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은 빌런 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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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햄
작품등록일 :
2024.07.15 11:25
최근연재일 :
2024.08.2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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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4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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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복수3

DUMMY

“너희들 정말 어이없다. 그런 걸 말이라고 하냐. 나보고 일진이 되고 나중에는 조폭이 되라고?”

 

오재영의 제안은 결국 그런 뜻이었다.  

 

“아직 어려서 세상을 모르는구나.”

 

오재영이 썩소를 날린다. 

 

“니가 약한 애들 편 들어봐야 너한테 돌아가는 거 하나도 없다. 돈이 생기냐 아니면 너한테 누가 표창을 주기를 하냐.”

“그런 걸 바라는 게 아냐?”

“그럼? 니가 무슨 정의의 사자냐? 응? 민중의 지팡이야? 그래봐야 소용없어. 공연히 소란만 일으킨다고 선생들도 싫어한단 말이지.”

“그런 건 네가 신경 쓸 거 없어. 어쨌거나 난 친구들을 괴롭히는 건 못 봐준다. 그러니 앞으로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 약속한다면 내가 그냥 물러가지.”

 

공정식의 말에 오재영과 나머지 둘이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때 오재영의 오른쪽에 있던 녀석이 나섰다.

 

“넌 도무지 그냥 둬서는 안돼겠다.”

“그러게.”

“내가 먼저 상대해 주마. 널 보니까 급격히 흥미가 생긴다. 오랜만에 좀 좀 풀어야겠다. 내가 한동안 주먹을 쓰지 않아서 몸이 근질근질하던 참이었는데 말이야.”

 

녀석이 교복 웃도리를 벗어 던졌다. 

호리호리하고 키가 큰 편이다. 정식보다 5센치미터는 커 보였다.

 

“후회 마라. 네가 운동 좀 한 모양인데. 그걸로 통하는 게 아니야. 선배의 뜨거운 맛을 보여주마.”

“야! 강인철. 내가 도와주랴.”

 

옆에 서있던 녀석이 거들고 나섰다. 장태수라는 녀석이다. 오재영 못지않은 악질이다. 

 

“놔둬라. 내가 정두수 같은 줄 아냐. 저런 애들 땜에 3학년이 대접을 못 받는거야.”

 

공정식을 상대하겠다고 나선 녀석은 강인철이다. 강인철은 공터 구석에서 고광우의 도움을 받고있는 정두수를 마치 벌레 보듯이 바라보며 말했다. 녀석의 눈에 정두수는 한참 어리버리하고 못난 녀석으로 보이는 모양이었다.


정두수는 3학년 일진들 틈에서 위치가 조경태와 비슷한 것 같았다. 앞장서서 설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신뢰도가 높지 않은 그런 친구들. 그런 애들이 어딜 가는 있는 법이다.

 

“니가 권투를 한 것 같은데. 나도 권투 좀 했다. 한번 붙어볼까.”

“좋아.”

 

강인철이라고? 학교에서 본 기억은 난다. 키가 커서 눈에 띠었다. 

정식이 공터 중간으로 나갔다. 강인철이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넘 좀 아쉽다. 우리랑 같이 일하면 좋을 텐데. 나한테 지면 우리밑으로 들어와 알았지?”

“싫은데.”

“싫은데? 싫은데가 아니라 싫습니다. 그렇게 말해봐.”

“싫은데.”

 

반복되는 정식의 태도. 짜증이 날대로 난 강인철이다. 

 

“가정 교육을 어떻게 받았길레 선배에게 말을 그렇게 하냐? 아! 그래 부모가 없다고 했냐? 그러니 니 놈이 왜 그렇게 버릇이 없는지 말 만하다.”

“뭐라고?”

 

강인철의 말에 흥분한 공정식. 

 

“왜? 내 말이 틀렸어? 가정 교육이 안 됐으니 선배들에게 주먹 들이대는 거 아냐? 안 그래?”

 

억지를 부리는 강인철이다. 도무지 봐줄 수 없다. 

 

“이리 나와.”

 

화가 단단히 난 공정식. 공터 안에 들어간다. 

 

“좋지. 오랜만에 몸 좀 풀게 생겼구나.”

 

주먹을 움켜준 강인철이 공정식 앞으로 다가온다. 

 

“야! 이거 내미난데.”

 

오재영과 그 옆에 딱 붙어선 장태수가 재미나다는 듯이 낄낄거렸다. 

 

강인철 앞으로 다가선 공정식, 보통 그러지 않는 데 이번은 참을 수 없다. 가정 교육이 제대로 안 되었다는 둥, 조부모님을 무시하고 깔보는 태도를 참을 수 없다.

 

“다시 한번 말해봐. 가정 교육이 어떻다고?”

“다시 말하라면 못 할것 같냐. 부모 없이 자라서 선배들에게 반발이고 대드는 거 아냐? 안 그래? 다른 애들은 절대로 그런 애들이 없는데. 안 그러냐?”

 

강인철이 오재영을 바라보며 히죽거렸다. 

 

“당연하지 가정 교육이 안 돼서 그 모양이지. 선배를 개똥으로 알고 주먹을 휘두르질 않나?”

“니들이 제대로 하면 그런 일이 생기겠어? 후배들 때리고 돈 뺐고···. 그게 선배들이 하는 짓이냐? 동네 양아치들이 하는 짓이지. 그러고도 선배 대접을 받기를 원한다면 제정신이 아닌거야. 안 그래?”

“하! 이 새끼가 어디서 말이면 다야.”

 

강인철이 공정식의 멱살을 잡는다. 꽉 잡은 두 손을 앞으로 바싹 당긴다. 그런데 공정식 미동도 않는다.


얼굴이 붉어진 강인철 더 세게 당겨본다. 그런데 반응이 없다.

 

‘이 새끼 뭐지?’


많이 당황한 강인철. 

 

‘아! 쓰바. 이거 뭐냐고? 왜 끌려오질 않아?“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녀석이 똥심을 다 쓰면서 버티는 모양인데 다시 한번 끌어당긴다. 조금 끌려오는 것 같다. 


‘그럼 그렇지. 니가 안 끌려오면 어쩔 건데.’

신이 난 강인철. 더 힘을 준다. 

 

끙.

 

그런데 이상하다. 끌려오는 것 같기는 한데 어째 시원치 않다. 녀석이 덩치도 그리 크지도 않은데 말이다. 

 

“힘 다 쓴 거야?”

 

멱살을 잡힌 채로 녀석이 똑바로 쳐다보며 말한다. 그런데 조금도 당황하거나 힘들어 하는 표정이 아니다. 아니. 도리어 뭐하냐, 그런 표정이랄까.


당황한 강인철.

 

“힘 다 쓴거냐고?”

 

대답이 없는 강인철.  갑자기 말문이 막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젠장 뭐가 어떻게 돼 가는 거야.’


마치 돌덩어리를 잡고 있는 듯 꿈쩍도 않는 공정식을 어쩔 수 없이 놔버린 강인철. 손이 얼얼하다.

 

“이번에 내가 한번 해볼게.”

 

공정식이 강인철의 멱살을 잡는다. 강인철의 멱살을 꽉 잡은 공정식의 오른손. 오른손이 조금씩 위로 올라간다.

 

하지만 강인철 피식 웃음을 터트린다. 

키도 작은 놈이 뭘 어쩌겠다고, 공정식 보다 몇 센치는 더 큰 강인철 아닌가. 키 작은 녀석이 날 들어 올리려고 하다니.

 

정말 어이없네. 

 

그때까지만 해도 강인철은 코웃음을 쳤다.


그런데 공정식의 오른손을 따라 강인철의 몸이 점점 위로 올라간다. 

 

으으으으.

 

점점 위로 올라가는 몸, 몸이 올라가는 만큼 목이 졸린다. 숨이 막힌다. 목이 아프다. 강인철은 얼른 손을 공정식의 손목을 잡아 비튼다.

힘을 준다.

그런데 힘을 아무리 줘도 녀석은 반응이 없다. 

 

숨이 점점 더 막힌다. 그러더니 이젠 질식할 것 같다. 녀석의 팔을 비튼다. 손아귀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런데 놈은 요지부동이다. 꿈쩍도 하지 않는 놈의 팔.

 

쇠처럼 조금의 요동도 없이 위로만 올라가는 팔. 기중기같다고 한다면 과장된 것일까. 

 

으으으···.

 

정신이 혼미해진다.

 

이 새끼야. 이거 놔. 안 놓으면···. 

그러나 말은 목구멍을 벗어나지 못한다. 말 대신 비명과 웅얼거림도 아닌 흐지부지된 이상한 말이 되고 만다.

 

강인철을 번쩍 들고 있는 공정식.

그 모습을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는 오재영.

 

그 모습이 기이하다. 한 녀석이 다른 한 녀석의 멱살을 잡고 번쩍 들어 올리고 있으니 말이다. 

 

재미있는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저렇게 오래 사람을 들고 있을 수 있나? 몇십 초라면 모를까. 벌써 3분은 된 것 같은데 말이다. 

 

“야! 쟤 기절한 거 아냐?”

 

오재영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멱살을 잡혀 있는 강인철이 어느 순간 고개를 아래로 픽 떨구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아니?”

 

이윽고 강인철의 입에서 흘러내리는 허연 거품.

 

“아니. 이거 뭐야.”

“야! 인철아.”

 

놀란 오재영과 장태수. 공정식에게 달려들든다. 


‘이쯤이면 된 것 같기는 한데.’

‘팔이 얼얼하네.’

 

녀석이 키도 있고 해서 그런지 제법 무거웠다.

정식은 이미 알고 있었다. 녀석이 아까 전에 이미 정신을 잃었다는 걸.

 

그런데 더 들고 있고 싶었다. 좀 힘들기는 해도 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야 녀석에게 교훈을 더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털썩. 

 

정신을 잃은 강인철이 짐짝처럼 바닥에 떨어졌다. 강인철이 정신을 잃은 걸 안 두 녀석이 호들갑스럽게 달려왔다. 


“인철아! 정신 차려.”

“인철아. 야! 임마.”


뺨을 때리고 물을 뿌리고 난리도 아니다. 그런데 키도 큰 녀석이 이렇게 약하다니 믿기 어렵다. 요즘 애들은 허우대만 그럴듯하지 실제로는 그렇게 몸이 강하지 않다더니 정말 그런가보다.

 

이제 보니 약골 아닌가.

세상이 두려울 것 없을 것 같던 녀석이 저렇게 허무하게 기절을 하다니 공정식는 도리어 그게 믿기지 않는다. 

 

쓰러져 정신을 잃은 걸 보니 좀 안됐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녀석이 친구 동철이에게 한짓을 생각하면 그런 생각이 싹 사라졌다.


다른 녀석들도 마찬가지였다. 아직 어린 놈들이라 혼을 내다보면 좀 안 됐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한순간에 그런 생각이 싹 사라지는 것이었다. 

 

녀석들이 저지른 만행을 생각해 본다. 그러면 녀석들에게 조금의 동점심을 가져도 안 된다.

 

그 대표적이 놈이 오재영이다. 오재영이 공정식에게 한 짓을 생각하면 일말의 동정심을 가질 수 없다. 

 

기다려라 오재영.


내가 다른 놈들하고는 다르게 확실하게 널 손봐주마. 

 

허동철을 폭행했던 강인철. 친구 동철이 공정식과 비슷하게 당할 뻔 했다. 그런 과거를 아는 공정식, 강인철을 용서할 수 없다.

 

겨우 목조르기로 기절시킨 게 아쉽다. 겨우 이 정도로 녀석을 쓰러지게 하다니. 좀 더 강하고 자극적이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녀석을 짓밟았어야 하는데.

 

후회가 밀려든다. 좀 아쉽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녀석들이 얼마나 호들갑을 떨었을까. 강인철이 마침내 정신을 차린다. 급히 달려온 고광우가 녀석을 귀퉁이로 데려간다. 정신이 겨우 든 정두수 옆에 기대어 앉는다. 


“정신 차리세요.”


겨우 정신이 돌아온 강인철에게 물을 먹이는 고광우. 공정식을 바라보는 고광우의 눈에는 경외의 눈빛이 서려 있다.


뭐 저런 놈이 다 있지? 도무지 믿을 수 없어. 인간이 맞나?


뭐 그런 표정이다. 그리고 경외의 표정 속에 한 가지 다른 기운을 느낄 수 있다. 겉으로는 선배들이 쓰러지니 안타까워하는 것 같아도 속으로는 그런 것 같지 않는 느낌이랄까. 


도리어 이 상황을 즐기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어쨌거나 녀석들을 보는 고광우에게서 느껴지는 색다른 느낌을 공정식은 알 수 있었다. 


“아! 쓰바. 이게 뭐야.”

“우아아아.”


미칠 것 같다는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는 오재영과 장태수.


녀석들로서는 지금 이 상황을 도무지 믿을 수 없었다. 믿을 수도 없고 받아들일 수도 없는 상황.


견딜 수 없다. 화가 머리끝까지 솟은 두 녀석. 완전히 이성을 잃었다.    


그때 두 녀석이 공정식 앞으로 다가선다. 

 

“그래 하나씩 감질나게 덤비지 말고 둘이 한꺼번에 덤벼라.”

 

공정식 녀석들을 향해 웃음을 날린다.  

 

“이 새끼 죽여버릴테다.”

 

두 녀석이 공정식을 둘러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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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9. 동물병원 사람들 24.08.09 53 3 12쪽
18 18. 이거 재미있네 24.08.08 57 3 11쪽
17 17. 운수 사나운 날 24.08.07 65 3 12쪽
16 16. 쓰러진 황기찬 +1 24.08.06 66 4 12쪽
15 15. 쇠 너클 +1 24.08.05 65 3 12쪽
14 14. 완전 크로캅이더라 24.08.03 69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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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2. 복싱? +1 24.08.01 65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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