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은 빌런 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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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햄
작품등록일 :
2024.07.15 11:25
최근연재일 :
2024.08.2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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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6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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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어쩔 수 없는 일이지

DUMMY

“오늘은 좀 피곤하군.”

“오픈한 이후로 젤 바쁜 날이네요.”


해피동물병원의 남원장과 김간호사 이제야 여유를 찾는다. 김간호사 말대로 오늘은 가장 바빴던 날이다. 임산부 치와와, 발이 부러진 토끼, 밥 안 먹는 레오파드 육지 거북이, 고양이 중성화 수술 두 건 등등. 하루 종일 쉴 틈이 없었다. 


오후 늦은 시간이 되자 잠시 여유가 생겼다. 김간호사가 사온 아메리카노. 두 사람은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누리는 중이다. 커피 한잔에 피로가 씻기는 느낌이랄까 .  


그때 들리는 비명소리. 당장 숨이 넘어 갈 듯 요란스러운 남자의 비명소리다.


커피를 마시던 남원장 벌떡 자리에서 일어난다. 김간호사도 놀라기는 마찬가지. 


“이게 뭔 소리야?”


문을 열고 밖을 내다본다. 시베리안 허스키가 왠 학생을 공격하고 있다. 지금은 가방은 물고 있지만 곧 신체를 공격할 태세다.  


놀란 남원장, 얼른 공원으로 달려 나간다. 

달려오는 남원장을 본 방대호와 허동철. 안도의 한숨을 쉰다.


‘이제 살았구나.’


안도하는 허동철.

동물병원 수의사가 달려오니 개 물림만은 피할 수 있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게 큰 착각이다.

 

“살려주세요.”

 

남원장을 본 허동철과 방대호 안색이 말이 아니다. 

 

“훠이··· 훠이···.”


남원장 큰소리를 질러 허스키를 물리치려한다. 그런데 영 반응이 시원치 않다.

 

“저리가. 저리가라고.”

 

허스키를 향해 다시 고함을 지른다. 두눈을 시퍼렇게 뜬 허스키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도리어 허동철의 가방을 더 세게  물어뜯는다. 뒤를 물린 허동철 가방을 벗어 던지지도 못하고 허둥거린다. 가방을 벗어버리면 몸을 공격할 것 같다.

 

“아아-.”

 

비명이 더 커진다. 지나가던 행인들이 몰려든다. 


“아니. 누가 저런 위험한 개를 데리고 나왔단 말이야.”

“입마개도 없네.”

“그나저나 누가 좀 말려 봐요.”

“어디 몽둥이라도 있어야지.”

“저 학생 큰일 났구먼. 어쩐디야.”


말은 그렇게 하지만 오직 입만 살아서 소리만 지르는 사람들. 


놀라기는 주인도 마찬가지. 개주인은 말도 못하고 구석에 우두커니 서서 어쩔 줄 몰라 한다.


남원장이 노력해보지만 허스키를 제어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주인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그 와중에 다들 남원장을 바라본다. 수의사니까 좀 다르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동물에 대하 잘 안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미쳐서 날뛰는 난폭견을 다스릴 남다른 비결이 있는 건 아니다. 

 

“아니. 젊은 수의사가 그걸 어쩌지 못하다니.”

“수의사도 별거 아니구먼.”

“개가 저 지랄인데 수의사가 어쩌겠냐고.”

“하모. 수의사고 나발이고 방법이 없지.”

“수의사가 별거여. 개가 달려들믄 도망가야지.”

 

‘하! 이거 미치겠네.’

 

구경꾼들의 말이다. 하나같이 수의사가 저것도 해결하지 못하느냐는 그런 질책성 어투. 그리고 두꺼운 안경을 쓴데다 허약해 보이는 남원장을 무시하는 듯 한 뉘앙스다.

 

아무리 수의사라지만 미쳐 날뛰는 개를 어쩔 수 없는 건 당연하다. 이런 경우는 힘으로 해결해야하는데···. 남원장이 좀 약골이라 힘으로 허스키를 제압하는 게 쉽지 않다. 

 

‘운동 좀 해둘 걸.’

 

남원장, 때늦은 후회를 해보지만 이미 늦었다. 그를 바라보는 김간호사의 얼굴이 애처롭다.

그런데 그걸로 끝이 아니다.


허동철에게 달려들던 개가 가방을 물었던 입을 놓더니 본격적으로 허동철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가방으로 겨우 허스키를 막는 허동철.

 

허동철의 비명소리가 더 커진다. 

 

허동철의 비명소리에 이어 허스키의 헐떡거리는 소리···. 급박하다.

 

저 상태로 가면 허동철은 더 버티기 힘들다. 그리고 남원장도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 미친개라면 누구든 공격할 수 있으니까.

 

“아이구. 이를 어쩐댜. 저 학생이 곧 물리겠네.”

“아! 빨랑 경찰에 신고를 혀.”

 

주변이 소란스럽다. 웅성거리, 사람 비명소리, 개 짖는 소리가 마구 뒤섞여 난리도 아니다. 

 

“아아아-.”

 

마침내 허스키의 이빨이 허동철의 바지 가랑이를 물었다. 방대호가 가방으로 허스키의 머리를 때리지만 꿈적도 하지 않는다. 이번에 방대호에게 달려들 기세다. 

 

“나 한테 왜 이러는거야.”

 

허동철 울 것 같다. 개는 계속 허동철에게 달려든다. 이젠 점프를 하려고 한다. 점프를 해서 허동철의 목을 노리려는 것이다. 하얗게 얼굴이 질린 허동철. 

 

놀란 남원장과 방대호, 허동철을 지켜야 한다. 그런데 자신이 없다. 둘 다 약골이니까. 개 한 마리를 힘으로 제압할 힘이 없는 사람들이다. 

 

마침내 허스키기 허동철의 목을 향해 점프를 한다. 목을 노리는 건 상대를 사냥감으로 본다는 의미다. 물리면 치명적이다.  

 

아. 안 돼.

 

하지만 이젠 늦었다. 달려드는 허스키. 

 

그때. 

 

깽!

 

검은 그림자 같은 것이 허공으로 날아오르더니 허스키의 복부를 강타했다. 복부를 강타당한 허스키가 공중에서 한 바퀴 돌고 나서 바닥에 떨어졌다. 

 

캑!

털썩!


외마디 비명과 함께 땅바닥에 구르는 허스키. 허동철에게 달려들던 허스키가 그대로 땅바닥에 털썩 내려앉은 것이다. 바닥에 떨어진 허스키. 축 늘어져서 빌빌거린다. 제대로 걷기는 커녕 벌벌 떨면서 기어간다. 얼마나 세게 차였는지 정신을 잃고 반 실신상태다. 

 

이제야 놀란 사람들 검은 그림자의 정체를 깨닫는다.

 

“아! 정식아.”


그는 다름 아닌 공정식이다. 


“이 자식이 어디서 사람을 공격해.”

 

쓰러진 허스키에게 다가나는 공정식. 거의 기절을 하듯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허스키의 목줄을 잡는다. 그리고 개를 질질 끌고 간다.

 

“동철아 괜찮니?”

 

허스키를 벤치 다리에 묶고 난 공정식. 동철의 안부를 묻는다.  

정신이 반쯤 나간 동철. 정신이 없을 뿐 아니라 혼이 반쯤 나가서 인사불성이다. 그리고 곁에서 같이 애를 쓴 방대호도 마찬가지. 

 

공정식이 나타나자 안도를 하면서 풀린 긴장에 바닥에 털썩 주저앉은 두 사람. 


이제야 숨을 크게 쉰다. 긴장이 풀리고 정신이 돌아오는데···. 그건 남원장도 마찬가지다. 

 

“고마워.”

“너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 했다.”

“이만하길 정말 다행이야.”

“선생님은 어떠세요? 괜찮으신 거죠?”


겨우 정신을 차리고 정식을 바라본다. 그리고 벤치에 묶인 허스키. 

축늘어진 허스키는 정신을 아직도 정신을 잃은 상태.


“아이구. 이 놈아 정신 차려. 응.”


주인이 정신을 잃은 허스키를 쓰다듬고 있다. 비록 사고를 치기는 했어도 주인은 주인인가 보다. 그 모습을 본 사람들 어이없는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아니. 어르신 개를 그냥 끌고 나오시면 어떻게 합니까. 하마터면 큰일 날 뻔 했습니다.”


남원장의 타박하는 소리. 


“그러게요. 입마개라도 해야하는 거죠.”


이번엔 허동철의 열통 터지는 소리. 


“너무 하시네.”

“개는 그렇게 키우면 안 됩니다.”

“사람 다치면 책임지실거유.”

“힘도 없으면서···.”


이어서 봇물 터지듯 들리는 불만의 소리들. 

사실 공정식이 아니었으면 사실 큰일 날 뻔 한 것은 분명했다. 


“넌 집에 들어가지 않았니?”

“아! 들어가다가 도장에 가려고 다시 나온거야···."


공정식의 출현은 사실 허동철에게는 하늘이 도운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선생님. 이 녀석은 왜 갑자기 사람을 공격한 겁니까?”


이유가 궁금해진 공정식. 남원장에게 이유를 묻는다. 


남원장, 한참 동안 허스키를 바라본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엔 기질적으로 문제가 있는 녀석이네. 아버님 이 녀석이 전에도 그런 적이 있습니까?”

“가끔 저런다오. 평소엔 아주 얌전한데 말이요.”

“제가 훈련을 좀 시키겠습니다.”


갑자기 개를 훈련시키겠다고 나서는 공정식을 다들 놀란 눈으로 바라본다. 


“야! 너 이리 나와라.”


허스키를 끌어내는 공정식. 


“뭐하려고?”


남원장이 묻는다. 


“기합을 좀 주려고요.”

“기합?”

“그러면 나아 질 겁니다.”

“아! 그건 동물학대가 되는 거야.”


공정식의 말에 남원장 어이없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그런가요? 그래도 그게 제일 효과가 있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강하게 다루면 효과가 있을 것 같기는 한데. 


“그래도 그건 안 되지. 차라리 제가 한번 살펴보겠네. 영감님 제가 이 녀석을 한번 살펴봐도 되겠죠?”


당황한 남원장이 얼른 나선다. 아까 발차기를 했듯이 그런 식으로 애를 다루면 허스키가 제 명에 못 살 것 같다.


“그러시게. 그런데 얘가 아까 맞은 게 아직도 아픈지 늘어졌으니 그것부터 치료해주게.”


그러고 보니 녀석은 아직도 축 늘어져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뛰어 차기로 배를 걷어찼다. 동철이 물리려는 순간이었기 때문에 빠르고 강력하게 응징을 한 것이기는 했는데 아무래도 너무 새게 찬 모양이다. 


크으으응.


숨소리도 거칠다. 


남원장이 녀석에게 다가간다. 사람을 물려고 하던 그녀석이 맞나 싶을 정도로 조용하고 힘이 없다. 끙끙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남원장이 다가가도 조용하다 못해 반응이 없다.


“얘가 왜 이러지?”


남원장이 개의 몸에 손을 대본다. 


“무슨 일인가?”

“좀 이상해서요.”

“뭐가?”

“많이 다친 것 같아요.”

“뭐라고?‘


남원장 허스키를 이리저리 살핀다. 녀석은 언제 사람을 물려고 했느냐 싶을 정도로 힘을 잃었다. 


“거 이상하네.”

“왜 그러는가?”


주인 영감님이 되묻는다.


“이상이 없는 거 같으면서도 애가 축 늘어진게···. 이건 뭐지? 왜 이러는 거지? 혹시?”

“혹시 뭐요?”


오종철과 방대호가 동시에 되묻는다. 궁금하기는 모두가 마찬가지라고 할까.  


“일단 병원으로 데려가야 겠어요.”


남원장, 허스키를 엎는다.


“제가 할게요.”


아무래도 힘쓰는 일은 젊은 사람이 해야지. 공정식이 나선다.


***


남원장의 앞에 둘러선 사람들. 그러니까 김간호사, 허스키 주인, 허동철과 방대호 그리고 오늘의 공정식···. 개 한 마리를 둘러싼 여섯명이나 되는 사람들···. 많기도 하다.   


개 한 마리 때문에 좁은 동물병원에 이 무슨 일이란 말인가. 무슨 큰일이 아니고서야···.


남원장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전히 축 늘어지다시피 힘없는 허스키. 아직도 회복의 기미가 없다. 


“갈비뼈 골절이 심하고 뇌진탕도 있고 정신적인 충격도 크게 받은 것 같고···.”


남원장의 진찰결과다.


다들 할 말이 없다. 그 대신 공정식을 바라보는 눈빛이 변하고 있다.


‘너무 심했네.’


뭐 말은 대놓고 안 해도 그런 표정이다. 찔리는 공정식. 녀석의 상태를 보니 좀 그렇긴 하다.

엑스레이 사진을 보니 앞가슴 갈비뼈가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져 있다. 마치 손가락을 찍은 것처럼.


뭐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이 아플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공정식도 할 말이 있다. 사람을 물려고 하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그건 누구나 다 아는 일이 아닌가.


그렇다고 정당방위를 주장하기 보다는 고개를 숙이는 게 스포츠맨의 바른 자세 아닌가. 그게 존경하는 민관장님의 가르침이기도 하고···.


“죄송합니다. 어르신. 이렇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공정식의 사과를 받은 허스키 주인. 본인도 줄도 놓치고 입마개도 하지 않았으니 할 말이 없기는 하다. 만약 사람이 다쳤으면 도리어 본인이 큰 책임을 질 뻔 했으니.


“으흠···. 아닐세. 어쩔 수 없는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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