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은 빌런 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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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햄
작품등록일 :
2024.07.15 11:25
최근연재일 :
2024.08.2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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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8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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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7 스파링1

DUMMY

그러고 보면 그리 힘을 무리하게 넣어서 주먹을 휘두른 것도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무리해서 억지로?  그런 것은 아닌 게 분명했다. 

슬슬, 자연스럽게 주먹을 휘두른 것인데. 샌드백은 위로 떨어질듯 날아갔다가 돌아오고 왼똑 오른쪽도 마찬가지였다.

 

당연히 소리는 엄청 나게 크고···. 일찍이 한 번도 들어본 적 없을 법한 굉음이 체육관을 울리고 있었다.

 

‘하! 이건 뭐지.’


민관장으로서는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었다. 대체 이게 뭐란 말인가.

슬슬 치는 것 같은데 샌드백은 터질듯이 요동을 치고  있으니. 그러고 보니 전에 샌드백이 터진 것도 알고 보면 우연한 일이 아닌 게 틀림없다. 

 

그렇다면 엄청난 강펀치라는 건데···.

 

믿을 수 없다. 얼마 가르치지도 않았고 운동을 한지도 얼마 안 된 아이 아닌가. 그런데 저 정도 강펀치를 날린다는 건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을 부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일단 지켜보는 수밖에.


그나저나 샌드백만은 터뜨리지 마라. 정식아 제발···.

 

그렇게 민관장이 어려운 수수께끼를 풀고 있는 사이, 청년 회원 하나가 들어왔다. 그는 김독수의 경기를 민관장과 같이 시청했던 이종태다. 

 

“안녕하십니까?”

“어서 오게.”

 

민관장과 이종태가 인사를 나누고 정식도 인사를 한다. 

 

“어서 오세요..”

“오! 정식왔구나. 너 열심히 한다더니 많이 늘었는데.”

“아닙니다.”

“아냐. 갑바가 대단하다야. 알통도 좋고.”

 

정식의 앞까지 다가온 이종태가 정식의 가슴과 앞의 근육을 만지며 능글맞게 웃었다.  

그러더니 문득 하는 말.

 

“너 나랑 스파링 한번 할래. 내가 요즘 스파링하고 싶었는데 사람이 없어서 못하고 있거든···.”

“아! 그게···.”

 

정식은 망설여졌다. 이종태는 이번에 권투대회에 참가하기로 한 준 선수급 회원이었다. 그리고 체급은 미들급. 제법 한 체격하는 사람이었다.

 

민관장의 표정도 그리 반기는 표정이 아니다. 하지만 경기도 아니고 연습 삼아서 하는 스파링 아닌가. 가볍게 운동을 한다는 기분으로 몸이나 풀어도 되는 상황이기는 한데. 

 

“야! 내가 대회 나가기 전인데 사람이 없어서 연습이 안 된다.”

 

다시 한 번 부탁인지 강요인지 모를 요구를 하는 이종태. 사람이 없다는 말이 민관장에게는 좀 찔렸던가? 

 

“그래. 정식아 스파링 한번 해라. 서로 도움이 많이 될 테니까.”

 

갑자기 변한 민관장의 태도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좀 심하다. 이렇게 쉽게 돌변하다니. 민관장이 그렇게 말하니 거절하기 뭣하다. 스파링 좀 하자는데 너무 거절하는 것도 그렇고.  

 

“알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링에 오른 정식. 

 

“자! 그럼. 연습이니까. 3분 3라운드로 해보자. 무리하지 말고 살살 알았지? 심판은 관장님이 보시구요.”

 

신이 난 이종태 스스로 나서서 시간을 정한다.

 

“옙.”

“자! 그럼 간다.”

 

땡.

 

민관장이 종을 울렸다.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보는 이종태. 제법 스텝이 좋다. 발도 빠르고 몸도 좋은 것이 운동을 해도 성공할 수 있었을 것 같다. 

 

“자! 주먹 들어가니깐 조심해라 정식아.”

“옙.”

 

공정식이 대답을 마치자마자 이종태의 쨉이 정식의 안면으로 날아들었다. 

 

억!

 

잠시 방심하는 사이 순식간에 날아든 이종태의 레프트 잽이 정식의 콧등에 적중했다. 콧등이 시큰해지면서 눈물이 찔끔 낫다.   

 

‘아씨! 말하자마자 이러다니.’

 

짜증이 밀려오는 공정식. 하지만 주의를 게을리 한 건 자기 탓이다. 여긴 링이 아닌가. 눈을 부릅뜬다. 

 

“간다.”

 

또 한 번 레프트 쨉이 정식의 얼굴로 날아든다.

 

‘흥! 어림없지.’

   

가볍게 뒤로 피하는 공정식. 한번은 몰라도 두 번은 안 당한다. 한 발 뒤로 물러나는 공정식.

 

“어쮸! 피했어.”

 

정식이 잽을 피하자 투스텝으로 접근하면서 스트레이트를 날리는 이종태. 가볍게 고개를 자우로 돌리고 위빙으로 피하면서 좌측으로 돌아 이종태의 공격권에서 빠져나가는 공정식. 아주 자연스럽다.  

 

“오호! 제법인데.”

 

말을 그렇게 하지만 살짝 당황하는 이종태. 이 정도 스피드면 한방 정도는 맞아야 하는데 그게 뜻대로 안됐다는 표정이다. 놀라움과 실망감이 교차하는 이종태의 표정. 

 

“저도 갑니다.”

“푸하하하···. 얼마든지.”

 

이종태가 어이없다는 듯이 웃음을 참지 못했다.  

 

“정말입니다.”

“알았다니깐 그러네. 얼마든지 들어···.”

 

억!

 

이종태가 말을 다 마치기 전에 공정식의 레프트 잽이 이종태의 콧등에 작렬했다.

 

‘크크크크···.’


받은 대로 되갚아 준 것이다. 주춤. 뒤로 한 걸음 물러서는 이종태가 코를 감싸 쥔다.

 

“아! 이거 뭐야.”

 

코를 감싸 쥔 이종태가 울상이 된다. 아니나 다를까. 검붉은 코피가 이종태의 코에서 흘러내린다. 이른바 흔히 말하는 쌍코피다. 요즘은 좀 보기 드문데. 어쨌거나 쌍코피였다. 

 

‘하! 약하네. 잽 한 번에 쌍코피가 터지면 어쩐단 말인가? 맷집이 저렇게 약해서야. 아니면 피하던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시합에 나간다는 사람이. 

 

갑갑한 기분을 감출 수 없는 공정식. 안타깝다. 그리고 그 광경을 지켜보는 민관장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다. 얼른 휴지를 들고 달려오는 민관장. 당황한 기색이 완연하고 한편으로 어이없어 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이종태가 어린 초짜한테 맞아서 쌍코피가 터지다니. 나름 좀 한다고 하는 이종태를 한 방에 쌍코피를 터뜨리다니. 좀 의아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공정식이가 주먹이 빠르긴 빨랐다. 손이 거의 안 보였으니까. 노안 때문에 빨리 움직이는 것들이 잘 안 보인다고 하지만 그래도 그렇지. 

 

휴지와 물수건으로 이종태의 코피를 지혈한 민관장.

 

“피도 났으니 그만하시죠.”

 

그러나 그건 공정식의 생각이다. 

 

“무슨 소리야. 끝까지 해야지.”

 

열받은 이종태의 목소리다. 상당히 기분이 상한 듯한데.  

 

‘이거 골치 아프게 생겼네. 어째 하고 싶지 않더라니까.’

 

한숨이 푸욱 나오는 공정식. 

 

‘어쩔 수 없지.’

 

지혈을 마친 이종태.

 

‘이 새끼가 어리다고 봐줬더니만···. 코피를 터트려. 어디 한 번 맞아봐라. 내 잠깐 방심하다가 코를 맞았지만 어림없다.’

 

이종태의 눈에 불이 인다.


이제 연습삼아하는 스파링이 아니다. 조심해야 한다. 물불을 가리지 않고 달려들 테세다.


이종태, 글러브를 다시 동여맨다.


발도 한번 굴러보고 심호흡도 다시 한다. 다행히 코피는 멎었다. 쪽 팔리게 코피가 터지다니. 그것도 쌍코피가. 보는 사람이 없으니 천만 다행이지 쌍코피 터지면 그건 뭐 결판 난 거 아닌가? 특히 애들 싸움에 코피나면 그걸로 끝이지만 권투도 마찬가지다.

 

개 쪽이니까. 만회하는 방법은 단 하나. 죽기 살기로 상대를 박살내는 것 뿐이다. 


민관장이 말은 안 해도 속으로 날 얼마나 한심하게 볼까. 그리고 저 색히가 돌아다니면서 온 사방에 떠들고 다닐텐데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그러니 확실하게 때려눞혀야 한다. 안 그럼 쌍코피 난 것만 소문이 날 터···. 만약 그렇게 되면 고딩한테 맞았다고 소문이···.


아! 안돼. 

그럼 이 동네를 떠나야 한다. 


양 주먹을 부딪히며 전의를 불태우는 이종태. 고개를 좌우로 꺾어본다. 그래 아까는 내가 너무 방심했다. 잠시 딴생각을 했던 게 틀림없다.

 

그래도 그렇지 눈 깜짝할 사이에 주먹이 콧등으로 날아들다니. 좀 이상하기는 하다. 


내가 누군인가.

 

해병 출신에 운동이라면 학교때 부터 남에게 지지 않았다. 

권투를 한지 벌써 3년째다. 취미로 운동 삼아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원래 운동신경도 좋고 권투를 좋아한다. 

 

이번 대회에 나가는 것도 민관장의 강력한 추전으로 나가는 것이다. 한마디로 내가 나가고 싶다고 설레발이처서 나가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민관장도 알아주는 게 내 실력 아닌가.

 

마음을 다잡은 이종태. 공정식 앞으로 다가간다.

 

땡땡.

 

“잉! 뭡니까.”

 

“일 라운드 끝.”

 

‘아참! 나 장난 하나. 벌써 끝이라니.’


다시 2라운드.   

 

물 한 모금 마시고 난 공정식. 링 가운데로 들어간다. 그때 총알같이 달려 나오는 이종태. 번개 같이 롱 훅을 날린다.


순식간에 날아드는 주먹. 간신히 피하는 공정식.


주먹이 황기찬같은 애들과는 다르다. 빠르고 묵직하다. 주먹에서 무게감이 느껴진다. 어른이라는 게 그래서 다른가. 키나 몸무게는 비슷할지라도 무게감이나 스피드 그리고 노련미가 다르다.  

 

미성년자라는게 무슨 의미인지 알 것 같다. 하지만 역시 이 형님도 느리다. 프로와 아마의 차이는 스피드와 체력이라고 하던가. 느리다. 공통적으로 느리다.  

 

다시 들어오는 쨉, 가볍게 피한다. 스트레이트 훅, 다시 양 훅과 이어지는 스크레이트와 어퍼컷···. 반복되는 이종태의 공격.


공정식의 위빙과 전진과 후퇴, 좌우를 가리지 않는 현란한 스텝이 연속적으로 이어진다. 

단 한대도 맞추지 못한다. 이종태의 주먹이 폭풍우 같은 굉음을 내며 공정식의 머리위로 어깨위로 복부 옆으로 지나가고 또 지나간다.


주먹은 적중할 듯 하지만 절대로 정식의 몸에 적중하지 않는다. 어쩌다가 정식의 몸을 스쳐지나가기는 한다. 아주 살짝. 살짝. 

 

‘아! 쓰발. 이거 뭐지.’

 

이종태 뚜껑이 열릴 것 같다. 얼굴이 붉어지고 숨이 거칠어진다.


젠장 할 이거 뭐야. 왜 한대도 안 맞는거야. 응. 

 

그런데 지친다. 아무리 휘둘러도 맞지 않으니 지친다. 몸이 힘들고 팔을 뻗어도 아주 느리다. 자기가 봐도 느리다. 이래서는 안 되는데. 겨우 2 라운드인데. 말이다.  


그런데 공정식은 여전히 그 자세 그대로다. 조금도 흐트러짐 없는 자세다. 여전히 빠르다.

 

‘뭐 이런 새끼가 다 있지? 운동 한지 이제 두 달 된 거 맞아?’


그런데 이렇게 발이 빠르다고? 그래 발은 빠를지 몰라도 주먹은 안 될 거다. 걸리기만 해봐라. 그럼 한대 맞아주면서 기회를 노려보기로 한다.


공정식이 때 릴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그런데 안 때린다. 안 때리는 건지, 못 때리는 건지, 봐주는 건지 애매하다.   

 

마지막 3라운드가 되엇다.

 

“야! 도망 그만 다니고 그냥 쳐봐라.”

“싫은데요.”


완전히 지친 이종태.  몰골이 말이 아니다. 더 쫒아 다닐 힘이 없다. 거의 그로기 상태다. 맞아서 그런 게 아니라 상대를 쫓아다니다가 그렇게 된 것이다. 실제 경기라면 심판이 파이팅을 하라고 주의를 줬겠지만 스파링이니 그러지도 않고. 


“왜 싫어?”

“형님을 어떻게 때립니까? 또 코피나면 곤란하죠.”

“괜찮다. 쳐봐라. 자 여기. 얼른.”


이종태가 지친 나머지 숨을 헐떡거린다. 하지만 그의 속내는 따로 있다. 공정식이 무방비로 들어오면 카운터블로를 먹이려는 속셈이다. 


‘들어오기만 해라.’


덫을 놓고 기다리는 이종태.  형님답지 않다. 


“정말요?”


그걸 알리없는 공정식. 순진하기는 하다. 


“그래. 걱정 말고 쳐봐.”

 

발 빠른 애들이 보통 주먹은 약하니까. 아까는 어쩌다가 그렇게 된 거니까. 정식을 향해 얼굴을 내미는 이종태.

 

“후회하지마세요. 근데 쌍코피 또 날 거 같은데···.”

“걱정마라. 두 번이야 나겠냐.“

“형님, 그럼 자! 갑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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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99 새도우
    작성일
    24.08.21 23:11
    No. 1

    왼똑 은 왼쪽 으로, 자우로 는 좌우로 로
    때려눞혀야 는 때려 눕혀야 로
    건필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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