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가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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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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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백수가 서버를 터트림

DUMMY



“전세 아직 만기 안됐을 텐데 매물이 나왔네······?”


구태석 말로는 이 집으로 이사한 지 반년도 안됐다고 했다.

아직 전세 기간은 최소 1년 반 이상 남은 건데.

급하게 다음 세입자를 구해서 나가려는 건가?


“설마 짤렸나?”


에이펙스와 함께 참석했던 VIP 리셉션.

구질구질하던 구태석의 모습.

확실히 바로 징계 들어가서 해고될 것 같았지.


“삐리빅.”


[정황상 해고 확률 99.9%]

[구태석의 채무는 실업 후 성실 이행이 어렵습니다.]


전세금이라도 빨리 빼서 채무 이행을 해야 할 거란다.

하긴 대출에 리볼빙까지 당겨썼으면 말 다 했지.

그 정도 대출 나온 것도 미관부 공무원이라 나왔을 텐데 그 철밥통 같은 직장마저 없어졌으니.


“나 때문에 잘린 거 같긴 한데, 미안하진 않네.”

“삐리빅.”


[참기름처럼 고소함]


리빅이가 삑삑거리며 웃는다.


“넌 표현력이 나날이 는다?”


조리빅의 발전한 입담 때문에 나도 웃어버렸다.

구태석이 전셋집 내놓은 게 고소해서 웃는 건 절대 아니고.


“확 내가 구태석 집 계약해 버려?”


못 살 것도 없지!

고작(?) 6억인데.

호기롭게 말하지만, 사실 안 살 거다.

6억 주고 그 집 전세 들어가느니 100억 주고 더 좋은 집 사서 들어가지.

내겐 그만한 재력이 있으니까!

구태석이 급매로 내놓은 물건 빨리 빠지게 해주고 싶지도 않고.


다시 여기저기 괜찮은 집을 뒤적이고 부동산에 문자를 돌린다.


근데 요즘 부동산 관련해서 자꾸 검색하고 들락거려서 그런가?

부동산 뉴스가 자꾸 메인에 떠서 눈을 사로잡는다.

그중 가장 핫해 보이는 뉴스는.


<‘역대급 20억 로또 청약’ 용산 무순위 줍줍 청약 접수 시작!>


용산에 한 고급 아파트가 말도 안 되는 가격에 청약이 나왔다는 것.

분양가상한제와 이것저것 덕분에 현재 시세보다 20억이나 싸게 나왔단다.

다시 말해 청약에 당첨만 되면 20억을 앉아서 벌 수 있다는 뜻!

게다가 이것저것 따지는 조건도 없는 무순위 추첨 청약이다.

완공된 신축 입주라 당첨되면, 계약하고 청약 대금만 처리 하면 바로 들어가 살 수 있다.


‘공급 가구는 딱 한 가구뿐이라고?’


말 그대로 로또.


“크흠, 어떤 집인가 구경이나 해볼까?”


슬쩍 아파트 홈페이지를 들어가 봤다.

30평대 쓰리룸 아파트.

직접 임장한 것처럼 VR로도 볼 수 있게 해놨다.

용산역이랑 지하로 이어진 데다가 초고층이라 멀리 한강도 보인다.

심지어 무순위 청약으로 나온 호수도 한강 뷰가 보이는 호수.

분리수거도 각 층에서 할 수 있고, 방에 팬트리까지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야, 여기 괜찮은데?”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흰색 베이스로 아주 무난하고 깔끔하다.

사진을 보면 볼 수록 마음에 드는 집.

서울 도심에서 사는 차가운 도시 남자의 낭만을 가득 안고 있는 집이다.


“삐리빅!”


리빅이도 꽤 마음에 드는지 눈을 반짝인다.


그러나 정작 청약 관련 뉴스의 댓글 반응은 안 좋다.


└ 20억 버는 법: 20억을 준비한다!


왜냐하면 애초에 청약가가 20억이기 때문.

다시 말해 시세가 40억인 것을 20억에 청약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거다.

하긴, 그러니까 이렇게 집이 좋지······.


‘근데, 나는 있잖아. 20억?’


예전의 나였다면 꿈도 못 꿨을 가격.

20억짜리 청약이 뭐야, 그 어떤 청약도 함부로 넣을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꽤 할 만하다.

내 통장에 있는 약 80억의 자산을 보라고!


“삐리빅!”


리빅이도 해보라는 듯 내 등을 툭툭 친다.

역시 20억 정도는 쓸 만 하지?


“그래 뭐, 해봐서 나쁠 것도 없지.”


마음을 다잡고 청약 홈페이지를 클릭.

그런데.


“뭐야. 대기가 걸려?”


20억 로또 청약이라는 말에 몰린 사람들 때문이다.


“20억 가진 사람이 그렇게 많단 말이야? 재벌이랑 헌터들만 모였나?”


당장 두 달 내로 20억을 내야 하는데, 대출을 낀다고 해도 최소 본인 자산 10억은 있어야 하는 청약이다.

그러니 경쟁률도 낮을 줄 알았는데, 내가 너무 소시민적으로 생각했구나.

세상엔 돈 많은 사람이 많다.


그래도 다행히 대기 인원 몇천 명뿐이라 금방 접속되는 홈페이지.

공동인증서 로그인에 이것저것 기입하니 꽤 간단하게 청약 접수가 가능했다.

접수 완료되었다는 페이지까지 뜨고, 내 정보 페이지에서 다시 한번 더 잘 신청됐는지 확인했다.


“간단하네.”


생각보다 세상에 돈 많은 사람이 많아서 빡세 보이지만, 기분 좋은 설렘이 있다.


“안돼도 그만이지만 되면 좋겠네.”


로또 한 장을 사두고 토요일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청약을 어느새 12시가 다 되어간다.

점심 식사 겸 아직 찬장에 남아있던 진순이를 끓이고, 먹던 갓김치를 꺼내다가 자리에 앉았다.

리빅이를 위해서는 어제 편의점에서 사 온 돈까스 도시락이랑 핫바를 데워줬다.

참치마요랑 전주 비빔 삼각김밥도 데웠다.

어제 편의점에서 본 군인들이 먹던 게 너무 맛있어 보여서 안 살 수가 없었거든.


“어디 링크나 접속해 볼까?”


어제 송 팀장이 전달해 준 링크.

노트북으로 들어가니 바로 글로벌 옥션 라이브가 뜬다.

미궁 아이템만을 거래하다 보니, 국내외 정식 등록된 헌터와 관련 기관, 혹은 길드나 사업체만 접속할 수 있는 경매다.

일반 개인에게 팔았다가는 아이템이 어떻게 악용될지 몰라서 법적으로 금지됐다고.


물론 일반 사람들은 헌터들의 특권 나눠 먹기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지만, 사실 최소 몇천만 원부터 시작하는 아이템 경매에 참여할 수 있는 건 특권층뿐이긴 하지.


“그래도 동시접속자 수가 5천 명이나 되네?”


세계 인구 가운데 헌터는 극소수.

그러니 당연히 전국민, 전 세계인이 접속할 수 있는 일반 라이브보단 시청자 수가 적은 게 당연하다.

그런 와중에도 5천 명이나 이 라이브를 본다?

대단한 거지.


아직은 ‘투명 로브’의 경매가 시작되기까지는 30분도 더 남았다.

아직은 앞에 경매 물품들의 라이브 진행 중.

처음이라 잘 모르니 사이트를 좀 살펴봤다.


“꽤 잘되어 있네.”


실시간 경매장 라이브 화면.

그 옆에는 경매 참여 신청을 할 수 있는 창이 있다.

해당 아이템에 경매 참여 신청 버튼을 누르면 경매 참여 넘버가 부여된다.

그리고 그 아래 가격 창과 초록색 [비딩] 버튼이 생긴다.

호명된 입찰가에 입찰할 의향이 있으면 비딩 버튼을 클릭.

비딩 버튼을 가장 빨리 누른 사람이 해당 가격에 입찰자로 낙점되는 시스템.


“오프라인에서도 버튼을 눌러서 응찰하나 보구나.”


컴퓨터 시스템으로 진행되니 사람이 하는 것보단 공정하다.

마침 새 아이템 입찰이 시작되고 경매사가 마이크를 든다.


“이번 경매품은 ‘무한의 활’입니다. 위탁자는 영국의 로빈슨 씨로 등급은 유니크입니다. 화살이 없이도 무한히 화살을 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아이템입니다. 작동 방법은······”


옆에 있던 시연 도우미가 직접 아이템의 작동을 시연해 본다.

활을 쏘듯 시위를 당기자 화살이 자동으로 생겨난다.


“화살이 무한히 리젠되는 활이라니. 궁수 계열 헌터들은 환장하겠는데?”

“삐리빅.”


원거리 계열이 제일 귀찮은 게 뭔가.

화살이랑 탄약 챙기는 게 제일 골치 아프다.

소모품 챙기느라 인벤토리 효율이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저것만 있으면 문제가 없겠지.


“그럼 본격적으로 경매를 시작하겠습니다. 이 특별한 활의 시작가는 100만 골드입니다.”


글로벌 시장을 고려해 경매 화폐는 ‘골드’.

미궁에서도 통용되는 ‘골드’가 세계의 기축통화가 된 지 오래.


“100만 골드면 한화로는 10억이잖아.”


이젠 억 단위로 시작하는 게 놀랍지도 않다.

빠르게 경매를 시작하는 경매사.

사실 경매사가 하는 건 컴퓨터 응찰 시스템에 뜬 화면을 읽어주고, 다음 입찰가를 띄워주는 정도.

빠르게 올라가던 가격은 600만 골드쯤에서 느려지기 시작했다.

결국 700만 골드에서 낙찰.


“이 다음이 내 ‘투명 로브’인데. 얼마쯤에 낙찰되려나.”


공격 무기도 아니고 후드가 벗겨지면 투명화도 풀린다.

유니크 수준에 그치는 아이템이니 저 정도 가격은 못 받을 테고.


“삐리빅.”


[낙찰 예상가: 300만 골드 내외]


리빅이가 기존 아이템 시장의 거래를 보고 결과를 산출해 줬다.


300만 골드면 그래도 30억인데.

엄청나지.


“그만큼 팔리면 나 벌써 연봉이 100억 찍는다?”

“삐리잇~!”


돈 들어올 생각에 싱글벙글.

이어질 경매를 기다리며 진순이 국물에 삼각김밥을 말아먹는데.


“어? 왜 이래?”


다음 경매를 준비하던 라이브 화면이 갑자기 멈췄다.

그러더니 하얗게 탁해지는 효과와 함께 안내창이 떴다.


──────────

⚠️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동시에 접속하는 이용자가 많거나 일시적 시스템 오류로 접속이 불가합니다.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세요.

──────────


그러더니 바로 튕겨버리는 사이트.


“뭐야! 무슨 서버가 이렇게 부실해?”


그래도 몇억이 오가는 최대 옥션 사이트인데, 고작 몇천 명 접속으로 이 난리가 난다고?

답답하게 새로고침을 돌렸는데.


──────────

[접속 대기 중입니다.]

•내 대기 순서: 142931명

예상 대기시간: 94시간 14분 10초

※ 재접속 혹은 새로고침 시 순번이 뒤로 밀려나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


미간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대기 순서 14만 명?


“방금까지는 동접자수 5천 명이라며?”


내 눈으로 똑똑히 봤는데, 몇 분도 안 되는 사이에 이만큼이나 사람이 몰렸다고?

대기 순서는 속이 터질 정도의 속도로 천천히 줄어든다.

F5키를 연타하고 싶지만 순번이 뒤로 밀린다니 할 수도 없고.


“이러다가 경매 다 끝나겠네.”


내 아이템 첫 경매인데 어떻게 내가 보지를 못하냐?

게다가 입찰하고 싶은 사람들도 접속 못해서 입찰에 못 뛰어드는 거 아니야?

300만 골드까지 갈 수 있는 게 이러다가 100만 골드 선에서 끝날지도 모른다.

한숨을 푹푹 쉬며 기다리는데.


띵동.


울리는 핸드폰.


──────────

[Web발신]

[글로벌 옥션] 접속 지연으로 인한 경매 중지 안내

동시접속자의 폭증으로 서버 운영이 일시적으로 중단되었습니다.

한국표준시 5월 17일 12시 00분에 예정되어 있던 경매 번호 24Q40523의 경매 일정은 한국표준시 5월 17일 18시 00분으로 변경되었음을 안내드립니다.

이후 물품의 경매 일정은 글로벌 옥션의 SNS 공지를 통해 확인해 주시기 바라며, 그외 궁금한 점은 고객센터를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본 메시지는 글로벌 옥션 회원에게 전송되는 단체 메시지입니다.

고객센터:help.globalauction.ht.com/item

──────────


경매 중단을 알리는 문자가 날아와 있었다.

서버 수습이 안 되어서 아예 경매 일정을 무려 6시간 뒤로 미루겠다는데.


‘이거 내 경매 물품 때문에 터진 거 같은데······?’


타이밍이 참 공교롭다.

내 투명 로브 경매를 앞두고 바로 이렇게 되다니.


‘크흠, 요즘 뉴스를 보느라고 너무 자의식 과잉이 된 건가?’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사춘기적 사고인가 싶어 각갤에 들어가 봤다.


──────────

<캡틴 아이템 경매 사이트 터짐>

어제 캡틴 소유 아이템 경매에 나왔다고 떠서 길드 다 뒤집어졌는데 결국 사이트 터졌네ㅋ

글로벌 옥션 터지는 거 처음 봄.

예전에 에테르 때도 터지진 않았는데 화력 미친 듯?

──────────

└ 우리 길드 사람들도 다 같이 접속했다가 튕김

└ 나처럼 구경하려는 사람 많았나 보네

└ ㅅㅂ 투명로브 관심도 없고 다음 물품 경매나 기다리고 있었는데 무슨 날벼락


자의식 과잉이 아니라, 진짜 나 때문에 터진 게 맞았다.





작가의말

내일부터는 오후 8시 20분에 연재하겠습니다.

독자님들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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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백수의 궁극기가 너무 강함 +29 24.09.11 7,253 224 13쪽
55 자동사냥으로 나 혼자만 레벨 업 +28 24.09.10 7,649 213 13쪽
54 점소이의 숙명 +13 24.09.09 7,845 197 13쪽
53 백수를 원해서 안달남 +10 24.09.08 8,208 193 15쪽
52 온 세상이 백수를 너무 좋아함 +13 24.09.07 8,499 213 14쪽
51 백수가 폼생폼사를 못 참음 +13 24.09.06 8,671 213 14쪽
50 크고 단단하고 아름다워짐 +13 24.09.05 9,008 225 12쪽
49 백수가 국민 영웅을 구해버림 +8 24.09.04 8,936 229 12쪽
48 드래곤이 왜 여기서 나와? +7 24.09.03 9,120 221 12쪽
47 백수는 눈빛만으로 사람을 찢음 +9 24.09.02 9,308 223 16쪽
46 돈줄이 제 발로 걸어옴 +8 24.09.01 9,491 215 14쪽
45 아무도 몰랐던 출생의 비밀 +7 24.08.31 9,559 225 13쪽
44 백수는 VIP병동에서 힐링합니다 +10 24.08.30 9,564 224 14쪽
43 천재 헌터의 전직이 의심스러움 +6 24.08.29 9,714 235 13쪽
42 백수가 또 로봇을 주움 +12 24.08.28 9,895 214 12쪽
41 사기급 로봇이 진짜 모습을 숨김 +13 24.08.27 10,028 223 14쪽
40 백수가 만년기재로 정식 패치함 +5 24.08.26 10,073 21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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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대뜸 착각당했다, 고독한 헌터로 +8 24.08.24 10,465 2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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