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급 돌잡이 카피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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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주전자
작품등록일 :
2024.07.0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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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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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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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아아, 이것이 복제란 것이다 (1)

DUMMY

메시지를 듣는 순간.

나는 입술을 달싹였다.


“상태창.”


무의식적인 행동이었다.


[각성자 이름 - 박민호]

▷ 적성 - 복제사

▷ 등급 - E

▷ 레벨 - 1


눈앞에 아른거리는 반투명한 창.

상태창이다.

7년 동안 매일 아침마다 외쳤지만 볼 수 없었던 그 녀석이.

깜빡이도 켜지 않고 나타났다.

아니야.

감격하기는 이르잖아.

7년 동안 희망 고문시킨 잘난 특기가 뭔지 확인해야 한다.

성능 안 좋기만 해봐. 시스템이고 뭐고 바로 멱살 잡을······.


▷ 특성

【복제(SSS)】

특기나 스킬을 복제한다. 레벨이 오를수록 복제 속도가 빨라진다. 같은 대상에게는 90일 후에 다시 사용 가능하다.


▷ 스킬

【조각(SSS)】

복제한 능력을 룬 스톤이나 마석으로 조각한다. 조각한 룬 스톤을 흡수하면 해당 능력을 영구적으로 습득한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늘의 천지신명님. 하느님. 부처님. 알라님. 시스템님. 절 받으세요!


“크르릉, 킁!”


아.


감동의 순간에 꼭 초를 쳐요.

개 짖는 소리 좀 안 나게 할 수 없니?


단전에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담아 칼을 휘두르려고 하는데.

좀 많다.

코볼트가.


“씨바.”


20마리라고?

주옥 됐네.


능력을 각성했다는 사실에 너무 긴장을 놓아 버렸다.

잠깐 상태창을 보는 동안 앞서 나간 헌터 공익들.

코볼트는 가깝고 헌공은 멀다.

가만히 있으면 10초도 안 돼서 17조각으로 찢기겠군.

도망칠 수 있을까?


통- 통-.


코볼트들이 [단거리 도약] 특기에 힘입어 바위 더미들을 빠르게 넘어온다.


안 되겠네.

대책 없이 도망쳤다간 코볼트들이 “등짝, 등짝을 보자.” 하겠다.


잠깐만.

특기나 스킬을 베끼는 게 내 능력이라면.

코볼트의 [단거리 도약]도 복제할 수 있지 않을까?


[복제를 사용합니다.]


아.


아아아아.

보인다. 보인다고!


코볼트의 뼈와 근육을 타고 흐르는 푸른 기류.

[단거리 도약]의 기원과 발현 과정이 ‘이해'가 된다.


뇌에 새겨지는 특성의 작동 원리.

설명은 길었지만, 코볼트의 특성을 베끼는 데 1초밖에 안 걸렸다.


[특성 – 단거리 도약을 복제했습니다.]


단거리 도약

등급 : E

도약 거리가 늘어난다. 땅에 발을 디뎠을 때 중심을 잡기 수월해진다.


[룬 스톤 / 마석에 각인하거나 방출할 수 있습니다.]

[복제한 능력을 소모해야 다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등허리를 타고 올라오는 전율을 무시하고 복제한 코볼트 특성을 바로 사용했다.


[복제한 특성을 몸에 적용합니다.]

[1분 동안 ‘단거리 도약' 특성이 적용됩니다.]

[지속시간 안에 각인을 시도하지 않으면 능력이 휘발됩니다.]


나는 코볼트처럼 바위를 성큼성큼 건너뛰었다.


와.


이런 느낌이구나.

평평한 땅을 달리는 것처럼 편안하다.


“크륵?”


학학거리는 코볼트의 숨소리가 멀어져가고.

헌공 친구들과의 거리가 확 좁혀졌다.


“정유원 헌터. 파이어볼 준비해 주세요!”

“예?”

“멍때리지 말고! 파이어볼!”


코볼트 20마리와 정면으로 싸우면 난 전력 외.

멍때리기 대회는 제발 한강에서나 하세요.


손바닥 위에 생성된 화염구.


“나한테 쏴!”

“뭔 소리예요?”

“닥치고 쏘라고!!!”


정면으로 날아드는 파이어볼.


“흐압!”


화염구가 쏘아진 순간을 기준으로 0.5초를 센 후.

젖 먹던 힘까지 쥐어짜서 옆으로 도약했다.


콰앙!


“크르르륵!”


코볼트 10마리가 폭발에 휘말려 까맣게 타버렸다.

나 하나 잡자고 일렬로 달려들어서 더 피해가 컸다.


“자기를 미끼 삼은 거야?”

“미친. 파이어볼에 휘말리면 어쩌려고.”


걱정하지 마라.

7년 만에 돌잡이를 성공했는데 뒤지고 싶진 않거든.

다 생각이 있어서 한 거다.


헌터 공익과의 거리.

파이어볼이 날아오는 속도.

모두 계산해서 코볼트에게 피해를 줄 최적의 타이밍에 뛰었다.


“끅.”


폭발 범위에 휘말리는 것은 면했지만.

열기에 노출된 등이 화끈거렸다.

보급용 방어구라도 안 꼈으면 레어로 구워졌겠어.


“구경하지 말고 돌격!”

“으, 으아아아!”


헌터 공익들은 비명일지 기합인지 모를 소리를 토해 내며 달려들었다.

파이어볼에 예봉이 꺾인 코볼트들이 하나둘 쓰러진다.


이 정도면 밥값은 했잖아.


코볼트들은 헌터 공익에게 맡기고 바위에 드러누웠다.


“후우.”


후끈해진 공기에 닿은 피부가 쓰라렸고.

폭발 범위에서 멀어지려고 몸을 던진 탓에 팔과 다리가 쑤신다.

그런데도.


“핫. 하하하.”


웃음이 나왔다.


두방망이질 치는 심장.

복제.

진짜 되잖아?


[단거리 도약 능력이 사라집니다.]


무미건조한 시스템의 안내는 내 돌잡이가 성공했음을 다시 한번 인증해 주었다.

특성과 스킬을 마음대로 복제해서 쓸 수 있으면.

어디까지 강해질 수 있을까.

기나긴 모멸과 핍박의 시간을 지나.

별의 순간이 찾아왔다.



***



슈우욱-.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오므라든 푸른 균열이 뽕, 하고 사라졌다.


난 근처에 맡겨 둔 휴대전화를 찾았다.


[한수창 부장]


뚜- 뚜-.


-전화 받았다.

“인덕원 EI - 02 게이트. 16시 47분에 소멸을 확인했습니다.”

-수고했다. 보고서는 내일까지 제출해라.

“아침에 반차 쓸 건데요.”

-네가?

“예.”

-웬일이냐. 그렇게 쓰라고 해도 보너스로 받아간다던 놈이.


그럴 일이 있거든요.


-뭐, 가끔은 코에 바람 좀 넣어 줄 필요도 있지. 결재해 두마.

“감사합니다.”

-반차 냈으니까 부산물도 내일 제출해.

“초과 근무 찍는다 생각하고 청사 들렸다 가겠습니다.”

-하여간 쓸데없이 성실해요.


누가 들으면 다른 부서 직원인 줄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보고서에 정리해서 내라. 수고했다.


뚜, 뚜.


완전 칼이야, 칼.

나 오늘 돌잡이 성공했다고요!!!!


다시 전화해서 자랑하자니 모양새가 영 안 좋다.


쩝.


내일 말하면 되겠지.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고는 헌터 공익에게 질문을 던졌다.


“헌터 보안요원님.”

“왜 그래요. 초과 근무한다고 하면 나 화내요?”

“적성 최대 등급이 뭐죠?”

“SSS잖아요. 이상한 걸 물어보네.”


알면서 물어보는 거야. 친구야.

다른 사람한테 들으면 더 기분 좋지 않겠니.


짜릿해. 최고야!

내가 이렇게 대단한 녀석이었어요.

균열청에서 이 악물고 버틴 보람이 있었다.


“아. 박 주임 기분 더러운 거 같은데.”

“실수한 거 있나.”


친구들아.

난 지금 매우 기쁘거든? 왜 사람 인격파탄자로 만들고 그러니.


“퇴근 전에 부산물 수거하겠습니다.”

“빌어먹을 균열청.”

“50%나 처먹는 건 심하지 않아요? 박 주임님.”


헌터의 주 수입은 게이트에서 나오는 부산물이다.


몬스터의 심장에 박힌 마석.

균열 안에서만 발견되는 광물이나 식물 등.


대격변 이후 헌터가 희망 직업 1순위로 뽑힌 건 수입도 한몫했다.

근데 이놈의 균열청에서 일하면 수수료를 50%나 떼 가거든.

일반적인 길드는 뒤처리까지 해주고 30%를 받아가니.

무려 20%나 차이가 났다.


“법이 그렇습니다.”

“이러니까 균열청이 인기가 없지.”


입술 툭 튀어나온 거 보소.


“파주로 보내드릴까요? 거긴 균열청 관할이 아니라 수수료가 없어서.”


참고로 파주는 몬스터들의 침공을 막는 최전선이다.

내 배려에 감동했는지 입술을 계속 오물거리다가 꾹 다무는 헌터 공익.

친구야.

입을 벌려서 말하지 않으면 진심이 안 전해지는 법이란다.


“다음에는 커피 사 줘요. 나만큼 생각해 주는 요원, 얼마 없다?”

“이, 씨ㅂ.”

“뭐라고요?”

“아이스 아메리카노 좋아하시냐고요.”

“난 또. 욕하는 줄 알았네. 시럽 잔뜩 넣어서 줘요.”


우리 헌터 공익들 정시 퇴근해 주게 부산물도 수거해 주고.

나처럼 친절한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


“아. 긁으면 안 되나?”

“실적 안 좋아서 이미 고과 바닥이래요.”

“몇 명이 긁었다가 근무 태만 싹 모아서 파주로 보냈다고 하잖아요.”


나는 잃을 게 없는 사람이랍니다.

대응국 내 업무성과는 맨틀을 뚫고 내핵까지 도달했다고.

민원이 두려워서 몸 사릴 이유가 1그램도 없거든.

헌터 공익들이 들으라는 듯 이야기해도 타격감은 0이다.


“귀가하기 아쉬우시죠? 청사까지 같이 가도 됩니다.”

“안녕히 계세요.”

“수고하셨습니다.”


다들 아주 칼이야. 칼.


주차장에 놓은 구형 SUV 트렁크를 열어 부산물들을 넣었다.

1/3 정도 찬 트렁크.

오늘은 마석만 있어서 가벼운 편이다.


“내비게이션아. 균열청 청사 별관으로 안내해 줘.”

-안내를 시작합니다.


청사 뒤쪽에 위치한 건물.

트레이닝 센터는 요원 전용으로 지어진 훈련장이다.


1시간 정도 운전해서 목적지에 도착.

정차 후에 너튜브를 켰다.


[미르 길드 A급 게이트 공략 하이라이트]

조회수 : 1,091,254

업데이트 일자 - 6일 전


국내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 중인 길드.

미르에서 업데이트한 게이트 공략 영상을 눌렀다.


[복제를 사용합니다.]


단거리 도약을 복제했을 때처럼 마력 흐름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직접 봐야 쓸 수 있단 거군.


“날먹은 안 되네.”


괜찮아.


특성 / 스킬을 복제하는 것 자체가 이미 밸런스 파괴 급 능력이다.

복제를 원 없이 써볼 수 있는 장소도 있고.


지잉-.


양옆으로 밀려난 자동문 사이로 별관 내부가 보이기 시작한다.


“일렉트릭 쇼크.”


훈련용 로봇에 꽂히는 푸른 전격.


챙! 챙!


연습용 무기를 쥔 두 헌터가 팽팽하게 겨루었고.


“1초 늦어.”

“버프는 왜 이렇게 늦게 들어와요?”

“결계 전개가 너무 빨라.”


팀 단위로 연습 중인 요원들도 있었다.


평소에는 검을 들고 훈련용 로봇과 실랑이를 벌였겠지만.


나는 팔짱을 낀 채, 트레이닝 센터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요원들을 관찰했다.


[복제를 사용합니다.]

[특기 – 유연성[E+]을 복제했습니다.]


달려가고 있는 헌터를 관찰하니 신체 반응 속도와 유연성을 늘려주는 특기가 복제되었다.


특기는 어떻게 방출해야 하는 거지?

라고 생각하며 팔을 움직이니 팝핀을 추듯 물 흐르듯 웨이브가 타진다.


아.

생각만 해도 충분하구나.


10초 정도 팔을 흔들어보니 뚝, 하고는 도로 움직임이 딱딱해졌다.


각인으로 새기지 않으면 일회성으로 끝나는군.

또 한 가지를 알았다.

복제는 한 번에 여러 개를 할 수 없으니. 적절한 타이밍에 방출하는 게 중요하겠어.


[복제를 사용합니다.]

[스킬 – 일렉트릭 쇼크[D]를 복제했습니다.]


잠깐만.

이걸 소모해야 다시 복제를 쓸 수 있는데.

뇌전을 방출하면 요란하지 않나?


[복제한 스킬 기록을 삭제합니다.]


호오.


꼭 소모하지 않아도 되는군.

뇌리에 새겨진 ‘주문’ 매커니즘이 바로 휘발되었다.


[복제를 사용합니다.]

[스킬 – 강격[E]을 복제했습니다.]


······.


나는 특기와 스킬을 닥치는 대로 복제했다.

【복제】의 조건, 범위, 그리고 한계가 얼마인지 등.

알아봐야 할 것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복제는 강력한 만큼 이질적인 특기다.

활용 방법과 허실을 미리 파악해 두어야 실전에서 미스가 없지.


벽에 등을 기댄 채, 복제를 열심히 실험해 보고 있을 때.


“박민호 주임님?”


[균열관리청]

[대응국 1부 - 김영진 사원]

[등급 : E]


이라는 명찰을 건 사내가 말을 걸었다.


김영진이라.

1부장이 최근 영입한 녀석이구나.

돌잡이 때 괴력 특기를 부여받은 유망주라고 나팔을 불고 다니던데.


시스템 분류 상 C급인 괴력.

그렇지만.

몇 가지 조건을 충족하면 A급인 괴력난신으로 강화되고.

한계를 더 넘으면 SS급 특성인 ‘신력’이 된다.


중국 헌터계에서 손에 꼽히는 강자.

창 진레이의 최초 특성이 신력이었지.

1부장이 자랑할 때 우리 부장님 표정이 다 쓰고 버린 종이컵처럼 구겨졌었을 걸. 아마?


“아. 예.”

“소문대로 늘 트레이닝 센터에 계시네요.”

“내가 좀 재주가 없어서요.”

“겸손한 말씀 마시고 저랑 대련 한판 해 주십쇼.”


어쭈.

진짜 목적은 이거였고만?


교통사고라도 당했는지.

목에 투명 깁스를 해서 아주 뻣뻣하다.


“좋습니다. 전도유망한 후배님과 겨루면 많이 배우겠네요.”

“배움은 제가 청해야죠.”


응. 아니야.

가르쳐주는 건 네가 될 거다.


작가의말

단기러 -> 단거리로 오타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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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가벼운 부탁 24.08.01 1,291 3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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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개편 +5 24.07.30 1,359 3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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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변신 때는 건드리는 게 아니라더라 24.07.27 1,553 4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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