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수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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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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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2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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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화. 무한 학교 3

DUMMY

< 32화 >




-덜컥


공유식은 미칠 듯 뛰는 심장과 멀쩡하게 손가락이 붙어있는 왼손을 부여잡고 재빨리 빈자리로 가서 앉았다.


환상통이라도 겪는 듯 멀쩡한 손에서는 미칠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네! 3학년 2반 학생들 차렷, 경례! 인사!”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순식간에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나 공유식은 이제 사람 불신증까지 걸릴 지경이었다.


주변에 있는 학생들이 모두 미친 것들 내지는 정신병자로 보였고, 지금까지 겪은 일을 또다시 겪지 않기 위해서라면 앞으로는 더욱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했다.


“모의고사 얼마 안 남았으니까 다들 정신 차리고!”

“에이~~!!”

“너네 너무 늦게 남아있지 말고 빨리빨리 집에 들어가. 12시 종소리 들릴 때까지 남아있으면 귀신이 잡아간다!”


공유식이 가만히 앉아서 주변을 둘러보니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였다.


벽 한쪽에는 심령 동아리와 과학 동아리의 벽보가 나란히 붙어있었는데 심령 동아리 모집 요강은 차비희가 말했던 그대로 두 명의 제물을 구하고 있었고, 과학 동아리 모집 조건에는 어떤 종류의 신고식도 버틸 수 있는 학생이라는 단서 조항이 있었다.


공유식은 이제 괜스레 나대지 않고 조심히 애들이 하는 말에만 집중하는, 몰래 엿듣는 전략으로 나가보기로 했다.


“너희 그 얘기 들었어?”

“아~! 미술실에서 그림 그린 얘기?”

“그거 이상하지 않아? 미술실 전면에 있는 거울을 보고 자화상을 그렸대!”


공유식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심령 동아리 애들이 얘기하고 있는 곳을 조심히 스쳐 지나가 또 다른 한 무리가 얘기하는 것을 엿듣기 위해 조용하고 신속하게 이동했다.


문득 생각해 보니 앞서 만난 과학 동아리에 있던 서하준은 거울이라는 단어 자체를 모르는 것 같았는데, 심령동아리 애들 얘기를 들어보면 거울을 모르는 것 같진 않았다.


“우리 반 몇 명이지?”

“···왜?”

“늘 비어 있는 자리 있잖아. 저기 누가 앉는 거야?”


김이문이 먼 곳에 있는 의자를 가리키며 나폐안과 최공복한테 말을 걸고 있었다. 그 틈을 타 공유식은 다른 용무가 있는 듯 다가가 몰래 말을 엿들었다.


“아, 책상을 안 뺐나 봐. 거기 주인 없는 자리일걸?”

“수위 선생님이 그러는데, 가끔 밤에 순찰하면 우리 반 끝의 의자에 누가 앉아있는 것 같았대.”

“···뭐?”

“근데 다가가 보면 아무도 없더래!”

“···뭐야? 진짜?”


애들이 속삭이는 괴담 때문에 공유식은 생각이 많아졌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교탁으로 가보니 출석부가 아직 남아있었다. 출석부를 펼쳐 학생 이름을 보다 보니 마지막 학생의 이름이 하얀색 스티커로 지워져 있었다.


공유식은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이 학생의 이름이 지워진 이유가 분명히 있을 텐데, 이걸 봐야 할지 말아야 할지가 문제였다. 스티커를 손에 잡은 채로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공유식은 평소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았지만, 혹시나 여기서 귀신이 등장한다면 정신이 바사삭하고 부서질 것 같았다. 공유식은 뜯을까 말까를 수십 번 고민하다가 결국 스티커를 떼버렸다.


“찾았다.”

“···어?”


스티커를 떼는 순간 귓속으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분명히 찾았다는 소리가 들렸던 것 같았다.


···뭘 찾아? 대체 뭘 찾았는데?!!


공유식은 두려운 나머지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주변을 마구 살펴봤지만, 특별히 이상한 것은 보이지 않았다. 공황장애가 올 것 같은 상태로 공유식은 교실을 마구 뛰쳐나갔다.


-탁타닥


1층, 그리고 2층, 3층, 다시 2층, 1층을 오르락내리락하며 정신없이 뛰었다.


마치 뭔가가 쫓아오는 것처럼 정신없이 내달렸을 때쯤 숨이 턱까지 차 도착한 곳은 미술실이었다.


“···허억, 허억···!”


정신을 차려보니 공유식은 자신이 뭘 위해서 왜 달렸는지도 모르고 미술실에 도착했다. 꼭 뭐에 홀린 것처럼 멍한 기분이었다.


-끼이익


을씨년스럽게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미술실 문이 열렸다.


미술실의 벽 위에는 아그리파를 비롯한 여러 석고상이 있었고 3인용 책상 위에는 디지털 그래픽 보드가 가지런히 정리되어 올려져 있었다.


벽에는 초상화와 자화상을 그린 작품과 소문의 그 거울도 있었다. 아무래도 미술실에 거울이 없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었던 것 같았다.


마침 자기 얼굴이 이곳에서 어떤지 궁금했던 공유식은 잘됐다고 생각하고 거울을 보러 다가갔다.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 자신의 얼굴은 거울 속에서 변함없이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매끈한 피부는 그동안의 험한 일이 거짓인 듯 반짝였고, 바람에 정신없이 휘날린 머리칼을 빼고는 딱히 하자랄 것이 없었다. 아니, 조금 매만지자 다시 멋있어졌다.


땅에 부딪혀 깨졌던 머리도, 칼에 찔렸던 배도 아무런 문제 없이 멀쩡했고 잘려 나갔던 손가락도 잘 붙어있었다. 이상한 점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고 꼼꼼히 쳐다보다 보니 오른쪽 손에 이상한 검정색 장갑을 끼고 있었다.


놀란 공유식은 자기 오른손을 들어보았다.


분명 자기 손엔 장갑이 없는데 거울에서는 장갑을 끼고 있었다. 깜짝 놀라 미치고 펄쩍 뛸 일이었다.


공유식은 사지를 벌벌 떨면서 거울을 보고 장갑을 만져보았다. 신기하게도 가죽의 촉감이 느껴졌다. 그는 거울에서 차마 시선을 뗄 수 없는 채로 장갑을 모두 벗었다. 그러자 거울에도 드디어 맨 손가락이 그대로 보였다.


그리고 오른손을 거울에 가져다 대자, 뭔가가 거울에 새겨지고 있었다.


“어우, 씨···!!”


깜짝 놀라 욕설을 내뱉으며 미술실 입구까지 도망갔다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 거울을 쳐다보니 청동거울을 찾으라는 내용이 빨간 글씨로 쓰여있었다.


갑자기 거울 귀신이 나타나 청동거울을 찾으라니, 공유식은 무섭기도 하고 머리도 아파서 오른손을 머리에 갖다 댔다. 그리고 그 순간 잊고 있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자기 손이 특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과, 이 학교의 계단에서 거울을 본 일, 그전에 갔던 집에서 동그란 청동 장식물을 본 것까지 갑자기 생각이 났다.


게다가 이곳에 있는 건 자신 혼자라고 생각했었는데 사실은 과학 동아리 방에서 독고혈을 만났었다.


···무엇 때문이었을까?


이곳에 온 후로 자신이 알고 있던 중요한 사실이 마치 안개처럼 흩어져 잘 기억나지 않았고, 죽을 때마다 현실에서의 기억은 조금 더 옅어졌었다.


잊었던 기억들이 돌아오자 공유식은 더 이상 거울이 무섭지 않았다.


잘 생각해 보면 무서워해야 할 것은 자신을 계속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같은 반 학생들로 오히려 여기 있는 거울 속의 귀신이 수호신일 수도 있었다.


이 이상한 곳에서 탈출하기 위해선 조금의 단서도 놓치지 않아야 했다. 우선 독고혈을 찾고, 강충재도 어딘가에 있을지 몰랐다.


불현듯 머릿속에 떠오르는 느낌으로는 처음에 학교에 올라오고 나서 본 계단의 거울이 문제였던 것 같았다. 계단에 맞닿아 있던 거울이 또 다른 거울을 비추고 있었는데, 마치 그 속의 세계로 걸어 들어가 지금에 이르게 된 것 같았다.


···그렇다면 누가 왜 자신을 이곳에 묶어놨을까?


-탁탁


공유식은 여러 가지 고민을 하며 주변을 헤매다가 독고혈을 봤던 장소가 과학실 부검대 위였다는 걸 기억해 내고 1층에서 과학실을 찾아 문을 열었다.


-드륵


“어? 왔다.”

“마침 정확한 타이밍에 왔네.”


언젠가 들었던 것과 같은 말이 들려왔다.


···이런 젠장!!


순간적으로 공유식은 멈칫했다. 아무 준비 없이 들어오는 건 무모했다.


전이랑 같은 상황이라고 치면 독고혈한테 말도 못 붙인 채 창가로 끌려갈 것이 분명했다. 공유식은 재빨리 부검대로 달렸다. 그리고 상의를 벗고 누워있던 독고혈을 잽싸게 오른손으로 잡아채 일으켜 세웠다.


-탁


“빨리 일어나! 도망가자!”

“어? 공유식? 여긴 어떻게···.”


어리둥절하던 독고혈은 공유식의 손이 몸에 닿은 순간부터 기억을 찾기 시작했다.


“강충재는? 봤어?!”

“아니! 못 봤어!”


공유식이 다급하게 강충재의 행방을 물었다.


그러자 사태를 파악한 듯 독고혈이 재빨리 일어났다. 그리고 같이 도망치려 해봤지만 이미 과학 동아리 학생들이 몰려든 뒤였다.


“너희 뭐 하는 거야?!”

“야! 너, 우리 동아리 들어온다며? 신고식 해야지!”

“동아리 안 들어간다고 이 개새끼들아!!”


공유식이 안 들어간다고 고함을 쳤지만 소용이 없는 듯 학생들이 둘을 둘러메듯 밀며 창가로 끌고 가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독고혈과 같이 합세해서 버텼지만 그것도 역부족이었고 점점 창밖으로 밀려나고 있었다. 이들을 물리치기에는 둘의 힘은 턱없이 부족했다.


“이미 들어왔잖아.”

“독고혈!! 다음에는 과학실에 들어가지 마!!”


낄낄거리며 웃는 사람 틈으로 공유식이 다급히 소리쳤다.


이런 상황의 연속이라면 독고혈을 구해낼 가능성이 없었다.


“···안 돼!! 난 시작이 과학실이야!”


그리고 충격적인 독고혈의 말을 끝으로 둘은 낭떠러지로 떨어졌다. 머리에 심각한 충격이 오는 순간 멀리서 종소리가 들려왔다.


“······-으으아아아악!!!”


-탁


“공유식! 어서 자리에 가서 앉아!”


공유식이 감았던 다시 눈을 뜨니 교실 입구로 돌아와 있었다.


반에 있는 학생들이 모두 자신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건 첫 번째보다 두 번째가 더 최악이었다. 머리가 흔들리는 느낌에 공유식은 재빨리 빈자리로 가서 정신을 다잡았다.


독고혈의 시작점이 과학실이라는 말은 청천벽력이었다. 도저히 혼자서는 구해낼 방도가 없었다.


“모의고사 얼마 안 남았으니까 다들 정신 차리고!”

“에이~~!!”

“너네 너무 늦게 남아있지 말고 빨리빨리 집에 들어가. 그리고 오늘은 전학생도 왔으니까 괴롭히지 말고 친하게 지내!”

“네~~!!”


···어?


갑자기 뭐가 달라졌다.


전학생이라는 말에 공유식은 재빨리 주변을 훑어봤다.


교실에 남아있던 책상이 어떤 학생으로 채워져 있었다.


순간적으로 귀신인가 싶어 소름이 돋았지만, 다시금 이곳에 있는 귀신의 존재가 수호신일 수도 있음을 상기했다.


공유식은 재빨리 교탁으로 가서 출석부를 펼쳤다. 맨 마지막의 이름, 공유식이 저번에 스티커를 떼어냈던 곳의 이름은 해치였다.


···해치? 어디선가 들은 이름에 공유식은 멍하니 전학생이 앉아있는 자리로 걸어갔다.


···누구였지?


“네가 해치야?”


공유식은 책상 위에 손을 갖다 대며 말했다. 그러자 자리에 앉은 학생이 슬며시 웃는 것 같았다.


“만났다.”


그리고 학생은 자기 손을 공유식의 손에 겹쳤다. 그러자 어느새 학생이 눈앞에서 사라져 있었다.


공유식은 깜짝 놀라 한 걸음 물러났는데, 순간 자신의 오른쪽 팔 위에 뭔가가 올라가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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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103화. 귀신과 숨바꼭질 4 24.05.17 5 0 12쪽
102 102화. 귀신과 숨바꼭질 3 24.05.15 5 0 12쪽
101 101화. 귀신과 숨바꼭질 2 24.05.13 6 0 11쪽
100 100화. 귀신과 숨바꼭질 1 24.05.10 4 0 11쪽
99 99화. 여우와 숨바꼭질 6 24.05.08 6 0 13쪽
98 98화. 여우와 숨바꼭질 5 24.05.06 6 0 11쪽
97 97화. 여우와 숨바꼭질 4 24.05.03 6 0 11쪽
96 96화. 여우와 숨바꼭질 3 24.05.01 13 0 9쪽
95 95화. 여우와 숨바꼭질 2 24.04.29 8 0 10쪽
94 94화. 여우와 숨바꼭질 1 24.03.08 13 0 11쪽
93 93화. 환자와 소문들 9 24.03.06 27 0 11쪽
92 92화. 환자와 소문들 8 24.03.04 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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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90화. 환자와 소문들 6 24.02.28 3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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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51화. SC요양 시설 3 23.10.06 40 0 14쪽
50 50화. SC요양 시설 2 23.10.05 35 0 10쪽
49 49화. SC요양 시설 1 23.10.03 35 0 11쪽
48 48화. 불혹성 - 탈출 23.10.02 28 0 12쪽
47 47화. 불혹성 - 내부자 23.09.30 40 0 10쪽
46 46화. 불혹성 - 경매 3 23.09.29 41 0 10쪽
45 45화. 불혹성 - 경매 2 23.09.28 47 0 9쪽
44 44화. 불혹성 - 경매 1 23.09.26 25 0 12쪽
43 43화. 불혹성 - 데스매치 6 23.09.25 49 0 13쪽
42 42화. 불혹성 - 데스매치 5 23.09.09 29 0 12쪽
41 41화. 불혹성 - 데스매치 4 23.09.08 40 0 10쪽
40 40화. 불혹성 - 데스매치 3 23.09.07 24 0 13쪽
39 39화. 불혹성 - 데스매치 2 23.09.05 16 0 12쪽
38 38화. 불혹성 - 데스매치 1 23.09.04 19 0 14쪽
37 37화. 보안 시설 3 23.09.02 38 0 11쪽
36 36화. 보안 시설 2 23.09.01 54 0 11쪽
35 35화. 보안 시설 1 23.08.31 35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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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화. 무한 학교 3 23.08.26 71 0 11쪽
31 31화. 무한 학교 2 23.08.25 39 0 13쪽
30 30화. 무한 학교 1 23.08.24 50 0 11쪽
29 29화. 카드 분실 23.08.22 40 0 13쪽
28 28화. 악몽 5 23.08.21 28 0 13쪽
27 27화. 악몽 4 23.08.19 49 0 10쪽
26 26화. 악몽 3 23.08.18 40 0 12쪽
25 25화. 악몽 2 23.08.17 19 0 11쪽
24 24화. 악몽 1 23.08.15 50 0 11쪽
23 23화. 유골 다이아몬드 23.08.14 29 0 13쪽
22 22화. 이행 면허 23.08.12 33 0 12쪽
21 21화. 코카체-킬러 게임 2 23.08.11 36 0 12쪽
20 20화. 코카체-킬러 게임 1 23.08.10 47 0 12쪽
19 19화. 과제 23.08.09 37 0 14쪽
18 18화. 인형 괴담 23.08.08 28 0 12쪽
17 17화. 매칭 23.08.07 4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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