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질서의 램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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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콩
작품등록일 :
2024.07.14 21:13
최근연재일 :
2024.09.08 20:41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026
추천수 :
59
글자수 :
173,316

작성
24.07.14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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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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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8쪽

Chapter1. 질서 없는 힘 (1)

DUMMY

질서 없는 힘은 공포를 안겨준다.

하지만 때로는 질서를 찾아주기도 한다.


유트니아라는 기업이 연구한 것은 한 소년이었다.

수호자 정부라는 하늘과도 같은 권력을 속여가며 비밀스러운 작전을 시작했다.

이름이 뭔지, 부모가 누군지 본인에 대해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무에 가까운 이 소년에게 유트니아가 쥐어준 것은 이름도, 부모도 아니었다.

램페이지라는 다소 과격한 이름의 병기였다.


램페이지의 힘은 소년의 내면에 자리 잡았다.

소년의 뇌가 명령하는 대로 힘을 드러내고,

소년의 뇌 속에서 창조한 길을 따라 힘을 키워갔다.

소년은 램페이지 그 자체가 됐다.

가장 위대한 병기이자, 뇌 과학 역사의 최대 산물이었다.


"램페이지, 이 상황을 넘겨봐라."


소년은 유리로 둘러싸인 커다란 방에 갇혔다.

유리 밖으로는 가운을 입은 연구원들과 기관총을 든 군인들이 있었다.

소년은 사방을 둘러봤다.


"여기는 어디지?"


소년에게 보이는 유리 벽은 검게 물들어 있었다.

안에서는 연구원들과 군인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없었다.

바깥에서는 동물원의 원숭이를 보듯, 연구원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덜컹!


앞에 있던 거대한 철문이 열렸다.

그림자 속에서 날이 선 눈빛들이 점점 모습을 드러냈다.


그르르...


길들여지지 않은 채로 굶주린 대형견 5마리였다.

그 크기는 늑대를 연상시킬 정도였다.

왜소한 체격의 소년은 그들의 먹잇감으로 딱이었다.

대형견들은 이빨을 보인 채로 슬금슬금 다가왔다.


"배... 고프니?"


순간, 한 마리가 앞발을 내밀며 달려들었다.

소년은 반사적으로 옆으로 굴러 피했다.

이런 긴박한 상황을 보는 연구원들과 군인들은 그저 태연했다.


"떠올려! 이 상황을 넘길 수 있을 무언가를!"


바깥에 있던 한 연구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소년에게는 전혀 들리지 않는 듯 했다.


"멈춰, 제발..."


소년은 자신을 바라보는 대형견들의 앞에서 얼어붙었다.

대형견들은 사방을 둘러싸며 침을 흘렸다.

소년의 내면에서 위기 의식이 거세지고 있었다.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눈물까지 흘렸다.

연구원들은 이런 모습이 한심하다는 듯 눈을 질끈 감고 한 숨을 쉬었다.


"들어갈 준비 하세요."


군인 한 명이 명령을 듣고는 문 앞으로 붙었다.


"돌입하겠습니다!"


대형견들이 동시에 달려드는 순간이었다.

찰나에 소년의 위기 의식은 극에 달했다.


쾅!


소년의 몸에서 푸른색의 파동이 퍼졌다.

파동의 충격으로 유리 벽에 커다란 균열이 일어났다.

소년에게 검게 보이던 유리 벽은 균열이 일어남과 동시에 투명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물러서요!"


대형견들은 파동에 밀려 유리 벽까지 날아가 부딪혔다.

바깥에 있던 연구원들은 몸서리를 치며 물러났다.

대형견들의 피가 넓은 곳까지 잔뜩 튀었다.


"으으..."


소년은 눈을 천천히 떴다.

푸른 빛 줄기가 소년의 목 뒤쪽에서 시작해 몸으로 퍼져있었고, 눈동자는 푸르게 변해있었다.

램페이지의 동력인 뇌 에너지가 극대화 되어 나타난 것이었다.


"어라? 멍멍이들..."


소년은 먼 곳에 쓰러진 대형견들을 쳐다봤다.

대형견들은 모두 눈을 부릅 뜨고 죽어있었다.

잠시의 침묵 이후, 연구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램페이지, 새로운 기능 발현 성공."


연구원들은 기뻐하며 다같이 박수 갈채를 보냈다.

이내, 군인이 들어와 소년을 일으켜 세웠다.


이것은 소년을 괴롭히기 위한 놀이 같은 것이 아니었다.

반드시 거쳐야 할 연구 과정이었다.


뇌에서 흐르는 보이지 않는 에너지인 뇌 에너지.

램페이지는 이런 뇌 에너지의 힘을 극대화 시키는 병기였다.

극대화 된 뇌 에너지의 화력은 어떠한 강력한 포탄과도 맞먹을 정도로 무서웠다.


하지만 램페이지의 더욱 무서운 점은 알 수 없는 한계였다.

질서 없는 인간의 뇌에서 순간적으로 무한히 발휘되는 창의성으로 가능성을 넓혀 갈 수 있었다.

위기를 직면하고 위기 의식을 느낀 채, 뇌 에너지를 동력으로 한 어떠한 기능이든 상상하면 그 상상은 현실이 됐다.

그리고 한 번 발현된 기능은 램페이지의 새로운 능력으로 자리 잡았다.

무질서한 힘이라는 것은 이 때문에 나온 말이었다.


한편으로 램페이지의 성장은 곧 목숨을 건 도박이었다.

성장을 위해서는 위기를 계속 직면해야만 했다.

위기 속에서 상상을 하지 못 하거나 터무니 없는 상상을 해버리면 목숨이 위험해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모든 종류의 도박이 그렇듯, 승부사 기질을 잘 발휘하면 한계란 없었다.


이 힘은 어쩌면 인류 역사상 가장 공포스러운 무력이었다.

그렇기에 유트니아는 이 무질서한 힘을 철저한 비밀로 간직했다.

세상이 이 힘을 받아들이기는 아직 이른 일이었다.

이 힘에 대한 정보는 소년의 머릿속에만 존재해야 했다.

이 힘을 납득할 수 있을 때는 다름 아닌 그 만한 위기가 찾아왔을 때였다.


"램페이지, 너에게 자유를 주겠다."


소년의 귀에 처음으로 자유라는 단어가 들려왔다.

램페이지를 탄생 시킨 기업인 유트니아의 회장, 길버트 머피였다.

소년은 그를 올려다봤다.

자유라는 것의 의미를 모르는 듯,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소년의 힘에 가장 어울리지 않는 명령을 내렸다.


"너에게 주어진 이름은 젠 크루스, 이 땅에 흔히 있는 생산자로 살아갈 것이야."


길버트는 바닥에 앉아 있는 소년 앞에 무릎을 쭈그리고 앉았다.


"우리가 말하는 질서 없는 위기가 올 때까지는... 램페이지가 아닌 평범한 소년 젠 크루스로 살아가야 해. 분명 이 땅에서 살아가는 건 너에게 있어 힘든 일이 될 거다. 그러니 우리가 재산과 인연을 주도록 하지."


소년은 결코 자유를 얻은 것이 아니었다.

이 또한 소년에게 내려진 중대한 임무였다.


"이 땅에 살면서, 이 땅의 사람들을 사랑해라. 램페이지!"


젠 크루스라는 이름을 얻은 소년은 이 날, 유트니아를 떠나 험난한 세상에 발을 디뎠다.

부모 노릇 해주는 사람 없이 삶을 견디기 시작했다.

곁에 있는 인연은 어느 순간 나타난 레이라는 소녀 뿐이었다.

일찍이 그녀와 보육원을 떠나 평범한 아이처럼 학교에 다니고, 노동을 시작했다.

어디에나 있는 평범한 소년을 자처했다.

그들이 말하는 질서 없는 위기가 올 때까지는 그저 평범한 소년인 젠 크루스이자, 소박한 삶에 충실히 하는 인간이어야 했다.

위대한 병기가 아닌 소박한 인간의 입장에서 그들의 삶을 이해하는 것,

별 것 없어 보이지만 연구 과정의 일부였다.

램페이지라는 병기가 힘을 키우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간이었다.


8년이라는 세월은 소년에게 또 다른 시련이었다.

그들의 말대로 질서는 계속해서 무너지고 있었다.

램페이지가 아닌, 평범한 소년인 젠 크루스의 눈으로 이 나라를 봤기 때문에 알 수 있었다.

억압, 차별, 폭력, 무관심 모든 것이 극에 달하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은 분노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리고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커져버린 분노는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었다.

질서 없는 힘, 램페이지가 나타나야 할 때는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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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Chapter8. 성장의 시간 (3) 24.09.07 10 0 11쪽
28 Chapter8. 성장의 시간 (2) 24.09.01 17 0 11쪽
27 Chapter8. 성장의 시간 (1) 24.09.01 15 0 12쪽
26 Chapter7. 원래대로 (2) 24.08.31 10 1 12쪽
25 Chapter7. 원래대로 (1) 24.08.31 14 1 11쪽
24 Chapter6. 질서 없는 인연 (6) 24.08.30 20 1 11쪽
23 Chapter6. 질서 없는 인연 (5) 24.08.30 19 1 13쪽
22 Chapter6. 질서 없는 인연 (4) 24.08.29 14 1 11쪽
21 Chapter6. 질서 없는 인연 (3) 24.08.28 16 1 12쪽
20 Chapter6. 질서 없는 인연 (2) 24.08.27 23 3 11쪽
19 Chapter6. 질서 없는 인연 (1) 24.08.15 23 3 11쪽
18 Chapter5. 굳건한 뿌리 (4) 24.08.14 17 3 15쪽
17 Chapter5. 굳건한 뿌리 (3) 24.08.13 20 3 13쪽
16 Chapter5. 굳건한 뿌리 (2) 24.08.12 21 3 11쪽
15 Chapter5. 굳건한 뿌리 (1) 24.08.05 34 3 13쪽
14 Chapter4. 잔혹한 집행관 (3) 24.08.04 27 3 11쪽
13 Chapter4. 잔혹한 집행관 (2) 24.07.22 37 3 13쪽
12 Chapter4. 잔혹한 집행관 (1) 24.07.21 37 2 16쪽
11 Chapter3. 줄기를 꺾다 (3) 24.07.21 42 2 16쪽
10 Chapter3. 줄기를 꺾다 (2) 24.07.21 37 2 15쪽
9 Chapter3. 줄기를 꺾다 (1) 24.07.15 70 2 14쪽
8 Chapter2. 질서 붕괴 (6) 24.07.15 34 2 13쪽
7 Chapter2. 질서 붕괴 (5) 24.07.15 35 2 14쪽
6 Chapter2. 질서 붕괴 (4) 24.07.15 43 2 13쪽
5 Chapter2. 질서 붕괴 (3) 24.07.15 46 2 13쪽
4 Chapter2. 질서 붕괴 (2) 24.07.15 71 2 19쪽
3 Chapter2. 질서 붕괴 (1) 24.07.14 63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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