그레이가 입을 다물었다.

사실 도서관에 밤 늦게까지 처박혀있던 이유 중 리아도 있었다.

자꾸 잡념이 떠오르니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마법 서적을 붙잡고 있었던 것이다.


“어땠나?”

“··· 모르겠어.”


팔찌가 있었던 손목을 매만졌다.

몸의 일부가 사라진 기분이다.


“리아 크로노스가 준 팔찌였지?”

“··· 알고 있었냐?”

“재치있는 아이디어, 조악한 손재주로 만들어진 수제품, 세월의 흔적. 어린 시절의 리아 크로노스가 만들 만한 물건이었다.”

“그걸 직접 부숴버렸어.”


그레이가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무슨 의미였을까.”

“마법 공학자는 과거에 만든 물건을 수치스럽게 느끼기도 한다. 엉망으로 느껴지거든.”

“그래서 그런 걸까?”

“보통 부수지는 않지.”

“······.”

“그리고 또 무엇을 느꼈나?”

“조금, 달랐어. 내 기억 속의 리아와, 지금의 리아가 말이야. 차갑다고 해야 할까, 딱딱하다고 해야 할까.”

“그랬나.”


제논이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원하던 결과는 아니다.

그는 오히려 리아가 진면목을 곧바로 드러내기를 바랐다.

처음부터 그레이가 리아를 포기할 수 있도록.


“아직 미련이 있나?”


그레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조만간 연락을 한다고 했어.”

“··· 그런가.”

“다시 만나서··· 확인해봐야지. 그 때는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을 테니까. 아무튼, 고맙다.”


제논은 말 없이 책을 꺼냈다.

내일 쪽지 시험이 있는 건 마법 학부도 마찬가지다.


***


평민들은 쉽게 보기 힘든 고급 마차들이 일렬로 제국 북부로 향한다.

군대의 행렬도 비교할 수 없는 장관 중의 장관이다.

마차 하나하나마다 이름만 대면 아는 귀족 가문의 자제들이 다섯 명씩 들어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마차는 당연한 이동 수단이다.


맨 마지막에 위치한 단 한 파티만 빼고.


“음, 공기 좋다.”


제이미가 산뜻한 미소를 지었다.


그레이의 파티는 전원 말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마차, 그거 허리에 안 좋아. 말 타면 운동도 되고 좋지, 그렇지?”

“··· 예.”


제논이 불편한 얼굴로 허리를 주물렀다.


이들이 마차를 타지 않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일단 제이미가 마차를 타면 멀미를 한다는 것.

마차를 빌리는 데에는 큰 돈이 들고, 여기서 금전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은 제논 뿐이라는 것.


가장 큰 이유는 선두의 저 인간 때문이다.


케테르 사모어는 말이 아니라, 다리 긴 악어처럼 생긴 마수를 타고 있다.

그가 말 위에 오르려고 할 때마다 말이 오줌을 지리거나 도망쳐버리기 때문이다.


“애초에 어떻게 길들인 거야?”


그레이의 혼잣말에 에코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무, 물지는 않겠지?”

“물어.”

“히익.”

“가만히 좀 있어라.”


그레이가 똥 씹은 얼굴로 말을 몰았다.

그의 앞에는 에코가 쭈그려 앉아 있다.


말을 모는 데에는 생각보다 강한 하체 근력과 균형 감각이 중요하다.

다리가 불편한 에코는 말을 제대로 컨트롤 할 수 없다.


그렇다고 케테르의 마수 위에 태우자니 에코가 진저리를 쳤고, 제논은 싸늘한 침묵으로 거부했다.


“역시 이게 보기 좋다니까.”

“··· 하, 선배. 선배 말에 태우시라니까.”

“미, 미안, 그레이.”

“나는 후배처럼 승마 솜씨가 좋지 않아서.”

“그렇다기에는 굉장히 자연스러운 자세입니다만.”


아예 두 손을 고삐에서 놓은 채 지도를 보고 있다.

킥킥 웃은 제이미가 입을 열었다.


“아무튼 작전 회의를 해볼까?”

“조금 늦은 것 같군요.”


제논이 씁쓸하게 말했다.


“왜, 불안해?”

“솔직히 그렇습니다. 그레이도 말했지만, 아무래도 개인의 무력보다는 파티원 사이의 합이 더 중요하니까요.”

“하긴. 그러면 각각의 포지션과 특기부터 말해 볼까? 일단 나는... 대장!”


해맑은 제이미의 말에 그레이가 물었다.


“전투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더라도 마수 사냥은 보기 힘든 광경일텐데, 괜찮습니까?”

“아, 우리 집이 정육점 했어. 괜찮을 거야!”


‘그거하고 상관이 있나?’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할 때, 제이미가 품 속에서 무언가를 주섬주섬 꺼냈다.


“그리고 전투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니, 무슨 섭섭한 소리.”


수첩 크기의 작은 책 한 권이다.

제논이 말했다.


“매직 스크롤 북이군요.”

“응. 귀한 녀석이지.”

“요새는 생산하는 곳이 거의 없다보니.”


그레이가 에코에게 물었다.


“저게 뭐야?”

“말 그대로, 찢어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매직 스크롤’을 모은 마법 공학품이야. 물론 기초적인 1단계 마법 뿐이지만, 사용자의 센스만 좋으면 유용해.”


에코의 눈이 빛난다.


“신기해. 나도 어릴 때 한 번 본 게 전부인데. 아직까지 남아있는 것이 있었구나.”

“어떤 마법이 들어있는지는··· 나도 몰라. 이제 슬슬 살펴봐야겠지.”


제이미가 씨익 웃었다.


‘초상 능력자니까. 어떻게든 보여주겠지.’


“다음으로 부대장, 케테르 사모아 군! 자기소개를 부탁해요.”

“음.”


케테르가 능숙하게 마수를 몰아 뒤로 걸었다.

모두와 얼굴을 마주할 수 있는 자세다.


“나는 힘이 아주 세다.”

“아하하! 그건 모두 알고 있어. 그리고?”

“나의 주술은 선조의 영령에게 도움을 받는다. 동료를 강하게 만들 수 있다. 적을 약하게 만들 수 있다.”


오호라.

의외로 버퍼(buffer)였군.


“그리고 점박이 또한 강력한 친구다. 똑똑하다.”

“점박이가 누구입니까?”


[우 - 옹!]


케테르의 마수가 길게 울음을 뽑았다.


“··· 예쁜 이름이군요.”

“음.”

“요약하자면, 케테르는 기사가 없는 우리 파티에서 탱커를 맡을 거야. 버프와 디버프도 담당하겠지.”

“다음으로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제논이 입을 열었다.

지금까지 그레이가 본 제논은 매드 사이언티스트에 가까웠다.

항상 마법 실험에 열중해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2단계 공격 마법은 원소 별로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와.”


제이미가 살짝 입을 벌렸다.


“‘메이지’였어?”

“일단은 그렇습니다. 공격 마법이 전문 분야는 아니지만, 지금은 그 역할이 좋겠군요.”


그레이가 에코에게 물었다.


“대단한 거야?”

“··· 엄청. 2학년 중에서 완벽히 메이지 클래스에 오른 사람들은 얼마 없어.”


마법의 체계는 총 네 가지 단계로 이루어져 있으며,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은 3단계까지라고 한다.


1단계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클래스가 매지션.

2단계는 메이지, 3단계는 소서러다.

4단계는 현자를 뜻하는 ‘세이지’이지만, 적어도 최근 백 년 사이에는 나타난 적 없다.


“메이지만 되어도 작은 왕국에서 백작위는 받을 수 있을 거야. 아직 스무 살도 되기 전인데 벌써 메이지라면··· 언젠가 소서러 클래스에 오를 수도 있어.”

“대단하긴 하네.”


그레이가 아는 바로는 단체에도 소서러가 있다.

다른 특임단의 단장을 맡고 있는 여자다.

손짓 한 번으로 운석을 떨어뜨린다는데, 솔직히 구라같다.


제이미가 가볍게 박수를 쳤다.


“그림이 대충 그려지는데? 탱커에 딜러, 유틸 좋은 서포터까지! 그러면 에코 후배는?”

“아, 저도 제논만큼은 아니지만 2단계 마법을 사용할 수 있어요. 아직은 수속성-그 중에서도 빙결 마법 뿐이지만요.”


에코가 그레이의 품 속에서 말했다.

제논의 눈이 살짝 이채를 발했다.


“··· 네가 2단계 마법을 안다고?”

“으, 응.”

“흠, 제법이군.”

“야, 제논. 너무 무시하지 마라. 네가 할 수 있으면 다른 사람도 할 수 있는거야.”

“그런게 아니다, 멍청아.”


제논이 인상을 찌푸렸다.


“초상 능력자는 일반인보다 마법을 익히는 것이 배로 어렵다. 네 경우를 보면 모르겠나?”

“어? 진짜?”

“애초에 변칙적 에테르 감응력을 지닌 자가 초상 능력자다. 마나를 모을 때도, 연산할 때도 일반인과 다른 방식을 사용해야 돼.”


에코의 귀가 살짝 빨개졌다.

그레이가 의외라는 듯 말했다.


“열심히 살았구나.”

“고, 고마워.”

“자, 그러면 메인 디쉬!”


제이미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말했다.


“에코 후배의 초상 능력을 보여주세요!”

“네, 그러면 조금만···.”


에코가 두 손을 바닥으로 향했다.


그리고.


콰지지직!


땅이 갈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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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EP 5-1. 뒷풀이 24.09.16 2 1 14쪽
29 EP 4-14. 결투 24.09.13 4 1 14쪽
28 EP 4-13. 흉수 24.09.11 8 2 13쪽
27 EP 4-12. 조사(2) 24.09.09 12 1 13쪽
26 EP 4-11. 조사(1) 24.09.08 10 1 13쪽
25 EP 4-10. 살인 사건 24.09.06 10 1 13쪽
24 EP 4-9. 기행종 파티 24.09.06 10 1 14쪽
» EP 4-8. 임무 시작 24.09.04 11 1 14쪽
22 EP 4-7. 재회 24.09.03 13 1 13쪽
21 EP 4-6. 제논이 감추고 있던 것 24.09.02 13 1 12쪽
20 EP 4-5. 예상 밖의 손님 24.09.01 13 1 14쪽
19 EP 4-4. 파티 초대 24.08.31 11 1 13쪽
18 EP 4-3. 약간의 증명 24.08.30 12 1 13쪽
17 EP 4-2. 동물의 왕국 24.08.29 14 2 13쪽
16 EP 4-1. 병신 커플 24.08.28 15 1 14쪽
15 EP 3-5. 몰락한 가문의 영애(3) 24.08.27 14 1 12쪽
14 EP 3-4. 몰락한 가문의 영애(2) 24.08.26 10 1 12쪽
13 EP 3-3. 몰락한 가문의 영애(1) 24.08.26 15 1 11쪽
12 EP 3-2. 편입생 24.08.25 18 1 13쪽
11 EP 3-1. 인연과 재회 24.08.24 21 1 13쪽
10 EP 2-4. 입학-제국 공인 아카데미 24.08.23 16 1 12쪽
9 EP 2-3. 4년이 지나고 24.08.22 22 1 12쪽
8 EP 2-2. 입단(2) 24.08.22 18 2 13쪽
7 EP 2-1. 입단(1) 24.08.21 19 2 12쪽
6 EP 1-6. 상실 24.08.20 19 1 12쪽
5 EP 1-5. 구출 24.08.19 20 1 12쪽
4 EP 1-4. 변칙성 24.08.19 21 1 11쪽
3 EP 1-3. 인연의 끝 24.08.18 32 1 14쪽
2 EP 1-2. 첫사랑 24.08.17 29 1 11쪽
1 EP 1-1. 퇴역 기사의 양자 +1 24.08.16 3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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