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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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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
작품등록일 :
2024.07.19 09:25
최근연재일 :
2024.09.1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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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26,182

작성
24.08.0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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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주사위는 던져졌다

DUMMY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는 비행선.


연서는 고개를 숙이고, 두 손으로 조종간을 꽉 붙잡고 있다.

아직 비행 전투를 해보지 않은 연서.

그녀는 수동으로 비행선을 몰아본 적이 없었다.


해수는 전면 출력 한계에 도달하자, 출력을 제로화시켰다.

그리고 조종간을 끝까지 틀었다.

비행선은 관성으로 빙글빙글 돌며, 무시무시한 속도로 우주정거장을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아앗! 위험해. 이러다가 충돌하겠어!”

놀이기구처럼 정신없이 회전하는 비행선.

연서는 자신의 조종간을 잡고 소리쳤다.

회전으로 인한 엄청난 중력이, 온몸을 짓누르고 있었다.


“괜··· 괜찮아··· 나만··· 믿어!”

주변에 떠다니는 수많은 암석을 피하며, 방향을 잡아야 한다.

감기는 눈을 억지로 힘을 주며, 회전하는 방향을 주시하고 있었다.


[경고! 경고!

비행선의 무게중심 장치 변동 값이 너무 큽니다.

안정화 모드로 전환하겠습니다.]


해수는 안정화 모드로 전환되는 것을 정지시켰다.

“으··· 윽! 이러다가 비···. 비 행선이 박···살 나겠어.”

연서는 피가 쏠려, 얼굴이 붉어졌다.


순식간에 비행선 안에는 경고음이 가득했다.

진동으로 떨리는 비행선의 조종간을, 해수는 두 손을 꽉 붙들고 있었다.


“좀···더···.”

회전하는 비행선은 더 빠른 속도로 회전한다.

이미 비행선의 날개는 붉게 변해가고 있었다.


“기···기체가 견디지 못해!”

연서는 두 손으로 엄청난 진동을 느끼며 말했다.


“지금!”

순간, 해수는 전진 출력을 최대로 올렸다.


“푸우우쉭!!!”

비행선에는 엄청난 충격이 가해지며, 회전을 멈추고 전진하기 시작했다.


비행선의 뒤편에서는 엄청나게 긴 꼬리를 그리며, 화염이 발사되었다.

그리고 엄청난 속도로 앞으로 나아간다.

관성력이 더해진다.

비행선은 곧바로 나가지 못하고, 타원형의 반원을 그린다.

그러고는 포물선의 궤도를 그리며, 전진하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야?”

데이비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전자 폭풍이 우주정거장 쪽으로 가고 있어.

정거장 모선은 전자 폭풍을 견뎌낼 수 있을 거야.

모든 장치를 끄고 대기모드로 전환해!”


“아···. 알았어!!”

해수의 말에 데이비드는 정신없는 듯, 마후를 불러댔다.

그리고 정거장에, 몰아칠 전자 폭풍을 대비하기 시작했다.


비행선은 전진하자, 급속도로 안정되었다.

비행선에 울리던 경고음은,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휴! 조종은 어디서 배운 거야?”

금세 핼쑥해진 표정으로 연서는, 해수를 바라보며 물었다.


“본능적으로···”

“말도 안 돼!

배우지도 않고 이중 도약을 할 수는 없어!”

연서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일단 비행선의 진행 방향은 나쁘지 않아.

전자 폭풍 궤도와는 겹치지 않는 거 같아.”


전자 폭풍은 물리적인 폭풍이 아니다.

따라서 기체 자체에 영향은 주지 않는다.

다만 동력계통과 전파 장치를 망가뜨릴 수는 있었다.


게다가 이렇게 작은 비행선이라면···.

작은 파손이라도 치명적이다.


“우주정거장은 괜찮겠지?”

해수가 물었다.


“종종 있는 일이니 괜찮을 거야.

우리가 문제지.”

“지금은 안전해.”


“하지만···. 죽는 줄 알았어.”

“이 정도로 기체가 부서지지는 않아.”

“마치 이걸 만든 사람처럼 말하네?”

연서는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그··· 그런가?”

그 부분에, 해수도 의심이 들었다.

‘어떻게 내가 이렇게 잘 알고 있는 거지?’


머릿속에는, 배웠던 메뉴얼이 줄줄 생각났다.


“경고음에 당황하지 마라!

우주를 비행하는 모든 선체의 안전 요율은 50% 이상이다.

안전 요율이 20% 이하가 되면 비행선은 파일럿의 탈출모드를 준비한다.

10% 이하가 되면 자동으로 파일럿을 탈출시킬 것이다.”


“뭐야? 그게?”

“비행선 오디세이의 메뉴얼에 적힌 내용.”


“이 비행선 처음 타보는 거 아냐?”

“모든 비행선은 공통으로 교육받는 내용이 있으니까.

28년 동안 우주 비행선에서 지냈는데, 그 정도는 상식이지.”


순간, 우주정거장의 모든 불빛은 꺼졌다.

오로지 붉은 경계등만 반짝인다.


“데이비드가 잘 조치한 거 같네.

전자 폭풍이 지나가도 무리는 없을 거야.”


“쳇! 정체가 뭐야?”

연서는 해수를 의심하며, 다시 좌석을 눕혔다.


“어느 정도는 고장 나도 수리할 수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그래. 이제 걱정은 하지 않을게!!

아니. 오히려 교육은 내가 받아야 하겠는데?”

연서는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나지막이 들릴 듯 말듯 말했다.

“로건의 아들이라 그런가?”


우주선에서 교육받은 모든 내용.

해수에게는 꼭 필요한 것들이었다.


교육의 내용들은, 어쩌면 로건이 전송한 것인지도 모른다.

해수 역시,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럴지도···

로건의 작업실에 있는, 장비의 내용들도 모두 알겠더라고.

다 처음 보는 장비였는데 말이야.”


“다행이네.

아주 초짜는 아니어서.

앞으로는 잘 부탁해!”


“대단한 것도 아닌데, 뭘···.”

해수는 어색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어제 정산금은 확인해 봤어?”

“아··· 아니”


해수는 정산금을 확인해 보긴 했다.

어제는 아니라 오늘 아침이었지만.

1조 코인이 넘는 금액이었다.

실제로 광물 채취로 받은 코인은 한참 적은 금액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계좌에는 1조 코인이 넘는 금액이 있었다.

“아··· 아니··· 어제는 아니고 오늘 봤어.

1조 코인이 넘던데?”


“뭐? 그렇게 많은 코인이 있었다구?”


연서는 놀라,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어! 사실 나도 잘 못 봤나 했어.

하지만 정확하게 맞는 금액이었어.”


“말도 안 되네.

그 정도의 금액이라면···.”

연서는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하고 말했다.


“로건의 몫도 포함된 건가?”

해수는 물었다.


“아마···. 그럴지도 모르지.”

“혹시 잘 못 입금된 건 아니겠지?”

“한 번 확인해 줘?”


“하하하. 아니! 아니!

그냥 이 기분을 즐길래.”


“우주 자원국에서 실수하지는 않았을 거야.

그런 적은 없으니까.

엄청난 행운에 당첨될 걸 축하해.”


“하하하!

근데 사실 그 코인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는 모르겠어.”


“아마 우주정거장 한 1/3은 살 수 있을걸?”

“흠. 우주정거장을 사고 싶지는 않고.”

“동감이야. 호호호.

그냥 그 정도 가치라는 거지.”

“마후는 더 벌지 않았을까?”


“잘 몰라.

다들 자신의 수익 따위는 공개하지 않으니까.”


“너는 얼마나 모았어?”

“호호호. 그건 비밀이야.”


“뭐야? 그런 나만 밝힌 건가?”

“뭐 안다고 변할 건 없구...

다른 사람들에게는 얘기하지 않을 테니 안심해.

다만 다들 정산에 대해서는 말을 안 할 뿐이야.

꼭 비밀로 해야 할 이유는 없지.

오래 있다보니, 그냥 신경 쓰지 않을 뿐.”


“정말 신경을 안 쓰는 걸까?”

“신경을 안 쓰진 않겠지,

하지만 여기서 계속 일하는 이상, 그게 큰 의미는 없으니까.”

“그럼, 다들 왜 이렇게 목숨 걸고 일하는 거야?”


“일종의 명예? 그런 건가?

그건 나도 잘 모르겠네.

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지만.”


“그렇다면 너는?”

“나? 나는···.”


그러면서 연서는 생각에 잠긴 듯 말했다.

“아마 마후는 코인을 많이 벌어서, 엄청나게 호화로운 은퇴 생활을 누리고 싶어 하는 것 같구.

데이비드는 언제나 위원회에 들어가고 싶다고 했으니, 정치에 뜻이 있는 것 같구···”

“말 돌리지 말고, 너는 어떤데?”


연서의 눈을 바라보며 해수는 물었다.

“나는 아무 생각이 없어.

알다시피 로건과 같이 이곳에 온 후로, 그냥 로건을 돕는 사람이었지.

내 꿈을 위해···.

아니면 뭔가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여기 온 것은 아니니까.”


“그럼···.”

해수는 망설이며 말했다.


“.....”

“그럼, 이곳을 떠나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어?”


연서는 조용히 있다가 입을 열었다.

“응···. 최근에···”

“로건이 죽고 나서?”

연서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더 이상 있을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

“아직도 떠날 생각이 있는 거야?”


그 말 이후, 비행선 안에는 오랜 침묵이 맴돌았다.

그리고 연서는 해수를 바라보며,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전파 폭풍이 지나갔는지 다시 우주정거장에 불빛이 켜졌다.

동력이 정상적으로 작동된다.

그러자 원형의 동체는 서서히 회전하기 시작했다.


“넌 꿈이 있어?”

연서는 우주정거장을 향하는 동안, 물었다.

“꿈이라···

여기 도착할 때까지는 없었는데, 조금씩 생기는 거 같아.”


“그게 뭔데?”

호기심 어린 눈으로 연서는, 해수를 바라보며 물었다.


“아직 구체적이지는 않아.

일단은 장비들도 많이 개선해야 하고.

여기서 좀 더 생활하다 보면, 더 자세히 알게 되겠지.”


짧은 시간이었지만, 여기 와서 많은 생각을 했다.

꿈이라고 하기 어렵지만, 목표가 생기기 시작했다.


“나중에 알려줘!!”

연서는 해수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응.”

“같이 있어 줄게.

로건이 그랬던 것처럼.”


비행선이 도크에 도착했다.

데이비드와 마후는 편한 복장으로 마중 나와 있었다.


“뭐··· 뭐야? 너희 둘이 함께 나갔던 거야?”

비행선에서 내리는 해수와 연서를 보고, 마후는 말했다.


“응. 비행선 교육하느라고 나갔다가, 죽을 뻔했지.”

연서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난간을 잡고 비행선에서 내리며 말했다.


“허허. 이거 무허가 비행은 금지인데 말이야.”

데이비드는 웃으며 말했다.


“이제 로건이 없으니, 비행 허가를 내줄 사람은 없지 않아?”

연서는 다소 앙칼지게 말했다.


“그래도 최소한 동료들에게는 얘기해 주어야 하는 거 아닌가?

얼마나 조마조마했는지 알아?”

평소답지 않게, 마후는 말을 많이 했다.


“칫! 다들 자고 있었으면서.

깨우기도 그렇고 이럴 줄은 몰랐지.”

연서는 앞서 들어가며 말했다.


해수는 비행선 기체를 살펴보며 말했다.

“좋은 경험이었어.

기체가 많이 손상된 거 같지는 않지만.

좀 더 업그레이드할 필요는 있겠어.”


“근데 아까 연서가 이중 도약 비행을 한 거야?”

데이비드가 물었다.


“아우! 갑자기 비행선이 안전모드로 가더니 그렇게 하더라고!”

해수는 손사래를 치며 거짓으로 말했다.

길게 설명하기 귀찮아서였다.


“그렇지?

나도 연서가 그렇게 조종 실력이 좋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거든.

비행선에 그런 기능이 있었구나!”

데이비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도 조심해!

테스트해 보려고 하지 말고.”

해수는 데이비드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하하하.

그런 일이 자주 있는 것도 아닌데, 테스트해 볼 생각은 없어.

그런 거에 목숨 걸고 싶지는 않아.”


“동감!”

해수 역시, 데이비드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두··· 둘이 아무 일도 없었던 거지?”

마후는 해수의 소매를 잡으며 물었다.


“이렇게 무사히 왔잖아.

그럼, 아무 일도 없는 거 아닌가?”

마후의 어깨를 잡으며, 해수는 말했다.


“다···. 다음에는 조심하도록 해···”

마후는 소심하게 말했다.


‘아무래도 마후는 연서 때문에 이곳에 있는 거 아닐까?’라고 생각이 들었다.


데이비드의 요리로, 저녁 식사는 즐겁게 마쳤다.

오래간만에 다들 웃는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저녁 식사를 한다.

그리고 연서의 말대로···.

아무도 정산에 관해 묻지는 않았다.

일종의 불문율 같은 것 같기도 하고, 프라이버시이기도 한 것 같다.


연서의 맥주.

주크박스의 음악.

신나는 댄스로 밤은 깊었다.

내일이 없는 사람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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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비밀 부대 24.09.13 21 1 12쪽
56 검투사 대결 24.09.12 24 1 11쪽
55 대관식 24.09.11 22 1 11쪽
54 선물 24.09.10 25 1 11쪽
53 비밀 기지 24.09.09 28 1 12쪽
52 반란 24.09.08 32 1 11쪽
51 복귀 24.09.07 34 1 11쪽
50 재건_5 24.09.06 33 1 12쪽
49 재건_4 24.09.05 35 1 11쪽
48 재건_3 24.09.04 33 1 12쪽
47 재건_2 24.09.03 36 2 12쪽
46 재건_1 24.09.02 45 1 11쪽
45 남은 자들_3 24.09.01 41 1 11쪽
44 남은 자들_2 24.08.31 40 1 11쪽
43 남은 자들_1 24.08.30 41 2 12쪽
42 기계실 안의 생명체는? 24.08.29 55 1 12쪽
41 스콜 24.08.28 45 1 11쪽
40 착륙 24.08.27 41 1 11쪽
39 추격 24.08.26 38 1 11쪽
38 출발 24.08.25 42 2 12쪽
37 변화 24.08.24 43 1 11쪽
36 두번째 전투_2 24.08.23 43 1 11쪽
35 두번째 전투_1 24.08.22 46 1 11쪽
34 첫 전투 24.08.21 50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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