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은 빌런 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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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햄
작품등록일 :
2024.07.15 11:25
최근연재일 :
2024.08.2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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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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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민관장의 혼란

DUMMY

“어서 오너라.”


민도기 관장은 체육관으로 들어오는 공정식을 보면서 벽에 걸린 벽시계를 봤다. 

 

'정확하군.'

 

늘 제시간에 거의 오차가 없이 나타나는 공정식이었다. 저렇게 하고 싶어도 하기 힘든데, 정말 놀랄만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로봇도 아니고 사람이 좀 늦을 때도 있어야 하는데 그런 적이 전혀 없다.


이런 점에는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장점이 있다.


공정식이 쉬는 날 없이 나타나니 다른 관원들이 덩달아 열심히 하기 시작했다. 

 

그전엔 대강 운동 삼아 놀이 삼아 얼렁뚱땅 줄넘기 좀 하고 샌드백 좀 치고 저희들끼라 장난 같은 스파링을 조금 하고는 돌아가기 일쑤였는데.

 

그러다보니 관원 수가 늘지 않았다. 도리어 언제 그만둘지 모르는 불안이 민관장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던 것.

 

그런데 요즘은 달라졌다. 정식의 성실함이 다른 관원들을 자극해서 열심히 운동을 하게 만들었다. 한참 어린 학생이 열심히 하니 어른들 입장에서 가만히 있을 수 었었던 것이다. 

 

그리고 날로 달라지는 정식의 몸과 운동능력의 향상에 놀라워했다.

 

‘나도 열심히 해봐야 겠는걸···.’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아는 정식이란. 비쩍 마른 몸에 뻘쭘하게 자란 키. 가는 팔다리. 전혀 운동하고는 상관관계가 없어 보였으니까.  

 

그들의 예상대로, 

 

처음 정식이 체육관에 왔을 땐 줄넘기를 3분을 못 했다. 달리는 것인지 걷는 것인지 구분하기 힘들었고 뭘 하든 금방 지쳐서 주저앉아 숨을 헐떡거리던 그 모습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쟤는 운동해도 안 되겠는데. 그죠?”

“그냥 살살 놀다가 가면 되겠네.”


정식을 본 사람이면 누구든 이구동성으로 그렇게 말했다.

그말에 민관장도 달리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의 눈에도 그래 보였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완전히 다른 아이가 되었다. 몸은 근육질로 바뀌어 가고 있고 허멀건 피부색은 운동으로 구리빛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눈빛···.

 

쏘아보듯 빛나는 눈으로 변했다. 흐릿하던 약골의 눈빛이 아니라 어느 순간부터 링위의 파이터 같은 눈빛을 띠기 시작한 것이다. 

 

옷을 갈아입고 본격적으로 운동를 시작하는 정식. 


먼저 늘 하던 데로 가볍게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난 후에 줄넘기를 시작한다. 몸놀림이 경쾌하다.

 

휘휘휙···. 줄은 보이지 않고 바람소리만 난다. 

 

‘짜식! 부럽네.’

 

민관장 유쾌한 정식의 몸놀림을 보면서 놀라움과 동시에 부러움을 감추지 못한다. 젊었을때 자신을 보는 것 같다. 

 

오늘부터 권투 기술을 가르치기로 했다.

정식의 남다른 성장이 원래 계획을 대폭 수정하게 만들었다. 고지식한 민관장에게 이런 경우는 정말 오랜만이었다.  

 

원래 계획대로 라면 줄넘기나 달리기를 충분히 하고 난 후 스텝과 기본 기술로 들어가는게 회원들의 일반적인 코스였다.


이건 일반인들. 그러니까 선수 지망생이 아닌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과정이었다. 선수가 될 것도 아니고 권투에 재미를 붙이려면 아무래도 줄넘기 같은 지루한 훈련보다 흥미로운 권투기술을 가르쳐 주는 게 좋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수가 되길 원한다면 당연히 훨씬 더 길고 지루한 수련의 시간이 적용된다.

 

그런데 불과 한 달 만에 공정식의 발 하나 만큼은 누구보다 훌륭해졌다. 


첫 인상은 더없이 약했지만 불과 한 달 만에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달리는 모습이나 줄넘기는 워낙 연습을 많이 해서 그런지 흠잡을 데가 없다. 마치 오래도록 운동을 한 선수처럼 자연스럽고 여유가 있으며 지치지도 않는다. 이렇게 달라지다니. 민관장은  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다. 

 

만약 그만하라는 말을 하지 않으면 하루 종일 할 것 같은 태세다.


마땅히 할 말이 없는 민관장.

 

‘저런 놈은 처음일세.’

 

그러다가 즉시 자신의 생각을 수정한다. 

 

‘처음은 아니구나. 독수 그놈도 그랬으니까. 근데 둘이 왜 그렇게 닮았지? 생긴 건 많이 다른 데.’

 

마치 로봇같은 태도로 줄넘기를 계속하는 공정식.

시종일관 조금도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저 정도면 수년간 운동을 한 프로 선수급이다.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지체할 수 없다.  


“정식아. 오늘부터는 기본 기술를 배워보자.”

“옙.”

 

녀석은 기다렸다는 듯이 달려온다. 글러브를 끼워준다.

 

“아! 이거 너무 멋진데요.”

 

글로브를 낀 정식이 주먹을 들어보이며 멋적게 웃는다. 

주먹을 쭉쭉 뻗어보는 정식. 진홍색의 글로브가 잘 어울린다. 

 

‘이 녀석 제법인데.'

 

주먹을 지르는 폼이 그럴듯하다.

 

‘그렇다면 어디 얼마나 잘 하는지 한번 보자. 권투가 쉽게 뚝딱 되는 운동이 아니란 말이지.’


그동안 줄넘기나 달리기를 한다든가 하는 것과는 다르다. 줄넘기는 혼자서 열심히 하면 되었지만 이젠 다르다. 발이 기초라면 그 위에 주먹을 얹어야 한다. 완전히 다른 상황이 되는 것이다. 


“자! 먼저 스텝 부터.”

 

민관장 발의 위치를 잡아준다.  

 

앞 발은 상대편에게로 향하고 뒷발은 약간 뒤에서 바깥쪽에 위치한다. 회전시 힘을 실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앞뒷발에 적절한 체중분산이 필요하다. 그래야 몸을 움직이기 쉽기 때문이다.  

 

민관장 발의 위치와 움직임을 보여준다. 위빙도 같이 보여준다. 


앞 뒷발의 위치, 체중의 균형과 전후좌우 위빙, 전진 투 스텝···. 


몇가지 자세를 시범으로 보여준다. 민관장의 움직임을 유심히 지켜보는 공정식. 따라서 몸을 움직여 본다. 어렵지 않게 따라한다.


스텝은 그 동안 줄넘기를  많이해서 그런지 완전히 숙달이 되어 있다. 


그리고 즉시 따라하는 정식···어렵지 않다. 

한 번 더, 또 한 번 더···. 쉬지 않고 몇 번을 계속해서 반복해 본다.

 

공정식의 몸으로 하려니깐 그런가? 여전히 어색하다. 남들이 보기엔 아주 좋아 보일지 몰라도 그렇지 않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 김독수는 훌륭했는데.


김독수와 비교해서는 안 되는 알면서도 자꾸만 비교를 하게 된다.  

어쨌든 몇 번 더 하고 나니 많이 부드러워졌다.   

 

금방 숙달되는 공정식을 본 민관장.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다. 

 

자연스럽게 몸에 체화된 것처럼 부드럽다. 조금의 위화감도 없이 부드럽다. 그리고 완전히 몸에 체화된 그런 느낌이랄까.

권투를 시작한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은 녀석이 스텝이니 뭐니 그런것은 처음 배우는 녀석의 움직임이 이렇게 자연스럽다니. 

 

혀를 내두르는 민관장. 내가 사람를 봐도 크게 잘못 본 것이란 말인가?


하지만 아직 타격이 남아 있다. 펀치를 날리는 것은 전혀 다른 것이니까. 설마 그것까지 잘하려고.


설마···.


“자! 이번에 공격 기술을 해보자.”


민관장 크게 심호흡을 하면서 공격기술에 대해 설명을 시작한다. 


민관장에게 다시 지도를 받다니 감회가 새롭다. 가슴 깊은 곳에서 울려오는 가슴 찡한 울림이 정식의 마음을 울컥하게 만든다. 


줄넘기를 하고 달리기를 할 때와는 다르다. 이제야 말로 본격적인 권투훈련이 시작되는 것이고 다른 차원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공정식의 몸으로 김독수의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김독수가 이루었던 것들을 다 되찾아야할 시간이다.


“많이 들어봤겠지만 권투에는 5가지 기본 공격 기술이 있다.” 

 

민관장, 공정식에게 권투의 5가지 공격기술에 대해 설명을 시작한다. 

 

권투의 5가지 공격기술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먼저 잽, 앞 손으로 상대의 얼굴을 향해 빠르게 뻗는 직선형 펀치. 본 공격전에 맛보기같은 탐색용 공격법이다. 강하지는 않지만 모든 공격은 잽으로 시작된다. 어떤 선수는 잽이 스트레이트같은 선수도 있다. 보통 투 스텝으로 다가서면서 동시에 잽을 날리게 된다. 투 스텝으로 들어가면서 잽을 날리고 그후에 스트레이트든 뭐든 다른 공격으로 이어진다. 그러니 잽은 모든 공격의 시작이다. 

 

다음은 스트레이트는 뒷 주먹을 곧게 뻗으면서 치는 펀치다. 창으로 찌르는 듯한 공격이다.


훅은 몸을 비틀면서 상대의 측면을 치는 공격이다. 마치 검으로 상대방의 몸통을 후려 베는 듯한 공격 기술이다.  

 

어퍼컷은 아래에서 위로 올려치는 펀치다. 충격에 뇌가 흔들려 다운되는 것이다. 아래턱을 공격해서  충격이 턱관절과 뇌로 전달되는 공격으로 강타를 맞으면 기절하는 경우도 많다.

 

바디블로는 말 그대로 상대의 몸통 특히 옆구리는 치는 공격이다. 훅과 비슷한 공격법이다. 상대방의 빠른 발을 무력화 시킬때 효과적이다.  

 

간단히 설명를 마친 민도기 관장

순서대로 포즈를 잡아 시범을 보여준다. 이를 따라 하는 공정식. 이미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일부러 약간 어수룩하게 자세를 잡는다. 민관장의 손이 자세를 교정해준다.

 

민관장의 그런 교정의 손길···.  

언제나 그리워 했던 민관장의 따스한 마음이 그대로 느껴진다.  


모든 자세는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왠지 민관장이 자세를 잡아주는 것 하나 만으로도 처음 권투를 시작했던 김독수의 그날이 떠오른다.

 

“다시 한번.”

“이렇게요?”

“그렇지. 좀 더 빨리. 투 스텝으로 상대에게 다가가면서 잽을 뻗어봐.”

“옙.”

“그렇지 좋아. 망설이지말고 번개처럼 달려들어가야해. 망설이다보면 도리어 카운터를 맞을 수 있어. 그러니 순식간에 들어가야해.”

“알겠습니다.”

 

민관장의 한마디 한마디. 이미 다 아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가슴이 벅차다. 


‘관장님.’

 

자꾸만 뜨거워지는 눈시울. 힘들게 참는다. 

 

그런데 주먹이 나가고 나면 발도 덩달아 나가려고 한다. 상대를 테이크 다운 시키려고 몸이 아래로 향하기도 한다. 상대의 팔을 비틀고 목을 조이고 싶다. 

 

몸에 밴 종합격투기 기술을 숨기기 힘들다. 겨우 통제한다. 몸으로 배운 것을 감추기 어렵다. 민관장도 눈치를 챈 것 같다. 그가 누구인가. 권투로 평생를 산 사람이다. 

 

공정식 겨우 자세를 가다듬는다.  

주먹을 쥐고 잽을 뻗고 스트레이트를 치고 훅과 어퍼컷을 올리는 연습을 시작한다. 


아직은 권투를 해야한다. 

 

그런데 민관장이 가르켜주지 않은 배운 기술도 연습해본다. 뎀프시롤과 리버샷.


뎀프시롤은 상체를 8자 모양으로 흔들면서 상대의 공격을 피한 후 훅으로 공격하는 기술이다. 고수들이 쓰는 고급기술이다. 위빙에 이은 훅 같지만 다르다. 


이번에는 리버샷이다 오른쪽 옆구리. 간이 있는 곳을 타격하는 고급기술이다. 그래서 리버샷이라고 한다. 내장 깊이 있는 신경까지 충격을 받는다. 순간적으로 몸이 굳어 쓰러지게 된다. 무호흡의 세계로 이끄는 무서운 공격이다.  

 

민과장, 뒤로 물러나 정식이 운동하는 걸 지켜본다.  


잘한다. 한 번 가르쳐줬는데도 잘 한다. 동영상을 보고 연습을 했다고 하는데 믿기 어렵다. 


하지만 실제 타격은 다르니까. 펀치력도 알수 없다. 

그런데 이상한 걸 느낀다. 발이 올라올 듯하기도 하고 레슬링나 유도를 할 때 나오는 폼도 얼핏 보인다.

 

‘이건 뭐지? 이거는 뭐냐고?’


민관장의 머릿속이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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