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은 빌런 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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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햄
작품등록일 :
2024.07.1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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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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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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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공터2

DUMMY

홍일표. 정식을 향해 달려든다.

 

까불이 박종찬에 비하면 단순하지만 의리가 있는 듯 하다. 그런데 의리말고 다른 게 있지 않을까 싶다. 박종찬을 놀렸는데 왜 지가 나서는 건지 알 수 없다. 

 

홍일표에게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의리인지 아니면 상하관계 혹은 다른 알지 못하는 이유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어쨌거나 녀석은 까불이 박종찬을 대신해서 공정식에게 달려들었다. 

 

‘거 이상한 놈이네.’

 

홍일표 역시 그리 낯익은 얼굴은 아니다. 가끔 아이들을 모아 놓고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걸 본 적은 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홍일표. 공정식과는 특별한 관계가 인연이 없다. 

 

홍일표가 주먹을 날린다.

 

그래 흔히 말하는 선빵이다. 격투기를 포함한 모든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게 선빵이다. 먼저 때린 놈, 먼저 득점을 한 놈이 기선을 잡는 것이다. 그러니 선빵을 날려서 성공을 하느냐 못하느냐는 무척 중요하다. 특히 격투기에서는 절대적이다.


제법 빠르다. 그리고 용감하다. 연속해서 좌우 훅을 날리는 데, 주먹이 예사롭지 않다. 그리고 가드를 올리는 폼하며 발차기를 하려고 발을 들어 올리는 걸 보니···.

 

무에타이 자세다.

 

흔히 말하는 킥복싱이다. 입식격투기의 최고라고 하는 무에타이. 자세가 나쁘지 않다.

 

‘호! 녀석 보게.’

 

왜 녀석이 2학년 대표 일진 중 하나인지 알 것 같다. 

 

그런데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좀 지켜봐야 겠다. 나름대로 제대로 익힌 게 틀림없다. 공수전환이 빠르다. 잽도 나름 날카롭다. 비록 빗나갔지만 훅도 쓸 만해 보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펀치력이다. 펀치는 맞아봐야 한다.

 

주먹이 빠르면 흔히들 펀치력이 셀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빠르다고 주먹이 강한 건 아니니까. 이론적으로는 그렇지만 속도가 빨라도 주먹이 약한 경우도 많다.


주먹이 내는 힘은 질량과 가속도로 결정된다. 

 

즉, F = MA

 

물리학의 공식을 적용하면 힘(F)은 질량(M)과 가속도(A)로 결정되는 것이다. 질량 즉 무게가 높거나 속도가 빠르면 힘(F)이 커지는 것. 

 

그러니 주먹의 속도가 빠르면 파괴력이 높아진다. 무게는 올리기 힘들어도 속도는 노력으로 올릴 수 있다. 그래서 스피드를 올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주먹이든 발이든 빨라야 충격이 커지는 것이다. 무한정 올리지는 못하지만.

 


그게 헤비급 경기에서 KO가 많이 나는 이유이면서 경량급에서 KO율이 낮은 이유이기도 하다. 몸무게가 무겁다고 맷집이 강한 것이 아니니까.

 

홍일표는 주먹이나 발이 상당히 빨랐다.


이 정도면 최소 2년 이상, 열심히 무에타이를 수련했다고 봐야 한다. 그 정도면 일반 고등학생들 사이에서는 충분히 통하고 남는다. 웬만해서는 당할 수 없다는 뜻이고 비슷한 격투기를 그 정도 한 애들과 붙어도 밀리지 않을 수준이다.

 

실력으로 본다면 황기찬 보다 우위에 있어 보인다. 황기찬이 운동 신경이 좋기는 해도 격투기를 제대로 배운 게 아니니까. 

 

하지만 홍일표는 황기찬에겐 이길 수 없다. 

 

특히 어릴수록 어떤 기술이 격투능력을 좌우하는 게 아니다. 때로 전혀 상관없는 것들에 좌우 되는 수가 많다. 깡이나 배짱, 용기, 결단력과 같은 그런 것 말이다. 

 

그것을 굳이 따진다면 아마 홍일표는 황기찬보다 한참 아래일 것이다. 어린 나이에 벌써 너클같은 흉기를 쓰는 황기찬. 이런 놈을 당하기는 쉽지 않다.

 

아니나 다를까 예상대로 홍일표는 정직한 승부사다.

날아오는 주먹도 발도···. 체육관에서 가르쳐준 대로 배운 데로 쓴다. 정직하고 단순하다. 힘과 스피드로 무장한 정통의 무에타이 스타일이다. 

 

전통적인 격투기를 제대로 배운 사람들은 임기응변이나 편법에 약하다. 그러므로 홍일표와 황기찬이 붙는다면 초반에는 홍일표가 무에타이 기술로 압도하겠지만 결국 최종 승자는 황기찬이 될 것이다.

 

너클을 쓰는 걸 보면 안다. 절대로 지지 않겠다는 악바리 근성이 있는 황기찬은 너클이 아니라 다른 걸 써서라도 지지 않을 테니까.


그러나 홍일표는 심성이 그 정도로 지저분하지는 않다. 일진치고는 착한 축에 속하는 녀석이라고 할까. 


어쨌거나 홍일표는 잽을 날리고 스트레이트를 치고 들어온다. 정석의 플레이다. 이어서 발차기도 공정식의 얼굴로 날아든다.

 

정식 가볍게 피한다. 발이 유달리 가볍다. 그 정도 스피드의 주먹이나 발차기 정도는 피하는 건 일도 아니다.

 

몇 번의 시도가 모두 수포로 돌아가자 당황하는 홍일표. 

잠시 자세를 잡고는 생각에 잠긴다. 좀 난감한 표정이다. 안되겠다는 듯 어금니를 문다. 그러더니 자세를 낮춘다. 하체로 힘이 들어간다. 

 

홍일표의 자세를 보니 로우킥을 하려는 듯 하다. 일반인을 상대로 무에타이 선수가 로우킥을 하면 다리에 치명상을 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회를 주지 않는다. 한발 미끄러지듯 뒤로 물러난다. 


정식을 따라서 다가오는 홍일표.

 

잽을 뻗으며 들어온다. 

기회다. 정식, 홍일표의 발이 들어서는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 

다가오는 홍일표의 잽을 피하면서 앞차기를 한다. 순식간에 명치를 맞은 홍일표. 

 

순간적으로 이루어진 공격에 타격을 받은 홍일표. 

 

헉! 


소리와 함께 상체가 앞으로 고꾸라진다. 다행히 쓰러지는 않았지만 명치를 강타당한 고통 때문일까 허리가 앞으로 꺾인다. 상체를 세울 수 없다. 가슴을 손으로 부여잡는다. 

 

으으으으···.

 

자신도 모르게 흘러나오는 신음소리. 숨을 쉴 수 없다.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젠장, 이게 뭐야.’

 

그때 공정식의 오른발이 홍일표의 머리위에 올라오는가 싶더니 발이 멈춘다. 공정식의 발뒷꿈치가 허리를 숙인 홍일표의 머리 위에 올려져 있다.

 

“이런 시발···.”


홍일표의 욕설.  

 

이건 견딜 수 없는 모욕이다. 발을 머리 위에 올리다니. 

 

한참 동안 미동도 없이 홍일표의 머리위에 올라간 정식의 발이 가만히 멈추어 있다.

 

발차기에 맞은 가슴이 아프다. 가슴의 통증 때문에 고개를 들지 못하는 홍일표. 공정식의 발이 홍일표의 머리를 강하게 내리 누르고 있다. 가슴이 더 아픈 것 만 같다. 숨 쉬는 것 자체가 고통이다. 

 

고개를 들 수 없다. 발이 머리를 내리 누르고 있어 옴짝달싹 할 수 없다. 다리 힘이 이렇게 강하다니. 이렇게 강한 힘으로 머리를 내리 누르다니. 

 

힘뿐 아니다. 

 

발이 마치 맨 손처럼 머리의 한가운데를 옥죄듯 내리 누르고 있다. 고개를 움직이면 발의 무게 중심이 따라와 움직이지 못하게 내리 누른다. 마치 두 손으로 목을 죄어 내리 누르는 듯한 이 느낌은 대체 뭐란 말인가.

 

‘아! 쓰바··· 이거 머야. 이 새끼 대체 뭐냐고.’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 숨이 막힌다.  


식은땀이 흐르는 홍일표. 견딜 수 없는 치욕이다. 한마디도 언제든지 널 쓰러뜨릴 수 있지만 참고 있다. 봐주고 있다. 그런 의미의 행동이다. 

 

‘이대로 물러날 수는 없어.’ 

 

홍일표의 독백.

 

직접 주먹을 부딪쳐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운동을 한 사람들은 안다. 눈빛만 봐도 혹은 한 두 차례 주먹을 교환해보면 안다. 상대의 수준을 말이다.


한 번의 발차기로 쓰러지게 만드는 힘과 스피드. 그리고 이어지는 내리누르는 발의 힘과 정교함.


그것으로 공정식이 자신보다 훨씬 강한 상대라는 걸 홍일표는 안다.

 

그런데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지난 2년간 무에타이를 익혔다. 나름 실력을 인정받았다.


내년 부터는 선수등록을 하려는 참이었다. 본격적인 선수생활을 할 생각이다. 그리고 나중엔 UFC로 갈 생각이다. 아무래도 그게 돈이 될 것 같으니까. 

 

선수로 나간다면 한번 해볼만하다고 생각했다. 또래 중에는 근처 무에타이 선수 중에는 가장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이게 뭐란 말인가. 운동선수도 아닌 평범하다 못해 약골이라는 소리를 듣는 녀석에게 이런 치욕을 당하다니. 견딜 수 없다. 


관장에게 인정받은 나의 주먹과 발차기를 모두 피했다. 어렵지 않게 자연스럽게 피했다. 마치 뭐 이렇게 느리냐고 비웃듯이 피했다. 


조경태와 황기찬이 공연히 당한 게 아니었다. 

처음 둘이 공정식에게 당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믿지 않았다. 설마! 잘못 들었겠지.


하지만 그걸 인정할 수 없는 홍일표. 

이렇게 당할 수는 없다. 그동안 갈고 닦은 운동이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질 수는 없다. 이름도 처음 듣는 녀석에게 말이다.

호흡을 가다듬는다. 고통은 많이 나아졌다. 다행이 빨리 회복이 되었다.


몸을 뒤로 뺀다.

이제냐 공정식의 발에서 겨우 벗어나는 홍일표. 


이를 악다문 홍일표.  


공정식을 향해 다가서는 홍일표. 그러나 공정식 눈도 깜짝하지 않는다. 올테면 얼마든지 오라는 표정이다. 자신만만함. 얼마든지 도전을 받아주마. 뭐 그런 표정이다.  


‘이번엔 다르다.’

 

공정식 앞에 한발 더 다가선 홍일표 번개같이 뛰어 오르면서 니킥을 날린다. 명치를 향해 날아드는 홍일표의 니킥. 가볍게 몸을 틀어 니킥을 피하는 공정식.

 

정식이 몸을 피하자 기다렸다는 양훅이 정식의 얼굴을 향해 날아든다. 연속된 컴비네이션이 아주 좋다.

 

뭐 다 예측하고 있기는 하지만 좋은 공격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 이번에도 홍일표의 주먹은 빗나갔다. 

 

“좋아! 좀 더 빨리.”

“이 자식이 날 놀려.”

“놀리는 게 아니고 느리다고. 너희 사범이나 관장은 그런 말 안하디?”

 

한 번도 그런 말은 들어 본 적이 없는 홍일표다. 아니 오히려 스피드가 좋다고 칭찬을 들었다. 그런데 느리다고?

 

그런데 틀린 말이 아니다.  

 

주먹이든 발이든 상대를 전혀 쫒아가지 못하고 있으니 할 말이 없다. 다시 한 번 공격을 시도 해야 한다. 그런데 이 정도 공격을 해도 피하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멀리 피한 것도 아니다 살짝살짝 몸을 움직여서 피하는 것이다.


주먹은 빗나갔지만 기회가 왔다.

단 한 번의 기회만 살리면 격투기는 이기는 것이다. 카운터블로. 단 한방으로 넉 다운이 가능하니까. 9회말 역전 만루홈런과 같은 것이다.


공정식, 더 움직일 곳이 없다. 이제 마지막 초강수를 던질 수 있게 되었다. 홍일표 기다린 보람이 있다.


정식의 정강이를 향해 로우킥을 날린다. 정강이대 정강이 공격이다. 


가장 자신있는 로우킥 중에서도 정강이가 서로 부딛히는 필살기. 누가 무에타이 선수의 로우킥을 당할 것인가. 


죽기 아니면 살기. 모든 것을 건 최후의 승부다. 


“이야야압-.‘


공터를 울리는 기합소리. 

그들을 구경하고 있는 다섯의 긴장한 눈동자들.


빠아악···.

 

어디선가 들리는 강력하고 소리. 타격음이면서 동시에 뭔가 깨지고 부서지는 소리다. 

 

이어서 들리는 처절한 비명소리.  

 

아아아악.

 

다리를 감싸쥐고 쓰러지는 홍일표. 당장 죽을 것 같이 비명을 지른다. 

오른 다리를 감싸 쥐고 나뒹구는 홍일표.

 

공정식 조차 믿기 힘든 광경이다. @ 


‘이거 너무 세게 찼나?


순간 당황하는 공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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