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온라인 테이아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게임

새글

호박꽃잎
작품등록일 :
2024.07.26 19:47
최근연재일 :
2024.09.17 13:00
연재수 :
104 회
조회수 :
5,221
추천수 :
273
글자수 :
716,928

작성
24.08.30 07:00
조회
35
추천
1
글자
17쪽

6월 첫째 주 (5)

DUMMY

[장난은 이걸로 끝이다! 무스펠헤임!]


화르르.

얼음 땅에서 불꽃이 솟구친다.


불 지붕, 불기둥, 불 벽, 불 창문이 생겨나며 왕성의 형태를 만들었다.

4시 나라 해안가에 있는 불의 궁전이 용의 쉼터 안으로 소환된 것!


자신들 주변으로 불의 궁전이 만들어지자, 드래곤들은 인상을 썼다.


“누가 좀 말려봐.”

“몰라. 잔소리꾼 오기 전에 난 튀어야겠다.”

“같이 가.”

“쳇! 더 놀고 싶었는데.”


불의 천장이 완성되기 직전, 드래곤들은 날개를 펼쳐 일제히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레바테인을 내놔라!]


폭풍용 라합은 미련 없이 레바테인을 반대편으로 던져 수르트를 떨쳐내고 불의 궁전을 벗어났다.

아무리 드래곤이라도 Y던전 안에서 혼자 지옥 군주와 싸우는 건 위험하다.


[크하하, 도망가는 것이냐!]


수르트는 불의 궁전의 압도적인 위용에 드래곤들이 겁을 먹고 도망갔다고 생각해 웃음을 터트렸다.


바깥에서 지켜보던 천사 연합은 얼음의 대지에 산맥 같은 거대한 불의 궁전이 나타난 걸 보고, 도시락 먹는 신소율의 팔을 잡아당기며 호들갑을 떨었다.


“로, 로드님! 수르트가 무스펠헤임을 소환했습니다!”

“드래곤들이 도망가고 있어요! 이제 어떡하죠?”


신소율은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태연하게 말했다.


“발 빠른 분이 가서 잔느 좀 데려와 주세요.”


일단 잔느한테 연락했다.

아직 멀리는 못 갔겠지.


“사다코. 란슬롯 씨한테 연락해서 충격에 대비하라고 전해.”

“충격이요?”

“녀석이 올 거야.”


쾅쾅! 우르르.

저 멀리 북쪽. 용암대지에서 화산이 폭발했다.

폭탄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하늘이 우유에 초콜릿을 넣은 것처럼 물들었다.


“어? 저기 연기 속에···.”


천사 연합은 화산재로 뒤덮인 하늘을 올려다보다, 짙은 잿빛 구름을 유영하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크다···.”


먼저 등장한 드래곤들도 비행기를 연상시키는 거대한 체구를 지녔지만, 잿빛 구름 아래로 내려오는 용은 그들의 2배에 달했다.


하늘도 덮을 수 있을 것 같은 덩치. 잿가루가 묻지 않는 윤기 나는 검은 비늘.

용의 쉼터의 던전 수호자이자, 던전 부하만 참여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던전 부하 공식 서열 1위.

그 절망의 지옥룡이 입을 벌렸다.


“훅.”


화악!

밤처럼 검은 물감 안에 작은 별들이 반짝거린다. 은하수가 쏟아지는 것 같다.


숨결이 쏟아진 불의 첨탑과 천장. 불의 궁전 일각이 그대로 지워졌다.

무너졌다는 단어 대신 지워졌다고 표현한 건, 숨결이 지나간 장소에 잔해와 돌조각조차 남지 않아서다.


쿵.

불의 궁전 정문에 니드호그가 내려섰다.


사라진 불 벽을 통해 궁전을 나온 수르트도 니드호그를 발견했다.


[지옥용!]


지옥용 니드호그는 우주에서도 유명한 드래곤!


“1년 만이다. 용의 쉼터에 던전 싸움을 걸어온 던전은.”


흥미롭다는 니드호그의 목소리를 듣고 나서야 수르트는 주변을 둘러봤고, 이제야 눈치챘다.


[이곳은!]


자신이 서 있는 곳이 미궁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던전, 용의 쉼터란 사실을!


그리고 이 얼음 땅에 무스펠헤임을 소환함으로써, 자신이 용의 쉼터에 던전 싸움의 선전포고를 열었다는 것도!


얼음 땅에 두발로 선 니드호그가 당당하게 지옥 군주에게 선언했다.


“주인은 자리를 비웠지만 섭섭하지 않게 대접하지. 무스펠헤임을 파괴해 주겠다.”

[크하하! 지옥용! 너와 싸워보고 싶었다!]


생각지 못한 싸움이지만 수르트는 기쁘게 소리쳤다.

던전 간의 전쟁을 의미하는 던전 싸움이 시작된 이상, 물러나는 건 용납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남은 건 하나!


[너를 쓰러트려 이 용의 쉼터를 지옥불로 불태우겠다! 전사들이여!]

“수르트 님!”

“수르트 님!”


수르트의 호출에 불의 궁전에서 불의 갑옷과 무기를 걸친 불의 근위병들이 쏟아져 나왔다.


[용의 쉼터를 불태워라! 불의 파괴를 보여라!]


오십이 넘는 불의 근위병들은 대장의 명령을 실행하기 위해 얼음 땅을 달렸다.

저런 잔챙이는 다른 동족에게 맡겨도 되지만 니드호그는 직접 움직였다.


“심심했는데 잘됐네.”


1년 만에 던전 싸움을 걸어온 귀한 손님을 남에게 맡길 수는 없지!


“기상 변화. 한파, 폭설, 토네이도.”


사르르, 위이잉. 훙우웅.

그렇지 않아도 한겨울 같던 영구동토의 기온이 뚝 떨어지며, 함박눈보다 두꺼운 눈발이 하늘에서 쏟아져 내렸다.

동시에 자동차도 날려버릴 것 같은 거센 바람이, 눈과 차가운 공기를 머금고 불의 근위병들의 목, 가랑이, 겨드랑이를 스쳐 지나갔다.


“에, 에취!”


어찌나 추운지 불의 거인들이 감기 증세를 보일 정도!


니드호그의 손님맞이는 이제 시작이다.


“지형 추가, 얼음 절벽 200m.”


휙.

니드호그가 불의 근위병이 서 있는 장소에 얼음 절벽을 추가하자, 운동장 넓이의 얼음 땅이 위로 솟구쳤다.

물론, 그 위에 서 있던 불의 거인들은 얼떨결에 지상에서 200m 위로 상승!


“추가 지형, 크레바스.”


여기에 니드호그는 빙하의 틈새, 얼음의 골짜기라고 불리는 크레바스 지형을 얼음 절벽에 추가했다.


쩌저적!

얼음 절벽이 도끼에 찍힌 장작처럼 깔끔하게 V자로 쩍 갈라졌다.


“으아!”


절벽 위에 서 있던 불의 근위병들은 갈라진 틈새 사이로 추락하다, 덩치가 덩치다 보니 크레바스 아래에서 꽉 끼었다.


“방향이 좋군! 후우!”


니드호그는 은하수 같은 숨결을 다시 한번 얼음 절벽 안으로 뱉었다.

크레바스에 일자로 낀 불의 거인들은 위에서 내려오는 숨결을 들이켰고···.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

“······.”

-······


수르트도 구경하던 사람들도 말을 잃었다.


-불과 10초 사이에 무슨 일이?!


사다코는 신소율을 보며 칭찬했다.


“니드호그는 역시 대단해요.”


아무리 던전 점수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수호자라지만, 10초 사이에 수천만 원을 물 쓰듯 써버리다니!

보통 던전 수호자들은 엄두도 못 낼 씀씀이다.


“날 닮아서 그래.”

“멋져요.”

“하하하.”


칭찬은 신소율도 춤추게 만든다.


“생각보다 일이 쉽게 끝났네. 수르트가 멍청해서 그런가.”


아무리 눈치가 없어도 그렇지, 용의 쉼터에 무스펠헤임을 소환할 줄은 신소율도 예상 못 했다.


“올해 테이아 최고 바보 상은 수르트가 수상하겠네.”


수르트와 드래곤이 싸우기만 해도 최고의 시나리오인데, 아예 불의 궁전까지 가져와서 니드호그를 부를 줄이야!


“수르트, 참 착하다!”


지옥 군주가 아니라 천사다 천사.


신소율이 이벤트가 다 끝났다는 듯 말하자, 왼손으로 오리고기를 뜯던 초우 시아는 의문이 들었다.


“야! 저 용이 수르트를 죽일 수 있어?”


테이아에서 가장 무서운 종족이 드래곤이라고 하지만, 수르트는 일만이 넘는 플레이어가 달려들어도 꿈쩍 앉던 거인.


“지금의 수르트는 쉽죠.”


맹그로브 도시에서부터 신소율과 술래잡기를 하고,

아침의 강에서는 천사 연합과 물놀이를,

12시 나라의 눈밭을 뛰어다니며 눈싸움도 했다.

심지어 드래곤 네 마리와 정답게 주먹다짐도!


생명은 크게 하락하지 않았지만, 피로는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쌓였다.


“근위병들을 부른 게 그 증거죠.”


완벽한 상태에서 싸워도 이길까 말까인데, 저렇게 지쳤다면 결과는 뻔했다.


불의 근위병을 처리한 니드호그는 수르트를 쳐다봤다.


“무스펠헤임을 먼저 파괴할까? 너를 쓰러트릴까?”

[내 전사들을 일격에! 대단하구나! 하지만 나를 쓰러트릴 수 있다고 생각··· 큭!]


퍽!

말하다가 니드호그의 주먹에 코를 얻어맞은 수르트는 발끈했다.


[말하는 데 기습하다니!]

“주인이 그랬다. 저런 말 들어봤자 기억도 못 할 텐데 뭐 하러 듣고 있냐고. 차라리 말을 끊어주는 게 내 귀도 편하고, 상대방 입도 배려해 주는 일이라고.”

[과연! 그 악마 같은 드래곤 로드다운 말이구나!]


소나무 숲에서 도시락을 먹던 천사 연합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옥 군주한테 악마라고 불릴 정도면 얼마나 못된 걸까?”

“신소율 씨의 과거 행적을 캐봐야 합니다! 분명 범죄 행위가 있었을 거라고요!”

“억울합니다! 저는 선량하게 던전 운영을-.”

[지옥용! 너를 쓰러트리고 드래곤 로드도 불태우겠다! 레바테인!]


수르트가 신소율의 말을 끊으며 레바테인을 휘둘렀다.


기세 좋게 공격한 것 치고는 헛방이다.

허리를 숙여 레바테인을 피한 니드호그가 왼손을 번개같이 휘둘러 수르트의 복부에 세 방.


퍽, 퍽, 퍽.

[윽.]


거인의 고개가 살짝 내려온 틈을 놓치지 않고, 올려 친 오른쪽 주먹으로 턱을 때려 수르트를 휘청거리게 했다.

동시에 왼쪽 다리로 정강이를 차서 거인을 앞으로 넘어지게 한 다음, 가까워진 얼굴을 오른쪽 무릎으로 콱 찍었다.


[큭! 전사의 몸놀림이구나!]


코가 얼얼한 와중에도 수르트는 드래곤답지 않은 니드호그의 몸놀림에 감탄했다.

숨결과 기술로 상대를 밀어붙이는 다른 드래곤과 다르게, 지옥용 니드호그는 몸을 쓸 줄 알았다.


니드호그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10레벨에 오크 군단에게 둘러싸인 적 있나? 100레벨에 거인 보스를 상대한 적은?”

[그런 게 가능한가?]


수르트는 눈을 껌벅껌벅 감았다 떴다.

아무리 드래곤이라도 1레벨부터 최강은 아니다.

고작 10레벨에 오크 군단에 둘러싸이면 드래곤이라도 죽는다.


“주인을 따라다니면서 온갖 고생을 다 했지. 너도 주인 밑에서 4년간 구박받다 보면 복서든, 검사든, 궁수든, 뭐든 할 수 있다.”

[······.]

“······.”


천사 연합은 신소율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4년이면 노예계약이다.


신소율은 억울하다는 듯 두 손을 저었다.


“오해입니다. 아기 때는 구박 안 했다고요. 3년 10개월밖에 안 부려 먹었습니다!”

“이 나쁜 놈!”


몹쓸 놈 됐다.


     *     *


지옥용과 지옥불의 파괴자가 본격적으로 부딪치자 승패가 눈에 띄게 보였다.


[큭, 큭, 큭.]


지칠 대로 지친 수르트는 시종일관 밀렸고, 생명도 40, 30, 20, 10. 그리고 지금 1%까지 하락했다.

천사 연합은 물론, 방송을 보는 시청자도 이벤트가 끝났다고 확신했고.


뚝.

그런데 멈췄다.


바닥을 굴러다니는 레바테인을 거꾸로 잡아, 수르트의 목덜미를 가격하던 니드호그가 갑자기 폭행을 멈췄다.


“돌아왔다.”


고개를 들어 동쪽 하늘을 올려다본 니드호그는 단숨에 날개를 펼쳐 잿빛 하늘 위로 날아올랐다.

그리고 동쪽으로 제트기처럼 날아갔다.


[무슨?]

“뭐야, 쟤? 어디가?”


얻어맞던 수르트도, 팝콘 들고 구경하던 신소율도 전혀 예상 못 한 상황!


그런데 니드호그만이 아니다.

휙, 휙, 휙.

용의 쉼터 곳곳에서 드래곤이 날아올랐고, 철새처럼 일제히 동쪽을 향해 비행했다.


상황 파악이 안 되는지 하늘을 보며 눈을 껌벅껌벅하던 수르트는 허리를 쫙 폈다.


[으하하! 내 맷집에 질려서 포기한 거냐!]

“뭐래?”


니드호그를 비롯한 드래곤의 대규모 이동은 신소율도 당황했지만···.


“생각해 보니 나쁜 상황이 아닌데?”


지옥불 파괴자의 생명 수치는 고작 1%!


“거기에 수르트만 남았고. 오케이!”


신소율은 쉬고 있는 사람들에게 소리쳤다.


“모두 준비하세요! 돌격합시다!”


갑작스러운 말에 천사 연합은 당황했지만, 그들도 금방 눈을 빛냈다.


“1%면 할 만하지!”

“우리 손으로 거인을 쓰러트리자!”

“수르트! 너, 죽었어!”


자신들 손으로 지옥 군주를 쓰러트릴 기회!

의욕이 흘러넘친 사람들은 무기를 꺼내 들었다.


“나도 가야지.”


신소율도 움직였다.

기회가 왔을 때를 놓치면 안 되니까.


-형, 그 레벨로 가게?


[해적 177레벨]

해상 지형에서 회복속도, 물품 습득 확률 2배

체력+4, 지식+1, 근력+3, 내구+2


체내 던전 카리브디스를 공략하고 60레벨 넘게 올랐지만, 그래봤자 수르트의 1/10도 안 된다.


“괜찮습니다. 피해를 입히는 게 목적이 아니라 시선을 유인하려고 가는 거니까요. 거기다 재능도 있고.”


[복수 : 전생에서 자신을 죽인 종족에게 입는 피해 절반]

적용 대상 : 불의 거인


-맞아! 이게 있었지!


전생에 나비를 따라서 옆마을에 놀러 갔다가 불의 거인 손에 리셋 당했다.

불의 거인과 몇 번 더 부딪칠 것 같아서 복수 재능을 익혔던 건데, 이게 보험이 되어줄 거다.


“브라키소, 그림자 걸음.”


그림자를 타고 단번에 수르트의 그림자로 솟구치려 했다.


[대상의 마법 방어가 높아 대상의 그림자로 이동할 수 없습니다.]


지옥 군주가 괜히 군주가 아니지.


“이가 없으면 잇몸이지! 사슬 그림자, 저 나무 끝에.”


신소율의 그림자에서 뻗어 나온 굵직한 쇠사슬이, 앞에 있는 소나무 꼭대기에 걸렸다.

힘을 잔뜩 줘서 소나무를 활처럼 잡아당긴 후···.


“먼저 갑니다.”


핑!

허릿심을 풀자 소나무가 반대편으로 휘면서, 신소율은 반동으로 허공을 날아갔다.


목적지는 수르트의 무릎.


“그림자 칼날.”


푹.

발그림자에 생겨난 검은색 칼로 무릎을 찍고,


“사슬 그림자 두 줄.”


양팔의 옷소매에서 튀어나온 쇠사슬로 수르트의 왼팔을 감아, 그네를 타는 것처럼 몸을 튕겼다.


90도를 넘어 180도.

수르트의 눈높이까지 올라갔을 때, 사슬 그림자를 취소해 수르트 팔꿈치 안쪽에 무사히 안착했다.


“여!”

[웬 모기가? 하하하!]


모기가 무는 감각에 무릎을 긁적이던 수르트가 팔꿈치 안쪽으로 올라온 벌레를 발견했다.


[드디어 나선 거냐?]

“어. 지긋지긋한 우리 인연을 끊을 때도 됐잖아.”

[불태워 주마.]

“잠깐만! 친구 좀 부르고.”

“떨어져라! 얼음송곳!”

“가라, 물대포!”

“칼날 바람! 얼음 파편!”


소나무 숲에서 솟구친 마법과 화살이 수르트의 등을 강타했다.


동시에 숲에서 뛰쳐나온 천사 연합이 얼음 땅 위를 달렸다.

처음 2만에 가까운 인원과 비교하면 1/8밖에 남지 않았지만, 천사 연합의 기세는 당당했다.


“겨우 1%입니다!”

“먼저 때리는 사람이 임자지!”

“으라차차! 도끼 던지기!”


어찌나 의욕이 넘치는지 수르트가 순간 당황했을 정도다.


[친구가 꽤 많군?]

“우리 벌레라며? 벌레는 원래 숫자로 밀어붙이는 거야! 쇠사슬!”


옷소매에서 뻗어나간 검은 사슬을 수르트의 쇄골 양쪽에 고정.

사슬을 잡아당겨 단번에 위로 뛴 신소율은 곧게 뻗은 두 다리로 수르트의 왼쪽 눈을 향해 날았다.


“드롭킥!”

[큭.]


눈을 찔렸으면 시야가 차단되는 게 정상인데, 수르트는 내구가 얼마나 높은지 눈썹 한 번 깜빡이고 오른팔을 휘둘렀다.


“어이쿠, 사슬.”


쇄골에 고정된 사슬을 끊어서 오른팔을 피하고, 다시 쇠사슬을 만들어 자신을 노리던 오른팔에 고정했다.


아파트 30층 높이의 수르트는 팔뚝이 기차만큼 두껍다.

그런 팔뚝에 사슬로 매달려서 공중을 이동하자, 그게 떠올랐다.


“놀이공원 가면 그네처럼 앉아서 빙빙 돌리는 놀이기구 있잖아요?”

-회전그네?

“오! 그거요! 지금, 그거 탄 기분이에요!”

-···이 형은 왜 이렇게 겁이 없어?


고개를 숙이면 얼음 땅이 저 멀리.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이대로 바지에 실례해도 이해가 될 높이다.

개인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도 찔끔 쌀 정도의 높이인데···.


“야! 수르트! 너 나중에 퇴직하면 나랑 창업하자!”


당사자는 지옥 군주에게 창업 제안을 할 정도로 즐거워 보였다.


[창업?]

“그래! 테이아 최고 규모의 놀이공원을 세우는 거야! 너는 놀이기구로, 나는 사장으로!”

-이 무슨··· 불공정 계약?

-재주는 수르트가 부리고, 돈은 형이 먹겠다는 거지.

-악마한테 사기 쳐도 사기죄 성립되나요?


불공정 계약이라는 걸 수르트도 알았는지, 왼팔을 움직여 벌레를 움켜잡으려 했다.


“모기가 이런 기분이구나!”


가까워지는 수르트의 손바닥이, 마치 트럭이 정면에서 달려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사슬 그림자 취소 후 다시 생성.”


사슬을 끊어 아래로 떨어져 왼손을 피한 다음, 머리 위를 스쳐 가는 왼손 새끼손가락에 사슬 그림자를 던져 고정했다.


수르트가 눈치채고 왼손을 멈추자, 버스가 갑자기 멈추면 몸이 쏠리는 것처럼, 매달린 신소율도 관성의 힘을 받아 앞으로 쏠렸다.

그 순간 사슬을 끊자, 수십 m를 날아가 수르트의 오른쪽 쇄골에 안착할 수 있었다.


“이야, 가까이서 올려다보니 너도 턱살 만만치 않다?”

[근육이다!]


부지런히 뛰어서 겨우 귓불에 매달렸다.

쿵!

1초 차이로 쇄골에 떨어진 거대한 손바닥을 피할 수 있었다.


-형! 귓속으로 들어가 안에서 공격해!

“좋은 제안이지만 이 앞은 출입 금지입니다.”


체내 던전이 아닌 이상 내부로 진입 못 한다.


“이렇게 불의 벽으로 막혀있죠.”


귓불을 등반해 시청자에게 귓속을 보여준 다음, 귓구멍을 향해 질문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던전 온라인 테이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조회수가 안 늘어 연재 시간을 계속 바꿔보려 합니다. 요일은 그대로고 시간만 바꿔보겠습니다. 24.08.14 33 0 -
104 9월 첫째 주 (1) NEW 2시간 전 5 1 12쪽
103 8월 넷째 주 (4) NEW 5시간 전 9 1 18쪽
102 8월 넷째 주 (3) NEW 8시간 전 10 1 14쪽
101 8월 넷째 주 (2) NEW 16시간 전 16 1 16쪽
100 8월 넷째 주 (1) NEW 19시간 전 16 1 14쪽
99 8월 셋째 주 (3) 24.09.16 19 1 16쪽
98 8월 셋째 주 (2) 24.09.16 16 1 12쪽
97 8월 셋째 주 (1) 24.09.16 17 1 19쪽
96 8월 둘째 주 (3) 24.09.15 18 1 20쪽
95 8월 둘째 주 (2) 24.09.15 16 1 17쪽
94 8월 둘째 주 (1) 24.09.14 17 1 14쪽
93 8월 첫째 주 (2) 24.09.14 17 1 20쪽
92 8월 첫째 주 (1) 24.09.13 22 1 16쪽
91 7월 넷째 주 (3) 24.09.13 20 1 13쪽
90 7월 넷째 주 (2) 24.09.12 20 1 19쪽
89 7월 넷째 주 (1) 24.09.12 23 1 14쪽
88 7월 셋째 주 (7) 24.09.11 23 1 16쪽
87 7월 셋째 주 (6) 24.09.11 20 1 14쪽
86 7월 셋째 주 (5) 24.09.10 22 1 17쪽
85 7월 셋째 주 (4) 24.09.10 28 1 15쪽
84 7월 셋째 주 (3) 24.09.09 24 1 22쪽
83 7월 셋째 주 (2) 24.09.09 27 1 19쪽
82 7월 셋째 주 (1) 24.09.08 26 1 14쪽
81 7월 둘째 주 (6) 24.09.08 24 1 16쪽
80 7월 둘째 주 (5) 24.09.07 25 1 14쪽
79 7월 둘째 주 (4) 24.09.07 26 1 16쪽
78 7월 둘째 주 (3) 24.09.06 24 1 14쪽
77 7월 둘째 주 (2) 24.09.06 21 1 13쪽
76 7월 둘째 주 (1) 24.09.05 24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