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은 빌런 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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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햄
작품등록일 :
2024.07.15 11:25
최근연재일 :
2024.08.2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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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5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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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공터3

DUMMY

홍일표가 쓰러지자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박종찬.


다리를 감싸 쥔 홍일표가 죽을 것 같은 표정으로 공터 한 켠으로 물러난다. 


어째 좀 미안하다. 


걷기는 커녕 네 발로 기어서 물러나는 홍일표를 본 까불이 박종찬. 평소 까불던 모습은 어디로 사라지고 조용하다 못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야! 까불지 말고 덤벼봐. 어서.”


까불이에게 다시 한 번 이죽거리는 공정식. 쓰러진 홍일표를 본 박종찬, 아무 대꾸를 하지 못한다.


그러더니.


“너 그러고도 무사할 줄 아냐.”

“내가 절대로 그냥 두지 않는다. 알아.”


하나도 무섭지 않은 말을 마구 내뱉는다.

곧 울음이라도 터뜨릴것 같은 목소리다. 화도 나고 겁도 나고 덤비고도 싶고 그래선 안 될 것 같고··· 한마디로 다양하고 복잡한 감정 상태라는 걸 알 수 있다.


이제 까불이 차례인가해도 녀석이 덤 빌 기미는 없다. 


역시 까불이답게 말만 앞세우고 공정식을 어떻게 하지는 못한다. 공정식을 상대할 용기가 나지 않는 모양이다.  자기 눈앞에서 조경태와 황기찬은 물론이고 마침내 홍일표까지 저 모양이 되었으니 당연하다. 싸울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고광우. 

 

“이 새끼야. 그만해라. 계집애처럼 징징거리기는.”


고광우가 박종찬에게 소리쳤다. 

울지 않을 뿐 이미 완전히 제압을 당한 박종찬이다. 굳이 비유하자면 꼬리를 사타구니 사이에 집어넣은 개라고 할까. 꼬리를 사타구니에 넣고 다리는 힘이 빠져서 겨우 걷는 그런 상태.


자존심은 있어서 항복 선언을 하기 싫은 것뿐이다. 허세라고 부려서라도 마지막 자존심만큼은 지키고 싶은 그런 상태. 


앞으로 나선다. 마지막 남은 일진들의 희망이다. 고광우 마저 쓰러지면 삼일고의 2학년 일진은 무너진다. 

 

그건 일진이 삼일고 어디에서도 발을 붙이기 힘들어 진다는 뜻이다. 2학년이 무너지면 1학년도 3학년도 저절로 흔들린다.  

 

고광우가 앞으로 나선다.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고광우. 어떤 식으로든 공정식을 처리해야하는 복잡한 문제를 안게 되었다. 

 

고광우 앞으로 다가서는 공정식.

 

“이제 너만 남았네.”

“니가 이겼다고 생각하면 오산이야···.”

“넌 안 덤비냐? 다른 애들처럼 될까봐 겁나냐?”

“내가 겁날게 있겠니.”

 

담담한 목소리의 고광우.


“그래? 듣자하니 넌 태권도를 한다던데. 그럼 태권도장에서 볼까?”

“그럴까? 나도 여긴 맘에 들지 않아.”


고광우가 순순히 제안을 받아 들였다.


“좋아. 그렇게 하자구. 그 대신 내일 보자. 오늘은 다친 애들도 있으니 병원에 데려 가야지.”


고광우가 주저앉아 있는 홍일표와 나머지 아이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그러자. 나는 언제든지 상관없으니까.” 

“흥!”


고광우가 어이없다는 듯이 콧방귀를 뀌었다. 


“앞으로는 애들 괴롭히지 마라. 때리지도 말고 돈 뜯어내지도 말고. 알아들어?”

 

공정식이 고광우의 어깨를 툭툭 쳐준다. 한참 어린 동생을 대하듯이 말하는 공정식.


“니가 아직 뭘 잘 모르는 모양이구나.” 

“내가 뭘?”

“세상이 그렇게 쉽지 않아. 우리 애들 몇이 너한테 당했지만 그렇다고 끝난 게 아니야.”


은근히 협박을 하는 고광우. 녀석의 째진 눈이 날카롭게 번득인다. 

 

“그러냐? 안 그럼 니가 어쩔건데.”

 

피식 웃음을 흘리는 고광우. 공정식을 아직도 우습게 아는 건지 허세를 부르는 건지 알 수 없다.

 

공정식의 대꾸에 입을 꾹 다문 고광우. 할 말이 없는 것인지. 무슨 의도 인지 알 수 없다.

 

“내일 보자.”

“늦지 마라. 기다리지 않는다.”

 

고광우는 아이들을 부축해서 돌아갔다. 


내일 고광우를 태권도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고광우만 쓰러 뜨린다면 이제 2학년에서 남은 일진은 없다. 까불이 박종찬이 있기는 하지만 뭘로 봐도 정식의 상대가 아니다. 고광우만 사라지면 소멸 혹은 도퇴 될 녀석이다. 

 

고광우가 태권도를 했다고 하니 녀석의 실력이 기대가 된다.

하지만 아직 어린애들 아닌가. 가급적 살살 다루자. 홍일표 다리는 괜찮으려나 모르겠다. 아마 다리를 많아 다쳤을 것 같은데 좀 미안하네. 


기브스하고 한두 달 고생해야 할 것 같아서 말이다. 

 

녀석은 아직도 다리를 붙잡고 울 것 같은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아마 기브스 해야 한다고 하면 아마도 환장할 노릇일거다. 

 

놈들이 덩치가 크고 본 게 있어서 깡패 흉내 내고 그러지만 사실 아직 어리다.

겨우 열일곱에 불과한 나이라서 한 풀만 꺽이고 나면 그냥 저절로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니까.   

 

초라한 패잔병같이 서로를 부축하며 공터를 떠나는 녀석들.


일진이라고 하지만 어린 애들이고 한때 불미스러운 일에 휩싸이는 실수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까. 어째 맘이 그리 좋지 않다.

 

***

 

“너 어디 갔다 왔어?”


집에 돌아오니 방대호와 허동철이 와 있다.

 

“너희들이 왜 왔어?”

“아까 헤어지고 보니 니가 일진 애들이랑 같이 가는 것 같아서 말이야. 걱정되서 온 거야.”

“아! 그래. 그거.”

 

공정식은 말을 더듬는다. 

 

“걔들이랑 같이 간 거 맞지? 응?”

“저기 공터가 있더라고.”

“그럼? 같이 거기에?”

 

방대호와 허동철이 눈을 반짝인다. 같이 같으니 그냥 이야기를 하고 돌아왔을리는 없고? 그뒷 이야기가 궁금하다는 건데. 잠시 망설이는 공정식, 말해야 하나? 감출 건 또 뭐고.

 

“공터가 있는 줄 오늘 처음 알았네.”

“맞아. 거기 공사중단된 건물이 있는데 공터가 있다고 하더라.”

 

허동철이 거들었다. 

 

“거길 걔들이랑 갓단 말이야?”

“응.”

“홍일표랑 박동찬이랑 나머지 셋···. 그럼 다섯인데. 다섯 명이랑 거길 갔다고?”

“그렇게 됐어?”

“아니. 그래서?”

 

방대호가 정식의 몸을 이리저리 살피며 물었다. 아마도 그냥 이야기만 하고 왔을 리는 전혀 없는데 혹시 몸에 다친 데가 없는지 확인을 한다. 

 

하지만 아무리 눈을 씻고 둘러봐도 이상이 없다. 일단 안도하는 방대호와 허동철. 녀석들이 정식을 그냥 둿을리 없는데 말이다. 

 

“그게 그러니까 말이지.”


자조지종을 말하려다 참는 공정식. 이런 저런 이야기를 자꾸하는 것이 그리 달갑지는 않다. 상대가 누구든 좋은 이야기도 아니고 사람 때린 이야기 아닌가. 그럼 다른 이야기는 다 빼고 고광우를 만나기로 한 이야를할까, 망설여진다.


“그러니까 말을 해봐. 우리가 그래도 너하고 젤 친한 절친 들인데 돌아가는 이야기는 알아야 될 거 아냐.”

“맞아. 널 도우려면 알아야지. 모르면 뭘 어쩌겠어.”


듣고 보니 틀린 말도 아니다.


돕은 것이야 그렇다 쳐도 친구들은 알고 있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그때 문득 녀석들의 협박조의 말이 생각나는 공정식. 혹시 모르는 일이니 주의를 주기는 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하여튼 너희들이 조심해. 외진데 가지 말고 혼자 다니지 말고. 혹시 일진 애들이 부르면 절대가지 말고. 알았지?”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는 공정식. 그런데 심각하다기보다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공정식을 바라보는 친구들.

 

왜냐고 묻고 있다. 

 

“아니 그러니까. 왜 그래야 하냐고? 일진 피해서 다니는 거야 늘 있는 일인데. 오늘 갑자기 그 이야기는 왜 하는데?”

“음. 그러니깐 그게 말이지.”

 

대답인 군색해진 공정식. 

 

“쟤들이 협박이라도 하디?”


대충 눈치를 챈 두 녀석. 

 

“그래.”

 

공정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두. 설마 우릴 어쩌겠니.”

“그래. 그렇긴 하지만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놈들이니 조심해. 그런데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까불이하고 홍일표는 무슨 관계야?”

“왜?”

 

그 질문에 또 말문이 막힌다.

 

“음. 둘이 아주 친한 것 같아서 말이야.”

 

어쩔 수 없이 말을 만들어 대답한다. 사실을 말하긴 그렇고···.

 

“박종찬 아버지가 사장이고 홍일표 아버지가 그 회사 직원이야.”

“헐!”


말문이 막혀버린 공정식. 역시 뭔가 이상했다. 박종찬이 나서야할 때에 홍일표가 나서서 커버치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러니 홍일표가 알아서 긴 거라는 이야기인데. 아버지의 사회적 지위가 아이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된 건데. 좀 씁쓸하다.  

 

“그런데 왜? 걔들이 해?”

“아냐. 아무 것도 아냐. 하여튼 일진애들 하고 절대로 역이지 않도록 조심해라. 나 땜에 너희들이 피해보는 건 싫으니까.”

“알았어. 하여튼 니가 무탈하니까 다행이다.”


둘은 서둘러 집으로 돌아갔다. 


“다행이다.”

“그러게.”


뭐랄까 정식이가 일진애들과 함께 어딜 가는 걸 봤기 때문이고 여러 명이 한꺼번에 정식을 상대한다면 그걸 이겨내기가 쉽지 않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멀쩡하게 돌아왔으니 다행이었다. 정식이 뭔가 말을 다하지 않고 할 듯 말듯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근데 뭐가 좀 이상하지 않아?”  

“뭐가?”


평소에도 아무 생각없는 방대호가 동철의 말에 되묻는다. 


“정식이가 뭔 말을 하려다가 마는 것 같지 않아?”


그러고 보니 그런 것 가기도 했다. 하지만 원래 그런 것에는 둔한 방대호. 원래 눈치는 꽝이다.  


“그릴리가 있나?”

“그런가?”


방대호의 심드렁한 반응에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은 허동철. 그러고 보니 뭐 별일이 아닌것 같기도 하고. 


그때 저기서 다가오는 산책객 한 사람이 눈에 들어온다. 60대 중후반 정도? 이마가 확실하게 벗겨진 분인데 개를 데리고 산책을 나온듯 하다. 그런데 어째 사람이 개와 산책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개가 사람을 끌고 다니는 듯 하다면 잘 못 본 것인가.


회색의 개가 그들 앞으로 곧장 다가온다. 눈 깜짝할 사이에 둘에게 다가온 개. 개는 다름 아닌 시베리안 허스키다. 얼핏 보면 늑대 같아 보이는 개다.


낯선 개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놀란 방대호와 허동철.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깜짝 놀란 나머지 정신이 없다.


두려움이 현실이 되었다. 두 사람이 있는 곳에 온 개가 갑자기 허동철에게 달려들었다. 아주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으악!”


놀란 허동철이 급히 몸을 돌린다. 생각보다 동작이 빠르다. 역시 위기에 처하면 달라지는게 사람인가보다. 덕분에 동철을 향해 달려든 시베리안 허스키가 동철의 책가방을 물었다.  그나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개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라기는 주인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주인은 개의 난동을 막을 힘이 없다. 


“사람 살려.”


“아! 이거 어쩐단 말이야.”  


식은땀이 흐르는 동철. 그리고 어떻게든 개를 친구에게서 떼어 놓으려고 하는 방대호.

그런데 개가 물러서질 않는다. 물은 것을 절대 놓지도 않고 도리어 사람을 물려고 한다. 


허동철의 비명소리가 공원에 울려 퍼진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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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99 새도우
    작성일
    24.08.21 22:58
    No. 1

    갓단말이야 는 갔단 말이야 로, 둿을리가 는 뒀을 리가 로
    이야를할까 는 이야기를 할까 로
    돕은것이야 는 도운 것이야 로
    역이지 는 엮이지 로
    건필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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