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수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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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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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2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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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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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화. 주사위 도박 6

DUMMY

< 79화 >




-탁탁 달각


“릴라라는 애, 엄청 인기 있네?”


독고혈이 스마트 노트로 이것저것 알아보며 감탄하듯 중얼거렸다.


침대에 널브러져 있던 공유식과 덤벨을 들고 운동하던 강충재는 그 소리를 듣자, 점점 더 어이가 없어지기 시작했다.


“···뭐 하는 앤데?”

“TLCS라는 제약회사 막내딸이야. 자기 이름으로 런칭한 디자인, 액세서리 등, 명품 관련 사업이 있어서 어느 정도 유명한 연예인들과는 전부 아는 사이인 모양이야. 지금은 약물 중독 문제로 옆 건물 요양시설에 공개적으로 감금되어 있어.”


독고혈은 실존하는 릴라의 사진과 영상을 둘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공개적으로 감금돼 있다는 말은 뭐야?”

“자기 자신을 콘텐츠로 하는 방송을 하고 있어.”

“······.”


‘진짜 릴라’는 말 그대로 유명인인 듯, 방송이 실시간으로 진행되고 있었고, 접속자 수나 올라오는 글의 수도 엄청났다.


“어쨌든 얘가 우리가 알던 릴라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란 말이지?”

“그렇지···.”


공유식은 독고혈의 말에 한숨을 내쉬다가 이내 납득했다.


“그래! 뭐, 도박할 때 만든 아이디가 꼭 자기 이름이어야 한다는 법칙은 없지! 아니, 근데 거기서 왜 나 때문이라고 그 난리를 친 거야? 아는 사촌 언니가 죽었다며?”


공유식은 생각할수록 어처구니가 없어서 침대에 늘어진 채 꼬꾸라지듯 누웠고, 그 탓에 머리가 바닥에 닿을 듯 말 듯 흔들렸다.


“그···, 실제 릴라의 죽은 거미 이름이 ‘사촌 언니’라고 하더라고. 릴라는 자기가 키우던 반려동물들이 죽고 나면 장례식을 치르고, 박제하거나 유물 다이아몬드로 장식해 놓는다나 봐. 어? 잠깐만···, 그럼, 이 거미가 죽은 책임이 너한테 있다는 말이었나?”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대화가 점점 상식의 수준을 벗어나고 있었다. 내용을 듣던 강충재는 헷갈리기도 하고 이해도 안 가서 그냥 귀를 닫아버렸다.


“릴라가 그 거미의 생명을 갖고 도박했을까?”

“······.”


공유식은 릴라와 관련된 대화를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어지러워졌다. 아마도 거꾸로 누워있는 영향인가 싶어 자세를 고쳐 앉으며 다시 생각이란 것을 해봤다.


“여기가 정신건강 관리센터인 걸 감안해서 생각해 보면···. 어쨌든···, 그럴 수도 있는 거 아냐?”

“그게 사실이라고 쳐도! 아니···, 그럼, 그 ‘악마의 눈’ 새끼는 누구의 생명이든, 다른 사람이 마음대로 거래할 수 있다는 거야?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얘기야?!”

“근데, 너도 아까 현수의 생명을 거래한다고 하지 않았어?”

“아니, 그건···!”


말하다가 생각해 보니 뭔가가 이상했다.


그 말을 했을 때는 이상한 점을 잘 느끼지 못했는데, 만약 그게 가능하다면 다른 사람의 소유인 거미의 생명도 거래가 된다는 걸까?


점점 답 없는 상황에 수수께끼만 가중되고 있었다.


-삐릭 탁


그때 그들이 묵고 있는 VIP 방의 도어락이 풀리고 최현수가 방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악마의 눈을 찾았어!”

“어? 그래?! 가자!”


드디어 기다리던 소식이 왔고, 모두 한꺼번에 일어서려고 하자, 최현수가 갑자기 앞을 막아서며 숨찬 호흡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근데, 조건이 있어!”

“무슨 조건?”


“악마의 눈이 저기···, 강충재와는 만나지 않겠다고 했어!”

“나···? 왜?”


갑자기 지목당해 놀란 강충재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나도 모르겠어! 그냥 강충재가 무섭다며 만나지 않겠다고 했어. 만약에 같이 오면 자기는 떠나겠대!”

“얘가 무섭다고···?!”


굉장히 이상한 내용이었다.


마치 신이라도 되는 것처럼 다른 사람의 생명줄을 잡고 군림하던 놈이 무서운 사람이 있다고?! 그것도 공유식이 아닌 강충재가 무섭다고···?


그동안 세 명이 악마의 눈을 만나지 못한 이유가 공유식이 게임을 잘한다는 소문이 퍼져서 일거라고 짐작했던 이들은 예상치 못한 말에 의아해졌다.


도대체 종잡을 수가 없는 현상이었다.


“대체 무슨 일이지? 알았어! 정 그렇다면 할 수 없지. 그럼 넌 여기서 운동이나 더 하고 있어야겠다!”


차마 그 이유가 ‘얼굴’ 때문인가···? 라는 말은 꺼내지 못한 채 공유식은 강충재한테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쩝! 나도 게임 구경 좀 하고 싶었는데···. 에이~, 알았어! 어차피 운동도 해야 하니까 알아서 잘 해결하고 와!”


강충재는 자신이 제외된 상황이 크게 신경 쓰이지는 않는 듯, 본격적으로 광배 먹이기에 돌입했고, 영문을 모르는 공유식과 독고혈은 최현수가 이끄는 대로 악마의 눈이 있다는 장소로 따라갔다.


둘은 드디어 악마의 눈을 만난다는 사실에 긴장이 되어 알 수 없는 기분에 휩싸였고, 심장은 울렁거렸고 기대감은 하늘을 뚫을 듯했다.


-삐릭 탁


카드키로 열리는 VIP 방은 릴라의 방이었다.


전에 꿈속에서 모여 같이 게임을 했던 8명의 사람인 릴라와 슈타인, 유백서, 이연석, 백승호, 진맥, 샌드맨, 자이크까지 모두 모여있었고, 나중에 합류한 공유식과 독고혈, 최현수 그리고 악마의 눈까지 12명의 사람이 한 방안에 자리하게 되었다.


방은 짐작하기 어려운 이상한 정적이 감돌고 있었는데, 촛불과 함께 여러 가지 음식들이 주변에 마련되어 있었다.


언뜻 보면 파티인가 싶었지만, 사실은 장례식이 열리고 있던 것으로 이상한 관과 함께 거미의 영정사진, 정체불명의 사망진단서, 유골함 등이 괴기스러운 분위기를 내며 여기저기에 안치되어 있었다.


모여있던 사람들의 모습도 평소 같진 않았는데, 우중충한 느낌이 들다가도 또 그렇게 기분이 나쁜 것 같지도 않은 도저히 종잡을 수 없는 분위기였다.


그리고 그중에서 가장 섬뜩한 표정을 하고 있는, 지옥에서 막 올라와 어둠을 흩뿌려 놓은 것 같은 화장을 한 릴라가 테이블의 정중앙에 앉아있었는데, 바로 그 옆에 처음 보는 낯선 남자 한 명이 있었다.


아마도 그가 ‘악마의 눈’인 것 같았다.


그는 내내 들었던 별칭처럼 어둡고 흉측하게 생겼다거나 지옥 불에 구워진 것 같은 기괴한 외형일 거란 생각과는 다르게 매우 남자답게 생긴 미혹의 중년이었다.


그리고 그의 특이점은 바로 눈에 있었다.


하얗고 파랗고 검은색의 신비로운 눈을 가진 그는 악마라기보다는 어디 먼 잊힌 기억 속에서 봤을지도 모르는 수호자와 같은 느낌이었다.


“저 사람이야! 릴라의 바로 옆에 앉은 남자!”

“···응. 알았어!”


최현수는 속삭이듯 ‘악마의 눈’의 위치를 알려주곤 테이블에서 조금 먼 장소로 가서 앉았다.


공유식과 독고혈은 테이블로 다가가서 ‘악마의 눈’과 마주 보는 위치에 나란히 앉은 후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안녕하···.”

“야! 너! 나한테 할 말 없어?”


공유식이 악마의 눈과 대담하려고 시도한 순간, 갑자기 그사이를 릴라가 끼어들며 표독스러운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그의 옆에 딱 붙어 있는 릴라의 상태로 보아선 이미 전투력이 차고도 넘치는 그녀를 무시하고 넘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아! 맞다! 정말 미안해!”

“···흥! 제 죄를 알긴 아나 보네!”


공유식은 날름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이 전혀 알지 못하는 일을 사과했고, 그 말에 뭔가가 충족이 된 듯 릴라는 오만한 표정으로 턱을 치켜세웠다.


‘뭐가 미안한데?’라는 질문을 받지 않았으므로 공유식은 이 상황을 무사히 넘겼다고 생각했지만, 예기치 못하게 독고혈이 나서기 시작했다.


“잠깐만···! 얘가 뭘 잘못했어?”

“뭐야? 그걸 꼭 말해야 알아?!”


공유식이 심하게 융통성이 있었던 반면에, 독고혈은 엄청나게 고지식했다.


독고혈은 상대방이 말하지 않아도 알거라고 생각하는 텔레파시 맹신자를 그대로 넘길 수가 없었다.


“말 안 하면 어떻게 알아?! 뭘 잘못했는데?!”

“어휴···. 이래서 미개한 것들하고는, 쯧···! 그럼, 내 얘기를 잘 들어보라고!”


그렇게 릴라는 자신의 불만 사항이 담긴 길고 긴 썰을 본격적으로 풀기 시작했다.


공유식은 불안한 눈빛으로 그냥 넘어가도 될 일을 왜 긁어 부스럼 했냐는 눈치를 독고혈에게 보냈지만, 그것은 이 전쟁 같은 상황에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는 매우 진지했다.


따라서 공유식과 그들의 대화를 지켜보던 사람들 모두는 악마의 눈과의 대화는 뒤로 미뤄둔 채, 릴라의 밝혀지지 않은 억울함이 가득한 대화를 함께하게 되었다.


“릴라 마녀님은 저한테 말했어요! 최근 들어 사촌 언니가 몸이 안 좋은 건지, 좋아하던 먹이사냥도 하지 않고 뛰어다니지도 않고 구석에 웅크리고만 있다고요. 이는 굉장한 위기 상황이었죠!”


릴라는 주변을 둘러보며 주인공이라도 된 듯, 모두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릴라 마녀는 누구야? 사촌 언니는 저 거미라는 거야?”


독고혈은 그녀의 말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을 짚으며, 손가락으로 영정사진을 가리켰다.


사진에 있는 작고 앙증맞게 생긴 거미는 흔하게 보던 거미와는 다르게 꽤 귀여운 외모를 하고 있었는데, 뽀송뽀송한 흰털과 검은 털, 그리고 맑은 광택이 있는 여러 개의 검은 눈을 하고 있었다.


몸에는 여러 가지 일자 무늬가 다채로운 색상으로 겹쳐서 그려져 있었는데, 네모난 배의 중간쯤에 그려진 파란 문양이 한글 말로 ‘휴’라고 쓰여 있는 것 같기도 했다.


“릴라 마녀님은 TLCS 제약회사의 막내 따님으로 바로 옆 건물인 요양병원에 머물고 계세요. 전 마녀님의 열렬한 추종자 중 한 사람이죠. 그리고 ‘사촌 언니’는 마녀님이 키우고 있던 바로 저 공작거미였죠.”


릴라는 자신의 이야기가 원하는 대로 전개되자 심신에 안정이 온 듯, 아까와는 다른 태도와 존칭을 하며 주변 사람들을 향해 침착하게 설명을 이어 나갔다.


“그래···! 아무튼 그 마녀님이 소유하던 공작거미에 문제가 생겼다는 거죠?”


그녀가 슬슬 진정하며 얘기하자, 독고혈도 화를 가라앉히고 정중하게 물어보기 시작했다.


“그래요! 사실 사촌 언니가 몸이 안 좋게 된 원인은 마녀님한테 있긴 했지만! 그건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어요. 가족이 되는 과정 중 하나였으니까요!”


하지만 릴라의 다음 말도 그대로 알아듣기는 어려운 알쏭달쏭한 말이었다.


“그게 뭐였는데요?”


독고혈은 다시 차분히 그녀에게 설명을 요청했고, 이쯤 되다 보니 그들을 지켜보던 다른 이들도 대화 내용에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릴라가 공유식을 비난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천천히 내용을 들어보니 나름 심오한 이유가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었다.


“마녀님은 공작거미와 진정한 가족이 되고 싶어 했어요! 물론 우리도 모두 그걸 바라고 있었죠! 그렇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의식은 단 하나밖에 없었죠. 그건 바로 피를 공유하는 것!”


“······거미랑 피를 공유한다는 거야? 어떻게?”


터무니없는 얘기처럼 들리는 소리였다.


애초에 거미와 진정한 가족이 된다는 생각 자체도 범상치 않았는데, 의식을 통해 피를 공유한다니···!


“와!! 정말 대단한데?! 그래서···? 어떻게 한 거야?”


릴라의 얘기를 지켜보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끼어들며 내용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어딘가 이상한 대화였던 부분은 신비스럽고 놀라운 내용으로 탈바꿈되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자세한 내막이 너무 궁금한 나머지 릴라를 부추겨 더 많은 얘기를 꺼내도록 종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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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103화. 귀신과 숨바꼭질 4 24.05.17 4 0 12쪽
102 102화. 귀신과 숨바꼭질 3 24.05.15 5 0 12쪽
101 101화. 귀신과 숨바꼭질 2 24.05.13 5 0 11쪽
100 100화. 귀신과 숨바꼭질 1 24.05.10 4 0 11쪽
99 99화. 여우와 숨바꼭질 6 24.05.08 6 0 13쪽
98 98화. 여우와 숨바꼭질 5 24.05.06 5 0 11쪽
97 97화. 여우와 숨바꼭질 4 24.05.03 6 0 11쪽
96 96화. 여우와 숨바꼭질 3 24.05.01 13 0 9쪽
95 95화. 여우와 숨바꼭질 2 24.04.29 8 0 10쪽
94 94화. 여우와 숨바꼭질 1 24.03.08 13 0 11쪽
93 93화. 환자와 소문들 9 24.03.06 27 0 11쪽
92 92화. 환자와 소문들 8 24.03.04 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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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1화. 무한 학교 2 23.08.25 39 0 13쪽
30 30화. 무한 학교 1 23.08.24 49 0 11쪽
29 29화. 카드 분실 23.08.22 39 0 13쪽
28 28화. 악몽 5 23.08.21 28 0 13쪽
27 27화. 악몽 4 23.08.19 49 0 10쪽
26 26화. 악몽 3 23.08.18 40 0 12쪽
25 25화. 악몽 2 23.08.17 19 0 11쪽
24 24화. 악몽 1 23.08.15 50 0 11쪽
23 23화. 유골 다이아몬드 23.08.14 29 0 13쪽
22 22화. 이행 면허 23.08.12 32 0 12쪽
21 21화. 코카체-킬러 게임 2 23.08.11 36 0 12쪽
20 20화. 코카체-킬러 게임 1 23.08.10 47 0 12쪽
19 19화. 과제 23.08.09 37 0 14쪽
18 18화. 인형 괴담 23.08.08 28 0 12쪽
17 17화. 매칭 23.08.07 4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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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화. 시장 23.08.04 8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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