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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슈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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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4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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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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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정식

DUMMY

31화


“두 수 구하기 배틀이다.”


남궁천이 카메라를 향해 들이댄 공에는 ‘두 수 구하기’가 적혀있었다.


“와우, 재밌겠는데?”


“난 저거 나올 줄 알았다고.”


두 수 구하기가 나오자 교실에서는 반기는 분위기였다.


이는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진출자들 역시 마찬가지.


‘두 수 구하기라. 본선 배틀로 나쁘지 않지.’


‘과연 저 게임에는 무슨 세부 규칙이...’


‘저 게임이 딱 이 타이밍에 나오는군.’


그 중 가장 좋아하던 건 류가람이었다.


‘좋아! 내 게임이 나왔어! 이번판 승리는 확정이야.’


남궁천은 공을 내려둔 뒤 다시 카메라 앞에 서 설명을 시작했다.


“두 수 구하기는 말 그대로 공개되지 않은 두 수를 구하는 게임이다.”


세부 규칙이 궁금했던 학생들은 모니터 너머의 남궁천을 향해 재촉했다.


“그런건 누구나 다 아니까 빨리 세부 규칙을 말해달라고요!”


물론 남궁천에게 닿을 리 없겠지만.


“두 수를 구하기 위해 힌트를 몇 가지 제공할 것이다. 보통이라면 두 수의 합, 차, 곱, 나눈값을 순차별로 알려주겠지만 세부 규칙으로 인해 두 수의 합, 곱만을 시작과 바로 알려준다.”


세부 규칙이 드러나자 반응은 더 뜨거워진다.


“뭐라고? 합, 곱만을 알려준다고?”


“고작 두 개만 알려주는데 그게 합, 차가 아닌 합, 곱이라니, 난이도가 너무 뛰는데.”


세부 규칙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또한 두 수의 곱 범위는 세자릿수이다.”


“아니, 그렇게까지 숫자가 커진다고?”


“말도 안 돼. 저건 배틀 수준이 아닌데.”


많은 학생들이 놀라는 와중에 미리 게임에 대해 알고 있던 3명은 침착하면서도 탐탁지 않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래도 여전히 이해가 안 가. 구구단을 99단까지 외우고 있다는 말이 들리는 허인강이 있는데 저런 게임을...’


‘아무리 류가람이 암기를 잘하고 구구단을 꿰고 있다해도 허인강에게 유리한 게임 같은데.’


4인 동맹 중 류가람을 제외한 셋은 처음 류가람의 게임 설명을 들을때부터 의아해하였다.


하지만 결국 류가람 본인이 원하는 게임이었고 누구보다 허인강을 이기고 싶어하는 걸 알기에 딴지를 걸 수 없었다.


그런 그들의 표정을 대결석에 앉아서 바라본 류가람은 살짝 미소지었다.


‘여전히 내 선택 미스라 생각하나 보네. 옳고 그름은 4강에서 허인강을 만나 이 게임으로 이기면 드러나겠지만 말이야.’


허인강을 상대로도 강한 자신감을 보이는 류가람은 이 게임이 정해진 이상 패배한다는 생각은 1도 하지 않았다.


그저 이 게임을 이기고 다음 게임에서 자신이 아는 게임 중 하나가 나오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럼 5분 후, 두 수 구하기를 시작한다.”


주어진 대비 시간, 류가람은 느긋한 얼굴로 하우진을 바라보았다.


‘어디 5분 동안 발버둥 쳐 보라고. 물론 할 수 있는 건 없겠지만.’


두 수 구하기 배틀은 흔히 하던 것이었다.


누구나 알고 있을.


그런데 그 두 수의 값이 엄청나게 커진다면?


평소 두 수 구하기는 대게 각각의 수가 한 자리 숫자였다.


커봐야 한 쪽이 12정도?


그런 게임에서 두수의 곱이 최하 100에서 최대 999라는 소리는 일반적인 범주를 한참 넘어서는 것이었다.


이런 규칙으로 배틀을 하자하면 누구든 거절했을 것이다.


그러나 본선 대회인 이곳에서의 거절은 곧 패배를 의미.


따라서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하는 5분 동안 허둥지둥댈 하우진의 모습을 류가람은 기대했다.


‘뭐야, 왜 저리 여유로워? 심지어 저건 자는 거야? 명상하는거야?’


조용히 눈을 감고 있는 우진.


그런 모습이 류가람은 못마땅했다.


‘패배를 직감하고 포기한건가? 그런거겠지?’


예상치못한 반응에 류가람은 자신도 모르게 편한쪽으로 생각해버린다.


“그럼 게임을 시작한다.”


시작과 동시에 두 수에 대한 힌트가 공개된다.


○ + □ = 42

○ × □ = 360


공개된 힌트를 보고 류가람이 웃음짓는다.


‘좋았어, 외웠던 수 중에 하나야.’


가람은 태블릿에 곱해서 360이 되는 수들을 차례로 적어나갔다.


1 360 = 361

2 180 = 182

3 120 = 123

4 90 = 94


그 옆엔 바로 합을 계산해 나가면서.


가람이 이 게임을 선택한 이유는 이랬다.


어떤 두 수의 곱이 나오든 그를 만족하는 모든 경우의 두 수를 외우는 것.


즉 두 수의 곱 힌트가 나오면 외웠던 것을 이용해 바로 적어나가며 두 수의 합에 맞는 수를 찾는 것이다.


‘이 다음이...’


물론 완벽히 외운 것은 아니었다.


아직 999까지의 모든 수를 외운 것도 아니었고 구구단 배틀처럼 바로바로 답이 나올 수준도 아니었다.


하지만 류가람은 루시드 드림을 활용하여 4강전까지 완벽하진 않더라도 다 외울 자신이 있었다.


이러한 미완성 상태였음에도 류가람이 태블릿에 풀어가는 모습이 교실에 방영되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와, 어떻게 저리 빨리 풀 수가 있지?”


“이 속도라면 금방 풀겠는데? 반면 하우진은...”


숫자를 점점 빼곡이 적어가는 류가람과 달리 하우진은 알 수 없는 풀이를 하고 있었다.




31화 식.png



“저건 대체 뭔 식이야?”


“글쎄, 생전 처음보는데. 그냥 막 낙서하는 거 아닐까.”


대기실의 본선 진출자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뭐하는 거지? 포기한건가.’


‘우진이가 괜한 짓을 할 리는 없을텐데.’


그러나 남궁천만은 달랐다.


‘이럴 수가! 이녀석은 내 예상보다 한참을 더...’


현장에서 유일하게 근의 공식을 알아본 남궁천.


동시에 교무실에서 TV를 통해 시청하던 교사들도 크게 놀란다.


“저 학생이 1학년이라고? 고등학생이 나이 속이고 위장입학 한 거 아니야?”


“고등학생이라해도 저렇게 빨리 근의 공식을 써서 풀긴 힘들어. 성장이 멈춘 성인일지도 몰라.”


실제로 스터디 리그가 성행할 무렵, 자신의 나이와 학력을 속이고 한 단계 낮은 학교에 재입학하는 이들이 있었다.


그랬기에 천풍중은 학생들의 신원 확인에 철저했던 것이었다.


이 교사들의 얘기를 우진이 직접 들었다면 뜨끔했겠지만 입학 전 최종학력은 중1 중퇴가 맞으니 뭐.


그렇게 근의 공식을 이용하여 답을 구한 우진은 태블릿의 제출 탭을 누른다.


“하우진, 답 제출.”


심판인 남궁천의 말에 류가람이 깜짝 놀란다.


‘뭐? 벌써 풀었다고? 그럴 리가. 분명 포기하고 찍었을거야. 아니면 심리전이거나.’


정답이 아닐거라 생각하면서도 류가람의 불안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원래라면 무시하고 자신의 풀이에 집중했겠지만 잠시 풀이를 멈춘다.


“하우진이 제출한 답은...”


정답 여부를 판가름하는 남궁천에게 모두가 집중한다.


“12와 30으로 정답이다. 두 번째 게임 승자는 하우진이다.”


승자 발표와 함께 교실에선 함성이 쏟아진다.


“우와아아! 뭔 진 모르지만 우와아아!”


“뭐지, 어떻게 답을 구한거야?”


“포기한 거 아니었나? 대박인데!”


놀라워하는 대부분의 학생들 속에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이들도 있었다.


“이해할 수 없는 풀이와 정답. 도저히 납득이 안 가는데.”


“그러게. 그냥 대충 아무거나 휘갈기고 사전에 입수한 정답을 적은 거 아닐까?”


당연히 우진의 풀이법을 모르는 학생들이 충분히 해봄직한 의심이었다.


‘내가 모르는 풀이법을 저녀석이 썼을리는 없고.’


허인강 역시 마찬가지.


‘남궁천 쌤이 혹시 자기 반 학생이라고 정답을 사전에 알려준 건...?’


본선 진출자들은 자기 실력에 자신이 있었기에 의심은 더욱 심해졌다.


다만 의심의 주체가 그 유명한 남궁천 쌤이었기에 누구도 이의제기를 못 할 뿐.


상황이 이쯤되자 남궁천 역시 이를 눈치채고 그동안 없었던 설명을 시작했다.


“8강 2경기 승자 발표 전, 좀 전 경기의 풀이법을 설명하겠다.”


“풀이법? 그럼 하우진이 썼던 게 정말 풀이 과정이었단 말이야?”


학생들이 크게 웅성대었다.


“고차원적인 풀이법이기에 이해가 쉽지 않겠지만 시작하겠다. 우선 하우진이 쓴 공식을 알기 위해선 2차 방정식을 이해해야한다.”


“2차 방정식?”


“그게 무슨 말이야?”


대부분의 학생들은 당연히 방정식이란 말조차 몰랐다.


“그, 그럴 수 없어. 방정식을 썼단 말이야? 그것도 2차를?”


“불가능해. 방정식을 이해하려면 적어도 고등학교 2학년은 되야한다고.”


본선에 오른 학생들 일부는 그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


이후로 이어진 2차 방정식과 근의 공식에 대한 설명을 남궁천은 천천히 진행하였다.


하지만 현장에 있던 본선 진출자 그 중 단 한 명도 이를 이해하지 못하였다.


이는 즉 교실에서 시청하던 학생들까지도 누구 하나 이해하지 못하였단 말이었다.


“···이렇게 해를 구했던 것이다.”


설명을 마친 남궁천은 학생들의 표정을 보고 괜히 자세히 설명했다고 생각했다.


누구도 이해한 표정을 짓지 않았기에.


그러나 하우진에 대한 의심을 가질 것이 분명했기에 이를 해소시켜주기엔 충분했다고 보았다.


이 의심을 해소시켜주기 위한 설명이 또다른 의심을 불러일으킬줄은 몰랐겠지만.


“그럼 마저 판정을 계속하겠다. 두 번째 게임 역시 승자는 하우진으로 8강 2경기 승자는 하우진. 4강 진출을 축하한다.”


설명은 이해 못했지만 두 번째 4강 진출자가 확정되자 모두가 이를 축하했다.


“축하한다, 하우진! 계속 좋은 모습 보여주라고!”


“4강이 기대되는데. 4강도 응원할테니 힘내라!”


본선이 진행되던 현장에 있던 진출자들만은 예외였다.


‘남궁천이 쌤이 설명할 정도면 확실하단 건데.’


‘정말로 방정식을 이용했다면 그 수준이 우리하곤 너무나도 달라.’


‘재밌겠군.’


우진의 대결 상대였던 가람은 눈물을 흘리고 만다.


이미 가람의 머릿속에 방정식 따윈 아무 상관 없었다.


그저 자신이 패했다는 사실과 허인강에 대한 도전이 물거품이 되었다는 것 뿐.


‘흑... 이런데서 지면 안 되는데. 내가 어떻게 공부해왔는데...’


대결이 종료된 후에도 계속 울던 가람을 남궁천이 어깨를 토닥여준다.


그리곤 천천히 부축하여 대기석으로 데려다준다.


8강 3경기부터는 4교시에 시작되는데 1, 2경기가 모두 빠르게 끝난 관계로 4교시 시작 전까지 쉬는 시간을 갖기로 한다.


꽤 긴 쉬는 시간을 갖게 되자 4교시에 있을 경기 참가자들은 지금까지 공개된 배틀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오늘 등장한 게임이 또 나오지 말란 법은 없었기에.


이는 4강에 진출한 허인강과 하우진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당장 내일 진행되는 4강이기에 공개된 게임에 대한 연구는 한 시라도 빨리해야 유리했다.


한편 교실에서는 8강 1, 2경기를 두고 이야기 꽃을 피웠다.


“역시 허인강이야, 안 그래?”


“그렇긴한데 하우진이 더 대단하지 않았어? 무려 비공식 랭킹 2위인 류가람을 이겼다고.”


“그래, 그것도 압도적으로. 아까 뭐더라? 엄청난 기술도 썼다며.”


“방정식이야. 근데 그거 고등학생이 되어도 이해하기가 쉽지 않데.”


“정말?”


“진짜야. 우리 누나가 고2거든. 방금 메시지보냈는데 방정식 자체를 이해 못한 반 친구들이 수두룩하대.”


“그런데 아까 남궁쌤이 2차라고 하지 않았어?”


“2차? 그럼 엄청 센 거 아니야? 게임에서 2차 전직, 2차 스킬 말하듯이?”


“그렇지 않을까.”


“듣기로는 방정식으로 못 푸는 문제가 없다던데.”


“맞아맞아, 나도 들었는데 방정식이 이해하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한 번 이해하면 장난 아니랬어.”


“근데 그게 너무 어려우니까 문제지. 괜히 섣불리 덤볐다가 시간만 낭비하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니.”


“그래서 이런 말도 있잖아. 방정식을 제압하는 자가 스터디 리그를 지배한다고.”


“그럼 학생회장 자리는 하우진으로 확정이네?”


“그건 모르지. 모든 배틀이 방정식을 쓰는 것도 아니고 아직 둘의 게임은 안 밝혀졌잖아?”


“지금까지의 상황을 봤을 땐 그렇지. 그럼 키포인트는 남은 하룻동안 오늘 공개되는 게임을 얼마나 연구하느냐.”


“그리고 둘의 배틀에서 자신이 고른 게임이 뽑히느냐 아니냐인가.”


3교시가 끝난 시점, 즉 8강 1, 2경기를 마친 시점에서의 주인공은 하우진이었다.


이는 자연스럽게 내일 있을 4강 1경기 역시 최대 관심거리였다.


띵-똥-땡-똥-


“그럼 8강 세 번째 경기를 시작하겠다.”


제갈현과 최광천이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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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4강 24.08.23 4 0 13쪽
34 8강 종료 24.08.22 7 0 13쪽
33 찍기 24.08.21 6 0 13쪽
32 최광천 24.08.20 6 0 13쪽
» 방정식 24.08.19 16 0 12쪽
30 류가람 24.08.15 16 0 13쪽
29 눈각도 24.08.14 12 0 13쪽
28 승자 24.08.13 11 0 12쪽
27 첫 게임 24.08.12 12 0 13쪽
26 대진 추첨 24.08.10 11 0 14쪽
25 동맹 24.08.09 12 0 13쪽
24 본선 진출자 24.08.08 11 0 15쪽
23 작당모의 24.08.07 13 0 13쪽
22 예선 24.08.06 13 0 13쪽
21 학생회장 24.08.05 13 0 13쪽
20 학생회장 24.08.05 12 0 13쪽
19 학생회장 24.08.05 8 0 12쪽
18 학생회장 24.08.04 9 0 14쪽
17 학생회장 24.08.04 9 0 13쪽
16 학원3 24.08.04 8 0 13쪽
15 학원3 24.08.04 9 0 13쪽
14 반장 24.08.04 11 0 13쪽
13 학원2 24.08.04 9 0 13쪽
12 반장 시험 24.08.04 8 0 15쪽
11 와인 24.08.04 8 0 13쪽
10 골든벨 게임 24.08.04 8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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