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은 빌런 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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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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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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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3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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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공터1

DUMMY

“여기가 좋겠네. 조용하고.”

 

녀석들이 공정식을 데리고 간 곳은 공원을 지나 주택가 외곽에 위치한 공터였다. 


공터는 빌딩을 짓다가 멈춘 공사현장 근처라 주변이 을씨년스럽다. 큰 길로만 통학을 하던 정식은 이런 곳이 가까이 있다는 게 새삼 놀라웠다.


이런 곳을 자연스럽게 찾아드는 녀석들.


어린 나이에 이런 곳에서 뭘 한단 말인가. 운동을 할 것도 아니고 무슨 놀이를 할 수 있는 곳도 아니다. 이해할 수 없다.  

 

“어때 맘에 드냐?”


공정식을 향해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는 웃음을 보이는 고광우. 


제일 앞장을 선 녀석은 고광우. 1반 일진이다.


잘 알지는 못해도 가끔 얼굴을 봐서 안면이 있다. 그런데 고광우를 볼 때마다 쟤는 왜 일진이라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름 잘 생기고 공부도 잘 한다. 

 

게다가 고광우는 그렇게 나대지 않고 조용한 편이다. 들리는 말로는 애들도 괴롭히지 않고 지저분하게 돈을 뜯지도 않는다고 한다. 

 

소문에 싸움을 아주 잘 하지만 절대로 스트리트 파이트 같은 건 하지 않는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태권도를 배웠기 때문이라고 한다. 공인 5단이라는 소문도 있다. 


왜 일진 무리에 속해있는지는 설명이 안 된다. 


하여튼 지금도 태권도 도장에 나간다고 한다. 때문에 누군가 맘에 들지 않으면 태권도장에 데리고 가서 결투를 하듯이 대결을 한다고 한다. 그게 고광우의 싸우는 방법이다. 절대로 길거리에서 싸우지는 않는다. 격이 떨어진다나 뭐라나. 


어쨌거나 항상 그런 식으로 싸움을 했기 때문에 다른 일진들과 달리 뒷말이 별로 없다. 많은 아이들은 고광우를 일진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저런 놈들이 더 무서운 놈들이지.’


정식은 안다. 어리버리한 멍청이들이나 남들 앞에서 행패를 부린다는 걸. 

고수들은 직접하지 않는다. 타인으로 하여금 하게 만든다. 그래야 문제가 되면 가장 먼저 빠져나갈 수 있다. 어떻게?


안 했으니까.   


고광우처럼, 태권도장으로 상대를 불러들이면 좋은 점이 많다.


남자들 간의 대결 요구를 거절할 수 없으니 상대는 스스로 자기 발로 올 수밖에 없다. 나름대로 건달같은 싸움이 아니라 남자대 남자로서의 결투같은 느낌이 들어서 거부감도 덜하다.


게다가 태권도 도장 같은 곳에서 대결을 하게 되니 맞더라도 폭행을 당했다는 말을 할 수 없다. 


그러니 뒷탈이 거의 나지 않는다. 일거양득이 아닐 수 없다. 


영리하고 교활한 수법이다. 전에 양상구가 그런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동네 양아치 양상구는 그걸 알고 있었다. 단지 불운하게 상대를 잘못 골랐을 뿐. 


고광우는 아버지가 고위공무원이라는 소문이 있고 그래서 그런지 함부로 행동하지 않는다. 다른 일진들과 차별화된 고광우다. 행여 고위공무원인 아버지 출세길에 걸림돌이 될까 행동을 조심하는 건가? 부럽다고 해야 하나?

 

그럴지도 모른다. 요즘은 부모가 자식 앞날을 막는 경우보다 자식들이 부모 앞길을 망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인사검증이 필요한 요직에 오르기 직전에 아들이 학폭으로 사고를 친 경력이 드러나 애석하게 물먹는 사례가 심상치 않게 보도되니까.

 

좀 어이없는 경우 긴하다. 고광우가 그걸 걱정해서 조심하는 것인지 확실치 않지만 녀석의 행동은 상당히 진중하고 조심스러운게 사실이다. 

 

그러니 다시 드는 의문. 고광우는 뭐가 아쉬워서 일진이란 말인가? 의아할 뿐이다.    

 

어쨌거나 고광우가 이번 공정식 사건의 해결을 책임진 것 같았다. 아마 3학년들로부터 지시를 받았겠지. 지금부터 일어날 일은 단 하나. 단지 어떤 식으로 해결을 할 것인지 문제일 뿐이다.


그런데 태권도장이 아니라 공터? 자신이 나서지는 않겠다는 뜻인가? 그렇다면 조경태와 황기찬 그리고 나머지가 순서대로···. 


녀석들을 쭉 훑어본다. 조경태와 황기찬. 기가 다시 살아난 표정이다. 마치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이.  

 

지난 번엔 살살 다뤄 준 건데 그걸 모르는 것 같아서 좀 섭섭하다. 

 

해서 다시 기회가 온다면 좀 더 임팩트있게 다뤄 줄 생각이다.  오늘이 기회 같기는 하다.

 

“자! 그럼 이야기를 해볼까.”

 

정식이 공터 한켠에 가방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정식의 앞뒤를 따라온 녀석들 정식이 먼저 가방을 내려 놓으며 내서자 약간 긴장하는 듯 하다.

 

여러 명에게 둘러 싸였으니 좀 위축된 기미를 보여야 하는데 도리어 앞서서 상대해 주겠다는 식으로 반응을 하니 말이다.

 

정식의 당당하고 자신있는 태도에 살짝 기가 죽은 패거리들.

특히 조경태와 황기찬. 이미 한번 상대를 해봤으니 공정식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걸 잘안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여러명의 패거리가 있으니 절대로 두렵지 않다.

 

제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다섯을 상대할 수는 없는 법.  

 

“흥! 이번은 다르다는 걸 알아야할 텐데. 그땐 내가 컨디션이 안 좋았단 말이야.”

 

아니나 다를까. 제일 먼저 조경태가 나섰다. 전엔 이상하게 당했지만 이젠 다르다는 자신감이 얼굴에 배어 있다. 패거리를 등에 엎고 있으니 자신이 생긴 모양이다. 

 

“오늘은 다르다는 걸 아직도 몰라?”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아무래도 다섯이나 되는 동료 패거리가 있으니 뒤가 든든할 수 밖에.

 

“뭐가 다르다는 거야? 결국은 똑 같아 질텐데.”

 

정식,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콧방귀를 뀐다.   

“하! 얘가 아직도 정신 못 차렸구나. 지난번엔 내가 봐 준거야. 그걸 몰라.”

 

정식에게 바짝 다가선 조경태. 몸을 흔들며 무슨 말을 하려는 것 처럼 페인팅을 쓴다. 이건 곧 주먹을 날린다는 신호다. 아니나 다를까. 조경태의 주먹이 공정식의 얼굴로 날아든다.

 

‘흥!’

 

살짝 얼굴을 돌려 조경태의 주먹을 피하는 정식. 오늘은 숫자가 않으니 길게 시간을 끌 수 없다. 그리고 체육관에도 가야 한다. 시간을 아끼기로 마음 먹은 공정식. 특히 조경태 정도 애들은 이미 어느 정도 수준인지 파악을 했으니 더더욱 시간 끌 필요가 없다. 알고 싶은 건 고광우를 비롯한 나머지 셋이다.

 

“이 새끼가.”

 

주먹을 피하자 짜증이 솟구친 조경태. 어울리지 않게 발차기를 시도한다.

 

‘얘는 전에 왜 맞았는지 아직도 모르냐?‘

 

자기 동작이 굼뜨다는 걸 전혀 모르는 듯 하다. 딱한 친구다. 그 정도 발길질에 맞을리 없는 정식.  

옆차기를 한다. 턱을 맞은 조경태. 조용히 쓰러진다. 비명같지도 않은 헉소리 한마디가 전부다. 

 

조경태가 쓰러지자 황기찬이 나타난다.

조심스러운 황기찬의 표정. 이미 한번 당해봐서 잘 안다. 조경태와 달리 조심스럽게 다가서는 황기찬. 별로 내키는 표정이 아니다.

 

“그냥 돌아가지.”

 

황기찬의 표정을 보고 바로 상황 파악을 한 공정식. 녀석은 이 자리에 오고 싶어 온 게 아니다. 선배들의 강요에 못 이겨 다시 온 것이 틀림없다. 그리고 자신이 공정식을 이길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공정식의 말에 말에 주춤거리는 황기찬. 하지만 주먹을 쥐고 다가선다. 도망갈 수도 없고 혹시 이번은 전과 다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는 모양이다. 

 

“늦기 전에 돌아가라고.”


낮은 목소리로 황기찬에게 다시 경고를 보낸다. 더 봐줄 수 없다는 의미를 담았다. 

 

“나도 어쩔 수 없게 되었다. 이해해라.”

 

황기찬은 조경태와 달리 비열한 구석도 있고 잔머리도 능하지만 그만큼 눈치도 빠르다. 자기를 빨리 파악하는 것이다. 이길 수 없다는 거도 알고 피할 수도 없다는 걸 잘 안다. 황기찬은 이 상황을 빨리 모면하고 싶은 눈치다. 

 

그렇다면 빨리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것이 인지상정.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는 황기찬. 하지만 녀석을 다 믿을 순 없다. 속임수를 쓰고 쇠너클을 가지고 다니듯이 이번엔 칼을 꺼낼지도 모른다. 조심해야한다. 

 

속전속결이 좋겠다. 단 한 방으로 처리해 버리기로 마음먹은 공정식. 아마 황기찬의 다음은 4반의 까불이 박종찬이 아닐까 싶다.

 

주춤거리며 다가서는 황기찬. 그 모습을 본 공정식. 그래 어제 배운 걸 써먹어야 겠다. 그럼 관장님도 기뻐하실 거야.

 

“악!”

 

단 한 번의 잽을 얼굴에 지른다. 투 스텝과 동시에 내뻗은 쨉 공격. 순간적인 공격에 놀란 황기찬. 무척 아픈 모양이다. 아프라고 때린 건데 놀라기는. 

 

그 와중에 날아드는 황기찬의 발차기. 역시 조경태보다는 한 수 위다. 그러나 여전히 느리다. 발을 가볍게 피한 공정식. 민관장에게 배운대로(?) 바디 블로를 시전한다.

 

컥···.

 

왼 주먹으로 상대방의 몸통을 치는 기술 아니던가. 왼쪽 갈비뼈 아래  옆구리를 맞은 황기찬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진다. 

 

황기찬이 쓰러지는 모습을 본 나머지 녀석들 잠시 당황한다. 녀석들이 본 공정식은 첫인상과 그 간에 듣던 말과는 사뭇 달랐던 것이다. 

키만 껀정한 약골로만 알았던 녀석이 조경태와 황기찬을 깟다고 했을 땐 믿지 않았다. 그리고 이곳에 와서 봤을 때도 그리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키만 좀 클 뿐 보통 아이들보다 강해 보이지 않았던 것.

 

그런데 조경태에 이어 황기찬까지 한 방에 보내다니. 


특히 옆구리를 맞은 황기찬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쓰러졌다. 조경태가 달려들어 부축한다.  

 

잠시 그들 앞에 흐르는 침묵···

 

‘이거 뭐지. 소문이 장난이 아니었네.’

 

뭐 그런 표정이라고 할까. 하지만 절대로 위축되지 않는 녀석이 하나 있다. 바로 4반의 까불이. 늘 까불거린다고 별명이 까불이다. 까불이 혹은 깐죽이라고도 불리우는 박종찬이다. 

까불거나 깐족대거나 그러면서 아이들을 괴롭히는 특이한 성격의 소유다자. 어찌보면 류머러스하며 어찌 보면 지독한 악질이기도 하다.

 

그런데 실제 싸움 솜씨는 알려진 바가 없다. 싸우는 걸 아무도 본 적이 없고 다른 아이들을 시켜서 문제를 해결하는 녀석이다. 그런데 녀석이 앞으로 나선다. 그러나 아니나 다를까 그 뒤를 이어 홍일표도 따라나선다.

 

두 녀석이 자주 같이 다니는 걸 본 적이 있다. 같은 일진 패거리중에서도 아주 절친 사이다. 마치 조경태와 황기찬아 자주 몰려 다니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 그런데 느낌상으로는 홍일표가 박종찬의 부하같은 느낌이랄까. 

 

박종찬의 말 한마디면 홍일표가 뭐든 하는, 마치 두목과 부하같은 느낌이 드는 사이였다. 


박종찬이 할 일을 홍일표가 대신 처리해주는 느낌이랄까. 하여튼 남들이 모르는 둘만의 특별한 관계가 있어 보였다. 

 

“너 바디블로 치는 거 보니까 권투 많이 했구나? 그치?”

 

아니나 다를까 박종찬은 좀 다르다. 갑자기 말문이 막히는 공정식.

 

“제법 오래 한 솜씬데. 바디샷을 그렇게 정확하게 쳐서 한 방에 쓰러뜨리기 쉽지 않은데 말이야.”

“그래 좀 했다. 너도 맞아 볼래?”

 

뭐 상대방이 깐족거리듯이 나오니 가만있을 수 없다. 

 

“흥! 일없다.”

 

의외로 콧방귀를 뀌는 녀석이다.

 

“왜 겁나냐? 넌 겁이 많게 생겼구나. 족제비처럼.”

 

까불이 박종찬을 놀려주는 공정식.

 

“뭐? 족제비?”

 

박종찬의 얼굴이 말이 아니다.  

 

“시간없으니까. 덤빌거면 둘 다 한꺼번에 덤벼라. 내가 특별히 빨리 처리해 주마.”

 

한 번 더 까불이의 성질을 건드려 주는 공정식이다. 까불이가  의외로 자존심이 센 걸 눈치챘다.

그러나 까불이 덤벼들지 않는다. 이 정도면 달려들만 한데. 

 

“이 새끼가 보자 보자 하니까.”

 

아니나 다를까 홍일표가 달려든다. 아주 열 받은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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