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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슈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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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4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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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5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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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장

DUMMY

21화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야, 뜬금없이.”


발산의 말에 둘은 황당해한다.


“잘 들어봐. 이건 내 추측인데 꽤 가능성 높은 이야기거든.”


발산은 둘을 향해 고개를 숙이곤 작은 목소리로 얘기했다.


이에 하오와 우진 역시 그의 말을 듣기 위해 고개를 내밀곤 귀를 기울였다.


“그냥 편하게 반 1등끼리 모여서 토너먼트해도 일반 학생들 중엔 크게 불평할 사람 없어. 그런데 갑자기 자율 참가로 바꿔서 예선을 치른다? 뭔가 이상하지?”


“우리도 이상하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도저히 이런 방식을 행하는 이유를 모르겠더라고.”


“잘 생각해봐. 둘 방식의 가장 큰 차이가 뭘까?”


“쉽게 생각하면 반 1등이 아닌 학생들도 참가할 수 있다는 것?”


“그래, 그럼 반 1등이 아닌 학생들이 참가하면 본선 토너먼트는 이전 방식과 어떤 면에서 달라질까?”


“반 1등으로만 구성되던 토너먼트 8인이 일부 바뀔 가능성이 생기겠지.”


하오의 대답에 발산이 책상을 내리치며 말한다.


팡-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바로 이거야.”


책상을 내리치는 소리에 깜짝 놀란 우진과 하오였지만 계속되는 발산의 말에 다시금 집중한다.


“처음엔 그저 허인강이 하우진을 의식해서 토너먼트에서 끝장내려고 예선을 치르는 줄 알았지. 근데 굳이 허인강 입장에선 이렇게 할 필요가 없더라고.”


“그렇지. 그렇게 안 해도 이미 확고부동한 1위니까.”


“그리고 하우진을 꺾는 건 언제든 배틀을 걸면 그만이야. 내가 지금도 하우진을 노리고 있는 것처럼.”


“아직 포기 안했구나...”


“물론이지, 좀만 더 기다리라고, 내 반드시 널... 아 이게 아니지. 어쨌든 허인강의 목적이 반 1등이 아닌자를 꺾는 게 아니라면 뭘까? 생각해봤더니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더라고.”


“그게 뭔데?”


“바로 반 1등 중 하나를 예선에서 탈락시키고 싶은거야.”


“뭐? 아니 허인강이 왜?”


둘은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도 그것까진 모르겠어. 다만 이 이유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어.”


발산의 말에 우진은 헛소리라고 생각했으나 하오는 달랐다.


“잠깐, 충분히 일리 있는 이야기야. 발산의 말대로 예전 방식과 현재 방식의 차이라면 토너먼트 8인의 구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야.”


하오는 발산이 했던 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럼 왜 그 차이를 만들까? 이유는 현재 반 1등 중의 한 명과 토너먼트에서 붙기 꺼려지기 때문이지.”


“역시 하오야, 내 생각을 제대로 파악했어.”


“아무리 확고부동한 허인강이지만 토너먼트는 대진운이 중요하고 대결에선 상성 또한 무시할 수 없지. 만약 허인강이 학생회장에 집착하고 있다면 100% 승리를 위해 이렇게 했을 가능성이 높아!”


“크으, 완벽한 브리핑이었어.”


죽이 잘 맞는 하오와 발산.


“상성? 공부 대결도 상성이 있...”


우진의 의문을 제기하려던 때에 하오가 우진의 말을 끊는다.


“아! 알겠어, 누구 때문에 그러는지.”


“누군데?”


“바로 류가람이야.”


“2반 1등 류가람?”


“그래, 류가람은 루시드 드림을 꾸기 시작한 때부터 엄청난 성적 상승을 이루었어. 잠재력이 매우 높다고 판단한거야.”


실제로 하오 역시 현 상황에선 허인강이 류가람보다 압도적으로 우세하지만 미래 성장가능성으로는 류가람을 더 높이 평가했다.


“오오, 그럴 듯한데? 게다가 류가람이 맞다면 뜬금없이 구구단 꽃이 피었습니다로 제안한 것도 수긍이 가. 류가람은 여자이고 체력이 약한 편이니까.”


“그렇군! 그런 이유라면 모든 정황이 맞아떨어지는 걸!”


발산과 하오는 흥분하며 대화를 주고 받는다.


그리고 그들의 대화를 옆에서 듣던 우진도 묘하게 수긍이 가기 시작했다.


‘그런 이유라면 일단 앞뒤는 맞는걸.’


“이발산, 너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어? 너 천재 아니냐!”


“훗, 아니야. 너의 브리핑이 없었다면 나도 이 결론까지 도달 못 했을 거야.”


“짜식, 겸손하기까지!”


둘은 서로를 띄워주기 바빴다.


약간의 오버하는 면도 있긴했지만 확실히 발산의 이번 추론은 나쁘지 않았다.


‘확실히 발산의 자유로운 사고 방식이 이런 경우에 눈에 띄는군.’


우진은 발산의 능력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둘이 도출한 결론에 대해선 크게 확신이 서지 않았다.


“사실 나는 너희와 이 얘기를 하기 전까지 허인강의 타겟은 내가 아닐까 걱정했다니까.”


“너를? 2위인 류가람이라면 몰라도 8위인 너를?”


“응, 이유는 모르겠지만 만약 내가 타깃이라고 한다면... 생각해보니 조심해야겠더라고.”


“무슨 조심을 해?”


“혹여나 구구단 꽃 게임에 매수된 참가자를 집어넣어, 일부러 구구단을 틀린 후 감전되는 순간 나에게 달라붙게 시켜서 나를 탈락시키지 않을까 하는?”


이번 건 너무 갔다.


여태껏 발산과 쿵짝이 좋았던 하오마저 이번 말은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아니, 그래도 류가람은 2위에 성장 가능성이 높아서 이해할만해도 너는...”


“응? 이건 아니야? 음핫핫.”


유쾌하게 넘겨버리는 발산이었다.


“그럼 이따 예선 시험장에서 보자고~”


“그래.”


발산이 나가자 하오가 감탄한다.


“발산이 녀석, 예상보다 상상력과 추론 능력이 뛰어난걸? 스터디 리그에 도움이 될진 모르겠지만 입력해놔야겠어.”


“그러게. 온종일 대결 생각만 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그런데 예선엔 몇 명 정도 참여할까?”


“내 정보에 의하면 대략 스무 명 정도로 예상 돼. 역시 예선 방식 때문에 많이들 포기한 것 같아.”


“하긴. 그래도 뭐 복잡하지 않아서 좋겠네.”


“크크, 그래 너한텐 이게 더 나을지도.”




종례를 마친 후 학생회장 예선 참가자들과 구경꾼들은 모두 강당으로 향하였다.


생각보다 많은 구경꾼들로 인해 관중석은 북적북적하였다.


“이거 1학년생은 대부분 온 것 같은데?”


“심지어 2, 3학년도 몇몇 보인다고.”


“아마 2, 3학년 학생회에서 나온 모양이야.”



강당엔 이미 구구단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위한 스타트 라인과 골 라인이 그어져 있었다.


그리고 참가자들이 착용할 초소형 마이크와 전기 패드 역시 준비되어 있었다.


예선이 진행되기까지 10분 남은 시점에서 참가자들은 모두 가볍게 몸을 풀기 시작했다.


“우진아, 물 더 마실래?”


가방에서 물병을 꺼내는 하오.


“괜찮아. 그보다 저기 있는 쟤는 학원에서 그 친구 아냐?”


우진은 저 멀리 몸을 풀고 있던 한 학생을 가리킨다.


“어? 맞아. 수면제 배틀에서 이겼던 최광천이네. 쟤도 참가하나본데.”


학교에서 보니 왠지 모르게 반가운 우진이었다.


“우진아 반가운 얼굴이 하나 더 있어. 저길 봐.”


하오는 근처의 관중석을 가리켰다.


“아, 쟤도 왔구나. 이름이...”


“최웅원이야. 네 1호 팬 이름 정도는 기억해두라고.”


“아 그랬지.”


지난주 등굣길에 우진에게 사인을 요청했던, 밝은 인상의 최웅원이었다.


최웅원은 우진과 눈이 마주치자 태블릿에 우진의 이름을 띄워 응원하기 시작했다.


“이야, 팬으로서 자세가 확실한데? 쟤 나중에 펜카페 회장 시키면 잘하겠다.”


하오와 잡담을 주고 받는 사이, 강당 단상에 남궁천이 올라온다.


“학생회장 예선 게임을 시작할테니 참가자 외엔 전부 관중석으로 올라가도록.”


“우진아, 그럼 나 올라가서 응원할게. 힘내!”


“그래.”


하오를 비롯한 몇몇 아이들이 올라가자 남궁천의 예선 게임 설명이 시작되었다.


“구구단 꽃이 피었습니다 룰을 설명하겠다. 이미 게임에 대해 아는 제군들도 많겠지만 그렇다고 룰 설명을 흘려들어서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남궁천의 룰 설명은 하오가 일전에 태블릿으로 정리해주었던 것과 큰 차이가 없었다.


“전자 패드의 전력은 상당히 낮췄으나 혹시라도 심장에 영향을 줄 경우를 대비하여 발목에 착용하도록 한다.”


최대한 심장에서 먼 쪽인 발목으로 패드 위치를 설정한 남궁천.


그러나 관객들은 이것을 또 하나의 노림수라 생각한다.


“발목이라니, 한 번이라도 감전되면 뛰는 건 고사하고 걷는 것도 힘들겠는걸?”


“한 번이라도 틀린 자는 본선에 오를 자격이 없다는 건가, 냉정하군.”


참가자들은 작전을 수정한다.


‘한 번만 틀려도 8인 안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겠어. 자신 없는 구구단이 나오면 그냥 패스하고 그 턴엔 쉬는게 좋을지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 번 더 확인하고 정답을 말해야겠네. 이 게임에선 틀리지 않는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포인트야.’


그리고 혼자 엉뚱한 생각을 하는 이발산.


‘허인강이 매수한 자가 있다면 분명 나에게 발을 갖다 대려고 할거야. 발을 조심하자, 발을!’


아직도 허인강이 자신을 견제하는 거라는 헛된 상상을 버리지 못하였다.


“지금부터 음성 인식을 진행하겠다. 참가자들은 한 명씩 태블릿 앞으로 와서 태블릿과 마이크의 연동을 확인한 뒤 음성인식을 시작하도록.”


마이크 음성 인식까지 마치고 참가자들은 모두 출발 라인에 섰다.


“시작 전에 마지막으로 당부 한 마디 하겠다. 이 게임은 육체적 활동이 큰 게임이다보니 참가자들간의 안전에 무엇보다 신경 쓰며 게임할 수 있도록 한다. 알아들었나?”


“네.”


“그럼 태블릿에서 음성이 나오는대로 바로 게임 시작이다. 모두 힘내도록.”


남궁천의 말이 끝나고 모두 달릴 자세를 취하였다.


이윽고 태블릿에선 삐 소리와 함께 게임이 시작되었다.


7x8 구구단 꽃이 피었습니다.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7단이 출제되었다.


그러자 학생들간의 차이가 시작부터 크게 벌어진다.


“56.”


정답을 작게 외친 이들이 빠르게 치고나간다.


“역시 허인강이야, 누구보다 빠른걸?”


“류가람도 출발은 똑같았다고. 발이 느린게 아쉽지만.”


각 반 1등을 하던 참가자들은 모두 정답을 빠르게 맞히고 꽤 앞으로 나가있었다.


추진명을 제외하고.


‘젠장, 하필이면 처음부터 가장 자신 없는 7단이라니.’


정답을 못 맞춘 건 아니지만 남들보다 늦게 대답했기에 살짝 뒤쳐졌다.


그나마 다리가 빨라 이만큼 커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직까진 크게 눈에 띄는 얘는 없는 걸.”


치고 나온 상위권 그룹의 거리는 서로 엇비슷하였다.


“문제는 지금부터야. 한 번 틀리면 탈락이라는 압박감 때문에 가면 갈수록 차이가 벌어질테니까.”


관객의 말대로 회차가 거듭될수록 학생들이 나아가는 거리는 줄어들었다.


특히 선두권에서 그런 경향이 크게 나타났다.


단 두 명을 제외하고.


“저기 제일 치고 나온 애가 허인강인건 알겠는데 그 바로 코앞까지 따라온 쟤는 누구야?”


“쟤가 바로 하우진이야, 요새 유명한.”


최선두권에선 허인강과 하우진의 박빙의 대결이 펼쳐지고 있었다.


‘운동 능력면에선 내가 밀린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겠어.’


우진은 콜드 슬립 이후 꾸준히 병원을 다니며 검진을 받으며 재활 치료를 받았다.


굳어있던 몸을 다시 움직이는데에 현대 의학의 도움을 많이 받아 상당 부분 회복했지만 3개월이 지난 이 시점에서도 본래 몸으로 완전히 회복하진 못하였다.


그랬기에 구구단을 맞추는 속도는 둘다 동일하였지만 달려나간 거리에서 조금씩 차이가 벌어졌던 것이었다.


하위권에선 이대로면 질거라는 생각에 도박수를 던지기 시작했다.


8x9 구구단 꽃이 피었습니다.


“64. 앗!”


찌릿-


“끄악!”


발목에 부착된 전기 패드에서 전기가 찌릿하게 올라온다.


건강에 큰 영향은 없다지만 틀린 학생을 주저앉게 만들기엔 충분했다.


털썩-


“제, 젠장!”


전기 패드에서 더 이상 전기는 방출되지 않았지만 종아리 근육의 떨림은 멈추지 않았다.


“첫 탈락자 발생이군. 그런데 저렇게 갑자기 픽 쓰러지는 걸 보니 전기가 생각만큼 약하진 않은가 본데?”


“그러게. 그나저나 눈앞에서 탈락자들이 발생했으니 참가자들은 더욱 사리겠는데.”


반은 맞는 말이었다.


선두권들은 사리기 시작하였으나 하위권은 모 아니면 도 식으로 전략을 틀렀다.


재확인 없이 바로 답을 내뱉곤 치고 달리기 시작했다.


걔중엔 틀려서 탈락자들 역시 속출했지만.


그래도 성공한 애들은 상당한 거리를 달리는데에 성공하여 선두와 하위의 격차는 점점 줄어들었다.


“이대로면 1, 2등은 허인강과 하우진으로 확정이겠고. 나머지도 반 1등인 애들로 채워지겠는데?”


“아냐 잘 생각해봐. 하우진은 반 1등이 아니라고. 하우진이 2등으로 들어온다면 반 1등 중 누군가는 탈락한단 얘기라고.”


“앗, 그렇네.”


저 앞에 하우진을 보고 반 1등 들은 조급해하기 시작했다.


애초에 반 1등인 자신이라면 탈락할 거란 생각을 안했기 때문에.


그 중 가장 조급해하는 건 추진명이었다.


‘제길 여기서 탈락하면 개쪽이야. 무슨 일이 있어도 8인에 들어가고 만다.’


그리고 남들과는 다른 사고를 하는 한 사람.


‘저 자식, 왠지 나한테 점점 다가오는 것 같은데. 혹시 저자식이 매수된 녀석인가!’


이발산은 여전히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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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동맹 24.08.09 1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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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골든벨 게임 24.08.04 8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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