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던전에 취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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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든너구리
작품등록일 :
2024.07.16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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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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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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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3. PQ (3)

DUMMY

우리는 길드 회의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래도 모험가 길드라고 꽤 반듯한 목조 건물이었다. 나무꾼 오두막 같은 외관과 달리 내부는 복층으로 이뤄진 큰 스타벅스 분위기였다. 태이블과 의자 사이로 관목이 여기저기 배치 된 것이 인스타 각이 보이는 목조 까페.

길드 서비스를 담당하는 인포메이션이 스타벅스 알바생들 있는 매대처럼 보였다. 우리가 들어서자 길드 내에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일어나 인사를 건냈다. 지부장에게 하는 인사려나 했는데, 목표는 니아였다.


"어머 어서오세요, 니아님!"

"오랜만에 오시네요! 왜 좀 더 자주 안오시고?!"

"인간 수행원이 필요하시면 저를 부르시지 왜 저런....?"

"마실 것 좀 내어드릴까요? 니아님? 전에 드시던 로즈마리 티가 있답니다!"


인사 사이에 이상한 말이 들어있는 건 듣지 못한 것으로 하기로 했다. 니아는 그들 모두에게 환한 미소의 은총을 내려주었고 지부장은 사람들을 진정시키고 우리를 회의실로 이끌었다. 나는 진정되지 못했지만 티는 내지 않았다. 니아가 나를 보고 웃는 것 같은데, 기분 탓이겠지?


"아무래도 이런 건 서류로 남겨둬야 하지 않겠습니까? 자, 가 계약서입니다. 한번들 보시죠."


지부장은 미리 준비라도 한 듯 서류 몇 장을 가져와 사람마다 건네주었다.


"준비를 잘하셨네요?"


니아가 허공에서 장부를 다시 꺼내들면서 말했다. 지부장은 헛기침을 가볍게 하곤 말했다.


"케이스 별로 대비해서 예산을 잡아놨죠. 뭐, 책상머리 앉아서 할 일이란게 이런 것 뿐이지 않습니까, 하하하."

"아유, 지부장님은 현역때도 날쎄다고 유명하시더니 역시 빠릿빠릿하시네요."

"여기 온지도 벌써 10년인데, 그 동안 너무 심심하지 않았습니까. 갑자기 할 일이 생겼다보니 좀 의욕적이 됐습니다. 하하하."

"에드 아저씨하고도 이야기가 됐고?"


니아가 에드 아저씨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마을에서는 투자보다 운영 쪽에 힘을 싣는 쪽이라, 이 쪽에는 크게 할 말이 없습니다."


그는 니아의 시선에 뒷머리를 긁적하며 한발 빠졌다. 지부장은 시원하게 웃고는 계속 말했다.


"이야기가 됐다기보다 미리 의견을 구했다, 뭐 이런 거죠. 여쭙고 싶어도 우리 마스터님은 퇴근 하셔서 이쪽 세계에는 없었고해서. 하하하."


지부장은 슬쩍 나를 걸고 넘어졌다. 당연히 퇴근은 해야지. 그리고 퇴근 후에 업무 연락 안하는 건 상식아냐? 우리가 가족경영 중심의 중소도 아니잖아? 수당도 안주면서 말야.


"일단 좀 볼게요. 그럼."


나는 새침하게 말하고 매의 눈으로 서류를 보았다. 전체 사업 예산을 5,500골드로 보고 있는 큰 사업이었다. 그런데 이 큰 사업을 한 달 안에 완료한다고? 그럴 수가 있어? 백여명이 동시 이용가능한 시설을 짓는데 겨우 한 달? 더구나 마나석 공급과 관리에 관한 투자비용은 1,000골드 미만으로 잡혀있다. 단순 계산으로 지분은 8:2정도. 우리가 지원하는 것은 마나석에 관련 된 부분 한정이긴 하지만 좀 아쉬운데?


"한 달 안에 이게 가능한 일입니까? 아무리 급하다고 해도 기간 시설인데 날림 공사를 할 수는 없습니다."


조그만 기차역도 몇 달은 걸리는데 그럴리가 있나? 뭔가 착오가 있을 것이다.


"한 달이면 충분...하지 않습니까?"


오히려 지부장이 그게 무슨 말이냐는 듯 다른 사람들을 둘러봤다. 니아가 말을 받아주었다.


"이 쪽 세계에는 건축의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는 종족이 있으니까요. 더구나 지치지도 않고."

"드워프?"


그러고보니 떠오르는 익숙한 종족명을 떠올렸다. 지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설계도만 주어진다면 이 정도 공사는 일도 아니지요. 그들의 건축 공학은 또다른 마법이지요. 그리고 전후의 세계를 밑바닥부터 끌어올린 그들의 건축 경험은 감히 말하건데, 신의 경지에 닿았달까요? 오히려 이 정도 금액에 맞춰주는 건, 다른 지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뭐 마스터의 세계에서는 놀랄 일인지 모르지만 이쪽 세상에서는 상식입니다?"

"아, 예. 모르는 게 많아서 죄송하게 됐네요. 니아, 이거 자재비랑 인건비가 이 정도하면 맞는거야?"


나는 3,000골드 넘게 책정된 원자재와 용역 인건비를 확인했다. 우리 돈으로 생각하면 6억이 넘는 돈. 싸다면 싸긴한데, 며칠 안있었지만 이쪽 세계의 물가는 우리쪽에 비하면 엄청 착한 곳이라 액면 그대로 생각 할 수 없다는 게 문제지. 심지어 설계비용은 200골드정도 따로 책정되어있잖아? 니아의 눈매가 금새 샐쭉해졌다.


"아무래도 큰 공사니까요. 그런데 마을 대부분이 목조 건축물인데, 비공정 역을 전부 벽돌로 할 필요가 있나요? 마을 분위기와 너무 다른데요?"

"아유, 니아님도. 비공정 게이트가 있는 위치를 생각하면 3층 이상은 필수인데 목조로 지었을 때, 수용 인원의 하중을 생각하면 당연히 벽돌로 가야죠. 안전이 더 중요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드워프들도 석재 작업을 더 선호하기도 하구요."

"게이트 위치가 높다고 건물 전체가 높을 필요는 없죠. 선착장만 부유시키고 승객들은 지상으로 워프시키면 됩니다."

"그 말씀은....?"


지부장은 눈을 똥그랗게 떴다. 니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요정들을 상시 배치하도록 하죠."

"그건 그것대로 홍보 포인트가 되겠군요. 대도시나 가야 볼 수 있는 '요정 전이시설'이라니. 사용자들 만족도 아주 클 겁니다. 아하하하."

"그럼 전체 비용을 3분의 1은 줄일 수 있겠네요. 그리고 마나석의 비용말인데, 너무 적게 책정하신 것 아닌가요? 600골드라니, 통상품 비용 정도로 밖에 안보이는데, 다시 말씀드리자만 최상급의 마나석입니다."

"그렇지만 저렴하게 공급하신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렇긴하지만 어느 정도의 프리미엄도 없다는 건 이해하기 힘드네요."


순간 두 사람의 눈빛이 팽팽해졌다. 여기가 승부처인가? 하긴 우리가 공급하는 건 사실상 마나석뿐이니까. 애초에 마나석이라는 건 소모된다고해도, 석탄처럼 떼우고 소모되는 일회용품이 아니었다. 마나석은 마나가 생산되는 그 자체로 독립 된 생태계. 가용한 마나를 소모하면 빛을 잃고 비활성화되었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천천히 다시 회복한다. 물론 보조배터리가 어느 순간 효율이 급감하듯, 마나석도 시간이 지나면 회복 주기가 점점 길어지다가 영영 돌아오지 않고 그대로 돌이 되어 사망한다. 니아는 우리 던전의 마나석은 드래곤의 영향을 받아 생성되었기에 가용량도 크고 회복 주기도 짧아 최고 등급으로 판정된다고 했다. 굳이 말하자면 통상품의 30퍼센트 정도 효율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우리 던전의 마나석처럼 최고 등급의 마나석이라면 30퍼센트 정도 효율 상승을 기대 할 수 있다고 하죠?"


두 사람의 전투에 나도 참전했다. 지부장은 나 정도는 안중에 없다는 듯 여전히 니아를 보며 말했다.


"그렇긴 합니다만, 30퍼센트의 효율을 본다고해도 통상품 가격에 30퍼센트를 올릴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 분명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해주신다고......"

"물론 30퍼센트 효율을 본다고 가격을 30퍼센트 올릴 수는 없죠."

"오, 마스터님. 제 말을 이해하셨군요!"


내가 자기 편을 들어준다고 생각한 지부장이 그제야 나를 보며 말했다. 나는 자세를 뒤로 기울이며 말했다.


"통상적으로 자원이 30퍼센트의 에너지 효율을 낸다는 것은, 그 자원의 효율뿐만 아니라 보관, 관리 그리고 운용 등등의 모든 부분에서 30퍼센트 이상의 비용 절감을 이뤄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숫자 30이 의미하는 바는 단순히 30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렇지 않아, 니아?"

"예?"


그렇지 않은가? 10개있어야 할 게 7개만 있어도 된다고하면 공간 차지도 그만큼 줄고 이동에 들어가는 비용과 관리는 물론 유지보수비도 줄어든다. 이는 규모가 커질수록 엄청난 차이가 되는 일인데, 당장 에너지 효율만 가지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니아라면 소리내서 말 안해도 무슨 말인지 알겠지.


"그렇죠. 그렇습니다. 마스터님 말씀이 제 말이죠. 최고품의 마나석을 사용하는 것 만으로 비공정 역의 전반적인 운영비가 낮아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셰리프 마을을 위해 마나석을 저렴하게 공급하려하고 있고 또한 게이트 운용에 관한 전반적인 책임을 전적으로 지게되는 바, 50퍼센트 인상안을 제안합니다."


니아는 적당히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하며 지부장을 압박했다.


"50....퍼센트?"


지부장은 눈만 깜빡깜빡하다가 다시 서류로 눈을 돌렸다. 한동안 말없이 서류를 바라보는 것이 머리속으로 지분 계산을 하는 모양이다. 50퍼센트라면 900골드가 되겠지. 적은 금액이 아니긴 하다. 처음에 후려치듯 내놓은 금액에서 변동폭이 상당한 만큼 지분률도 상당한 변동을 줘야할 이유가 생겼다. 그는 서류를 보다가 니아를 보다가 잠시 허공에서 손을 까딱거리고, 뭔가 도움이라도 될 사람을 찾듯 에드 아저씨를 보다가 다시 나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다시 서류 쪽으로 고개를 숙였다.


"일리가 있군요. 흠흠."


지부장은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운영에 관한 권한과 독점적인 계약을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주십시오. 인상분에 대한 조정이 더 필요합니다. 750골드 정도로 하시죠. 대신 길드 차원에서 던전의 마나석을 다른 마을에도 홍보해드리겠습니다."

"750골드? 에이, 끝자리를 남기는 장사가 어딨답니까. 800골드로 합의 보시죠? 애초에 드래곤 마나로 적립된 마나석이 따로 홍보할 필요가 있을 지 모르겠네요."


나는 나도 모르게 의자를 바짝 당겨 앉으며 지부장을 똑바로 보았다. 지부장도 내가 이렇게까지 나올 줄은 몰랐겠지. 지부장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게 실시간으로 보였다. 좀 너무했나? 동정심이 생긴 나는 니아를 보았다. 니아는 눈을 찡긋하며 나를 칭찬 해주었다. 그녀가 윙크할 때, 코끝도 살짝 움직이는 게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었다. 이건 읽지마, 니아.


니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뭐, 아무래도 던전 오픈을 앞두고 마을과 상생하자는 의미의 계약이니만큼, 대승적 견지에서 받아들이겠습니다."


지부장은 어디 20년 전 뉴스에서나 본 듯한 연극같은 대사를 읊었다. 어딘가 영혼이라도 빠져 나간게 아닐까? 니아는 허공에서 '계약의 펜'을 꺼내들었다. 계약의 펜으로 서명한 계약은 상호 당사자간의 강력한 프로토콜로 만들어지게 된다. 상호 합의로 생성된 프로토콜을 어기면 이른 바 '세계의 의지'에 미움을 사게되어 살아도 산 게 아니고 죽어도 죽는 게 아니라는데, 난 자세한 건 평생 알고싶은 생각도 없다.


사업적인 이야기는 그걸로 거의 마무리 된 듯 소소한 이야기가 오가며 다시 분위기가 좋아졌다. 나는 대부분 듣는 입장이었는데 오가는 이야기에서 니아가 이 곳 사람들에게 상당히 인정받는다는 게 느껴졌다. 왜지? 아무리 그래도 그녀는 '인간'이 아니잖아. 요정 여왕이라서? 체 이사의 직원이라서? 그냥 이뻐서? 금발벽안의 미소녀 아이돌이라서? 아니 잠깐 사념이 섞여 들어왔는데, 니아! 남의 생각에 함부로 끼어들지마.


-똑똑


와중에 길드 직원분이 가볍게 노크를 한 후 들어와 말했다.


"지부장님. PQ팀 분들이 오셨습니다만."

"아, 그래?"


지부장은 반쯤 자리에서 일어나다가 다시 앉더니 가만히 나와 니아를 보았다.


"가만있어봐. 니아님, 마스터님. PQ팀을 한번 만나보시겠습니까?"


응? 나는 갑작스런 제안에 니아를 보았다. 니아는 따뜻한 봄햇살같은 미소를 지으며 화답했다.


"너무 좋죠. 던전을 공략할 파티를 파악하면 저희도 그에 맞춰서 던전을 편집할 수 있으니까요."


이제와서 뭔가를 바꾸긴 늦지 않았나? 돈도 시간도 말야.


"아 그러시면 이리로 부르겠습니다. 어때, 에드 자네도 괜찮지?"

"저야 영광이죠. 길드 본부의 PQ 파티라니, 용사 랭킹도 있는 분들이 아닙니까?"


에드 아저씨도 지금까지 중에 가장 의욕적인 모습이다. 그런데 이제와서 뭔가를 바꾸긴 늦지 않았나? 늦지 않았어?


"그럼 알겠습니다. 이보게, 이리로 불러 주시게나."

"알겠습니다."


직원분은 우리에게도 가볍게 목례를 하고 나갔다. 갑자기 두근거리네. 용사들과 이야기하는 건 처음이잖아. 이 사람들이 진정한 내 거래처란 말이지? 그런데 이제와서 거래처와 미팅한데도, 뭔가를 바꾸긴 늦지 않았나? 늦은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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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챕터 3. PQ (1) 24.08.19 12 1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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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챕터 2. 가디언 선발 (8) 24.08.15 15 1 20쪽
12 챕터 2. 가디언 선발 (7) 24.08.14 17 1 14쪽
11 챕터 2. 가디언 선발 (6) 24.08.13 21 1 19쪽
10 챕터 2. 가디언 선발 (5) 24.08.12 19 1 20쪽
9 챕터 2. 가디언 선발 (4) 24.08.10 20 1 12쪽
8 챕터 2. 가디언 선발 (3) 24.08.09 17 1 14쪽
7 챕터 2. 가디언 선발(2) 24.08.08 21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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