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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슈폴
작품등록일 :
2024.08.04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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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7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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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4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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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DUMMY

11화“···? ···? 아! 물론이죠. 그것들을 파는 사이트가 있을거에요. 이젠 국내 생산되지 않아 가격은 비싸겠지만 문제없죠.”


이를 들은 우진은 손사래를 치며 거절한다.


“아뇨, 비싼거면 안 구해주셔도 돼요.”


눈치없이 자신도 모르게 우진에게 부담을 준 보현.


“아니에요, 우진 군이 저에게 처음 한 부탁인데 당연히 들어드려야죠. 게다가 우진 군 생활비로 저희쪽에 입금된 돈이 충분하니 걱정마세요.”


우진의 부담을 없애려 한 말이었겠지만 이는 방금 느꼈던 작은 감동을 깨부수기 충분했다.


“아;;; 예...”


말을 마친 보현은 갑자기 부엌으로 향하였다.


다시 돌아온 보현의 손엔 와인 한 병과 와인 잔 두 잔이 들려있었다.

“오늘은 우진 군이 저에게 마음을 터놓은 기념비적인 날이니 술 한잔 해야겠네요.”


“그냥 필요한 걸 말한 것 뿐인데. 그저 변호사님이 마시고 싶어서 들고 온 것 아닌가요.”


뜨끔


“서, 설마요! 어쨌든 기분 좋은 날이니 우진 군도 한 잔 해야죠.”


“제 신체적 나이로는 미성년자입니다만.”


“에이! 그러니까 지금 마시는거에요. 술은 어른한테 배우는 거니까요.”


“제가 변호사님보다 더 어른...”


보현은 연이어 우진의 말을 끊으며 제 할 말만 하였다.


“자 받아요, 받아.”


어느새 우진의 손에 들린 와인 잔에 보현이 검붉은빛이 감도는 액체를 따르고 있었다.


“자, 쨘!”


땡~


부지불식간에 건배를 하고 와인잔을 입에 갖다대는 보현.


순간 우진은 망설였지만 보현이 마시는 것을 보고 따라 마신다.


“크~ 맛 좋죠? 이 와인은 제가 기분 진~짜 좋은 날에 마시려고 아껴뒀던 비싼 와인이에요.”


“으...”


단맛보단 쓴맛이 두드러지게 느껴졌던 우진에겐 왜 사람들이 이걸 좋아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마침 우진 군이 차려준 음식과의 궁합이 좋아서 꺼내게 된 점도 있고요.”


“으... 그런가요.”


우진은 텁텁한 쓴맛을 없애려 얼른 고기 한 점을 집어 입 안에 넣었다.


“자, 그럼 한 번 더 짠~”


우진이 입안의 고기를 채 씹기도 전에 보현의 건배에 자신도 모르게 한 모금 더 마시게 된다.


꿀꺽-


‘어? 고기랑 같이 먹으니 나름 괜찮은 것 같기도?’


그렇게 한 모금이 두 모금이 되고 두 모금이 세 모금이 되고...



“그래서 제가! 전 남친, 아니 그 개놈한테 한마디 해줬죠! 꺼지라고... 헤헤.”


보현은 어느새 취해버렸다.


“변호사님, 취하신거 같은데 이만 들어가 주무시는게 좋겠어요.”


“에잇! 그 무슨 재미없는 말이에요!”


‘설마 3모금 마시고 취할 줄이야...’


보현은 첫 잔을 다 비우기도 전에 이미 만취 상태였다.


또 한 모금 들이키려하자,


“변호사님, 이제 그만 드시...”


만류하는 우진의 손을 뿌리치고 보현이 말했다.


“그 놈의 변호사님, 변호사님! 마치 집이 일터가 된 것 같잖아요! 그냥 누나라고 불러~”


“누나라고 부르기엔 나이차...”


“그럼 아줌마라고 부르게? 나 아직 젊단 말이야, 흐엥...”


식탁에 엎드려 우는 보현.


‘변호사님에게 이런 면이 있었네.’


난감한 상황에 빠진 우진은 어떻게 달래야할지 고민하던 중.


드르렁- 피유우우-


드르렁- 피유우우-


그대로 곯아떨어진 보현이었다.


“변호사님 방에 들어가 주무세요.”


옆에서 보현의 어깨를 흔들어보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피곤하게 만드시네.”


우진은 보현에게 담요를 덮어주곤 조용히 설거지를 하며 하루를 마무리하였다.




“음냐... 음?”


“일어나셨어요?”


식탁에서 눈을 뜬 보현의 앞엔 아침식사가 간소하게 차려져 있었다.


“왜 내가 여기서... 어머!”


지난 밤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른 보현의 얼굴이 붉어진다.


“내가 미쳤지...!”


탁-


“드세요.”


우진은 주방에서 막 데워온 따뜻한 콩나물국을 보현 앞에 내려놓았다.


“어? 내가 해장할 때 콩나물국 좋아하는 건 어떻게 알고...?”


우진은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


“보관된 밀키트 국물류가 콩나물국만 있더라고요. 1인분씩 개별 포장된 걸로.”


“앗...”


“박스 안이 이미 많이 비어있는데 평소 식사땐 안 드시는 걸로 보아 해장용으로 쓰시는 건 아닐까 해서.”


보현은 자신의 민낯이 까발려진 것 같아 부끄러움에 얼굴이 더욱 빨개졌다.


“그런데 냉장고에 박스째로 넣는 건 좀 그렇지 않아요?”


“뭐, 뭐가! 혼자 살면 그럴 수도 있지...”


“혼자 살아서 그런게 아닌 거 같은데.”


“신경 꺼...요. 내 라이프 스타일이니까!”


“알겠어요, 누나.”


누나 소리를 들은 보현은 귀까지 빨개진다.


“누, 누나!?”


“어제 누나라고 부르라면서요?”


펑-


더 이상 빨개질 곳 없던 보현은 얼굴이 마치 화산이 터지듯 폭발한 느낌이었다.


“...몰라!”


자리에서 일어나 부리나케 화장실로 달려가는 보현.


그렇게 보현은 우진이 집을 나설때까지 화장실에서 나오지 않았다.‘지금쯤 출근하셨으려나, 식사는 하시고 가셨겠지?’


등굣길에 우진은 보현을 떠올렸다.


‘그래도 내 생각이 맞아 다행이야.’


우진은 과거, 아버지가 술을 드시고 온 다음날 어머니가 항상 콩나물국을 끓여주셨던 것을 떠올렸다.


‘아마 이 기억이 없었으면 콩나물국 팩을 보고도 그냥 지나쳤겠지.’


당시 우진은 이 기억을 떠올렸기에, 보현이 해장용으로 먹기 위해 사둔게 아닐까 하는 예측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술 마신 다음날 왜 콩나물국이 땡기는거지? 변호사님도 그렇고 아버지도...’



과거 부모님과 했던 아침 식사를 떠올리는 우진.


평소라면 아침 식사 시간에도 우진의 성적에 대한 이야기로 편히 밥을 먹지 못하였다.


그러나 아버지가 술에 취해온 다음날 아침 식사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어머니가 콩나물국을 끓여주긴 하지만 엄청난 잔소리가 시작되었기에.


“아니, 오늘 아침 강의 있는 교수라는 인간이 술을 떡이 되도록 마시고 와? 제정신이야 진짜?”


“어음, 쩝, 미안하다니까, 그러네.”


“그리고 화장실에 토를 했으면 변기 주위를 깨끗이 닦아야지, 토하는 사람 따로 있고 치우는 사람 따로 있나.”


“···”


처음엔 어머니의 잔소리에 사과하던 아버지도 나중엔 그저 묵묵히 들으며 콩나물국을 떠드실 뿐이었다.


우진은 부모님의 이런 모습이 인간적이었고 가족답다고 느껴 이 시간이 정말 즐거웠다.


아버지한텐 미안하지만.


“우진이는 뭐가 재밌다고 웃어? 넌 절대 커서 이렇게 되면 안된다, 와이프한테 쫓겨나.”


공부에 관련된 기계적인 잔소리가 아닌, 이런 인간적인 잔소리가 우진에겐 작은 행복이었다.



“아...”


어느새 뿌옇게 흐려진 우진의 시야.


과거 일을 떠올리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스멀스멀 차올랐다.


“우진아~”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낯익은 목소리.


이제 좀 친해졌는지 자신을 부르는게 하오인 걸 단박에 알아챈다.


슥슥-


우진은 하오에게 들킬까, 서둘러 소매로 눈을 닦아냈다.


“너도 이쪽에서 오는 구나. 음? 하품했나보네. 잠을 잘 못 잤나?”


미쳐닦지 못한 우진의 촉촉한 눈을 보며 하오가 물었다.


“으, 응. 어제 잠이 안와서.”


“흐음, 그렇구나.”


하오는 머릿속으로 짧게 정리했다.


‘하우진 – 평소 잠을 잘 못 자는 듯. 컨디션 조절에 익숙치 않은 듯함. 대회에서 치명적.’


“그나저나 알고 있어? 이제 우리반 애들 뿐만 아니라 다른 반 애들도 너를 엄청 의식하는 걸.”


“나를?”


우진은 당황스럽다는 표정으로 반문했다.


“내가 저~ 뒤에서부터 널 알아보고 빠른걸음으로 따라왔는데 그 사이에 다른 반 애들이 너를 보고 얘기하며 지나가더라고.”


하오의 말을 들은 우진은 그제서야 주변을 의식했다.


그의 말대로 주위에 등교하는 학생들을 쳐다보자 눈이 마주친 아이들은 고개를 돌리며 자기네들끼리 작게 귓속말을 했다.


“아마 어제 있었던 골든벨 게임 때문일거야. 그 덕에 너는 이제 유명인사라고.”


“···”


들떠서 얘기하는 하오와 달리 우진의 기분은 그리 좋지 않았다.


과거에도 공부 성적으로 주목받은 우진이었지만 각종 유언비어와 질투로 인해 뒷담을 하는 학생들이 많았었다.


심지어 대놓고 앞에서 들으라는 듯 욕하는 학생들도 있었기에.


우진이 친구를 제대로 못 사귄 이유 중 하나였다.


“저기, 하우진 맞지?”떨떠름한 표정으로 걷던 우진에게 한 남학생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맞는데 왜?”


“오, 역시 맞구나. 나도 너랑 같은 학교 5반인 최웅원이야.”


“아, 그래, 안...”


밝은 인상인 최웅원이었기에 우진도 스스럼없이 인사하려던 그때


“잠깐, 하우진에 대해선 먼저 매니저인 나를 통해서 얘기해야 해.”


뜬금없이 하오가 끼어든다.


“엥? 매니저?”


어이없어하는 우진에게 하오가 귓속말을 한다.


“조심해야 해. 넌 이제 유명인사라 다른 그룹의...”


하오의 귓속말 도중, 웅원이 반짝이는 눈을 하며 끼어든다.


“역시! 우진이 너 정도면 매니저가 붙어있을거라 생각했어!”


“그럼, 선수 보호를 위해 나 정도 매니저가 붙는 건 당연하지.”


“그럼 매니저님, 우진이에게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


갑자기 고민하는 척을 하는 하오


“크흠, 이거 참, 아침 등굣길에서부터 이러면 곤란한데... 우진이 컨디션 조절중인데.”


“앗, 미안 내가 거기까진 생각 못했네.”


“뭐, 알면 됐어. 무슨 얘긴지만 일단 들어보고 판단할게.”


마치 미리 짜여진 상황극 대본 마냥 둘의 대화는 거침없이 흘러갔다.


‘이렇게 흘러가는 대화가 맞는거야?’


우진이 황당해하는 사이, 웅원은 가방에서 재빠르게 뭔가를 꺼내 우진에게 내미는데.


“조, 조심해!”


이를 본 하오는 깜짝 놀라 우진을 보호하기 위해 몸을 던진다.


“여, 여기에 싸인 좀 해줘, 제발!”


철푸덕-


웅원이 허리를 90도로 숙이며 우진 앞에 내민건 다름아닌 본인 태블릿이었다.


그리고 몸을 던지던 하오는 제 발에 걸려 혼자 자빠졌다.


“싸, 싸인?”


싸인 요청에 어안이 벙벙해진 우진.


그리고 혼자 착각한 부끄러움에 얼른 일어나 몸을 추스른 하오는 옷을 털고 아무일 없었다는 냥 말한다.


“우진이가 대단하긴 한데, 아직 대회에도 나가지 않아서 벌써부터 싸인 해주긴 좀.”


“아냐, 내가 사람 보는 눈이 있는데 우진인 분명 크게 될 거야. 그러니 지금 꼭 받고 싶어.”


거절의사를 내비치던 하오는 방금 웅원의 말에 감동받는다.


“크흡, 너 진짜 사람 보는 눈이 있구나! 맞아, 우진이는 남들과는 다르지. 우진아, 싸인 좀 해주면 안될까?”


어느새 둘은 한마음이 되어 초롱초롱한 눈으로 우진을 바라보았다.


태블릿을 내밀며.


“아, 알았어.”


둘의 눈빛에 굴복하여 마지못해 싸인을 해주기로 했지만.


‘근데 난 싸인이 없는데.’


물론 일반적인 중학생이 남에게 싸인을 해줄 일이 없었다.


‘그냥 약관에 이름 서명하듯 해도 되겠지?’


그렇게 우진은 별 생각없이 이름 세글자를 웅원의 태블릿에 써주었다.


“고, 고마워 정말!”


싸인이 적힌 태블릿을 꼭 품에 안은 웅원은 진심어린 얼굴로 고마움을 표했다.


“훗, 이 정도 가지고 뭘.”


생색내는 하오.


“나중에 스터디 리그 나가면 내가 꼭 응원갈게! 네 1호 팬으로서!”


“그, 그래...”


감사 인사를 마친 웅원은 먼저 뛰어갔다.


하오는 기분 좋게 뛰어가는 웅원의 뒷모습을 보며 말했다.


“대회에도 안 나갔는데 벌써부터 팬이 생겼네. 기분 좋겠는걸?”


팔꿈치로 우진의 옆구리를 쿡 찌른다.


“뭐, 그냥 그렇지. 우리도 얼른 가자.”


아무렇지 않은 듯 답했지만 속으로는 묘한 감정이 들었던 우진이었다.


“교실 도착하면 나도 싸인해주기다?”


“...알겠어.”




교실에 도착한 둘.


각자 자리로 가 태블릿을 꺼낸다.


우진은 뉴스 기사를 보고 있었고 하오는...


“1주차부터 재밌는 일이 참 많았단 말이야. 정리는 대부분 끝냈고. 그러고보니 2주차엔 아마...”


드르륵-


평소보다 일찍 들어오는 남궁천.


이에 여기저기 흩어져 떠들고 있던 학생들은 서둘러 자리로 돌아가 앉는다.


“오늘은 몇가지 전달 사항이 있어 평소보다 일찍 조회를 시작하겠다.”


조회 내용은 학생으로서 조심해야 할 것들, 신경 써야 할 것들 등 뻔한 내용이었다.


여기까지는.


“마지막으로, 다음주 월요일에 반장 시험에 있을 예정이다.”


반장 시험.


이 단어를 들은 학생들이 요동쳤다.


“아니 벌써?”


“천풍중의 반장 선거는 3주차에 진행될텐데!”


“그렇구나! 우리 반은 다른 반보다 빨리 입학 시험을 쳤기에 반장 시험도 더 빨리 하는거야. 제길 내가 이걸 놓치다니.”


하오는 자책하며 빠르게 태블릿에 무언갈 적었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한 한사람.


‘드디어 왔군. 내 마지막 기회가!’


휘겸은 책상 밑으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


반면 우진은,


‘반장 시험? 반장 선거가 아니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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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골든벨 게임 24.08.04 8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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