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던전에 취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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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든너구리
작품등록일 :
2024.07.16 19:24
최근연재일 :
2024.09.0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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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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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1. 이세계 던전에 취업했습니다.(5)

DUMMY


꿀꺽.


나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물론 현도가 아무 일도없이 돌아간다면 좋은 일이긴 하지만 이쪽은 연봉이 걸려있다고. 제발 뭐라도 나타나서 용사들로부터 내 돈을 지켜주세요!


"기분이 이상해...."


플랑이 한기라도 느끼는 지 양 팔을 쓸어내렸다. 베티는 말 없이 그녀 곁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갔고현도가 감은 눈을 뜨고 바닥에서 일어났다.


"꺄악!"


그러나 현도의 탐색 결과를 듣기도 전에 플랑의 비명이 시작되었다. 허름한 나무 상자 앞에서 콘솔룸에서도 확연히 알 수 있는 거구의 형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허억!"


갑자기 귀에서 삐! 하는 소리가 들리고 빈혈이 온 것 처럼 눈 앞이 어지럽다.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으려는 나를 니아가 부축했다.


"대량의 마나가 빠져나가는 모양이네요. 집중하세요. 공백의 마나를 채우려 주변의 마나가 급하게 휘몰아치다보면 마나 버닝이라고 불리는 데미지를 입을 수도 있습니다."


집중하라니..... 나는 배운대로 마나 버닝아 일어나지마라.... 라고 진심으로 중얼거렸다. 효과가 있는 건지 어쩐건지 다소나마 정신을 차렸다.


"플랑! 진정해! 여긴 빈방이야! 아무것도 없다고!"

"무슨 소리야! 여긴 푄 그름의 지배영역이라고! 아무것도 없는 던전이 있을 리가 없잖아!"


패닉이 일어나 두 눈을 꼭 감은 채로 소리치는 플랑을 감싼 베티가 대검을 세워들고 그녀 앞에 섰다. 그는현도 뒤에서 자신을 노려보는 거구의 기사를 노려보았다.


"그래. 데스 나이트 정도는 있는 게 정상이겠지."


검은 사슬을 갑옷처럼 온 몸에 두른 채 검은 기운을 흩뿌리는 거구의 기사가 어느새 그 앞에 서 있었다. 가시돋힌 듯한 특징적인 형태의 투구와 그 안에서 안광을 발하는 하얀 두개골이 인상적이었다. 덕분에 그를 특정할 수 있는 모양이다.


"용기의 권좌(Thone of Valor) 드웨인. 에메랄드 성의 제 1 사령관이로군요."

"에메랄드 성?"


체 이사가 인상을 찡그리며 팔짱을 낀채 말했다. 곁에서 니아가 말했다.


"마왕님의 던전입니다. 에메랄드 성은."

"엉? 그럼 뭐야? 엄청 쎈 거 아냐?"

"진짜 그라면 저들은 상대가 되지 못할 겁니다. 최소 10위권 안의 크롤러는 있어야 해요. 하지만 뭐 본신이 아니니 일단 지켜 볼 만 하겠군요. 하지만 이상하네요."

"뭐가?"


니아의 의문스러운 말마침에 물음표를 보낸 내게, 역시 비슷한 표정을 짓던 체 이사가 중얼거렸다.


"어비스의 제 1 사령관을 마주한 이 중에 클리어 한 이가 있었던가....?"

"하앗!"


베티의 대검이 거센 파공음을 일으키며 휘둘러졌다. 막 현신을 마친 드웨인은 미처 그 검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겨우 한 걸음 물러서며 검격을 피하려했으나 검은색 영롱한 갑주에 큰 상흔을 남길 뿐이었다. 검을 세워 다시 하이 스탠스를 잡은 플랑은 베티 앞에 서서 호기롭게 외쳤다.


"에메랄드의 존재가 이런 곳에 있을 리가 없잖아!"


자신을 감싸 서는 플랑의 외침에 울먹이던 베티도 조금씩 진정이 되는 것 같았다. 있는 힘껏 활을 당겨 쏘아 낸 현도 역시 소리쳤다.


"베티! 진정하고 마법 지원해줘!"

"알고있다고! 멍청아! 활이나 제대로 쏴!"


울음에 코가 막힌 먹먹한 소리가 들렸지만 돌아볼 여유는 없었다. 사슬 갑주에 명중한 활이 쇳소리를 내며 튕겨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신호라도 된 것 처럼 거구의 몸이 잔영이 남을 정도로 빠르게 돌진했다.


"카아악!"


성대도 없을 몸에서 기묘한 소리를 만들어 낸 데스 나이트, 드웨인의 검이 큰 궤적을 그리며 앞선 현도를 베었다. 들고있던 활 자루로 가까스로 검격을 막은 현도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저만치 튕겨나갔다.


"오냐! 덤벼라! 하앗!"


뒤로 날아가는현도를 지나친 플랑이 순식간에 근육을 부풀려 데스 나이트에게 달려들었다. 육중한 무게를 실은 내려치기! 검을 수습하던 드웨인은 한걸음 옆으로 비켜서는 것으로 간단히 그의 검을 피하고는 두꺼운 건틀릿이 있던 왼손으로 그를 매섭게 가격했다.


빠각!


어딘가 부러지는 소리가 나며 플랑 역시 현도가 있던 곳으로 튕겨 날아갔다. 날아온 그와의 충돌을 피하고 재빨리 자세를 잡은 현도는 곁에서 나뒹구는 플랑에 아랑곳 않고 활에 화살을 메었다.


"스팅어 블래스트!"


현도의 외침에 화살촉에서부터 푸른 기운이 일어나 살을 뒤덮었다. 짙푸른 마나의 강력한 흐름이 나선을 그리며 화살촉 한 점에 모여들었다. 드웨인의 시선이 그것을 쫒는 순간 시위를 놓은 현도는 멈추지 않고 다음 화살을 메겨 그에게 쏘았다. 무엇이든 뚫고 나아갈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는 듯 꼼짝않고 연이어 화살을 날려 드웨인을 노렸지만 거구의 해골 기사는 녹아내리듯 허물어진 뒤 허공을 가르는 화살 두 발이 벽 뒤를 파고들자 이내 재조립되어 일어섰다.


"이런 씨....."


씨근덕거리는 소리를 내는 현도를 비웃듯 드웨인은 괴성을 내며 울부짖었다. 마나의 흐름을 뒤흔드는 음파에 데스 나이트 특유의 공포심이 공간을 메우며 퍼졌다.


"우아아악!"


서늘한 공포가 어린 음파에 뇌가 흔들리고 장기가 꼬이는 듯 한 고통이 세 사람을 찾아왔다. 그 아찔한 공포와 고통에 무릎 꿇은 채 고개도 들지 못하는 이들을 거만하게 내려다 본 데스 나이트는 한 손으로 검을 올려들 채 무신경히 바닥으로 검선을 그었다.


콰과광!


시간차도 없이 터져나간 벽에서 흩어지는 파편들과 함께 튕겨나온 플랑이 피를 토하며 떨어졌다. 검에 의지해 가까스로 무릎을 꿇진 않았지만 후들거리는 다리를 숨길 수는 없었다. 반격할 여유같은 것은 없었지만 데스나이트는 그에게 눈길조차 주지 읺고서 다시 한 번 무신경히 검을 그었다. 방향은 플랑이었다.


"위험한 거 아니에요?"


나는 숨소리도 죽여가며 주위에 물었다. 흥미진진하게 테이블을 바라보던 두 여인은 무슨 소리하냐는 눈빛으로 나를 봤다.


"아니... 저러다 죽기라도하면....."

"죽으면 뭐 어때? 던전과 크롤러 사이에는 특별한 프로토콜이 존재하지. 마물들이 죽어도 던전핵에 의해 부활하는 것 처럼, 저들은 죽는 대신 세계수에 의해 던전 밖으로 추방되어 부활하네. 그 과정에서 지불하는 대량의 세계수의 마나를 던전이 흡수하고 말야!"


체 이사가 신난듯이 손가락을 튕겨가며 말했다.


"운이 좋으면 쓸만한 아이템을 두고 갈 지도 몰라요. 세계수의 사랑을 받는 용사는 모든 아이템 하나하나 다 세계수가 값을 지불하지만, 그렇지 않고 지불하는 마나가 어중간하면 아이템 유실이 종종 일어나거든요. 그건 그것대로 던전의 부수입이 되는 거죠."


니아도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즉, 누구에게도 리스크는 없다는 말씀이시겠다?


"가라! 데스 나이트! 내 연봉을 지켜라!"


나는 대검을 땅에 깊게 박고서, 베티에게 향한 검격을 다시금 막아낸 플랑에게 검을 치켜드는 데스나이트를 보며 소리쳤다.현도야, 미안하다. 담에 만나면 밥은 내가 살게!


"우오오오!"


내 응원에 힘입은 건지 드웨인이 힘을 실어 검을 긋는 것이 보였다. 그러나 그보다 조금 빨리 현도의 몸이 사분, 오분되며 흩어지는 것이 보였다.


순식간에 십여개의 분신체로 나뉜 현도들은 각각 매서운 기운이 맺힌 화살을 메기고는 각각의 방향에서 쏘아 나갔다. 위험을 감지한 것인지 검을 비틀어 쏟아지는 화살비를 향해 드웨인의 검격이 맞부딪혔다.

화살을 맞아 갈라지고 지나치며 만들어진 검격의 조각이 또 다른 화살을 조각내고 찢어지며, 사그러들고 분쇄되어 공기를 잡아먹는 파공음과 공간을 메우는 눈부신 섬광을 자아냈다.

그럼에도 그 빛 속을 꿰뚫은 화살들이 드웨인을 둘러싼 채 쇄도했다.

아까처럼 뼈를 흩트리는 것으로 피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드웨인은 처음으로 몸을 웅크리며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휘몰아치는 화살비의 압도적인 광풍이 격실을 매어나갔다. 그 눈부신 푸른 빛을 온 몸으로 받으며 베티는 매끄럽고 하얀 손 끝을 뻗었다.


"창백한 달빛의 종자시여, 눈부신 서리의 권속이시여. 저무는 가을 끝에 오는 첫 바람이시여. 이릅니다, 서리의 날을, 부릅니다, 눈꽃의 춤을!"


영창이 시작되었다. 구결에 맺힌 힘을 이끄는 춤에 따라 얼음꽃이 플랑의 온몸에서부터 분분히 날렸다. 플랑이 큰 검을 방패처럼 들고 혹시 있을지 모르는 반격에서 베티를 가렸다. 마나를 이끄는 걸음 하나, 어깨짓 하나가 매끄러운 노래처럼 이어지고 그 춤선에 이끌린 얼음꽃은 거대한 안개처럼 격실을 채워나갔다. 이윽고 화살비의 맹렬함이 그치자 플랑의 손 끝을 타고 흩어져 있던 안개가 칼날같은 서리가 되어 날리기 시작했다.


"댄싱 프로스트!"


단호한 그 외침에 분분한 서릿발이 그야말로 폭풍처럼 데스 나이트를 중심으로 치솟았다. 데스 나이트는 공간 전체를 포박하고 날아드는 서릿발에, 웅크린 채 온 몸이 얼어붙었고 단말마같은 비명을 질렀으나 그 소리마저 얼어붙은 듯 전해지지 못했다. 산 정상의 눈폭풍처럼 마법이 사그러들자 대검을 치켜든 베티가 높다랗게 뛰어 올랐다.


"하아아앗!"


깡!


묵직한 대검이 거대한 얼음 조각을 갈랐다. 어깨와 허리를 따라 매끄러운 절단면이 분리되어 천천히 미끄러졌다. 하강하는 투구 속의 안광이 잠시 흔들리며 베티를 향해 점멸하며 사그러들고 이내 부서지고 깨지며 조각조각으로 흩어지며 사라져갔다. 그리고 내 연봉도 같이 사라져갔다.


"정팀장?"


숨 쉬는 것 마저 잊어 선 채로 하얗게 질려버린 나를 체 이사가 불렀지만 니아가 고개를 저으며 체 이사를 말렸다.


결국 현도 일행은 전리품으로 내 연봉 8천, 아니 200골드를 챙기고, 뭐 이렇게 별 볼일 없는 던전이 있냐며 마나석이라고 불리는 마력핵의 결정을 채취했다. 조그맣게 솟아 나 있던 마력핵의 결정은 용사들의 손에 갈무리되어 갈려 나갔고 잠시 후 용사들은 던전 밖으로 전이되어 나갔다. 현도와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지만 혼자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체 이사가 알았다간 당장 태워 죽이려고 할 것 같아서 그만뒀다. 용사라고하니 이 곳에 있다면 언제라도 연락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거라는 생각도 있었고.


"그러고보니 용사 레벨의 크롤러들이 왜 이런 변방 던전을 찾은거지? 역시 푄 그름의 일을 눈치 챈건가?"


상황이 일단락 되자 체 이사는 턱을 매만지며 크게 중얼거렸다.


"아까도 푄 그름인지 뭔지 얘기했었죠.? 그게 뭐죠? 누군가 이름인가?"

"이 근처를 장악하고 있던 드래곤입니다. 추정 연령 3000년이라고하는 고룡이죠. 푄 그름이 구름을 넘어 무지개 산맥을 찾아 떠난 것을 알아챘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그녀의 레어가 던전이 되었을 것이라는 소문이 나 그것을 찾고 있나 봅니다."

"그건.....죽었다는 거지? 위험하지 않다는 거지?"


영화나 게임 등에서 보고 들은 드래곤의 이미지가 떠오르자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내 걱정 따위 전혀 눈치채지 못한 듯 니아는 진지하게 손가락을 들어 위를 가르키며 말했다.


"아뇨. 말 그대로 떠난 겁니다. 저 하늘 위 구름너머의 무지개 산맥으로."


은유적이거나 머 그런 비유법이 아니란 뜻인가? 구름 너머라니, 그럼 성층권인데? 거의 우주, 아니 그냥 우주잖아. 이 곳의 드래곤이란 건 그렇게 하늘 너머 우주로 나갔다가 오가는 종족인 건가? 외계 드래곤? 레어가 던전이 되었다는 건 무슨 말일까? 딱 봐도 이 던전이 어떤 드래곤의 레어는 아닌 것 같은데. 생각이 복잡해지니 머리가 아파온다. 적응한다고 적응했지만 도대체 모르는 개념이 너무나 많다. 이거 진짜 내가 할 수 있는 일인 걸까?


"뭐 아무튼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첫 침입자인데, 이 정도면 잘 마무리 한 것 같군. 잘했네. 정 팀장."

"예? 전 아무것도 안했는데요?"

"우왕좌왕하지 않고 상황을 진중히 관망하는 것도 훌륭한 전략입니다."

"어....그게...그렇게 되나..."


나는 노골적으로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체 이사는 신경쓰지 않았다.


"보다시피 던전이 전체적으로 부족한 것도 많고 손봐야 할 것도 많습니다. 물론 가디언의 확보가 최우선이겠지만 던전에 예속된 다른 마물들과 각종 어트랙션도 소홀해선 안될겁니다. 마력과 예산의 한계가 있겠지만 그런 경영의 전문이라고 하니 안심이 되는군요."


경영의 프로라고하는 말에 뜨끔하고 가슴이 뛴다. 뭐 전공하긴했지만 던전 경영은 교양으로도 들어본 적 없는데. 던전이라고는 A 부터 Z까지 태어나서 처음 봤다고. 게임이라도 좀 열심히 할 걸 그랬나? 그래. 지금이 바로 거절 할 타이밍인 것 같다. 만화도 아니고 무슨 던전 경영이야. 집 앞 텃밭 경영도 제대로 못해봤다고.


"팀장님! 앞으로 잘부탁드릴게요!"


니아가 근심걱정따위 날려버리는 미소로 다가와 내 손을 덥썩 잡았다. 미안하다, 니아.


"그래. 앞으로 많이 도와주면 좋겠어."

"그럼요! 저만 믿으세요!"


으음. 생각해보니 현도 문제도있고 연봉 8천은 어지간한 대기업에서 근무한다고해도 도달할까말까한 수준인데 해보지도 않고 포기할 순 없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던전 앤 싸움꾼 같은 건 경험이 있지 않나? 완전 무경험자라고까지 할 건 아니니까 말야. 더구나 뭐 목표가 100위 안에 드는 거라며? 1등도 아니고 100위에 드는 건데 까짓 그 정도 못 할까봐!

그래! 절대 니아 때문이 아니야. 인생이 걸린 문젠데 니아 때문에 후회할 일을 할 리가 없지! 이게 다 내 미래와현도를 위해서야!


"그러고보니 제 연봉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내 연봉 200골드, 아니 8천만원이 용사 자식들에게 도난 당했다!


"뭐 정우성 팀장의 던전에서 일어난 일이니 나는 모르겠네요."

"아니, 제가 넣어 둔 게 아니잖아요?"

"아니, 글쎄. 나는 지급했습니다. 던전을 잘 지켰으면 됐잖아요?"


뭐라는 거야, 이 중2병 불꽃 로리가?


"앞으로 던전을 운영하시면 200골드 정도는 금방 모을 수 있을 겁니다."


니아가 웃으며 말했다.


"어려운 일도 아니지 않은가?"


옆에서 체 이사가 깐죽댄다. 내 몸에서도 불길이 확 일어나지 않나 몰라. 어렵지 않으면 그냥 새로 주면 안되냐?


"200골드면 우리 던전 수익으로 따졌을 때, 2,3일이면 가능한 정도지. 골드를 따로 모으지는 않지만 모으려면 그 정도는 걸리겠군."

"아하하."


관심법이라도 쓰는 건지 체 이사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듣고 나는 애써 웃었다. 지금은 돈 없다는 소리를 저렇게 애둘러 이야기하다니, 그냥 중2병은 아니구만.


그나저나 2,3일에 8천이 벌린다고? 나쁘지 않은데?


몇가지 쓸데없는 이야기들을 얼마간 주고받다가 체 이사는 볼 일이 있다며 가버렸고 니아는 올 때 처럼 전이와 전이, 그리고 엘리베이터같은 걸로 나를 현실로 되돌려주었다.


"그런데 이 팔찌는 어떻게 하지?"


나는 두 팔에 묵직하게 매인 관리자 팔찌를 흔들어보였다.


"관리자 권한 해제. 라고 간단히 생각하시면 됩니다. 승인할 때 가져온 마력으로 해제하기 때문에 해제는 어디서나 가능하지만 승인 요청은 던전 지근거리에서만 가능하니까 주의해주세요."


지근거리라. 딱히 던전 안은 아니여도 되는구나. 권한을 해제하자 시원하게 트림한 것 같은 편안함이 찾아왔다.


"그럼 내일 뵐게요, 팀장님! 출근은 9시까지입니다!"

"어, 그래. 내일 봐."


건물을 나오니 초여름의 일몰이 막 시작되어 세상이 불그스름해지는 찰나였다. 그제야 스마트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 7시가 좀 안됐군. 하도 정신이 없어서 사진 한 장을 못 찍었네. 여러가지 상념이 섞인 한숨이 걸음걸음마다 새어 나왔다. 이제 어쩌지? 방금 전까지의 일이 꿈인 것만 같다. 하지만 꿈이 아닌게 체 이사가 가기 전에 던져준 금화 하나가 주머니에서 계속 꿈틀거리고 있었다. 1골드. 한 개에 40만원. 던전 마스터. 마왕. 요정. 마력..... 지금껏 생각도 해보지 못한 개념들이 머리속에서 맴돌았다. 거기다 현도까지.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을 겪는 사람이 또 있으려나? 꿈이려나? 꿈이겠지? 꿈 일거야! 꿈이어라!


나는 주머니 속 금화를 만지작거리며 진심으로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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