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수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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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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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2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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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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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0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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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시장

DUMMY

< 15화 >




-탁

-휘잉


“좋았어!”


산 넘어 고개를 한참 지나 도시의 중심지를 벗어난 숲 끝자락의 숨겨진 창고 앞에서 강충재가 신이 나서 말했다.


독고혈의 벌레 서식지 분포를 조사한 결과 일치하는 장소가 몇 개가 나왔고, 그중 유력한 장소를 찾아냈다.


며칠 동안 위성으로 주변 움직임을 포착한 결과 14일 밤이 되니, 인적이 드문 장소에 많은 인파가 몰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단 많은 인원이 모이면 의심받기 쉬우니, 라석양과 공유식, 강충재와 독고혈이 먼저 동태를 살피기로 하고 나중에 결정적인 순간에 경찰이 투입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기로 결정이 되었다.


창고를 들락날락하는 사람들의 행색을 잘 관찰하니, 대충 허름하면서도 이상하게 깔끔한 옷차림들이었다. 그걸 본 네 명은 강충재한테 의복 코칭을 받을 때 품었던 의구심이 눈 녹듯 사라짐을 느꼈다.


일상복이면서도 약간 불량스러운 옷으로 갈아입은 네 명은 마치 시장에서 자릿세를 걷는 조직처럼 보일 정도로 그들과 위화감이 없었다.


-탁탁


이윽고 네 명은 창고 안의 시장에 들어갔는데, 굉장히 차갑고 무거운 공기가 감돌고 있었다.


냉방을 강하게 한 것일까 싶었는데, 그보다는 동굴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서늘함이 있었다. 언뜻 비린내 같은 냄새가 나기도 하고, 방향제 같은 향도 났다.


많은 사람이 저마다 물건을 구경하고 구입하고 있었는데, 곳곳에 물건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예상보다 매우 큰 규모의 시장에 당황하기도 했고, 불법적인 모습일 거로 생각한 것과는 다르게 비교적 일반적인 시장의 형태라 네 명은 각각 따로 조사하고 모이기로 했다. 하지만 이곳이 소문의 그 귀신 시장이 맞을까 싶은 의구심이 들었다.


강충재는 우선 고글 스킨과 관련된 물품을 파는 곳을 찾아 떠났고 공유식은 희귀한 도구를, 라석양과 독고혈은 불법과 관련돼 있을 전반적인 물건을 찾으러 흩어졌다.


-달그락


“혹시 여기 고글 스킨 파시나요?”

“······.”


강충재는 특유의 험상궂은 얼굴을 상인에게 드러내며 위협적이고 직접적으로 본론을 얘기했다.


상인은 아무런 설명 없이 앞부분을 턱으로 가리켰다.


강충재는 몰랐겠지만, 이곳은 놓여 있는 물건을 거기에 쓰인 가격으로 사고팔 뿐 흥정하거나 어떤 질문도 받지 않는 곳이었다.


강충재는 상인이 턱 부분으로 가리킨 곳을 쳐다봤다. 여러 가지 물건이 섞여 있었는데 전부 둘러보기 전에는 그게 고글 스킨인지 다른 프로그램인지 알 방도가 없었다.


“여기ㅡ, 고글 스킨 파시냐고요!”

“······.”


강충재가 재차 물어도 상인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허 참. 사람이 말하는데 왜 대답이 없어?!”


답답함에 강충재가 소리를 질렀다.


-빠각


그리고 둘러보다가 바닥에 깔린 물건 중 하나를 밟았다.


어떤 상자에 담겨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물체는 강충재가 밟은 순간, 와자작 깨져서 그만 조각이 되고 말았다.


“어···, 어···!”


강충재는 당황스러웠다. 그가 의도했던 바는 아니었다.


“아, 저기 이건 제가 결제할게요!”

“······.”


상인은 순식간에 매서운 표정을 지었지만, 결제하겠다는 강충재의 말에 약간 눈빛이 누그러졌다.


“얼마죠?······. 아···.”


가격표를 본 강충재는 놀랐다. 수사용으로 지급받은 액수를 웃도는 가격이었다.


“저기···, 돈이 좀 부족한데, 혹시 깎아주실 수 있나요?”

“·········.”


강충재는 분위기를 보며 읍소했지만, 그를 대하던 상인의 얼굴은 더욱 급격히 어두워졌다.


이곳에서 물건의 구입 여부는 자유지만, 깎는 방법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어떻게 할지 시간을 끌며 고민하던 강충재의 뒤쪽으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이상한 분위기에 뒤를 돌아보려던 강충재는 갑자기 머리에 둔탁한 충격을 받고 정신을 잃었다.


그 시각, 공유식은 골동품이 가득 쌓여있는 물건 사이에서 진품 가품을 구별하느라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주변은 어둡고 물건은 많고, 공유식은 도저히 뭐가 좋은 물건인지 알아낼 방법이 없을 것 같았다.


공유식은 자신한테 할당된 돈을 계산해 본 후, 어느 한 구역을 잡고 가능한 액수의 물건을 다 구입하기로 했다.


“이거···,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다 주세요!”

“감사합니다.”


좀처럼 말을 하지 않던 상인은 갑자기 나타난 대고객에게 서비스를 해주려는 듯 인사를 했다. 그리고 대충 보자기에 물건을 쌓아서 가져가려는 공유식에게 무언가를 내밀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상인은 웃으며 빨간 카드 하나를 공유식한테 건넸다.


공유식은 명함인가 생각하고 인사하며 받고 일행을 찾으러 자리를 옮겼다.


“···어디들 있지?”


볼일을 다 본 공유식은 나머지 사람들을 찾으러 다니다가 라석양과 독고혈을 발견했다.


“어···? 조사들 했어? 어떻게 됐어?”


공유식은 자신이 수사와는 관계없는 물품들을 구입한 걸 숨긴 채 밝게 말을 걸었다.


“큰일 났어! 강충재가 납치됐어!”


라석양과 독고혈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어? 어디로? 무슨 일인데? 보디캠 있을 거 아냐?”

“도중에 끊겼어!”

“지금 일단 경찰이 위치를 추적해 보는 중이니까···. 잠깐만.”


라석양이 이어셋으로 뭔가 내용을 주고받았다. 심각한 상황인 듯싶었다.


“어떤 저택 같은 곳으로 끌려갔다는데, 아무래도 가봐야 할 것 같아!”

“왜? 경찰이 가보면 안 돼?”


언뜻 들어봐도 위험할 것 같은 상황이라 경찰의 도움을 받는 게 나을 것 같았다.


“확실한 증거 없이는 출입이 안 돼! 불법 가택수색에 해당하거든.”

“그러면 어쩌지?”

“일단 우리가 근처를 살펴보고, 어떤 증거라도 잡게 되면 경찰이 수색할 수 있으니까.”

“···그럼 위험할 수 있으니까, 독고혈은 빼고 동태만 파악해 보자!”


어쨌든 강충재 정도의 덩치가 납치당할 정도면 보통 일은 아닌 것 같았다.


주변을 살피러 가는 것만 해도 상당히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달리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라 공유식은 체념 반 한숨 반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라석양도 현장에 투입된 적은 없는 상태라 경찰의 제안이 당혹스럽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근처를 살펴보는 정도면 별다른 일이야 없겠지 싶었다.


-탁


셋은 일단 경찰이 은신처로 쓰고 있는 지휘소용 탑차에 들어가서 강충재가 납치된 장소에 맞는 의복으로 장비하기로 했다.


“혹시 강충재가 섭외를 당한 게 아닐까?”


공유식이 옷을 갈아입으며 그럴듯한 가설을 제시했다.


물론 라석양과 독고혈은 그게 무슨 개소리냐는 표정으로 쳐다봤지만, 공유식은 아랑곳하지 않고 다음 말을 이었다.


“강충재가 숨은 능력이 있잖아. 덩치도 크고!”

“무슨 소리야! 딱 보기에도 얼빵해 보이는데···, 누가 걔를 갖다 쓴다는 거야?”


강충재한테 좋은 감정이 있을 리가 만무했던 독고혈이 막말을 시전했다.


“개똥도 쓸데가 있다고, 걔가 바지 보스로는 적격이잖아!”


공유식이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의견을 피력했다.


강충재의 과거를 생각하면 맞는 말이긴 했는데, 그걸 감안해도 황당한 발언이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싶은 건 알겠는데, 일단 찾는 데에 집중하자.”


어딜 봐서 긍정적일까 싶었지만, 라석양의 말에 독고혈은 그냥 조용히 있기로 했다.


-위잉


“우와 이거 뭐야? 헤어디자인 기계야?”


공유식은 최고급 헤어 장비에 깜짝 놀라 외쳤다.


공유식이 감탄한 물건은 초도 물량이 한정판으로 풀렸던 미용 전문 기계였다.


사용자의 머리 모양과 머리카락의 상태를 인체공학적으로 판별하고, 최신 유행과 원하는 스타일을 입력하면 최상의 미를 실현해 주는 머리 세팅계의 가공할 만한 최신물품이었다.


소문으로만 듣던 물건을 실제로 마주하게 되니 감격스러울 정도였다.


“크아···!”


‘나 좀 멋있는 듯!’이라는 말을 생략한 공유식은 자신과 사랑에 빠진 듯했다. 안 그래도 머리 스타일에 관심이 많던 공유식이었는데 이런 곳에서 평소 해보고 싶던 커트를 해볼 줄은 몰랐다.


공유식의 얼굴 모양을 돋보이게 하는 세련된 컷이 얼굴 전체의 품위를 더 높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머리 모양이 사람의 인상을 좌우하는 데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조금 전까지는 강충재를 구하러 가야 하는 상황이 맘에 들지 않았지만, 멋들어진 의상과 머리 모양을 갖추고 나니 공유식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그러면 출발해 볼까?”


공유식은 아까 사 왔던 물품 중에 같이 페어링할 것이 뭐가 있나 뒤적거리다 검붉은색의 가락지를 발견하곤 손가락에 끼우며 말했다. 의상과 꽤 잘 어울리는 모양에 매우 흡족했다.


공유식은 나노섬유로 만들어진 방탄 기능을 겸한 검고 파란 정장을, 라석양은 검고 붉은 정장을 맞춰 커플처럼 입고서 강충재가 납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저택으로 향했다.


밤이 깊은 시각이라 어둑한 주변에 초승달 하나가 휘영청 걸려있었고, 가시넝쿨이 가득한 저택에는 파티를 즐기는지 휘황찬란한 불빛과 함께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똑똑


굳게 닫힌 철문을 두드리니 안에서 괴물형상을 한 문지기가 나왔다.


아무 말 없이 들어오라는 손짓에 공유식과 라석양은 의아했지만, 운이 좋다고 생각하면서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입구에서 갑자기 멈춰서는 문지기에 의해 행동이 제약되었다.


“초대장을 보여주시죠?”

“······!”


‘초대장? 그런 것이 있었나?’


들어오라는 손짓에 자유 출입인 줄 알고 있던 둘은 적잖이 당황했다.


“없으신가요?”


문지기가 재차 물었다.


그리고 둘 다 선뜻 대답을 못하는 사이에 문지기는 구석에 있던 빨간 버튼을 눌렀다.


-콰쾅!!


갑자기 공유식과 라석양이 서 있던 곳 주변으로 철창이 내려앉았다.


살벌한 철창의 모양새를 보니 문지기가 원하는 답변이 아니라면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진다는 것 같았다.


이 상황을 빨리 해결하지 못하면 경찰이 도착하기도 전에 신변에 위협이 닥칠 수도 있는 위험한 순간이었다.


공유식과 라석양은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최선의 수단을 당장 생각해 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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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97화. 여우와 숨바꼭질 4 24.05.03 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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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95화. 여우와 숨바꼭질 2 24.04.29 8 0 10쪽
94 94화. 여우와 숨바꼭질 1 24.03.08 13 0 11쪽
93 93화. 환자와 소문들 9 24.03.06 27 0 11쪽
92 92화. 환자와 소문들 8 24.03.04 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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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1화. 무한 학교 2 23.08.25 39 0 13쪽
30 30화. 무한 학교 1 23.08.24 49 0 11쪽
29 29화. 카드 분실 23.08.22 39 0 13쪽
28 28화. 악몽 5 23.08.21 28 0 13쪽
27 27화. 악몽 4 23.08.19 49 0 10쪽
26 26화. 악몽 3 23.08.18 40 0 12쪽
25 25화. 악몽 2 23.08.17 19 0 11쪽
24 24화. 악몽 1 23.08.15 50 0 11쪽
23 23화. 유골 다이아몬드 23.08.14 29 0 13쪽
22 22화. 이행 면허 23.08.12 32 0 12쪽
21 21화. 코카체-킬러 게임 2 23.08.11 36 0 12쪽
20 20화. 코카체-킬러 게임 1 23.08.10 47 0 12쪽
19 19화. 과제 23.08.09 37 0 14쪽
18 18화. 인형 괴담 23.08.08 28 0 12쪽
17 17화. 매칭 23.08.07 41 0 11쪽
16 16화. 귀신 찾기 23.08.05 44 0 12쪽
» 15화. 시장 23.08.04 8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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