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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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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4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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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기적의 구원자 하나리(3) - 수정됨

DUMMY

내 말이 떨어지자마자 하나리가 영약을 들이킨다.

그 영약을 먹은 하나리는, 눈을 감고 명상에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 뒤.


하나리가 눈을 번쩍 떴다.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이리저리 움직이고 폴짝폴짝 뛰어 보던 하나리.


그녀가 다급하게 마을회관 밖으로 뛰쳐나간다.

이번에는 중간에 넘어지는 일 따윈 없었다.


조심스레 하나리를 따라 나간 나와 최경호.

우리 둘은 하나리가 마당에서 무술 동작을 취하며 주먹과 다리를 움직이는 걸 볼 수 있었다.


“몸이, 몸이 돌아왔어!”


그 말을 마치고, 하나리가 뚝뚝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가만히 바라보며 하나리가 지금의 기분을 즐길 수 있도록 내버려 두었다.

괜히 말을 거는 것보단 낫겠지.


잘 됐다.

멀쩡하게 살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되어서.


* * *


하나리의 출생이 소위 말하는 ‘재벌’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하나리는 천재였다.


태어났을 때부터 남들에게 주목받는 재벌의 삶.

천부적인 특성.

눈에 띄는 외모까지.


외부적인 조건만 보면 완벽함 그 자체였으나.


그 때문에 하나리는 사회에 제대로 섞이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평범하지 않으니까.


행동거지 하나하나에 평가가 따라붙는 삶.

어린 시절부터 수많은 책임의 무게를 져야 했다.


덕분에 친구를 사귀어도 하나리의 생활 수준을 선망하는 부모의 눈빛이 따라붙어야 했고.


어린 그녀가 밖에서 조그만 실수를 저질러도 크게는 수많은 사람들이, 내부에서는 가족들이 그녀를 꾸짖었다.


그렇기에 하나리는 점차 외부와의 교류 활동을 꺼리게 되었다.


지적받지 않는 가장 쉽고 간단한 방법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니까.


하지만 사람에겐 항상 가지지 못한 걸 염원하는 습성이 있다.


재벌가의 여식이라는 걸 숨기고 헌터 업계에 뛰어들고.

괜찮은 헌터 관계자들과 적당히 교류하고.

탑과 게이트를 들락거리며 홀로 사냥하고, 업적을 이루는 것.


그건 하나리에겐 외부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을 휴식 시간이자.

사회에서 홀로 떨어진 하나리가 그나마 자신이 사회에 공헌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재벌의 딸이 아닌, 인간 하나리로써 살 수 있는 법이었다.


그리고 어느 날 찾아온 마비 질환은 그런 하나리의 행복을 송두리째 빼앗아갔다.


평범한 사회 생활은커녕, 재벌가의 여식으로써도 수많은 꼬리표가 따라다닐 일이었다.


그렇게 하나리는 숨었다.


따뜻한 식사를 즐기는 단란한 가정을 창 밖에서 칼바람이 부는 날씨에 덜덜 떨며 바라보는 성냥팔이 소녀처럼, 평범한 사람들을 부러워하면서.


그렇게 살던 와중, 희망이 하나 보였다.

그 희망은 이제 그녀의 눈 앞에 있었다.


그리고 그 희망은, 다른 의미로도 하나리의 염원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 같았다.


자연스럽게 누군가와 가까운 관계가 되는 걸 포기했을 그 때부터, 하나리에겐 꿈이 있었다.


‘조건을 따지지 않고, 그냥 나와 친구해 줄 사람을 만나고 싶다.’


‘그리고, 친구들이랑 평범하게 놀러 다니고, 여행도 가고 싶어.’


자신에게 치료약을 건네주었던 사내.

한성현.


그 사람은 누가 봐도 수상쩍게 여길 자신의 경호원을 보고도 놀라지 않았다.

자신이 부자라는 걸 알면서도 편하게 대해주었다.


이 사람이라면 어쩌면.


‘친구.’


조금은 가능성을 걸어 봐도 괜찮지 않을까.

하나리는 그렇게 생각했다.


어느 의미로든 그녀에게 성현은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었다.


* * *


말없이 온갖 무술 동작을 취해 보이는 하나리를 바라보던 양복 누님.

잠깐의 시간이 흐르고.

양복 누님이 눈을 비비며 나를 돌아본다.


“그럼, 대가를 지불하겠습니다.”


하나리를 내버려 두고, 돈가방과 계약서 종이를 들고 나온 양복 누님과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나는 하나리가 준비해 온 계약서를 읽고 입을 쩌억 벌렸다.


“이건 너무 제가 악덕 사장 같은데요?”

“아가씨께서 결정하신 겁니다.”

“결정은 제가 해요. 그냥 줘야 할 돈만 주세요.”


계약서를 다시 건네고, 돈 가방만 받아 챙겼다.


그러고 있으려니, 눈가가 새빨개져서 소매로 얼굴을 벅벅 문지르고 있는 하나리가 우리 쪽으로 다가온다.


“준다고 해도 안 받으시다니요.”

“3대가 대머리 될 악덕 사장들한테 데인 게 많아서요. 그렇게는 안 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죠.”

“3대가 대머리...?”


내 말에 모르겠다는 듯이 미간을 찡그리는 하나리.


부잣집 자제는 해학이란 걸 이해하지 못하는군.

실패한 개그가 되어버렸다.


“그건 됐고. 앞으로 저한테서 계속 약을 받으셔야 할텐데. 계속 마을회관에서 머무르시나요?”

“아, 그건 걱정 마세요. 집을 샀으니까요.”


집이라는 게 이렇게 빨리 살 수 있는 거였냐?


내가 이 부자들의 상상을 초월한 행태들에 경악하자, 어느새 촌장님이 뒷짐을 지고 걸어나와 크흠, 하고 헛기침을 하신다.


“마을 안쪽에 저택 짓던 거 하나 있잖아. 거기 이분한테 팔렸다.”


저택을 일시불로?

하나리, 재벌가 자제라는 소문이 있던데.

아무래도 여기서 보여주는 행태들을 보니 진짜 맞는 모양이다.


내가 입을 떡 벌린 채로 하나리를 바라보니, 하나리가 살짝 민망하다는 표정으로 볼을 긁적인다.


“그러니까 그냥 계약서 받으셔도 되는데요. 저 돈 많아요.”


그리고 하나리는 내가 대답할 여지도 없이 말을 쏟아냈다.


“은인이시니까, 필요한 게 있으면 뭐든지 불러주세요. 부모님의 힘을 빌려서라도 해결해 드릴 테니까요. 저도 염치를 모르는 사람이 아니니 시키면 뭐든지 할게요.”


부모님의 힘이요?

그 의미심장한 발언 뭐에요, 진짜.


그런 폭탄 연속발언을 해 놓고, 하나리는 민망하다는 표정으로 내게 손을 내밀었다.


“그, 개인적으로도 앞으로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이웃이잖아요. 최경호처럼.”

“뭐, 그래요. 반말 하셔도 됩니다.”

“먼저 하세요.”

“그래.”


그렇게 말을 하니, 하나리가 부끄러운 표정으로 볼을 긁적인다.


"그, 그러면."

"응?"

"우리, 친구지?"


살짝 고장난 것마냥 어쩔 줄 몰라하는 하나리.

이 사람은 왜 친구(친구아님) 같은 때 쓰는 말을 하는 거지.


어쩐지 최경호 때가 생각나는 건 왜일까.


다들 외롭나 보다.

그래. 나도 친구 별로 없어서 외로우니까.

나 좋다는 친구 많으면 좋지.


"그래. 이제 우리 친구지."

"...응."


내 말에 하나리가 빙긋 웃는다.


그렇게 하나리를 고쳐 준 뒤.


집으로 돌아와서 과연 내가 얼마 벌었는지 확인한다.

돈 계산은 시스템 안에 집어넣으면 간단하게 가능.


그리고, 난 떠오른 정상 상태창을 보고 팔짝팔짝 뛰고 싶은 기분이 되었다.


[20억 원 입금 완료.]


20억!

이거면 서울에 건물을 한 채 살 수 있다.


사실상 난 아무것도 안하고 잠만 잤는데.

이런 돈이 들어오다니.

기분 째진다.


‘흐흠. 하나리의 불치병을 고쳐주는 건 대단한 업적이긴 해.’


거기에 하나리라는 거물과 안면을 트기까지 했으니, 아주 만족스러운 결말이 따로 없다.


지금 부모님은 잘 계시려나.

워낙 일이 많기도 하고, 나 없이도 알아서도 잘 하실 분들이라 연락을 못 했는데.


돈 잔뜩 벌었으니 언젠간 한번 찾아 뵈어야지.


“뀽뀽아! 삐삐야! 우리 뭐 먹을까? 아빠 돈 많이 벌었다.”

“뀽뀽뀽!”


너무 즐거워서 뀽뀽이와 삐삐를 몇 번 비행기 태워 주다가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고 이불 속으로 쏙 들어가서 잠을 청했다.


물론, 그때까지만 해도 난 몰랐다.


최경호와 하나리가 생각 이상으로 나를 대단하고, 관심 있게 보고 있다는 사실을.


* * *


성현이 잠든 그날 밤.


하나리는 재활 겸 자신의 몸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적당한 게이트 하나를 알아내 입장했다.


쉬익!

하늘을 날아간 화살이 슬라임에게 정확히 꽂힌다.


통통 튀고, 생각보다 재빠른데다 정확하게 핵을 노려 타격해야 잡을 수 있는 슬라임.


활과 화살로는 잡기 힘든 슬라임인데도 불구하고, 하나리는 그 명성이 어디 가지 않음을 증명하듯이 화살로 슬라임들을 쓸어 담았다.


순식간에 게이트를 클리어하고.

하나리는 조심스럽게 기지개를 켰다.


‘몸 상태가 아프기 전보다도 좋은 기분이야.’


오랫동안 휠체어 신세를 졌던 몸이라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몸이 가뿐했다.


그리고, 이상한 점은 더 있었다.


“보상이 어쩐지 통상의 게이트보다 많이 나온 기분이군요.”


항상 하나리를 돌봐 주던 경호원이, 게이트의 보상과 부산물들을 보며 고개를 기울인다.

확실히 그랬다.


이곳은 대략 C급 상위 정도 되는 던전.

일반적인 경우라면 소소하게 슬라임의 젤리 열 개 안팎을 건졌을 던전이었으나.


‘슬라임 젤리 13개에, 상위 보상인 슬라임의 핵까지 2개가 나왔어.’


이상할 정도로 아이템을 많이 먹었다.


무엇보다도 이례적인 점은 따로 있었지만.


하나리는 조심스럽게 손목을 덮고 있는 젤리 형태의 밴드를 보았다.


[슬라임 손목 보호대]

[때로 괜찮은 장비를 먹은 슬라임은 그 형태와 기능을 보존한 슬라임 장비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 체력 재생 +10%

- 민첩+5

- 파괴 시 마력을 불어넣어 장비 복구 가능


‘게이트에서 장비 아이템을 먹다니. 그것도, 꽤 희귀한 부위야.’


장비 아이템은 정말 희귀했다.

탑에서 보상 찬스가 터져도 보일까 말까.


게이트에서 장비를 얻는다는 건 정말 로또 맞을 확률이나 다를 바 없었다.


거기에 제작재료나 제작계열 각성자들도 희귀한 편.

탑에서 나는 금속과 재료를 섞어 만든 최저가 양산형 아이템들도 최소 200만원의 가치를 갖고 있었다.


그런데, C급 게이트에서 장비 아이템이 나왔다.


‘이례적인 좋은 일들이 이렇게 한꺼번에 많이 일어나다니.’


곰곰이 생각해보던 하나리는 이윽고 하나의 사실을 깨달았다.


‘그 사람이 줬던 병 치료약. 거기에 분명, 행운과 아이템 드롭확률, 장비 드롭 확률이 있었던 것 같아.’


실로 어마어마한 옵션이었다.

재벌가의 여식이자 기적의 구원자로써, 수많은 영약과 수많은 강력한 아이템을 본 하나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템 드롭 확률이나 장비 드롭 확률을 올려주는 물건은 본 적도 없었다.


심지어는 행운을 올려주는 물건들도 정말 극소수였다.


하나리는 조심스럽게 고운 턱을 매만졌다.


‘그런 물건을 가진 사람이라면 분명 더 크게 되겠지.’


새삼 자신의 은인, 자신의 친구가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 더불어 그런 생각이 든다.


친구니까.

친구가 더 잘 되게 도와주는 건, 친구로써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은인이자 친구한테 많은 것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하나리였다.

재벌이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 건, 어쩌면 이번이 처음일지도 모르겠다.


* * *


하나리에게 약을 전해주고, 다음날.

하나리는 친해지자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아침부터 우리 집으로 찾아왔다.


“뭐, 뭐여? 저기요. 환자가 여기 왜 계세요.”

“나, 나았으니깐. 그리고 우리 반말 하기로...”

“알았어. 그래도 무리하지 마.”

“재활해야지.”


그 말을 마치고 하나리는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집안일 도와줄까?”

“갑자기? 괜찮아.”

“그렇구나.”


아쉬운 표정으로 뒤돌아 터벅터벅 떠나려는 하나리.

그 모습을 보니, 뭔가 그런 생각이 든다.


‘이 녀석, 생각보다 인간관계에 익숙하지 않나.’


어색해 하는 것도 그렇고.

뭔가 굳어 있다고 해야 하나.

단아한 이미지도 그렇고, 뭔가 집안에서 곱게 키워진 아가씨 느낌이다.


“여기까지 왔는데 좀 놀다 가.”

“좋아!”


그 말을 하자마자, 하나리가 바로 나를 졸졸 쫓아 우리 집으로 왔다.


“나도 가면 안 돼?”


자세히 보니 저 멀리에 최경호도 숨어 있었다.

두 녀석 다 초딩이냐.

그래. 모처럼 시골에 왔으니 어린 시절처럼 순수한 우정을 다지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둘 다 들어와.”


부엌 문에서 빼꼼 얼굴만 내밀고 하나리를 구경하는 뀽뀽이와 삐삐에게 잠깐 간식을 챙겨 주고.


하나리와 최경호에게도 간식을 내어 주려는 그 순간.


스윽.

하나리가 어제의 그 계약서로 추정되는 물건을 다시 꺼냈다.

나는 한숨을 쉬었다.


“정말 그 계약 이행할 자신이 있어?”


이 문제의 계약서가 무슨 내용이냐면.


“영약을 제공받는 대신, 니가 던전을 돌아서 얻는 수익의 일부를 나한테 주고, 거기에 시키는 일은 어지간한 거면 다 하겠다라.”


나도 부하들을 잔뜩 거느리면 좋지만.

나는 하남자.

위험할 만한 일은 하고 싶지 않다.


"네가 절대로 나를 해치지 못할 거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증명을 요구할 건데 말이지. 괜찮겠어? 돈 좀 들 텐데."


그냥 나한테 대가를 지불하고 끝내는 편이 낫지 않나.

친구면서 가끔 서로 필요한 물건을 주는 관계 정도로.


물론, 하나리의 심정도 이해는 한다.

내가 보여주었던 황금가지의 편린.

하나리 역시 각성자니까 그 물약의 옵션을 봤을 거고.

그러면 아무래도 내가 가진 영약이 뭐가 더 있는지 궁금할 거다.


"내 부하로 들어오는 대신 후원 계약이라면. 네가 날 해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어야 하잖아. 나 좀 무섭거든..."


현재 구할 수 있는 최고의 안전 증명들을 요구할 거다.

S급 최상위 헌터도 계약에서 벗어날 수 없는 마법 계약서라던가.


그리고 내 안전을 보장하는 만큼, 거의 노예계약에 가까운 형태가 될 지도 모르겠는데.

마. 자신있나.


"당연하지. 각오했어. 나 돈 많아."


조심스럽게 내 조건들을 읊어줬지만.

하나리의 태도는 완강했다.


그런 와중에 최경호는 말리진 못할망정 불을 더 지른다.


“어? 나도 성현이랑 계약 할래.”

“너희 둘 다 S급 헌터가 되가지고 그렇게 쉽게 누군가의 밑에 들어가도 되는 거야...? 모름지기 야망을 가져야 하는 거 아냐?”


이럴 수가. 참지 못해버렸다.

3대가 대머리가 될 악덕 상사들 앞에서 할 말도 못 하던 나.

많이 성장했구나.


하지만, 둘은 완강했다.


“난 가능성을 봤어. 그 물약, 단순히 병을 고치는 것 뿐만이 아니었잖아? 옵션들을 보고 정말 경악했다고.”


나를 똑바로 바라보고 턱을 괴는 하나리.


“난 너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하나리가 나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최경호 역시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맞아. 내 스탯도 고쳐 줬잖아. 분명 네 밑에 들어가면, 최강의 각성자를 노릴 수 있을 것 같단 말이지.”


얼씨구.


“그럼 그냥 나한테 영약 사.”

“그럼 우리한테 숨기는 영약이 있을 수도 있잖아. 나는 완전 신뢰 관계를 원한다고.”

“동의.”


완전 신뢰 관계라.

나 역시 그런 걸 원하는 건 맞다.

아무래도, 부하는 많을 수록 좋으니까.


나를 빤히 뚫어져라 쳐다보는 하나리와 최경호.


이 녀석들, 한국 최고의 재능을 가진 인간들이라 그런지 감이 장난 아니다.


꼭 내가 뀽뀽이와 아이들을 데리고 있고, 앞으로 더 무수한 영약을 뽑아낼 수 있다는 걸 알고 하는 말 같달까.


내가 고민하는 눈치가 되자, 하나리가 준비해왔다는 듯이 말을 꺼낸다.


“그냥 간단하게 네가 각성자 육성 길드를 차린다고 생각하던지, 믿을만한 두 사람을 부하로 부린다고 생각해.”

“맞아. 우리가 강해지면 너도 이득이니까, 자동적으로 우리한테 많은 걸 주게 되는 구조지.”


그 말을 하며, 하나리는 진짜 길드를 차릴 거면 본가의 지원을 끌어다 주겠다는 말을 했다.


엄청난 자본.

어쩐지 자세를 고쳐 앉게 된다.

압도적인 자본 앞에 묘하게 공손해지는 것 같다.


아니, 자신감을 가져라 한성현.

너도 엄청난 영약, 엄청난 소환수들을 데리고 있잖아.


“난 진짜 보여줄 만큼 다 보여줬는데. 더 이상의 영약은 없는데.”


물론, 그래봤자 수세월을 회사의 노예로 살았던 습관은 몸에서 벗어나질 않지만.


어쩐지 버벅이는 나.

그런 나를 보며, 하나리는 딱 잘라 반박했다.


“그런 걸 보여줘 놓고, 내가 바보기를 기대하는 거야? 이 정도 영약이면 어느 길드를 가도 널 극진히 대우하면서 길드원으로 끌어들이려 하겠지. 나도 염치를 알고 가치를 알아.”


라임 죽이네.


확실히, 내 생각에도 딱히 씨알도 안 먹힐 말이긴 했다. 너무 대단한 영약들을 보여줘 버렸으니.


하나리와 최경호의 눈동자가 날 향한다.


“어쨌든 난 너와 완전히 믿을 수 있는 관계가 되고 싶어. 그러니까 나를 부하로 받아 주지 않을래.”

“나도. 나도.”


이거 참.

어떻게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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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49. 스테이크 먹고 마음의 준비 하기 +4 24.09.12 3,349 93 13쪽
48 48. 차수창의 사촌 서소현 (2) +4 24.09.11 3,554 109 13쪽
47 47. 서소현과 캠핑요리 +4 24.09.10 3,922 117 13쪽
46 46. 차수창의 사촌 서소현 (1) - 수정됨 +6 24.09.09 4,384 117 12쪽
45 45. 영약 감자를 수확할 때가 되었으니 캠핑을 가자 - 수정됨 +5 24.09.08 4,793 132 16쪽
44 44. 폭풍전야 +8 24.09.07 5,062 145 14쪽
43 43. 한국 최고의 재벌집 막내아들 이현준 (4) +9 24.09.05 5,410 136 16쪽
42 42. 한국 최고의 재벌집 막내아들 이현준 (3) +7 24.09.04 5,561 146 14쪽
41 41. 한국 최고의 재벌집 막내아들 이현준 (2) +5 24.09.03 5,809 139 13쪽
40 40. 한국 최고의 재벌집 막내아들 이현준 (1) +10 24.09.02 6,422 144 12쪽
39 39. 복사가 된다고 +5 24.09.01 6,543 148 16쪽
38 38. 16층과 고블린 영약농사 +4 24.08.31 6,648 152 13쪽
37 37. 성장했으니 한번 탑으로 테스트를 +3 24.08.30 6,915 144 12쪽
36 36. 정령왕은 고기와 된장찌개와 볶음밥에 항복했다(2) +3 24.08.29 7,224 140 17쪽
35 35. 정령왕은 고기와 된장찌개와 볶음밥에 항복했다(1) +4 24.08.28 7,636 162 16쪽
34 34. 15층, 성장의 전조 +7 24.08.27 7,953 156 17쪽
33 33. 동생아. 내가 바로 그거다. +5 24.08.26 8,162 165 14쪽
32 32. 나, 마법에 재능 있을지도? +3 24.08.25 8,282 15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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