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온라인 테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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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꽃잎
작품등록일 :
2024.07.26 19:47
최근연재일 :
2024.09.1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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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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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6월 첫째 주 (7)

DUMMY

구명조끼를 입은 신하나가 개헤엄으로 다가와 손을 잡자, 펭귄은 입으로 물을 뿜어 아이의 얼굴을 적셨다.


“까르르!”


신하나가 신나서 발을 동동거리자, 물속에서 돌고래가 올라와 아이를 등에 태우고 헤엄쳤다.


“까르르! 까르르!”


웃음이 끊이지 않는 여기는 가상 수족관.

가상 기기만 있으면 올 수 있는 테마파크다.


물가에서 바다표범과 함께 소시지를 먹고 있던 사장님이 하나를 불렀다.


“우리도 점심 먹으러 갈까?”

“네!”


씩씩하게 대답하고 가상 기기를 나왔다.


“잘 먹었습니다!”


사장님이 짜장면 시켜줬다.


짜장면 그릇을 치우며 사장이 물었다.


“그래, 오후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

“계획?”

“오후에는 뭘 하고 놀 거냐고 물은 거란다.”

“북극곰이요! 수족관에 북극곰이 있대요! 근데 테이아도 가고 싶어요!”


신하나는 고민했다.

가상 수족관에 가서 눈처럼 하얀 북극곰도 보고 싶고, 삼촌의 직장인 테이아도 구경하고 싶다.


“그럼 두 개 다 하면 되지. 북극곰이랑 사진도 찍고, 테이아도 가렴.”

“그래도 돼요?”

“물론이지.”


신하나는 기뻐하며 화장실로 가서 양치했다.

착한 아이는 이빨도 잘 닦는다.


     *     *


위이잉, 위이잉.

회사에서 작업하던 신성하는 스마트폰을 들었다.


[신하나(4)가 12세 이용가인 가상 현실, 던전 온라인 테이아에 접속하려 합니다.]

[12세 이하 이용자가 테이아에 접속하려면 두 가지 절차가 필요합니다.]

1. 법적 보호자의 동의

2. 보호자 및 대리인의 동행


“응?”


회사 직무 관련 메신저인 줄 알고 확인했는데, 딸아이가 게임한다는 메신저다.


“후후.”


오늘 아침 가상 수족관에 놀러 간다고 폴짝폴짝 뛰어다니던 딸이 떠올라 신성하는 웃음이 나왔다.


[법적 보호자로서 동의합니까?]

네 : 아니오


크게 고민하지 않고 ‘네’를 눌렀다.


평소에도 삼촌이 일하는 직장에 관심을 보이던 딸이다.

가상방에 놀러 간 김에 테이아도 찾은 것 같다.


[신하나(4)와 동행할 보호자 및 대리인을 지정하세요.]

현재 테이아에 접속 중인 보호자 및 대리인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신성하는 스마트폰 자판으로 동생 이름을 입력했다.


     *     *


“엄마곰! 아빠곰! 아기 북극곰! 동생 북극곰!”


가상 기기에 들어가 수족관에서 찍은 북극곰 사진을 보던 신하나는 귀를 쫑긋했다.

띠링.


[법적 보호자 신성하(29)와 접속 중인 보호자 신소율(27)의 허락을 모두 받았습니다.]


[던전 온라인 테이아의 첫 방문을 환영합니다.]


[특전 첫 접속 달성!]

리셋 점수 +10

업적과 달리 특전은 일회성입니다.

특전은 이번 리셋에 적용된 후 사라집니다.


[특전 보호자 달성!]

12세 이하 이용자는 보호자의 최신 정보를 적용합니다.

리셋 점수 +57


“12세! 이하! 보호자! 리세?”


앞에 나타난 글자를 하나씩 읽는 신하나에게 새로운 글자가 나타났다.


[이번 삶 계산]

특전 첫 접속   +10

특전 보호자    +57


리셋 점수 : 67


[리셋 쇼핑]

[성형(선택×)] [재능] [성장] [인연] [환생]

12세 이하 이용자는 외형을 변경할 수 없습니다.


“성형! 선택! 엑스! 재능! 성장!”


글자를 다 읽었는데 새로운 글자가 안 나타난다.


“눌러 볼까?”


혹시 스마트폰처럼 누르면 나올까 싶어서 손가락을 뻗었다.


꾹꾹.

밑에 있어서 닿기 쉬운 글자를 누르자, 놀랍게도 새로운 글자가 나타났다.


[환생]

용의 쉼터 Y    64


“됐다!”


이제 어떻게 하는 지 하나도 안다.

힘차게 글자를 눌렀다.


[전생 ‘용의 쉼터’의 인연을 이어받아 환생합니다.]


[시작 장소를 선택하세요.]

12세 이하 이용자는 보호자 ‘신소율(27)’의 곁과 안전구역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신!소!율! 삼촌이다! 삼촌한테 갈래요!”


띵!

[죄송합니다. 보호자가 전투를 치르고 있어 현재 이동할 수 없습니다.]

안전구역을 선택해 주세요.


[안전구역]

시골 던전

언데드 던전(전투 중), (선택×)

그늘 구멍(전투 중), (선택×)

놀이공원

미남 해적선(전투 중), (선택×)


안전구역은 보호자로 지목된 신소율의 던전이다.

그중에서 현재 싸움이 일어나지 않은 시골 던전과 놀이공원 던전을 선택할 수 있었다.


“시골! 시골? 시골이다!”


신하나도 시골이 어딘지 안다.


“할머니, 할아버지 집!”


할머니와 할아버지 집이 있는 곳이 시골이다.


“테이아에 할머니 있어!”


할머니가 보고 싶어진 신하나는 까치발을 들어서 시골 던전을 꾸욱 눌렀다.


그러자 신하나 앞에 [시골 던전]이라고 이름표가 적힌 초록색 문이 나타났다.

다시 까치발을 들고 문고리를 돌리자···.


“우와!”


초록색 풀과 새파란 하늘이 가득한 들판이 나타났다!


다다닥 뛰어서 문밖으로 나간 신하나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어린이집보다 큰 초록색 언덕이···.


“하나! 둘! 셋! 열!”


언덕은 20개가 넘지만, 하나는 숫자를 열까지밖에 못 세니까 10개라고 하자.

어느새 [시골 던전] 이름표가 적힌 초록색 문이 사라졌지만, 신하나는 그걸 눈치챌 기분이 아니다.


“까르르!”


풀밭을 뛰어가 가까운 언덕을 부지런히 오르자···.


“눈사람이다!”


땡, 달토끼입니다.


신하나와 비슷한 키에, 새하얀 털을 지닌 달토끼들이 들판에서 당근 수프를 먹고 있는 게 보였다.


“눈사람아!”


신하나가 달토끼를 만나려고 언덕을 내려간 순간··· 툭. 자기 발에 다리가 걸려 앞으로 데굴데굴 굴렀다.

온몸에 풀이 잔뜩 묻었지만 다행히 벌써 언덕을 내려왔다.


“까르르!”


씩씩하게 일어난 신하나에게 다른 달토끼보다 귀 하나가 더 큰 달토끼가 다가왔다.

달토끼 보스 래로래빗이 물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하나야! 너는 말하는 눈사람이야?”


시골 던전의 수호자인 래로래빗은 던전 중앙에 불쑥 나타난 방문자의 말에 당황했지만, 침착하게 대답했다.


“저는 래로래빗입니다. 킁킁, 당신에게서 주인님과 비슷한 냄새가 납니다. 혹시 주인님이 가족이십니까?”

“하나는 할머니, 할아버지 만나러 왔어! 여기에 할머니 있어?”


보호자 시스템으로 인해 신하나를 던전 주인의 가족이라고 인식한 래로래빗은 고개를 숙였다.


“주인님의 손녀분이시군요.”


신소율이 들었다면 당장 무릎 꿇고 손 들고 있으라고 했을 거다.


“주인님은 외출하셨습니다. 아가씨, 던전에서 기다리시겠습니까?”

“음···.”


팔짱을 끼고 ‘할머니를 찾으러 놀러 갈까?’ 고민하는 신하나 눈에 갈색 털을 지닌 털 뭉치들이 보였다.


“멍멍이다!”


땡, 라쿤입니다.


신하나가 던전 주인의 가족이라는 걸 알게 되자,

근처에서 간식을 먹던 달토끼, 라쿤 수백 마리가 깡충깡충 뛰어와, 하나에게 토마토, 당근, 양상추를 건넸다.


“이거 알아! 뇌물이지?”


땡, 선물입니다.


신하나가 달토끼의 기다란 귀를 만지며 놀고 있을 때, 들판 외곽에서 래로래빗만큼이나 키가 큰 라쿤이 달려왔다.


“모두 숨어! 무서운 존재가 이리로 오고 있어!”


라쿤 보스, 루리루리의 말에 던전 부하들은 화들짝 놀라 언덕 아파트로 우르르 들어갔다.

신하나를 공주님처럼 안은 래로래빗도 서둘러 언덕으로 들어갔다.


언덕에 뚫어놓은 집, 언덕 아파트.

작은 체구의 달토끼와 라쿤이 사는 집이지만, 신하나도 작다.


“흙이다! 흙속에 집이 있어!”


래로래빗이 급하게 방어구를 입는 동안, 하나는 언덕 아파트를 정신없이 돌아다녔다.


토굴을 따라 위층에 올라가고, 아래층에도 내려가는데, 어느 순간 아파트의 천장이 사라지며 햇빛이 쏟아졌다.


“라돈, 로드 있냐?”

“여기 계시다.”


햇빛과 함께 위에서 굵직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신하나는 고개를 들었다.


“개나리?”


반짝이는 노란색이 하늘에 가득하다. 엄청나게 큰 개나리 같다.


황금용 라돈이 소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부양.”


신하나의 몸이 민들레 씨앗처럼 공중에 두둥실 떠오른다.


“새가 됐어! 파닥파닥!”


새처럼 팔로 날갯짓하던 신하나는 발견했다.


“돼지들아!”


언덕 주변에 돼지 친구인 드래곤이 많다!


탁.

신하나가 황금용 라돈의 손바닥에 서자, 드래곤들이 일제히 아부했다.


“로드, 나 열심히 쉼터 지켰다.”

“내가 더 열심히 지켰다!”

“거짓말이다, 로드! 파프니르하고 라합은 놀러 다녔다.”

“뭐야!”


평소 게으름을 피워 찔리는 게 많은 드래곤들이 서로 고자질하다 자기들끼리 치고받았다.


몇 달 만에 테이아에 돌아온 로드.

그동안 자유롭게 보냈던 시간만큼 이리저리 끌려가고, 부려 먹히고, 혼날 게 분명했다.


그때 신하나가 작은 손으로 폭풍용 라합을 가리켰다.


“폭풍의 울타리! 마나 방어!”


라합은 재빨리 방어 기술 두 개를 정면에 배치하고, 날개와 양팔을 교차해 로드의 공격에 대비했다.


“하나.”


그런데 기다리던 공격은 없고, 대신 로드의 작은 손가락이 옆에 있는 욕망용 파프니르에게 넘어갔다.


“공간이동!”


방어를 포기하고 도주를 선택한 파프니르.


껌벅껌벅.

“돼지가 없어? 다시 하나, 둘, 셋, 넷.”


신하나는 돼지 드래곤이 몇 마리인지 세는 중이다.

그걸 ‘넌 한 대.’, ‘너는 두 대.’, ‘넌 세 대 맞자.’ 이렇게 생각했던 드래곤들은 어리둥절하게 서로를 쳐다봤다.


슬그머니 돌아온 파프니르가 던전 수호자인 니드호그를 툭 치며 물었다.


“로드, 왜 저러냐?”

“······.”


수르트와 던전 싸움을 벌이다 로드의 기척에 이곳까지 날아온 니드호그는 대답 대신 심각한 표정이다.


“열!”


때마침 숫자를 다 센 신하나가 기뻐하며 손뼉을 쳤다.

아까도 말했지만 신하나가 셀 수 있는 가장 큰 수는 열이다.


황금용 라돈이 정중하게 물었다.


“쉼터로 돌아가시겠습니까?”

“쉼터?”

“외출을 계속하실 생각이라면 제가 모시겠습니다.”

“외출? 맞아! 할머니, 할아버지 어디 있어?”

“······?”


이쯤 되자 드래곤들도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지만···.


“왜 저런대?”

“로드잖아.”


로드니까 그러려니 했다.


이상한 게 하루 이틀이어야지!


드래곤 중 유일하게 눈치챈 지옥룡 니드호그가 물었다.


“주인이 아니군. 넌 누구지?”

“니드호그, 무슨 뜻이야? 로드가 주인이 아니라니?”


다른 드래곤들은 의아했다.

외형은 변했지만 알 수 있다.

앞에 있는 이 소녀가 용의 쉼터의 던전 주인이자, 드래곤 종족을 대표하는 자, 드래곤 로드다.

환생 시스템으로 드래곤들은 신하나를 로드로 인식하고 있다.


그렇기에 수호용 이스메니오스는 니드호그 말에 불쾌함을 보였다.


“니드호그. 아무리 던전 수호자라도 로드께 무례하다.”


니드호그는 대답 없이 신하나를 주시했고, 그 행동에 이스메니오스가 화를 내려고 하자, 변신용 즈뮤가 끼어들었다.


“일단 기다려 봐요. 다른 선배들도 아니고 니드호그 선배가 한 말이잖아요?”


용의 쉼터의 던전 수호자이자, 신소율과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드래곤이 니드호그다.


니드호그가 동족에게 말했다.


“내 머리는 주인이라고 인식하지만, 말투, 시선, 발걸음, 행동 반응이 주인과는 다르다.”

“그것만으로 의심하는 건-!”

“무엇보다 자신을 의심하는 건방진 나를 당장 때리지 않고 참을 정도로, 주인에게 인내심이 있다고 생각하나?”

“아.”


드래곤들은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확실한 물적 증거가 나왔네!


지옥용 니드호그가 소녀에게 다시 물었다.


“너는 누구지?”

“신하나야! 어린이집 이슬 반에 다니고 있어! 나, 너희 알아! 돼지 친구지?”

“오크 따위랑 우리를 비교하다니!”


드래곤들이 발끈하자 신하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돼지랑 친구 아냐? 아빠가 너희 돼지라고 했는데?”


하나의 입에서 ‘아빠’라는 단어가 나오자 드래곤들은 단체로 경악했다.


“주인의 딸이라고?!”


위대한 드래곤을 ‘돼지’ 따위로 부를 수 있는 인간은 단 한 명뿐!

말도 안 되는 오해지만 근거도 있다.


“로드의 핏줄이라서 용의 쉼터 주인 자격을 지닌 거였어!”


주인의 아이기에 던전 주인의 자격까지 이어받았다고 생각했다.


동시에 드래곤들은 세상이 무너지는 충격을 받았다.


“이 세상에 로드를 사랑한 여자가 있을 줄이야!”

“로드가 결혼하다니! 세상이 말세구나!”

“로드도 결혼을 하는데 난 왜···.”


주인의 결혼 소식에 겨우 충격에서 벗어난 사악용 아지다하카가 신하나에게 물었다.


“로드는 어디 있어?”

“아빠? 아빠는 일하고 있어!”


무슨 일을 하는지는 관심이 없지만, 퇴근 시간은 매우 궁금했다.


“언제 돌아온대?”

“늦게 온다고 했어.”


오늘도 잔업이다.


“앗싸!”


폭군의 귀환이 늦어진다는 소식에 선량한(?) 드래곤들은 기뻐했다.

인간 소녀와 드래곤이 말하는 대상은 서로 달랐지만, 대화는 잘 통했다.


로드의 복귀 시기도 들었겠다, 드래곤들에게는 이제 한 가지 문제만 남았다.

폭풍용 라합이 던전 수호자에게 물었다.


“니드호그, 이 꼬맹이 어떡할 거냐?”


주인 자격이 있지만, 진짜 주인도 아닌 어린애에게 용의 쉼터를 맡길 수는 없다.


잠시 고민하던 니드호그가 목을 내려 신하나와 눈높이를 맞췄다.


“신하나, 용의 쉼터 관리는 던전 수호자인 내가 하겠어.”

“우와! 콧구멍 크다!”

“···내 콧구멍은 너도 들어갈 정도지! 훅훅, 훅훅.”

“까르르!”


마음 넓은 니드호그는 콧바람으로 신하나를 잡아당겼다 밀었다.

그렇게 10분간 놀아준 다음 니드호그는 다시 말했다.


“신하나. 너는 아직 용의 쉼터를 다스릴 자격을 갖추지 못했어.”

“자격?”


처음 듣는 단어에 하나는 고개를 갸웃.


“그러니까 드래곤과 놀기에 넌 아직 어려.”

“알았다! 하나는 4살이라 초등학교 안 가!”

“그래, 그거지! 그러니까 너하고 맞는 녀석을 소개해 줄게.”


니드호그가 주머니에서 거대한 알을 꺼내 신하나 앞에 가져갔다.

자기 머리보다 큰 알을 본 신하나는 있는 힘껏 소리쳤다.


“타조알!”

“어디서 그런 새 대가리하고! 이건 드래곤 알이야.”


알이 내려와 자기 앞에 멈추자, 하나가 덥석 잡았다.


“커!”

“그 아이를 깨워 성장시켜. 그 애가 어른이 된다면, 너도 우리랑 놀 수 있어.”

“알에서 타조 나와?”

“드래곤이라니까.”

“돼지구나!”

“아니, 드래곤··· 하아··· 그래, 그냥 마음대로 불러.”


니드호그는 포기했다.

하여간 드래곤 말 안 드는 건 부녀가 똑같다.


깜짝!

눈앞에 글자가 나열되자 신하나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드래곤의 보호자]

알에서 나온 아기 드래곤을 어른용으로 키워라!

성장별 보상

아기용 : 종족 드래곤의 호감

소년용 : 직업 ‘드래곤 계약자’

청년용 : ‘지옥용 니드호그’와 계약


신하나는 타조알을 껴안았다.


“달걀 프라이! 달걀찜! 오믈렛!”


아빠랑 삼촌이랑 같이 먹어야지!


     *     *


“그래서 타조알 얻었어!”

“재밌게 놀았네.”


싹둑, 싹둑.

조카가 재잘대는 얘기를 들으면서 신소율은 카레에 쓸 당근을 잘랐다.


“타조알이라. 니드호그 아이인가?”


신소율은 다른 것보다 알의 엄마가 누구인지 궁금했다.


“타조알 꼭 안았는데, 일어나니까 없었어!”


아빠와 삼촌한테 보여주려고 품에 꼭 껴안고 테이아를 나왔는데, 가상 기기에 알이 없었다.


“거기에 있는 건 밖으로 가져올 수 없어.”


시무룩한 조카를 보며 당근과 감자를 냄비에 넣고 볶았다.


“삼촌이 내일 아침에 계란말이 해줄 테니까, 타조알은 먹지 말고 안아주자.”


드래곤의 알은 신소율도 단 한 번밖에 소유하지 못한 물품이다.


“삼촌도 옛날에 타조알을 받았는데, 거기서 니드호그가 나왔어.”

“어른 돼지!”

“처음 알에서 나왔을 때는 하나보다도 작았어. 알을 따듯하게 안아주자 귀여운 아기용이 나왔고, 함께 놀다 보니 지금처럼 자란 거야.”


키우면서 농사짓게 하고, 건물 짓는데 부리고, 말처럼 타고 다녔다는 건 조카 교육에 안 좋을 것 같아서 뺐다.


“하나도 돼지 키워보고 싶어!”


애완동물이 아이 정서 발달에 좋다고 하니 흔쾌히 허락했다.


     *     *


무스플헤임이 사라지면서 테이아에 봄 날씨가 돌아왔다.

곳곳에 꽃나무가 활짝 피며 테이아가 활력을 찾아가고 있을 때, 12시 나라의 마을 주민들이 웅성거렸다.


“자네 들었나? 드래곤 로드가 돌아왔다는군!”

“물론이네. 그래서 옆 도시로 이사 갈 준비를 하고 있어.”

“도시를 옮기는 것으로 될까? 난 이곳을 떠나 2시 나라로 갈지 고민 중이야.”


우연히 주민들의 대화를 들은 플레이어들은 의아했다.


“야, 신소율 또 리셋했어?”

“뭔 소리야? 어제 개인 방송에서 바다로 돌아갔는데.”

“그치? 근데 드래곤 로드가 돌아왔다고 주민들이 웅성거려.”

“헛소문이겠지. 신소율이 용의 쉼터 되찾았으면 방송사가 가만있겠냐?”

“하긴, 생방송으로 속보 나오고 난리 났겠지.”


수르트와 무스펠헤임 덕분에 Y등급 던전. 미궁이 얼마나 가공한지 이번 기회에 혹독하게 느꼈다.


혼자서 나라와도 전쟁을 펼칠 수 있고, 테이아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던전이 바로 미궁이다.

그 미궁을 되찾은 사람이 나타났다?

방송사는 물론 커뮤니티가 들썩이는 게 정상.


그러던 중 몇몇 공략자가 주민이 내주는 이벤트를 받았다.


[무서운 소문]

용의 쉼터로 가서 던전 주인이 돌아왔는지 확인하자.

보상 : 금 동전 10개, 모험 경험 +1만


용의 쉼터에 직접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바깥에서 던전 정보만 확인하면 되는 일이다.

어렵지는 않지만 미궁 관련 이벤트라 보상이 굉장히 좋았다.


이렇게 가성비 좋은 이벤트는 흔한 게 아니라서, 공략자들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용의 쉼터를 찾았다.

그리고 보게 됐다.


[용의 쉼터]

등급 Y

주인 신하나

공략 횟수 1


“주인이 있잖아?!”

“근데 신소율이 아니야!”

“신하나라고? 누구 아는 사람 있어?”

“지금 그게 중요하냐! 누구든지 간에 용의 쉼터를 가졌다는 소리잖아!”


소문은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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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8월 넷째 주 (4) NEW 5시간 전 9 1 18쪽
102 8월 넷째 주 (3) NEW 8시간 전 10 1 14쪽
101 8월 넷째 주 (2) NEW 16시간 전 16 1 16쪽
100 8월 넷째 주 (1) NEW 19시간 전 16 1 14쪽
99 8월 셋째 주 (3) 24.09.16 19 1 16쪽
98 8월 셋째 주 (2) 24.09.16 16 1 12쪽
97 8월 셋째 주 (1) 24.09.16 17 1 19쪽
96 8월 둘째 주 (3) 24.09.15 18 1 20쪽
95 8월 둘째 주 (2) 24.09.15 16 1 17쪽
94 8월 둘째 주 (1) 24.09.14 17 1 14쪽
93 8월 첫째 주 (2) 24.09.14 17 1 20쪽
92 8월 첫째 주 (1) 24.09.13 22 1 16쪽
91 7월 넷째 주 (3) 24.09.13 20 1 13쪽
90 7월 넷째 주 (2) 24.09.12 20 1 19쪽
89 7월 넷째 주 (1) 24.09.12 23 1 14쪽
88 7월 셋째 주 (7) 24.09.11 23 1 16쪽
87 7월 셋째 주 (6) 24.09.11 20 1 14쪽
86 7월 셋째 주 (5) 24.09.10 22 1 17쪽
85 7월 셋째 주 (4) 24.09.10 27 1 15쪽
84 7월 셋째 주 (3) 24.09.09 23 1 22쪽
83 7월 셋째 주 (2) 24.09.09 26 1 19쪽
82 7월 셋째 주 (1) 24.09.08 25 1 14쪽
81 7월 둘째 주 (6) 24.09.08 24 1 16쪽
80 7월 둘째 주 (5) 24.09.07 24 1 14쪽
79 7월 둘째 주 (4) 24.09.07 26 1 16쪽
78 7월 둘째 주 (3) 24.09.06 23 1 14쪽
77 7월 둘째 주 (2) 24.09.06 21 1 13쪽
76 7월 둘째 주 (1) 24.09.05 2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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