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님을 위한 순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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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수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4.08.16 00:11
최근연재일 :
2024.09.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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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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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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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3-1. 인연과 재회

DUMMY

11. 인연과 재회


다음 날 오전, 그레이는 공인 아카데미를 찾았다.


황도에는 세 가지 성벽이 있다고 일컬어진다.

먼저 제국의 수도인 황도를 감싸는 주성벽이 있다.

그 다음으로, 황제가 거주하는 황성을 보호하기 위한 성벽이 있다.


그리고 지금 그레이의 눈 앞에 있는 성벽.

10미터가 넘는 높이로, 끝도 없이 늘어서있다.

짙은 농도의 에테르가 느껴진다.

아마 침입자를 방어하기 위한 여러 수단이 마련되어 있을 것이다.


보통 성벽을 만드는 데에 자원적인 한계가 있지만, 역시 대륙을 제패한 제국은 수준이 다르다.

고작 애들 공부하는 아카데미에 이런 규모의 성벽을 세웠다니.


“고작이라고 하기에는 재학생들이 어마어마하지만.”


성벽 앞에는 3층 건물 높이의 망루가 일정 거리마다 세워져 있다.

그레이는 소라색 성벽의 중앙, 커다란 성문으로 발길을 옮겼고, 당연한 반응을 마주했다.


“어이!”


보초 하나가 망루에서 소리쳤다.


“길 잘못 들었다, 장님 소년!”


‘옷이 싸구려인가?’


그레이스가 옷을 쓸어보며 재차 질감을 느꼈다.

통 실크로 만든 튜닉.

무려 10실버 짜리 옷인데.

이거 한 벌이면 귀족들이 모인 곳에서도 무시받지 않을 것이다, 양장점 주인은 그렇게 호언장담을 했었다.


“안 들려?”

“귀도 먹었냐?”

“이봐, 무슨 애를 통합적 병신으로 만드나.”

“말하는 것 좀 봐. 악마가 따로 없군. 있어 봐, 내가 잘 타이르고 오지.”


그레이가 슬쩍 미소를 지었다.

특임단에 있을 때에는 결코 그를 이렇게 대하는 사람들이 없었다.


‘그리운 반응이군.’


고위 귀족의 자제 수천 명이 모여있는, 대륙 최강 제국의 아카데미를 함부로 침범하는 미친놈은 없다.

게다가 겹겹이 마법 방벽으로 보호받고 있고, 침입자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군용 마법 공학품도 즐비하다.


군기가 있을 리가 없다.

아카데미의 보초들은 땡보직 중의 땡보직이다.

한 사람이 망루 옆에 달린 무언가에 올라타더니, 천천히 내려온다.


“엘리베이터? 별 게 다 있군.”


마법 공학은 현대의 기술에 비견될 정도로 빠르게 발달하고 있다.


“이봐, 장님 친구.”


보초가 건들거리며 걸어왔다.

철컥거리는 갑옷 소리가 들린다.


“귀도 먹은 거냐, 아니면 쫀 거냐?”

“기사?”

“··· 기사?”


경비병조차 기사를 쓰는 건가.

좋은 집안 출신은 아니겠지만.


“말이 짧구나. 뭐라고 했자?”

“편입을 하려고 하는데, 어디로 가면 됩니까?”

“미친 놈이었구나.”


스릉.


검이 뽑혀 그레이의 어깨 위에 올라왔다.


“귀족 모독죄만 쳐도 목을 베기에 충분하다. 장애가 있으니 한 번만 봐주마. 당장 꺼져라.”

“흠.”


그레이가 품 속에 손을 넣어 특별 입학 신청서를 꺼냈다.


“이게 있으면 편입할 수 있다고 하던···.”

“배려는 끝났다.”


기사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검을 들고, 목을 내리친다.

깔끔한 동작이 선명히 그려진다.

이제는 너무나 익숙한 제국 검술 중 하나다.


한 발 물러났다.


“어?”


푹.


기사의 검이 땅에 꽂혔다.

그레이가 정중하게 말했다.


“아카데미 쪽과는 이야기가 됐다고 들었습니다만.”

“이, 이 좆같은 장님 새끼가!”


기사가 얼굴을 붉히며 검을 높이 들었다.


“오, 플레임.”


에테르의 활발한 움직임이 느껴진다다.


“세로로 쪼개주마!”


기사는 앞 발에 중심을 실어 달려왔고, 그레이는 발을 뻗어 그의 뒷꿈치를 툭 건드렸다.


“으헉!”


쿵!


기사가 중심을 잃으며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레이가 걸어가 기사의 검을 발로 찼다.


검을 놓친 기사는 기사 자격이 없다.

최고의 모욕을 주는 방법이다.


“처음 공격이 더 좋았네요. 쉽게 흥분하는 타입?”

“이, 이이!”

“실전 몇 번 겪는게 좋을 듯합니다. 머리는 차가운 게 좋아요.”


입을 떡 벌리고 둘을 바라보던 기사들이 소리쳤다.


“치, 침입자다!”

“경계 태세 강화하라!”

“빨리 내려가! 저 놈을 제압해!”


기사들이 종을 울리고 허둥지둥 망루에서 내려왔다.

평소에는 쓸 만한 엘리베이터지만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별로다.

아예 망루에서 뛰어내리면 모를까, 느린 속도로 움직이는 엘리베이터를 타면 성문 뚫리기 딱 좋다.


그레이는 한가롭게 성문으로 걸음을 옮겼다.

수십 명의 기사들이 달려와 그의 주변을 둘러쌌다.


“누구냐!”

“정체를 밝혀라!”

“편입생이라니까.”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한 그레이가 신청서를 마패처럼 내밀었다.


“단장은 뭘 한 거야. 일 처리가 안 된 건가?”

“헛소리하지 마라. 네 놈 같은 천한 장애인을 들일 곳이 아니다!”

“당장 투항하지 않으면 바로 시체로 만들어··· 켁!”


그 때, 험악한 말을 하던 기사가 고개를 푹 숙였다.

누군가 그의 뒷목을 잡아 아래로 단번에 눌러버렸다.


‘오.’


강력한 기운이 느껴지는 장신의 기사가 나타났다.

여기 있는 기사들보다 최소 세 배 이상 강한 자다.


“··· 성함이 어떻게 되오?”


굵직한 장년의 목소리가 그레이에게 물었다.


이제야 말이 통하는 사람을 만났군.

그레이가 빙긋 웃으며 답했다.


“그레이 케이든입니다.”

“조, 조장님! 무슨 말씀을···.”

“닥치고 있어라. 네 놈들은 군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다. 매일 술판을 벌여도 넘어가줬더니, 이제는 보고조차 듣지 않아? 건방진 새끼들.”

“허, 허억.”


조장 기사가 절도있는 몸짓으로 와 주먹으로 가슴 어림을 쳤다.


“결례를 범했습니다, 그레이 군. 본관은 템페스트라 합니다. 부디 용서하시길.”


그레이도 마찬가지로 군례를 취하며 답했다.


“괜찮습니다, 나이트 템페스트. 평민인 것도, 장님인 것도 사실이니까요.”

“대, 대체 저 소년이 누구길래 그러십니까···.”

“몰라도 된다. 지금도, 앞으로도.”


빡!


“켁!”


조장이 기사의 머리통을 후려친 후 특별 입학 신청서를 받아들어 검토했다.

정중한 손짓으로 성문을 가리킨다.


“직접 입학처로 안내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나이트.”


육중한 성문이 부드럽게 열렸다.


***


편입 절차는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 끝났다.

고위 관계자와 입학 담당관들은 모두 그레이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었다.


그들의 태도는 예의와 정중함, 묘한 경멸 사이 어딘가였다.

‘용병왕의 제자’이자 직접 편입생으로 추천을 받은, 평민이자 장님.

좀처럼 볼 수 없는 기묘한 인물에 머리가 아팠다.


“기분은 괜찮으십니까.”

“괜찮습니다. 익숙한 일입니다.”

“주제넘은 조언이다만, 아까 기사들의 태도를 봐서 충분히 느끼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템페스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레이 군의 신분을 제대로 아는 학생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갈등을 피하기 위해 편입생의 배경을 숨기는 일이 규칙인지라. 평범한 평민이라 생각하지는 않겠으나 힘든 일이 많이 있을 겁니다.”

“하하.”


그레이가 헛웃음을 지으며 볼을 긁었다.


“용병 업계에서 4년을 굴렀습니다. 이 말로 대답을 대신하죠.”

“하기사, 그렇지요.”

“그나저나 나이트 템페스트는 참으로 따뜻한 분이시군요. 천한 것을 이렇게 걱정해주시다니.”

“본관과 같은 사람도 있기 마련이죠. 그리고···.”


템페스트가 검집으로 그레이의 앞 쪽을 톡톡 두드렸다.

앞을 보지 못하는 그를 위한 배려다.


“제 딸도 장님인지라. 후천적이지만.”

“··· 그렇습니까.”

“이 앞이 바로 기숙사입니다. 안내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더 뵙고 싶군요.”

“기회가 된다면.”


두 사람은 군례를 나누고 헤어졌다.


***


“어디서 평민 냄새가 나는군.”

“······.”


2인실 기숙사.

룸메이트의 첫 마디였다.


‘환영은 기대도 안 했다만.’


에코와 비슷한 키를 가진 소년이다.

육체 발달 정도는 일반인보다 약간 좋은 정도.

은은히 에테르의 향기가 풍긴다.

특히 심장에서 강한 기운이 느껴진다.


“마법 학부?”

“흠.”


초면인 룸메이트가 의자에 털썩 앉아 뚫어져라 그레이스를 관찰했다.

한동안 시선을 견디던 그레이는 무시하고 일어나 짐을 정리했다.

잠시 후, 룸메이트가 말했다.


“장님, 맞나?”

“맞아.”

“말이 짧군.”

“아카데미 안에서는 신분 안 따진다던데.”

“그렇게 생각하는 얼간이들이 간혹 있지.”


문득 뒷목에서 서늘한 감각이 느껴졌다.

그레이가 고개를 살짝 옆으로 젖혔다.


픽!


책상 위 선반에 콩알만한 무언가가 부딪혔다.

그레이가 평온하게 말했다.


“한 번 만 더 공격하면 반으로 접어줄게.”

“안 될 걸?”

“그래?”


그레이가 기척을 죽인 채 순식간에 룸메이트 앞으로 다가갔다.

서로의 숨소리가 느껴질 만한 거리에서 말했다.


“못 할 것 같아?”

“흠, 진짜인 것 같군.”


‘이 놈 봐라?’


공인 아카데미 재학생이라 해도 애들은 애들이다.

그레이의 살기를 견딜 학생이 있을 리가 없다.

게다가 실력 행사까지 했는데, 오히려 흥미로운 목소리로 답했다.


“이러다 첫키스를 천한 평민에게 뺏기겠어. 얼굴은 봐줄 만하니, 그나마 다행이군.”

“··· 하.”


그레이가 헛웃음을 지으며 그 앞에 마주앉았다.


“이름.”

“제논 미다스.”

“그레이 케이든.”


통성명이 끝나자마자 물었다.


“제논 미다스. 뭐하는 놈이냐?”

“내가 묻고 싶은 말이다. 용병왕의 제자라는 것이 진짜였다니.”

“··· 알고 있었군.”

“‘평민과 같은 방을 쓸 학생’에 자원하니 네 정보를 알려주었다.”


‘자원을 했다고?’


“참고로 자원자는 나 혼자다. 내 허리를 반으로 접으면 안 되는 이유를 알겠나?”

“고맙긴 한데. 왜?”

“재밌을 것 같아서. 역시 도박하기 잘 했어.”


제논은 어떤 인물인가.

그레이는 간단하게 결론을 내렸다.


“제정신이 아니구나.”

“난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는 편이지. 신분, 지적으로 열등하더라도 말이다.”


신선하게 뒷골이 당기는 놈이다.

아무튼 제논은 그레이에게 제법 호감과 호기심을 느끼는 것 같다.

무작정 멸시하는 놈들 보다야 낫다.


“너무 실망하지 마라. 네가 아니더라도, 대부분 나보다 열등하니까.”


좋은 놈은 아닌 것 같지만.


***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평민이 편입했다는 소문은 이미 아카데미에 쫙 퍼져있었다.

평민이 공인 아카데미에 들어오는 건 수십 년에 한 번 있을 만큼 굉장히 드문 일이다.

게다가 앞도 보지 못하는 장애인.


심지어 편입이다.

웬만한 귀족도 무시하지 못할 후원자가 있다는 뜻이다.

혹은 황실의 누군가의 사생아라거나, 고위 귀족의 약점을 쥐고 있다는 헛소문도 돌았다.


모든 학생들의 그의 정체를 궁금해했고, 그레이의 얼굴을 보고싶어 안달이 나 있었다.

물론 이는 긍정적인 호감이 아니었다.

비유하자면 동물원의 동물이 궁금한 구경꾼의 마음이다.

그것도 멋지고 아름다운 동물이 아닌, 희한한-혹은 끔찍하게 생긴 희귀 동물이다.


눈을 가렸지만 앞이 훤히 보이는 듯한 움직임에 재학생들은 환호를 지르거나 휘파람을 불었다.

숫제 서커스를 보러 온 듯한 광경이었다.


그레이는 재학생들의 흥미롭고 경멸적인 시선과 비웃음, 훤히 들리는 수근거림 사이에서 안대를 쓰고 아카데미를 활보했다.

당장 내일부터 수업이 시작되니 건물의 위치와 동선을 기억해야 한다.

평면 위의 글씨, 색깔, 세밀한 모양새 등은 초감각으로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도 귀족들의 놀림감이 되는 기분은 신선하군.’


점심도 거른 채 아카데미 부지를 활보한지 몇 시간이 지났다.

충분히 그레이를 구경한 재학생들은 질려서 기숙사로 대부분 들어갔다.

이제 주변에는 어두컴컴한 저녁의 평범한 소음과, 산책을 하는 몇몇 재학생들의 기척만 느껴진다.


“공원인가 보군.”


작은 폭포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소동물이 돌아다니는 것도 감지된다.

기숙사는 공원과 가까운 곳에 있다.

즉, 아카데미 탐색이 끝난 것이다.


슬슬 돌아가보려던 때.

그레이는 뒤에서 이질적인 걸음 소리를 들었다.

불규칙한 발걸음이다.


‘변칙 개체? 아카데미에서?’


즉각 에테르를 순환하며 감각을 증폭시킨다.

동시에 은폐 상태로 진입한다.

순식간에 숨소리가 느려지며 기척이 사라졌다.


그레이는 자세를 낮추며 몸을 돌렸다.

저 멀리서 한 인영이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인간이군.”


변칙 개체 특유의 붉은 빛이 보이지 않는다.

정체는 또래보다 작은 체구를 가진 소녀다.


어딘가 낯익은 느낌이 나는 그녀는, 미약하게 다리를 절고 있었다.

평범한 사람이라도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알아챌 수 있을 정도다.

마치 한 쪽 다리의 성장이 멈춘 것처럼 두 다리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


‘장애인이 또 있다고?’


대륙에서 장애를 가진 사람은 좋은 취급을 받지 못한다.

그레이는 이유가 있다지만, 웬만큼 신분이 높거나 능력이 좋지 못하면 공인 아카데미에 입학할 수 없을 텐데.


생각을 하던 도중에도 소녀는 계속 그레이에게 다가왔다.

편하게 대화할 수 있을 정도로 거리가 좁혀졌다.


“무슨 용건이지?”


그레이가 소녀에게 물었다.

한참을 머뭇거리던 소녀가 입을 열었다.


“··· 그레이스.”


익숙한 목소리다.

4년 전에는 지금보다 훨씬 아이 티가 났었다.


“에코, 실바너스?”


작은 소녀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인연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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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EP 5-1. 뒷풀이 24.09.16 2 1 14쪽
29 EP 4-14. 결투 24.09.13 4 1 14쪽
28 EP 4-13. 흉수 24.09.11 7 2 13쪽
27 EP 4-12. 조사(2) 24.09.09 11 1 13쪽
26 EP 4-11. 조사(1) 24.09.08 9 1 13쪽
25 EP 4-10. 살인 사건 24.09.06 9 1 13쪽
24 EP 4-9. 기행종 파티 24.09.06 9 1 14쪽
23 EP 4-8. 임무 시작 24.09.04 10 1 14쪽
22 EP 4-7. 재회 24.09.03 12 1 13쪽
21 EP 4-6. 제논이 감추고 있던 것 24.09.02 12 1 12쪽
20 EP 4-5. 예상 밖의 손님 24.09.01 12 1 14쪽
19 EP 4-4. 파티 초대 24.08.31 10 1 13쪽
18 EP 4-3. 약간의 증명 24.08.30 12 1 13쪽
17 EP 4-2. 동물의 왕국 24.08.29 13 2 13쪽
16 EP 4-1. 병신 커플 24.08.28 14 1 14쪽
15 EP 3-5. 몰락한 가문의 영애(3) 24.08.27 13 1 12쪽
14 EP 3-4. 몰락한 가문의 영애(2) 24.08.26 9 1 12쪽
13 EP 3-3. 몰락한 가문의 영애(1) 24.08.26 14 1 11쪽
12 EP 3-2. 편입생 24.08.25 17 1 13쪽
» EP 3-1. 인연과 재회 24.08.24 21 1 13쪽
10 EP 2-4. 입학-제국 공인 아카데미 24.08.23 15 1 12쪽
9 EP 2-3. 4년이 지나고 24.08.22 21 1 12쪽
8 EP 2-2. 입단(2) 24.08.22 18 2 13쪽
7 EP 2-1. 입단(1) 24.08.21 18 2 12쪽
6 EP 1-6. 상실 24.08.20 18 1 12쪽
5 EP 1-5. 구출 24.08.19 20 1 12쪽
4 EP 1-4. 변칙성 24.08.19 21 1 11쪽
3 EP 1-3. 인연의 끝 24.08.18 31 1 14쪽
2 EP 1-2. 첫사랑 24.08.17 28 1 11쪽
1 EP 1-1. 퇴역 기사의 양자 +1 24.08.16 3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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