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은 빌런 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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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햄
작품등록일 :
2024.07.15 11:25
최근연재일 :
2024.08.2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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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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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쇠 너클

DUMMY

공정식이 권투를 했다고 하는데 그건 아닌 것 같았다. 발차기를 하는 걸 보면 권투가 아니라 다른 운동이 틀림없다. 킥복싱? 태권도? 글쎄 둘 다 아닌 듯 맞는 듯 종잡기가 힘들다. 이것저것 뒤섞인듯하기도 하고.  


어쨌거나 공정식이 어쩌다가 저렇게 단기간에 다른 사람이 되었는지 의아하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공정식을 쓰러뜨리는 것. 


어떤 방법이든 상관없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멋지게 남자답게 맞짱 떠서 작살을 내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반드시 그 방법이 아니라도 상관없다. 세상에는 승리하는 방법이 많다. 반드시 주먹으로 이겨야 한다는 법은 없다. 그리고 일대일로 상대할 필요도 없다.


황기찬은 바지 뒷주머니에 넣어둔 물건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 수호신처럼 늘 가지고 다니는 것이다. 몇 번 써 본적이 있다. 최후의 수단이고 또 효과만점이다. 


공정식 정도라면 굳이 그걸 쓰지 않아도 충분하다. 언제든지 쓰러뜨릴 자신이 있으니까. 


그런데 생각하면 할수록 어이가 없다. 

내가 공정식을 상대해야 하다니. 

누가 안다면 쪽 팔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게 다 조경태가 시원치 않아서 생긴 일이다. 바보 같은 놈. 가끔씩 힘만 믿고 마구잡이로 들이 대서 일을 그르칠 때가 있었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약골이 내지른 발에 맞아서 저 모양이 되다니. 스타일 구기는 방법도 가지가지다.


“발차기가 제법이다. 감짝놀랐다야.”


황기찬, 콧노래를 부르며 공정식에게로 다가간다. 


한 발 두 발. 슬금슬금 다가간다. 긴장감을 높이는 방법이다.  


그런데 공정식 녀석은 별로 긴장하는 기색이 없다. 아니 도리어 황기찬 못 지 않게 여유롭다. 


“기찬아. 하지마! 응?”


이번에도 전은숙이다. 기찬에게 다가와 사정을 한다.


전은숙도 잘 알고 있다. 


공정식이 운 좋게 조경태를 쓰러 뜨린 거라는 걸. 아무리 운이 좋아도 조경태에 이어 황기찬까지 상대하는 건 무리라는 걸 말이다.  


“넌 저리 비켜.”


황기찬 조용히 전은숙을 밀어낸다. 한 번의 손짓에 저리 밀려나가는 전은숙. 당장이라도 넘어 질 듯 비틀거린다. 


“기찬아. 제발 그만해.”


이번에는 방대호와 허동철. 하지만 누가 말린다고 물러설 상황이 아니다. 


“말리지 마라. 친구가 쓰러졌는데 그냥 가면 내가 남자냐?”


말을 해놓고 보니. 제법 그럴 듯하다. 황기찬은 공정식을 혼내줄 명분을 얻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갑자기 만든 그럴듯한 명분에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공정식이 친구 조경태를 때렸으니 나도 친구의 복수를 할 권리가 있다. 뭐 그런 논리라고 할까.


그 나이 땐 충분히 통하는 논리다. 그 때문일까. 방대호와 허동철이 조용해진다. 


“그건 조경태가 먼저 시비를 걸었단 말이야.”


악을 쓰듯이 말하는 전은숙. 그 얼굴이 안쓰럽다.


그런데.


“걱정 말고 저리 물러나 있어. 알았지. 잠깐만 기다려.”


공정식이다. 


긴장은 커녕 도리어 전은숙을 위로 하는 공정식. 

잠깐만 기다리라고? 내가 뭘 잘못 들었나? 핏대가 오르기 시작하는 황기찬.


“공정식. 너 운동 배웠냐?”

“······.”

“난 네가 운동을 한 줄은 정말 몰랐다. 무슨 운동인지 좀 가르켜 줘라. 나도 좀 배우게.”

“······."


공정식은 대답이 없다.


“가르켜 주기 싫은 가보구나. 넌 몸이 약하고 성격도 원래 그렇게 터프하지 않았는데 말이지.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이상해. 도무지 내 앞에 있는 네가 공정식이란 걸 믿을 수 없어. 안 그러냐?”


네가 공정식이라는 걸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공정식을 이리저리 뜯어보는 황기찬. 


“몸도 달라졌고. 눈빛도 예전과 다르단 말이야. 이상하지 않냐고?”


의심에 찬 황기찬의 눈 빛. 자신의 정체를 의심하는 말에 흔들리는 공정식. 엄청난 비밀을 들킨 것 마냥 마음이 두근거린다.  


김독수의 정신이 차지한 공정식의 몸이 아닌가.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너 정체가 뭐야? 응?”

 

더욱 집요하게 따지고 드는 황기찬. 뭔가 안 것 일까. 그럴 리가 없다.

이내 잠시 흔들렸던 마음의 평정심을 되찾은 공정식. 하마터면 녀석의 심리전에 말려들 뻔했다. 흥분하면 안 된다. 

 

“쓸데없는 소리하지마라. 공연히 조경태 꼴 나지 말고.”

“뭐라고? 이게 보자보자 하니까. 완전 보이는 게 없구나. 어쩌다 운 좋게 조경태를 깨고 나니깐 눈에 보이는 게 없냐?”

 

마침내 공정식 앞으로 다가서는 황기찬. 그러나 공정식은 한 발도 물러나지 않는다.


당황한 황기찬.


그런데 이 자식 눈빛이 왜 이래. 마치 불타는 것 같잖아. 의문에 휩싸인 황기찬.


몸만 변한게 아니라 저 녀석의 정신도 변한 것이 틀림없다. 저런 눈빛을 이 학교 안에서는 누구에게도 본 적이 없다. 

 

우수수. 알 수 없는 소름이 돋는다. 싸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그래 본들 공정식이가 공정식이지 뭐가 달라질까. 

 

공정식 앞에 다가간 황기찬. 다짜고짜 주먹부터 날린다. 바람처럼 빠르다. 

 

주먹이라면 조경태보다 훨씬 낫다. 단지 체급이 다르다. 조경태가 헤비급이라면 황기찬은 웰터급이나 미들급? 조경태보다 훨씬 날씬하다.


파워는 좋지만 느린 조경태. 그러나 황기찬은 다르다. 빠르고 정확하다. 발차기도 아주 좋다. 뚱뚱해서 느린 조경태는 발이 안 되는 반푼이라고 할까. 

 

그러다보니 여러모로 조경태보다 황기찬이 우위에 있다. 훨씬 황기찬이 상대하기 어려운 상대라는 뜻이다. 그게 황기찬이 조경태를 비웃는 근거이기도 했다. 느리고 무식하고 힘만 세니까. 그러니 누구든 발만 빠르면 조경태에게 당할 일이 없다. 

 

굳이 황기찬을 공정식과 비교한다면 키도 비슷해서 신체조건은 둘이 비슷하다. 단지 공정식이 아직은 몸이 야윈 편이라 약해 보인다. 몸무게는 대략 10kg정도 차이가 난다. 운동 선수기준으로 보자면 상당한 차이다.

 

황기찬은 만능 스포츠 맨이다. 운동 신경이 좋아서 못하는 운동이 없다. 격투기를 따로 배운 적은 없지만 축구든 농구든 다 잘한다. 운동의 다져진 몸이다. 그러니 싸움도 당연히 잘한다. 운동을 이라고는 숨쉬기 밖에 할 줄 몰랐던 공정식과는 많이 다르다.

 

그러는 사이.

 

번개처럼 빠를 속도로 공정식을 향해 날아드는 황기찬의 주먹. 이제 일어날 일은 일그러지고 피로 범벅이될 일만 남은 공정식의 얼굴이다 

 

그러나 어림없다. 가볍게 피하는 공정식. 어느새 한 발 뒤로 물러섰다. 


“역시 예상대로야. 정말 빨라졌단 말이지. 믿을 수 없도록 말이야. 너 누구냐? 정체가 뭐냐고?”

“궁금하면 맞춰봐. 내가 누군지.”

“······.”

 

당황하는 황기찬. 공정식이 그렇게 나올 줄은 몰랐다. 정말 다른 누군가의 혼이 공정식의 몸에 들어가기라도 한 걸까.

 

“그렇게 궁금하면 말해줄까? 내가 누군지?”


그 말에 귀가 솔깃해지는 황기찬.  하지만 황기찬이 누구인가. 그런 솔깃한 말 한마디에 넘어갈 황기찬이 아니다. 


“이 새키가 누굴 놀리고 있어.”

 

그 말과 동시에 앞차기를 시도한다. 순식간에 발길이 공정식의 복부를 향해 날아든다. 미끄러지듯 뒤로 물러나는 공정식.  

 

“궁금하다며? 궁금한 거 알려주려는데 발길질을 하다니 너무 한 거 아님?”

“그럼. 말해봐라?”

“알고 싶으면 귀 좀 빌리자. 응?”

 

황기찬, 정말 몸에서 소름이 돋는 걸 느꼈다. 공정식과 같은 반도 아니고 잘 모르지만 멀리서 본 공정식은 이렇게 능글거리는 애가 아니었다.

 

이리저리 굴러먹은 황기찬 자신보다 말하고 행동하는 게 더 노련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식의 싸움이나 맞짱을 많이 떠본 사람들 특유의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그러니 황기찬의 의구심은 더욱 커진다.   

대체 이놈은 어떻게 된 거야. 사람이 달라져도 너무 달라진 거 아냐. 설마 귀신이 씌인건 아닐 테고···.


공정식 앞으로 다시 다가서는 황기찬. 이번에 또 실수하면 곤란하다. 하! 이거.

 

“귀 빌려주는거냐?”

 

다가서는 황기찬에게 말을 건네는 공정식.

 

“자! 여기 있다.”

 

머리를 한쪽으로 쑥 내미는 황기찬이다. 반사적으로 공정식의 손이 황기찬의 머리 쪽으로 나온다.


그때 순간적으로 왼주먹으로 공정식의 턱을 노린다. 강력하고도 빠른 주먹이다.  

 

얼른 고개를 돌려 주먹을 피하는 공정식이다. 엄청난 반사신경이다.

 

“느려. 너도 조경태보다 나을게 없어. 조금 빠를 뿐이야. 아주 조금. 알았냐.”

“뭐?”

 

조경태와 비교당한 황기찬 뚜껑이 열리고 만다.

 

“자! 그만 피하고 덤버라. 한 주먹에 끝내주마.”

 

황기찬은 누구든 자신있다. 근래 다섯 번이나 맞짱을 떴지만 한 번도 진적이 없다. 


지난주에는 다른 지역에 있는 2학견 짱도 쓰러뜨렸으니까. 한참 물이 오른 황기찬이다. 근처에서 맞상대 할 만 한 적수가 없다.     

 

흥분한 황기찬 다시 주먹을 날린다. 이번엔 롱훅이다. 긴리치를 이용해서 체중을 싣고 날리는 주먹. 그런데 허전하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날아드는 공정식의 라이트 훅. 얼른 몸을 틀어 주먹을 피한다. 스치듯 지나가는 공정식의 주먹. 그런데 옆구리가 울컥한다. 주먹이 스쳐 지나갔다. 그러나 완벽하게 피하진 못했다. 

 

갈비뼈가 아프다. 정타가 아닌 게 다행이다.

 

“아니. 이 새키가. 보자보자 하니깐.”

 

뚜껑이 열린 황기찬이 주먹을 마구 휘두른다. 이리 저리 가볍게 피하는 공정식 잔발도 좋지만 위빙도 대단하다. 

 

“와!”

 

공정식의 몸놀림에 감탄하는 아이들. 무슨 권투경기를 관람하는 관중같다.

 

이어서 날아드는 공정식의 쨉. 눈두덩이에서 번쩍 스파크가 일어난다. 눈앞이 순간적으로 캄캄해진다. 다시 날아드는 쨉. 연달아 날아드는 주먹. 빠르다. 정말 빠르다. 


나름 발이 빠르다고 자신했던 황기찬. 그러나 날아드는 공정식의 주먹을 미쳐 피하지 못한다. 뻔히 날아는게 보이는 데도 피할 수 없다. 몸을 움직이기도 전에 얼굴에 꽂히는 주먹.

아직 쨉이다. 이건 본격적으로 주먹을 날리지도 않았다는 뜻이다. 일명 맛보기라고 할까.  

그런데 맛보기 치고는 상당히 강하다. 많이 아프다. 번쩍이는 별들이 눈앞에서 떠돈다.  

 

‘이러다가 조경태 꼴 나겠다.’


위기감을 느낀 황기찬. 뒤로 주춤거리며 물러난다. 일단 물러나 정신을 가다듬어야 한다. 가만히 있다가는 정말 조경태꼴 나기 십상이 아닐 수 없다.


공정식의 주먹에 맞아서 뒤로 물러나다니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만 하고 돌아가지.”

 

공정식이 주먹을 내렸다. 그만 하자는 뜻이다. 넌 안 돼. 그런 표정이다. 참을 수 없는 모욕이 아닐 수 없다. 

 

“흥. 웃기지 마라. 난 아직 안 끝났어.”


황기찬도 조경태와 마찬가지다. 여기서 물러 설수는 없다. 그동안 쌓아 올린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그럴 수는 없다. 물러서면 초원의 늙은 수사자와 같은 운명이 되는 것이다. 살아 있어도 산 것이 아니다.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 후배들이 보고 있다. 제일 무서운 게 뭐냐면 보는 눈이다. 상대방이 아니라 구경하는 눈이 가장 두려운 것이다.

 

어쩔 수 없는 마지막 선택이다. 황기찬, 자신을 지켜주던 수호신을 불러내기로 한다. 


마지막 희망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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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99 새도우
    작성일
    24.08.09 12:04
    No. 1

    운동을 은 운동 으로, 2학견 은 2학년 으로
    날아는게 는 날아오는게 로
    건필하기를........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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