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던전에 취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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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든너구리
작품등록일 :
2024.07.16 19:24
최근연재일 :
2024.09.0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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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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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1. 이세계 던전에 취업했습니다.(4)

DUMMY


현도는 지역 내 나름 유명 인사였다. 아버지가 지역구 구의원이셨고 어머니는 대대로 지역 유지였던 조상들의 부를 이어 받아 그 지역에서 어머니 땅을 밟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다고 할 정도였다. 한마디로 금수저. 더구나 본인 역시 학생 회장 출신에 엄청난 노력파였다. 그는 늘 스스로가 뛰어난 인재가 아님을 인정했으며 함부로 부모의 위세를 빌리려 하지 않았다. 성적도 못해도 전교 10위권 안에는 늘 있었고 야구부에서도 3루수 레귤러로 착실히 활동했다. 금수저지만 흔히 있는 재수 없는 타입이 아니라 누구나 좋아하는 그런 친구. 겸손하고 부모의 배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더 열심히 살던 아이.


수능이 끝나고 얼마 안된 어느 날이었다. 본인이 희망한 학교에 갈 만한 성적을 얻은 그는 대학생이라는 타이틀과 20년 만에 부모님의 그늘을 벗어나 아무도 그를 모르는 새로운 지역으로 간다는 것에 설렌다며 밝게 웃으며 헤어진 다음 날이었다. 그는 등교하지 않았다. 선생님은 오토바이 사고에 대한 이야기를 떨리는 목소리로 전하셨고 즐겁고 설렜어야 할 수능 직후의 고 3들은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었었다.


"니아!"

"넷?"


현도와 일행들이 가는 길을 보며 끊임없이 저주를 외고 있던 니아가 깜짝 놀라 나를 보았다. 체 이사도 별 일이라는 듯 내게 집중했다.


"나, 나 처럼 내가 살던 세계에서 이 세계에 온 사람이 또 있어?"

"예? 그.... 상당히 드문 경우긴 하지만 크롤러 중에는 이세계 인이라는 평이 있는 인물들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역시 그렇지? 내가 이 곳에 있는 이상, 절대 불가능한 상황은 아냐. 하지만 현도는 분명 죽었는데? 장례식도 갔었다고. 무슨 일이냐며 나를 보는 체 이사에게 설명했다.


"저기 사냥꾼이 제가 아는 사람입니다."


니아가 조감도에 손을 얹어 현도의 모습을 확대하더니 뭔가를 읽어 내듯 지그시 그를 바라보았다.


"이름은 현도 리버풀. 용사로 공인 된 인간입니다. 최근 클리어한 던전은 레이드 순위 27위 칼과 방패의 무덤이네요. 하지만 이세계인 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몰라도 돼. 확실하니까."


현도 리버풀이라니. 이상한 성이 따라 붙었지만 그 녀석이 확실했다. 산으로 가던 오늘 일진이 이젠 저승에까지 닿는 건가. 일기에 써도 아무도 안 믿을 하루다.


"팀장님. 용사들이 고블린과 만났습니다!"


살아나라고 명령했던 고블린들은 멀쩡하게 살아나 아까는 볼 수 없었던 안광을 내뿜으며 용사들을 맞이했다. 키득거리며 기분나쁘게 웃는 게 여간 기괴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 아니었다.


"고블린? 정말 초보적이네. 이 던전은 유행이란 것도 모르나? 요새 누가 던전에 고블린을 배치한담. 하다못해 홉고브린이라도 있어야지."


베티가 긴 한숨을 내쉬었다. 등에 걸친 대검을 끌러 앞서기로 든 플랑은 고개를 끄덕였다.


"동감이긴 하지만 아무튼 적이 나왔으니 쉽게 생각 할 수는 없는 일이지. 현도, 간다!"


플랑은 상체를 살짝 앞으로 숙이는 듯 하더니 디딤발을 폭발시키며 돌진했다. 커다란 대검이 날카롭게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내었다.


"키에엑!"


플랑의 칼을 맞아 가장 선두에 있던 고블린 역시 단검을 거세게 휘둘렀지만 플랑은 이미 고블린의 등 뒤에서 대검을 거두고 있었다. 고블린은 어느새 어깨에서 허리까지 이어진 가느다란 실선에서 주르륵, 하며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의 안광이 흐려졌다.


플랑이 튀어나감과 동시에 시위에 화살 두 개를 메긴 현도는 후방에 있던 고블린 둘을 노렸다. 플랑에게 당한 고블린이 바닥에 쓰러지자 언제 쏘았는지 이미 목을 관통당한 고블린 두 마리가 부들부들 떨면서 무릎을 꿇었다. 켁켁, 거리며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그 둘을 플랑이 다가와 무심히 참수했다.


"쉽게 생각 할 수는 없다며?"


쓰러진 고블린 사이를 유유히 지나가며 베티가 핀잔을 줬다. 플랑이 커다랗게 웃으며 답했다.


"하하하. 그렇다고 어렵다는 이야기는 아니잖아?"

"이 던전의 마스터는 아직 경험이 많이 없는 모양이군. 지원을 받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어."


현도는 머리가 사라진 고블린의 목에서 화살을 빼내며 말했다. 질척거리는 핏물은 화살을 한 번 세차게 흔들자 씻기듯이 날아갔다.


"뭐, 어디 마실이라도 갔나보지. 주인없는 던전이 어디 하나 둘인가."

"그런가."


용사들은 쓰러진 고블린들을 뒤로하고 던전을 나아갔다.


"팀장님!"

"아, 깜짝이야! 놀랬잖아."

"쟤들을 도와 주셨어야죠!"

"내가? 어떻게?"

"마스터로써 지휘를 한다던가 아니 단순히 격려만 했어도 저 고블린들은 상당한 버프를 받았을 거야. 이 후로는 참고하도록."


체 이사는 팔짱을 낀 채 말하는 것이 어른스럽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


"아유. 나중에 저 고블린들이나 부활하는 거는 잊지 마세요. 잠시 사이에 두 번이나 죽다니, 마력핵이 급체하겠네요."


니아의 핀잔에 뭔가 엄청 잘못한 기분이 들지만, 정확히 무슨 말인지 잘 몰라 사과하기도 어렵다. 다만 내가 이 던전의 관리자니까 고블린 편이긴 한데 나도 모르게 속으로는 현도 편을 들고 있었으니까 그건 분명히 미안했다. 그래서 미안하다고, 진심으로 생각했다. 마력인지 콜라인지 몸을 휘젓고 다니는 기분이 들었다.


"잠깐만."


복도를 한참 걸어가던 용사들은 현도의 지시에 멈춰 섰다. 그린-빌의 복도 직전이었다. 체 이사가 놀랍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과연 레인저다운 식견이군. 기믹을 눈치챈 모양이야."


일행을 멈춰 세운 현도는 매서운 눈빛으로 자세를 낮추고 바닥에 듬성듬성 있는 잡초들을 바라보았다.


"왜 그래? 뭔가 있는 거야?"


베티가 사뭇 진지한 현도를 보며 물었다. 현도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품에서 주머니 칼과 가죽 물통을 꺼냈다. 물을 반 이상 바닥에 버린 그는 주머니 칼로 잡초 주변을 조심스레 판 후 주변 흙과 함께 잡초를 물통 안에 담았다. 적당히 젖은 흙과 물통이 훌륭한 화분이 되었다.


"귀중한 표본을 얻었어!"


현도는 가죽 물통에 넣은 잡초를 자랑스레 일행들에게 내밀었다.


"뭐야, 난 또 함정이라도 있는 중 알았잖아. 핫핫."

"그래요. 이런데서까지 채집을 해야겠어요? 왜 레인저면서 동물보다 식물을 아끼는 거야?"

"땅 속에서 자라는 식물입니다. 놀랍지 않으세요? 단순한 이끼같은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니까요? 보세요! 이 아이도 기쁜 듯이 춤 추잖아요!."


실제로 조그맣게 발아 한 그린-빌은 꿈틀거리며 떡잎같은 이파리를 좌우로 흔들고 있었다.


"뭐, 뭐야? 풀이 대체 왜 꿈틀거리는 거야!"


베티는 아연한 기색을 적나라하게 드러냈지만 현도는 기쁜 듯이 그린-빌을 허리춤에 매었다.


"팀장님! 어떡하죠! 그린-빌이 납치를!"

"응?"


니아는 내가 뭔가를 해주길 바라는 눈빛을 강렬히 보냈지만 체 이사가 손을 뻗어 그런 니아를 저지했다.


"니아. 안됐지만 이번은 어쩔 수 없겠어. 용사는 훌륭히 트랩을 적출해냈지 않은가?"

"예? 그건 그렇지만."


진심으로 아쉬워 하는 그녀의 쓸쓸한 표정은 어딘가 영화에서 본 해안가 절벽에서 돌아오지 않는 뱃사람을 기다리던 미망인의 무엇을 떠올리게 했다.


"별 수 없는 일이지 뭐. 포기해. 그 아이도 더 나은 환경에서 자랄 권리가 있어."


나는 되는대로 아무말이나 내뱉었다. 그러나 의외로 그녀에게 힘이 되는 말이었던 지 예의 밝은 미소를 보이며 싱긋 웃어주었다.


"네. 고마워요, 팀장님."

"그나저나 이제 곧 최후의 문인가."


곁에 있던 체 이사가 분위기도 못 읽고 상황을 진행시켰다. 뭐 거창하게 최후의 문이랄 것 까지야. 하지만 체 이사는 그 문에 거는 기대가 상당한 듯 하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열의에 찬 눈으로 용사 일행을 보고 있었다.


"아핫. 저들이 혹여 나의 문장을 보고 놀라진 않을까? 이런 촌구석 변방에서 마왕군 4왕의 문장을 볼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을 텐데! 어쩌면 가디언에게 도전하는 것을 재고할 지도 모르겠군. 핫핫핫."


아. 그런가. 나는 순간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중2병 걸린 소녀같이 보이긴 하지만 어쨌든 마왕군의 4천왕! 어쩌면 엄청난 위세를 가진 건지도 모른다. 이 곳의 인간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일 수도 있지 않을까? 어쩌면 의외로 내 연봉은 지켜질 지도 모른다.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나도 은근히 체 이사의 위명에 기대를 걸고서 현도네 파티를 지켜보았다.


"이건 뭐야?"


드디어 도착했다. 이렇게 봐도 저 돌문의 존재감은 엄청나네.


"뭐 이런 걸 달아 둔거야? 여기 진짜 종잡을 수 없네."


베티 역시 내 의견에 기꺼이 동의하는 모양이다. 돌문 가까이 선 세 사람은 잠시 어이없다는 듯이 철문을 멍하니 바라 보았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손잡이 따위는 없다. 슬슬 4천왕의 문장을 눈치 채주면 좋겠는데.


그러나 누구도 문에 그려진 문장에 대해 말하는 이는 없다. 현도와 플랑이 두께를 가늠하려는 듯 다가와서 몇 번인가 톡톡 두르려본다. 여기서 들어봐도 둔탁한 소리가 여간 두꺼운 문이 아니란 걸 알 만하다. 플랑이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포기하는 건가?


"어이, 플랑!"


한 걸음 뒤에서 팔짱을 끼고 두 사람이 하는 양을 보던 베티가 심드렁하게 플랑을 불렀다.


"응?"

"뭐해? 빨리 열어."

"아, 그래."


'아, 그래'라니. 이 두꺼운 돌문에 압박감이 없단 말야? 한 쪽 벽에 있는 도어락에는 아예 눈길조차 주지 않았는데 어떻게 연단 거지? 혹시 뭔가 마법같은 걸 쓰는 건가? 물리적인 행위로 저 돌문을 열 수가 있다고? 아무리 판타지적 세계관이래도 그렇게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난다고? 하기사 말도 안되는 걸로 치면 하나 둘이 아니긴 하다만. 아무래도 내 돈이 걸려있다보니 별의 별 생각이 머리 속을 맴돈다. 지켜보는 내 마음과는 상관없이 베티와 플랑이 담담히 대화하는 사이 현도는 이미 적당히 뒤로 물러났다. 뭘 하려는 지 눈치 챈 거겠지. 그의 허리춤에 있는 그린-빌의 이파리가 떠는 게 묘하게 거슬린다. 공기가 바뀐 듯 하다. 뭔가 엄청난 박력같은 게 여기서도 느껴진다.


"하앗!"


대검을 든 팔의 근육이 부풀었다. 내딛는 왼발에 토굴 바닥이 움푹 파였다. 그의 몸에서 아지랑이 같은 게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와, 진짜 이건 아니잖아. 설마 아니겠지. 그라인더로 잘라도 3박 4일은 걸릴 돌이라고! 너 이자식 장미칼이라도 들고 다니냐!


-푸아아아아칵!


대기가 찢어지고 불꽃이 튀며 그의 대검이 휘둘러졌다. 한 번 더 휘둘러졌다. 또 한 번 휘둘러졌다.


"후우, 후우."


깊은 쉼호흡 후 플랑이 다시 대검을 등에 걸쳤다. 박력 넘치는 3 연격! 아니길 빌었지만 돌문이 드나들기 적당하게 잘려 나가 있었다. 문에 새겨진 체 이사의 문장도 난도질 되어 바닥을 나뒹굴었고 일행은 아무렇지도 않게 조각 난 문장들을 즈려 밟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아니 마왕군 4왕의 문장에 겁 먹는다면서? 어떻게 된 거야! 라며 뭐라고 하려고 고개를 돌렸지만 체 이사의 얼굴이 너무 울그락불그락해서 차마 말을 걸지 못하겠다. 아, 어쩌지..... 저 잘린 조각을 다시 붙으라고 진심으로 생각하면 다시 붙으려나?


"니아! 당장 던전으로 진입하게 해다오!"

"무슨 말씀이세요! 가디언 룸에 이미 진입했다구요!"

"관계없다! 내가 저것들을 당장 멸하지 않고서야 마왕님을 볼 낯이 없다!"

"관계있다구요! 좀 진정하세요! 팀장님! 체제 님 좀 말려주세요!."

"내가 뭘 어떻게 하라고....."


나는 절로 두어걸음 뒷걸음 치면서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진심으로 화가 난 체 이사는 온몸이 보랏빛 불길로 뒤덮여서 가까이 가는 것만으로 훈제 소세지가 될 판이었다. 가서 깽판놓을거면 자기가하면 되지 뭐 왜 난리람.


"으! 차원 프로토콜만 아니었다면 저 놈들을 잘게 썰어내고 부위별로 불 태워서 100일에 걸쳐 씹어 먹었을텐데!"


아니.뭐 저런 무서운 말을 진심으로 한담. 마왕의 권속이라 하니 그 정도 과격함은 어쩌면 당연할텐데 새삼 놀랐다. 앞으로 중 2라고 말 함부로 하고 그러면 안되겠어. 나는 스스로를 단속하면서 의문점을 바로 해결하기로 했다.


"차원 프로토콜은 뭐야? 체 이사 님이 그냥 넘어가면 안되는 법이라도 있어?"

"법이 아니라 세상의 이치가 그렇다! 던전은 계 안에 존재하는 위상의 틈새이자 차원! 프로토콜을 다루는 권능이 없다면 어찌 차원을 건널 것이며 건넌다 해도 내가 어디로 떨어질 지 어떻게 안단 말이냐!"


니아를 보며 물있지만 체 이사는 마치 그런 것도 모르냐며 성질을 냈다. 상식적으로 내가 그걸 어떻게 아냐고. 그래도 나름 반존대 비슷하게 써주더니 이제 그마저도 없네. 하지만 그걸 지적할 순 없지. 상사 앞에선 고분고분해야지.


"내 저 놈들의 얼굴을 똑똑히 기억해 놓겠다!"


불길이 화르륵하며 솟구치더니 이내 사그러들었다. 그래요, 심호흡 좀 하구 진정하시라구요.


"가디언이 없네?"

"뭐 어떻게 된 던전이 가디언도 없어? 우리 아직 완성도 안된 던전을 부수고 다닌거야?"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입구도 개방되어 있었고 일단은 고블린들도 마중 나왔고 말이지."

"그렇긴 한데, 왜 가디언이 없지?"


세 사람은 입구에 서서 가디언의 방을 둘러보며 이야기만 주고 받을 뿐 섣불리 움직이지 못했다. 정면에 있는 마력핵의 결정이 은은한 붉은색을 자아내며 그들을 유혹하고 그 아래 낡은 보물 상자에서 내 연봉이 숨죽이며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들은 머뭇거렸다.


"그냥 마력 결정이나 회수해서 갈까?"

"가디언이 없을 리가 없다니까?"

"결국 여기 푄 그름의 흔적은 없는 거 아냐? 그냥 상자나 뒤져보고 가는 건 어때?"


푄 그름은 또 뭐야? 거침없이 진격하던 아까와는 달리 지금은 지극히 신중하다. 누가 설명 좀 해주라.


"마력이 반응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이냐? 설마 본 적 없는 유령을 보게 되는 건가?"


아니 그러니까 대체 그 것들이 다 뭐냐고?


"본 적 없는 유령이라는 건, 말하자면 스스로의 의심이 만들어 내는 집단 환각같은 겁니다. 상당히 마력을 소비해야 가능한 일입니다만 현재 저희는 가디언도 없고 마력에는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 가능할 지도 모르겠네요."

"집단 환각?"

"누군가의 불안이 실체화되어서 모두를 압박하게 되는 것입니다. 환각이지만 던전의 마력을 빌려 현실에 영향을 주는 영체가 되지요. 개인의 경험에 의한 환각이기에 어떤 것이 나올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사실, 어느정도 숙련된 모험가, 더구나 용사 레벨에 이르러서는 거의 없는 일이지만 가디언이 없는 초유의 상황과 규모는 작지만 어쨌든 푄 그름의 영역이었던 땅. 이 두가지가 저들의 불안을 이끌어 내고 있군요. 저들이 상위 크롤러일 수록 더 강력한 영체가 등장할 겁니다. 이건.... 정말 재밌게 되었군요."


아까까지 불같이, 아니 불이 되어서 화를 내던 체 이사가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용사 일행의 표정 하나 하나를 살필 수 있게 조감도를 더 확대해달라며 니아를 졸랐다. 니아는 두말 없이 한껏 그들의 얼굴을 클로즈업해주었다.


"이상하군."


현도는 바닥의 흙을 살펴보고 천천히 몇 걸음 앞으로 나섰다. 베티가 주의를 줬다.


"조심해. 어디서부터 발동 영역인지 모른다고."

"아니, 그런 것 치고는 너무 마력이 옅은데. 마력핵이 바로 앞에 있는데도 이렇단 말인가?"

"그래? 좀 자세히 알아 볼 수 있겠어?"


그러면서도 불안한지 베티는 선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플랑은 등에 걸친 대검을 내려 발치에 꽂고 거기에 비스듬히 몸을 기대었다. 현도는 자리에 주저 앉아 바닥에 손을 대고 눈을 감았다.


"뭐 하는 거죠?"


현도가 뭘 하는 건지 모르는 건 그를 보는 모든 사람들 중 나 뿐인 것 같아 물었다. 니아가 역시 친절히 대답해주었다.


"레인저의 탐지 능력을 쓰는 겁니다. 주변 자연의 소리와 움직임, 그리고 그들에 의해 움직이는 마력선의 흐름을 느끼는 거죠. 능력이 모자란 자라면 그 과정에 촘촘하게 흐르는 마력선을 건드려서 더 큰 위험을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만 용사 칭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그런 실수를 하진 않겠죠."

"그래서 뭘 알 수 있는데?"

"아마도...."


니아는 대답하기 전에 시선을 돌려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터는 현도를 바라보았다. 현도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그걸 보고 니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아무 것도 없다는 걸 알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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