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명탐정에게 MISS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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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bushabu0314
그림/삽화
샤브샤브에죽추가
작품등록일 :
2024.03.27 17:51
최근연재일 :
2024.09.17 22: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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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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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8)

DUMMY

“.... 후읍.”


에드워드가 경찰국에 도착했을 때쯤, 클로이도 레지스탕스의 아지트 앞에 다다랐다. 그녀는 대표의 집무실 앞에서 숨을 깊게 쉬며 차분해 지기 위해 애썼다. 레온의 납치 소식을 말하러 왔기에 클로이는 노크를 하는 것마저 떨렸다.


똑똑-


“대표. 저, 클로이예요.”


가볍게 클로이가 문을 두드렸으나, 방 안에서는 대답이 없었다. 잠시 자리를 비운 건가 싶어 그녀가 갸웃거릴 때, 갑자기 문이 활짝 열렸다.


“클로이! 마침 잘 왔어.”


대표는 문고리를 잡은 채, 밝게 웃으며 환대했다. 이 반가움의 이유를 몰라 움찔거리는 클로이를, 그녀는 신사처럼 에스코트해 중앙에 있는 소파로 데려갔다.


클로이는 자리에 앉고 나서야 대표가 이러는 원인을 대강 짐작할 수 있었다. 뒤편에 있던 보좌관의 표정이 꽤나 불만 가득했기 때문이다.


“자자, 카지노에서 밤새 있느라 고생했지? 이거 선물 받은 건데 한 번 마셔 봐.”


대표는 보좌관을 전혀 신경 쓰지 않으며,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연초록빛의 차를 건넸다. 클로이가 주저하다 결국 이를 받아 마시자, 대표의 웃음이 더욱 깊어졌다.


‘누가 봐도 잔뜩 기대한 눈초리인데....’


클로이는 점점 더 난감해졌다. 임무에 실패는 물론, 상황이 심각하다고 전해야 하는데 도저히 입이 떨어지질 않았다. 그때 보좌관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찔러 들어왔다.


“실패하셨지요?”


“.... 네, 네?”


“카지노에 유통되는 약 같은 건 없었을 겁니다, 아닌가요?”


“데릭! 괜히 재 뿌리지 마.”


대표가 예민하게 소리를 지르자, 보좌관은 샐쭉거리며 서류로 눈길을 돌렸다. 잠시 그를 노려 본 대표는 다시 클로이를 바라봤다.


“신경 쓸 필요 없어. 이 작전, 보좌관은 반대했었거든. 뒷세계에 관여하는 건 너무 위험하다고.”


별 얘기가 아니란 듯이 대표가 말했지만, 클로이는 양심이 쿡쿡 찔리는 것만 같았다. 자신을 따라 웃을 줄 알았건만, 클로이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입술을 달싹거리자 대표는 금세 이상함을 감지해 냈다.


“왜 그래, 클로이. 카지노에서 무슨 일이 있었어?”


당황한 듯이 옆으로 자리를 옮기며 대표가 진실을 묻자, 클로이는 기어들어갈 듯한 목소리로 사실을 털어놨다.


“실패했어요, 대표. 임무도 문제지만 지금 무척 위험한 상황이에요. 레온은 카지노에 인질로 잡혔고, 에드워드는 협박을 받고 있어요.”


클로이의 말에 대표는 물론이고 보좌관까지 놀라 가까이 다가왔다. 그녀는 어젯밤 발생했던 일을 두 사람에게 모두 설명했다.


“.... 그래서 지금 이 사태를 알리고자, 아지트로 왔어요. 일을 이렇게 만들어놓다니, 드릴 말씀이 없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고개를 푹 숙인 채, 클로이는 두 사람에게 사과했다. 이번 일은 전적으로 자신과 에드워드의 실수였다. 레지스탕스의 임무에 집중했어야 했는데, 경찰들의 일에 관여하며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아 버렸다.


“.... 크게 다친 이는 없는 거지? 레온도 멀쩡한 상태인 거고.”


“목숨이 위험할 정도 다친 사람은 없었어요.”


걱정이 가득한 표정을 짓던 대표는, 클로이의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평정심을 되찾았다.


“그럼 됐어.”


“네? 하지만...”


“살아만 있으면 돼. 그럼 돌이킬 수 있어.”


대표는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말투로 단언했다. 늘 장난스러웠던 태도는 사라진 지 오래였고, 무언가를 깊게 생각하느라 인상을 쓴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레온이 인질로 잡혀있긴 하나 위치가 특정되어 있고, 신체도 자유로운 상태라 구출이 어렵진 않겠어. 다만....”


클로이는 대표가 지금 당장이라도 레온을 구하러 가겠다고 할 줄 알았으나, 이어진 그녀의 대답은 의외였다.


“스스로의 판단 하에 레온이 남겠다고 했으니 이를 고려해야겠지.”


레온은 성인이 된 지 얼마 안 되었기에 레지스탕스 안에서도 막내 취급을 받았다. 그러니 그가 잘못 판단했다고 무시할 수도 있었지만, 대표는 그의 생각을 존중해 주었다. 나이가 어릴지언정 레지스탕스로서 함께 해 온 시간들과 능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가끔 못 미더울 때가 있긴 하지만 레온, 생각보다 대처 능력이 좋은 편이야.”


그녀가 천천히 상황을 판단할 동안, 보좌관은 책상 위에 잔뜩 쌓인 서류 더미에서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얼굴이 밝혀지는 것이 조금 문제긴 한데... 지금까지 상황으로 봐서는 억지로 가면을 벗길 것 같지도 않고.”


중얼거린 대표는 끓어놓은 차 대신 옆에 놓인 냉수를 꿀꺽꿀꺽 마셨다. 가장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 감정에 휩쓸리지 않으려는 행동이었다.


“이런, 생각보다도 상황이 복잡하게 꼬였어. 데릭, 네 말을 들을 걸 그랬다.”


대표가 작게 한탄했지만, 보좌관은 그것 보라며 나무라지 않았다. 말없이 책상에서 찾은 어떤 자료를 그녀의 손에 넘길 뿐이었다. 자료의 제목을 확인한 대표는 이를 클로이에게 전달했다.


“자, 카지노에 대해 사전 조사했던 내용이야. 임무에 중요하다고 않다고 판단된 정보들은 여기에 담아 두었어. 최근의 정보들과는 달리, 과거의 일에 관해서는 비교적 접근이 쉬었기에 더 정확할 거야.”


“감사해요, 대표.”


클로이의 인사에 가볍게 미소를 지은 대표는 데릭이 준 다른 자료에 시선을 옮겼다. 보좌관에게 부탁해 새 종이를 받은 클로이는, 몇 가지를 메모해 가며 서류를 확인했다.


[카지노는 3명에 의해 창립되었다. 이들은 각각 제이드, 에반, 배럴으로 업무를 나눠 대표이사 자리를 맡았다.]


‘..... 배럴?’


처음 보는 듣는 이름에 클로이는 의문을 품었다. 카지노 어디에서도 그의 흔적을 본 기억이 없었기 때문이다.


[세 사림은 수완이 좋았기에 카지노는 크게 성장했고, 그 무렵 카지노의 수익성을 본뜬 여러 사업들이 성행하게 되었는데, 대표적인 곳이 투기장이었다. 점차 시들해졌던 다른 사업과는 달리 엄청난 자본을 바탕으로 한 투기장은, 순식간에 카지노만큼이나 세력을 불려 나갔다.]


투기장에 관한 언급에, 클로이는 이들의 악연이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는 직감이 들었다. 뒷세계에 자리 잡은 거대한 두 개의 단체. 하나를 무너뜨리면 모든 것을 휘어잡을 수 있었다.


[사사건건 부딪치던 두 단체는 결국 총격전까지 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카지노는 에반 이사가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 베럴 이사가 사망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투기장의 윗선도 이때 대부분 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격전은 클로이도 어렴풋이 기억했다. 신문 기사에 대문짝 하게 실린 데다가 그때 수습을 위해 루테 경감이 발에 불이 나도록 뛰어다녔기 때문이다.


[다만 배럴의 사망과 관련하여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총격전을 틈타 제이드가 카지노를 차지하기 위해 배럴을 죽였다는 소문이 돌았었다.]


‘제이드 이사가...?!’


마지막 줄을 읽은 클로이의 표정이 굳어졌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면모와 잔인함을 가진 제이드라면, 자신의 목적을 위해 배럴을 죽이는 것도 가능해 보였다.


‘그렇지만 권력을 위해 배럴 이사를 죽였다면 에반 이사는 왜 살려둔 거지?’


홀로 카지노를 전부 가질 생각이었다면, 베럴 이사는 물론 에반 이사까지 죽였어야 정황상 맞았다. 게다가 이 당시 에반 이사는 치명상을 입었다니 그리 어려울 일도 아니었다.


추측을 이어가던 클로이는 대표의 부름에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클로이, 모두 확인했어?”


“네, 이대로 전해주기만 하면 될 것 같아요.”


대표 또한 보좌관과 논의를 끝냈는지 명단 하나를 들고 있었다.


그녀는 테이블 위에 이 종이를 내려놓고는 클로이와 마주했다. 아까처럼, 그녀의 눈빛에 진지함이 서렸다.


“일단 우리 쪽에서는 레온의 안전을 가장 우선시할 수밖에 없어. 이해해 줄 수 있을까?”


“그럼요, 대표.”


이해를 넘어서, 클로이는 사실 지금 당장이라도 레온을 빼오고 싶었다. 에드워드의 옆에 에반 이사가 있긴 하지만, 레지스탕스가 도움을 준다면 두 사람 모두 무사히 구출해 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다만 지금 개입하지는 않을 거야. 상황을 파악하고자 한두 명 정찰할 자를 카지노에 붙이긴 할 테지만... 무엇보다도 탐정이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 같으니 말이야.”


이번 임무의 실패에도 대표는 에드워드를 신뢰했다. 그의 대처를 직접 봐왔기에 이번에도 현명한 작전을 펼칠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하루. 그 이상은 못 기다려. 탐정한테도 전해 줘. 그 안에 좋은 수가 없으면 우리는 몰래 가서라도 레온을 빼올 거야.”


대표는 테이블 위의 종이를 두드렸다. 이는 지금 당장 가용할 수 있는 레지스탕스의 인원이었다.


뒷세계를 건드리는 것의 위험은 대표도 잘 알았다. 그러나 레온의 정체가 들키지 않았다면, 대표는 조용히 처리할 자신이 있었다.


“아, 하나만 더 전해 줘. 탐정한테 추가적으로 일을 벌일 거면, 우리한테도 미리 말해달라고.”


“그렇게 할게요. 정말 죄송합니다....”


클로이가 몸 둘 바를 모르자, 이번 일에 뭐라 하려는 것은 아니었다고 대표는 당황한 듯이 급히 덧붙였다.


“부탁할게, 클로이.”


대화를 마치고 밖으로 나가려는 클로이에게 마지막으로 대표는 당부를 건넸다. 꼭 해내겠다는 듯이 클로이는 고개를 끄덕였고, 이내 문이 닫혔다.


“하아- 레온....!”


클로이 앞에서 드러내지 않은 감정이 올라와 대표는 한숨을 내쉬었다. 믿는다고 자신하긴 했지만, 종종 레온은 무리한 행동을 할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레지스탕스에 들어온 이후, 레온은 자신의 쓸모를 증명해야 한다는 듯이 강박감에 휩싸인 것 같을 때가 있었다.


지금만 해도 클로이가 도망치자고 제안했을 때, 에드워드의 상황을 살피며 빠져나오는 것이 대표에게 있어서는 가장 나은 방향이었다. 하지만 레온은 임무에 실패하는 것이 영 껄끄러운 듯 그곳에 남는 것을 택했다.


“으으.... 괜찮겠지...?”


“무사할 겁니다. 정찰할 자를 보내고 나면, 레온의 상태를 좀 더 확인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요.”


소파에 기대다 흘러내리기까지 한 대표는 얼굴을 두 손에 묻었다. 그녀의 표정에 후회가 깃드는 것을 본 보좌관은 어찌할 바를 모르다 덧붙였다.


“레온이 이리 구는 건 대표의 잘못이 아닙니다. 음, 제가 너무... 무심했나 봅니다.”


안타깝게도 보좌관은 위로에 재능이 별로 없기에 이번에도 썩 좋은 다독임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피식 웃음이 나올 정도의 위안은 되어, 대표는 다시 몸을 일으켰다.


“무심하긴 하지만, 네 잘못도 아냐. 이미 후회해 봤자 소용없으니, 돌아오면 레온과 얘기를 좀 더 해봐야겠어.”


기운을 차린 대표는 냉수 대신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자리로 돌아갔다. 시간이 대표의 마음과는 다르게 느리게 흘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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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5) 24.06.05 7 0 11쪽
71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4) 24.06.04 6 0 11쪽
70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3) 24.06.03 9 0 11쪽
69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2) 24.06.02 11 0 12쪽
68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 24.06.01 9 0 11쪽
67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7) 24.05.31 10 0 11쪽
66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6) 24.05.30 11 0 11쪽
65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5) 24.05.29 9 0 11쪽
64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4) 24.05.28 10 0 11쪽
63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3) 24.05.27 12 0 11쪽
62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2) 24.05.26 8 0 12쪽
61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1) 24.05.25 10 0 12쪽
60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0) 24.05.24 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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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8) 24.05.22 10 0 11쪽
57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7) 24.05.21 9 0 11쪽
56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6) 24.05.20 10 0 11쪽
55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5) 24.05.19 8 0 11쪽
54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4) 24.05.18 9 0 12쪽
53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3) 24.05.17 7 0 11쪽
52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2) 24.05.16 8 0 11쪽
51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 24.05.15 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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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21) 24.05.12 10 0 11쪽
47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20) 24.05.11 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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