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은 빌런 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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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햄
작품등록일 :
2024.07.1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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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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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9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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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스파링2

DUMMY

“정신 드세요?”

“아이구. 머리야.”

 

겨우 정신을 차리는 이종태.

다행히 이종태의 코에서 피는 나지 않았다. 자신의 말대로 두 번씩 그러지는 않았다. 아까 코피를 다 쏟아낸 건가? 

 

“너 임마 그렇다고 이렇게 세게 치면 어떻게 해.”

“세게 친 거 아닌데요.”

“아니기는 뭐가 아냐. 완전 돌주먹이던데. 아이구.”


이종태가 이번에도 코를 감싸 쥐고 인상을 썼다. 죽어가는 목소리를 내면서···. 

 

“거 이상하네요. 제가 아무려면 형님한테 주먹을 마구 휘두르겠어요."

“그럼 내가 엄살을 부린다는 거냐?” 

“아! 뭐 그건 아니지만요.”

“아이구. 정신이 하나도 없다. 내 코 부러진 거 아닌가 모르겠다.”

“얼굴이 빨개진거 외에는 괜찮아요.”

“정말?”

 

그말에 안심하는 이종태.

 

‘어이없구만.’

 

한심하다는 듯이 둘을 바라보는 민관장. 

 

장난을 하는 것도 아니고 얼굴을 들이대고 때려보라고 그러다니. 그런다고 때리는 녀석도 그렇고, 그걸 기회로 카운터를 먹이려고 하는 선배란 놈도 그렇고. 


“쯧쯧···.”


더 어이없는 건. 카운터 먹이려다 카운터는 고사하고 자기가 제 꾀에 넘어 가다니. 


정식이야 고딩이니 그렇다쳐도 종태는 나이도 있는 놈이 저렇게 정신 연령이 낮을 수 있단 말인가?

 

근데 정식이 주먹이 센 건가? 한 두 대 만 살짝 맞아도 저렇게 충격이 가다니.

 

종태가 해병출신이라 몸도 좋지만 깡도 제법있는 녀석인데 맥을 못추다니. 믿기지 않는다. 

 

게다가 여러차례 확인을 한 것이기는 하지만 정식은 발이 아주 좋다. 몸이 가뿐해서 그런지 스텝이 아주 환상이다. 모든 운동의 시작과 끝이 발 아닌가. 발이 되고 나야 나머지도 되는 것이다. 

 

‘저 녀석을 선수로 키워봐?’

 

그런생각이 문득 들었다가 얼른 고개를 가로 졌는다. 남의 집 귀한 손주에게 복싱을 시키려고 한다는 걸 국숫집 노인네들이 알면 곤란하다. 아마 당장 권투 집어 치우라고 할거니까.

 

그리고 듣자하니 공부도 제법 잘한다고 하던데. 그런 아이라면 운동보다는 공부를 하는 게 났다. 지금 보니 운동에 소질이 없는 것은 아닌 듯 하지만 그것은 선수가 된다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니까.

 

하지만 탐이 나는 것은 사실이다. 처음 녀석을 봤을 때와는 사뭇 달라진 민관장의 시선. 그럴수록 불의에 세상을 떠난 김독수가 생각난다. 녀석을 볼 때마다 생각나는 김독수. 

 

녀석은 잘 쉬고 있을까? 고아로 태어나 외롭게 살았던 독수. 격투기 선수가 되는 건 더욱 외로워지는 것이다. 그러니 죽는 순간까지 외로웠을 터. 민관장의 눈에 물기가 감돈다. 

 

“뭣들 합니까?”

 

그때, 이종태의 친구 정철수가 나타났다.

친구가 나타났지만 얼굴이 밝아지기는 커녕 오히려 심각하게 어두워지는 이종태. 

 

이종태가 코를 싸매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있는 걸 본 정철수. 그리고 일의 자초지종을 듣고 나자.


“푸하하하하···.”


배를 움켜쥐고 체육관 바닥을 구를 것 처럼 박장대소를 하는데,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압권이다. 

 

“정말이야?”

“······.”

“정말이냐고?”

 

몇 번을 되묻는 정철수. 그의 눈에는 눈물이 고이려고 한다. 너무 웃겨서 배꼽이 빠지기 일보직전이다. 

 

“웃지 말라고.”


열받은 이종태. 


“야! 안 웃게 생겼냐? 약골에 운동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고딩한테 맞았다는데 안 웃어?”

“아! 씨.”

“명색이 해병대 출신이 고딩한테 맞았다는데. 아이고. 배야.”

 

이종철의 얼굴을 이리저리 뜯어보는 정철수, 더욱 재미있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정식아. 너 그래도 그렇지 형님을 그렇게 때리면 안 된다. 잘못한 게 있더라도 좀 봐줘야지.”


정철수 이번에는 정식에게 농담을 한다.

 

“······.”

 

공정식은 할 말이 없다. 

 

‘이거 참나.’

 

“아니. 그러게 왜 그런 장난을 하고 그래.”

 

민관장이 이종태를 혼낸다. 

 

“장난이 아니었는데···.”

 

속셈이 들킬까봐 말도 다 못하는 이종태. 하지만 민관장은 다 알고 있었다. 이종태의 속셈이 뭔지 말이다. 얕은 수를 쓰는 녀석들 치고 제대로 되는 걸 보지 못했다.

 

‘바보같은 놈.’

 

“하하하하···.”

 

여전히 이종태를 놀리기 바쁜 정철수. 아무리 생각해도 고소하고 재미있는 모양이다.

 

“야! 정 그러면 니가 정식이랑 해봐라.”

 

급기야 불똥이 또 튄다. 

 

“그럴까?”

 

정철수가 능구렁이처럼 말을 받는다. 그말에 깜짝 놀라는 공정식. 절대로 안 된다. 

 

“장난 그만들 해.”

 

민관장이 정철수를 만류한다. 

 

“관장님. 근데 말이죠.”

 

정철수가 정색을 하고 나선다. 좀 진지한 느낌이랄까. 

 

“정말 정식이가 종태를 쓰러뜨렸습니까?”

 

정색을 하고 묻는 정철수의 질문에 민관장도 순간적으로 할 말을 잃었다. 맞는 말이니까. 

 

“뭐 그렇게 됐어. 자세한 게 궁금하면 나중에 종태한 테 물어봐.”

“그래요?”

 

정철수, 정식에게 다가온다.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는 정철수.

 

“너 혹시 운동천재 아니냐? 전에 운동하는 걸 보니 좀 예사롭지 않기는 했다.”

“천재는 무슨 천재요. 별 소리를 다하시네요.”

“나도 보는 눈이 있다. 너 일부러 좀 감추는 것 같은데 그런다고 내가 모를 줄 아냐?”

 

정철수의 말에 식은땀이 흐른다. 이런 때는 도망을 치는 게 상책이다. 자리를 피하기로 마음먹은 정식.

 

“그럼 나중에 또 뵐게요.”

 

급히 몸을 피하려고 했다. 그런데···

 

“야! 어딜 도망가려고?”

 

덥석 어깨를 잡는 손. 정철수의 우악스러운 손의 힘이 느껴진다. 장난이 아니다. 

 

“도망가는 게 아니고요. 화장실에 좀···.”

“에이. 거짓말.”


코웃음을 날리는 정철수,

핑계를 대보지만 통하지 않는다. 정철수의 장난스럽던 표정은 사라진지 오래다. 정색하는 얼굴이다.

 

“너 나랑 한 번 해보자.”

“예? 뭘요?”

“뭐긴 뭐야. 권투지. 종태를 코피내다니 그게 사실인지 내가 두 눈으로 확인을 해야겠다.”

“싫습니다.”

“싫어도 어쩔 수 없어. 안 그래도 니 실력이 궁금했거든.”

 

정철수가 글러브를 끼면서 말했다. 그런데 그런 정철수를 보면서도 말리려하지 않는 민관장. 당연히 말려야 하는 데도 못 본 척하고 있다. 

 

그건 마치 그래 나도 궁금하다. 그러니 정철수를 만류하기보다 그냥 가만 놔두고 있다.  

 

정철수 못지않게 민관장도  공정식의 실력이 궁했다. 녀석이 많이 발전 한 것은 분명한데. 어느 정도 인지는 정확히 가늠하기 힘들었다. 우연히 이종태와 스파링을 하는 걸 보기는 했지만 그걸로는 많이 부족했다.

 

‘아직 모르시는구나.’

 

민관장과 정철수의 속내를 아는 공정식.  자신이 일진들과 싸운 걸 모르는 게 다행이다. 그런 소문을 들어봤자 그닥 좋을 게 없으니까. 

 

그런데 만약 그들이 정식이 일진 패거리들을 쓰러뜨렸다는 걸 알면 뭐라고 할까. 얼마나 놀랄까 .그들이 아는 정식은 그저 조용한 범생 아닌가. 

 

“올라와라. 내가 한수 지도해주마. 응?”

“아! 안 돼는 데.”

 

민관장을 바라보는 공정식. 그러나 이어지는 정철수의 말. 말이 아주 그럴듯 하다. 

 

“야! 형님이 스파링할 상대가 없어서 부탁 좀 하겠다는데 그렇게 나올거냐? 우리 체육관은 스파링 할 사람도 부족해서 말이야.”

 

민관장 잠깐 망설이는 듯하더니 속내를 감추지 않는다.

 

“스파링이니까 서로 운동되고 좋지..”


똑 같은 말이 반복된다. 민관장의 약점은 변하지 않는다.


정철수의 말에 살짝 부담을 느낀 것인지 민관장이 정식을 살짝 미는 느낌이다.

이종태와 스파링을 할 때와 판박이처럼 똑 같은 레파토리로 시작하고 있다. 그렇다면 결론도 같아진다는 것인데. 

 

‘아! 이거 싫다고 도망갈 수도 없고···.’

 

마음이 복잡해지는 공정식.  

 

“그래 한 번 더 해봐라.”


민관장도 노골적으로 나선다.  

민관장이 그 말을 한 이유는 단 하나. 공정식의 정확한 상태를 살피고 싶었다. 아까 이종태를 상대할 때 보았던 그 모습을 다시 한번 보고 싶었던 것이다.


재미있을 것 같다. 정철수는 이종태하고 다르다. 훨씬 더 와일드하고 공격적이며 다혈질이다. 그러니 공정식의 진짜 실력이 나오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종태와 할 때는 좀 얌전하다고 해야 하나.

 

그러나 그만큼 무슨 일이 생길 가능성도 높다. 심판을 잘 봐야 한다. 행여 둘 중 누가 다치기라도 하면 곤란하다.  



“그럼 둘 다 올라와.”

 

민광장이 링 위로 올라갔다. 

 

“야! 공정식 화이팅. 한 방에 날려 버려.”

 

공정식을 응원하는 이종태.

 

“야! 너 죽는다.”

 

이종태를 향해 주먹을 겨누는 정철수.

 

“정신 바짝 차려야 할겨. 공정식 선생이 보통 고순 줄 아냐.”

“아유. 너처럼 쌍코피 터질까.”

“흥! 너라고 다를 줄 아냐. 정식아 절대로 봐 주지마라. 알았지? KO시켜버리면 내가 밥 사줄게.”

“아! 제게 정말.”

“정철수. 오늘 집에 기어서 가게 되는구나.”

 

땡. 

 

종이 울렸다.

공정식, 아무리 스파링이라지만 피하기만 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공격을 하기도 그렇고···.

 

이종태에게 그랬듯이 약을 잔뜩 올려서 많이 움직이게 만든 후 상대를 지치게 만들기로 한다. 그리고 상황을 봐서 적당해 한 대 맞아 주고 한 대 때리고 그렇게 끝내는 게 가장 무난하다. 

 

마주 보고 링을 빙빙 도는 두 사람. 

공정식을 바라보는 정철수. 이종태가 코피가 났다고  바보 같은 놈.


이종태가 재미있다는 듯이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다. 정철수가 공정식을 우습게 알고 있지만 곧 큰코다치리라는 걸 예감한다.

 

“자. 그럼 들어간다.”

“옙! 형님. 살살 부탁드립니다.”

“알았다.” 

 

대답과 동시에 정철수의 레프트 훅이 정식의 바디로 날아간다. 정식이 살짝 몸을 틀어서 주먹을 피한다. 이어서 오른손 스트레이트가 따라 들어간다. 

 

마치 예상했다는 듯이 얼른 두어 걸음 뒤로 물러나는 공정식. 그리고 투스텝으로 안으로 들어가며 스트레이트를 날린다. 가드을 올려 주먹을 막는 정철수.

 

‘응! 이거 뭐지.’

 

너무 빠르다. 물러나는 것고 빠르고 들어오는 것도 번개 같다.

놀란 정철수. 당황한다. 

 

물러나고 다가서는 것이 자연스럽고 빠르다. 상대의 카운터를 피하기 위해 위빙을 하면서 들어온다. 수비적인 위빙이 아니라 공격을 위한 위빙이다. 부드럽다. 마치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부드러운 움직임이다. 

 

공정식의 몸이 마치 슬로우 비디오 속의 사람처럼 여러 모습으로 보인다. 눈이 어지럽다. 

 

가드로 겨우 주먹을 막은 정철수. 놀란 나머지 좌우 훅을 마구 날린다. 몸을 숙여 주먹을 피하는 공정식. 왼편 뒤로 빠진다.

 

자연스럽다. 따라 들어가는 정철수. 오른손 롱훅을 날려본다. 뒤로 빠지는 공정식. 계속 그런 식이다.

 

‘애고 힘들다. 열 받네.’

 

정철수 욕이 나오기 일보직전이다.

공정식의 몸에 손 끝 하나 손대보지 못하고 파김치가 되어 주저 않은 정철수. 그것도 2라운드에. 

 

민관장은 이제 파악을 끝냈다.  

 

공정식이 정철수와 이종태를 뛰어 넘어선지 오래되었다는 걸···. 공정식이 형님들이라 많이 봐주었다는 걸, 만약 이게 실제 경기였다면···.

 

그런데 이제야 알았다니. 


‘내 눈이 많이 흐려졌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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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 공터3 +1 24.08.15 38 4 11쪽
23 23 공터2 24.08.14 39 3 11쪽
22 22 공터1 +1 24.08.13 49 4 12쪽
21 21 이런 애들은 매가 약인가? 24.08.12 52 4 12쪽
20 20. 민관장의 혼란 +1 24.08.10 49 4 11쪽
19 19. 동물병원 사람들 24.08.09 52 3 12쪽
18 18. 이거 재미있네 24.08.08 57 3 11쪽
17 17. 운수 사나운 날 24.08.07 64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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