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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슈폴
작품등록일 :
2024.08.04 19:14
최근연재일 :
2024.08.27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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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6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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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37화


현재 1학년 전교생은 298명


인당 4천원 짜리 빵을 하나씩 고른다치면 무려 벌금만 120만원 가량.


그것도 최소 금액이었다.


품목을 빵으로 지정할시에.


“미, 미친거 아냐?”


“나도 그렇게 생각하긴 하는데 대박인데!”


“그러니까, 우리는 경기도 보고 매점 음식도 먹고 1석 2조인데!”


보는 관중들은 신났다.


꽁으로 얻어먹는 셈이니까.


그러나 이를 지켜보던 본선 진출자들의 생각은 확연히 달랐다.


“제대로 미쳤군. 누가 폭군 아니랄까봐 저런 과격한 짓을.”


탈락한 류가람이 인강을 비난했다.


“아무리 배틀을 좋아하는 나조차도 저건 오바라고 생각해. 벌써 벌금부터가 중학생이 할 만한 배틀이 아니야.”


발산조차도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이들과는 달리 정작 당사자인 우진은 침착했다.


“전교생으로 한다면 게임 방식이 달라져야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할 생각이지?”


“뭐야, 할 생각인가!”


“보통 이런 상황이면 거절할 법도 한데.”


“그래, 거절한다고 해서 패널티를 받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거절하는 게 당연해 이런 배틀은.”


학생들은 하우진의 판단에 공감하지 못했다.


“모든 학생들이 매점에 들어갈 순 없으니 각 교실에서 투표를 받는다. 자신이 먹고 싶은 빵을 적어서 내는거야.”


“그럼 그 용지들을 합산해서 총금액을 계산하고 우리들의 답과 비교하는 것이겠군.”


“이해가 빨라서 좋군. 그렇다. 전교생이 각자 선택한 빵값의 총합에 가장 가깝게 맞추는 자가 승리한다.”


“좋아, 수락하지.”


“오오오!”


일사천리로 진행된 즉석 게임 룰 변경.


이제 남궁천만의 허가만이 남은 상태였다.


허인강과 하우진은 물끄러미 남궁천을 바라본다.


잠시 고민을 하던 남궁천은 생각을 굳혔는지 카메라를 향해 말한다.


“좋아, 룰 변경을 허락한다. 다만 금액적인 부분은 학생 신분으로서 지급하기엔 너무 크다보니 우선 학생회 운영자금으로 대납하고 패자는 교내 봉사활동과 앞으로 교외 대회에 나가서 받을 상금으로 충당하도록한다.”


“우오오오! 성사됐다!”


“기대되는데! 누가 이길까!”


“그것보다 무슨 빵 먹을지 빨리 정하자고!”


학생들은 벌써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을 준비가 완료되어있었다.


게임 룰이 크게 수정된 만큼 이번 게임은 이례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우선 현재 교실에서 본선 대회를 시청하는 모든 1학년 인원수를 다시 재확인한다.


플레이어인 2명을 제외한 296명이 확인되자 교실에선 바로 자신이 먹을 빵을 종이에 적어 제출한다.


모든 교실의 빵 종이는 상담실로 모여 총액 계산을 시작했다.


1학년 선생 8명이 달려들어 계산기를 두드리자 총액 계산은 금방 완료된다.


이렇게 한 쪽에서 정답 계산을 위해 분주히 움직일 무렵, 본선이 진행중인 학생회실에서도 둘의 계산이 시작되었다.


아무래도 298명 분의 빵 값을 계산하는건 딱 봐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니 계산이 문제가 아니라 어떤 빵을 고를지 알기가 힘들다는게 문제였다.


기존의 골든벨 게임은 관객들이 물건을 집어 계산대에 올려둔 것을 눈으로 확인하여 암산하였다.


계산의 근거가 있었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학생들이 무슨 빵을 고를지 정확히 알 수가 없었다.


물론 안다고 해도 298명 분의 빵값 합산 역시 어렵겠지만 말이다.


알아도 쉽지 않은 이 게임에서 블라인드로 치러지는 이번 골든벨 게임은 완전히 다른 게임이었다.


“너 뭐 적었냐?”


“나? ooo.”


“짜식 꽁짜라고 비싼거 적었네. 크크.”


“이럴 때 먹어야지 언제 먹겠어. 그나저나 둘은 대체 어떻게 계산할 생각이지?”


“나도 그게 궁금해. 하우진은 예전처럼 중간값? 그걸로 계산하려나.”


“그게 가장 근사치로 나올 것 같긴한데 이젠 누구나 그 수법을 알고 있잖아?”


“그렇긴 하지.”


“허인강 역시 그걸 아는 상황에서 이 룰 변경을 제안했다는 건 자기만의 방법이 있다는 거 아닐까?”


“그럴 가능성이 충분하겠는데? 대체 어떤 방법이길래.”


허인강은 자신의 태블릿에 계산을 시작했다.


‘총 296명이니 비율에 따라 나눈다면...’


80 x 4000원

60 x 4500원

60 x 5000원

.

.

.


그의 계산식이 TV를 통해 각 반에 방송되자 이를 두고 토론이 벌어진다.


대체 어떤 근거로 저런 계산을 하는지.


“계산이 상당히 디테일한데. 왜 저런 식이 나오는거지?”


“학생들이 무엇을 고르는지 전혀 모를텐데.”


“마치 옆에서 보고 있는 듯한 계산인데.”


물론 학생들로선 이를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허인강 외에 이를 알고 있는 학생이 하나 있었다.


허인강의 그룹원이었다.


‘이래서 나한테 그걸 조사하게 시킨거였구나. 그런데 이건 한참 전에 시켰던건데, 여기까지 내다본거란 말이야?’


계산을 거의 끝내 가는 허인강.


‘계산 시간이 여의치 않자 중간값으로 근사치를 구했던 하우진, 네 판단은 놀라웠어. 계산 시간 단축까지 가능한 방법이었으니까. 하지만 그건 너무 애매한 방법이야.’




시간을 거슬러 하우진과 이발산의 매점 골든벨 대결 직후.


“그랬단 말이지.”


허인강은 그룹원들에게서 둘의 골든벨 대결 보고를 받고 있다.


“지금 다들 그 얘기로 떠들썩해. 심지어 2, 3학년 선배들도 이 얘기를 한다니까.”


“심지어 이 방법을 써먹기 위해 지금 매점에서 골든벨 대결이 여기저기서 벌어지고 있대.”


그룹원들의 말을 듣고 조용히 생각하는 허인강.


“나였으면...”


생각을 마친 허인강은 그룹원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넌 우선 매 쉬는 시간 매점으로 가서 벌어지는 골든벨 대결을 모두 관찰해.”

“응, 알았어.”

“그리고 넌 하우진과 이발산의 골든벨 배틀 전 과정을 문서화해서 나한테 보내고.”


“응.”


“마지막으로 넌.”

“난 뭘 할까?”


“앞으로 한동안 매점에 입고되는 모든 물품의 수량을 조사해봐.”


“입고 수량을? 왜?”


“잔말말고 하라는 대로 해. 나에게 필요한 정보니까.”


“아, 알았어.”




다시 현재.


‘그렇게 난 모든 품목의 입고 수량을 파악했지. 이게 뭘 의미하냐면 한 품목 내에서 판매되는 상품들의 비율을 알 수 있지.’


판매되는 만큼 발주를 넣어 입고시킨다.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었다.


고로 입고되는 수량이 많다는 건 그만큼 많이 팔린다는 얘기이다.


허인강은 모든 품목에 대한 조사를 마쳤고 당연히 어떤 빵이 얼마나 많이 팔리는지도 알고 있었다.


‘물론 전학년에 해당되는 얘기겠지만 1학년만 특별히 선호하는 빵이 다르진 않겠지.’


즉, 허인강의 계산식은 이렇다.


입고되는 빵의 비율대로 296명을 나눠서 그에 해당되는 빵의 값을 곱한 뒤 합산하는 것.


예전 우진의 평균값 계산에 비하면 학생들의 선호도를 반영한 좀 더 디테일한 값이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대응할 수 있도록 모든 정보를 사전에 파악해둔 내 승리다.’


계산을 마친 허인강은 승리를 확신했다.


꽤나 디테일한 허인강의 계산을 본 학생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무슨 근거로 저런 계산을 한건진 모르겠지만 디테일한 걸 보니 허인강이 이길 것 같은데.”


“그러니까. 반면에 하우진의 식은 너무 단순해.”


“저번 중간값 계산 같은데?”

“아냐, 계산식을 보면 중간값은 확실히 아니야. 근데 식이 한 줄인걸 보면... 아 모르겠다!”


이번 골든벨 대결은 저번과는 달리 시간은 충분히 넉넉했다.


중간값을 이용한 계산은 시간이 없는 경우에 쓰기 좋은 방법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충분한 지금, 단 한 줄의 식으로 계산을 끝낸 모습을 보고 학생들은 이해를 못하였다.


“포기한 거 아냐?”


“설마. 아니면 또 방정식인가?”


“이번에 알파벳은 안 보이는데? 그냥 단순 곱셈 뿐이잖아.”


“대체 뭐야 그럼...”


학생들이 이러쿵저러쿵 얘기하는 사이, 계산 시간이 종료됐다.


“그럼 이제 정답을 확인하겠다.”


전교생의 빵 계산값을 전달받은 남궁천.


이제 둘의 답과 비교하여 승자를 가릴 일만 남아있었다.


“우선 둘의 답부터 공개하겠다.”


허인강 : 142만 5천원

하우진 : 207만 2천원


“엥? 둘의 계산값 차이가 엄청 난데?”


“그러게. 그럼 한 쪽은 엄청난 착오가 있었다는건데.”


“오오 흥미진진하구만!”


둘의 계산값 차이를 보고 놀란건 학생들만이 아니었다.


‘대체 왜 저런 답을? 높아도 너무 높지 않은가.’


자신의 답에 확신을 가지고 있던 허인강은 이해 못할 너무나 큰 값이었다.


‘이 배틀의 승자는 정답을 맞추는 게 아닌 정답에 가장 가까운 답을 적는자가 승자. 근거가 없던 하우진은 그냥 차라리 높은 값을 적어 도박에 나선건가.’


근거가 없다 판단한 허인강은 가소롭다는 듯 하우진을 바라보았다.


‘고작 이 정도 수준이었다니. 정보통 하오가 옆에 있었음에도 정보 수집과 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네 패배다.’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고 정답 발표만을 기다린다.


“그럼 정답을 공개하겠다.”


‘정답이야 뻔하지. 오차가 나봤자 ±5% 이내에서...’


“정답은 198만 5천원으로 하우진의 승리다.”


“뭐? 그럴리가!”


벌떡일어나며 스크린에 뜬 정답을 재확인하는 인강.


“오오오! 또 하우진의 승리다!”


“대체 왜 이긴거지?”

“고작 계산식 한 줄로 저 복잡한 계산을 했던 허인강을 이긴다고?”


“대체 무슨 마법이야?”

“방정식을 또 쓴 게 아닐까?”


승자가 결정되자 학생들은 하우진의 풀이법을 궁금해하였다.


‘우진이 녀석, 대단한데. 저 허인강을 이기다니. 그런데 대체 무슨 방법을 쓴거지?’


우진의 본선을 도왔던 하오 역시 마찬가지.


“골든벨 배틀 역시 하우진의 승리로 4강 첫 경기의 승자는...”


남궁천이 첫 결승 진출자를 발표하려다가 급 방향을 튼다.


“...잠깐 그 전에 하우진에게 하나 묻겠다.”


“?”

갑작스런 질문에 우진은 살짝 당황한다.


“아마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고 있을 것이다. 하우진 자네는 어떤 계산식을 쓴거지?”


“오, 그래 이게 궁금했어. 남궁천 쌤 질문 최고!”


많은 이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한 질문이었다.


사실 남궁천 본인 역시 궁금하기도 했고.


“음, 대단한 건 없었습니다.”


자신의 계산식을 말하기 전, 서론으로 깐 대답에 허인강이 자극을 받았다.


“대단한 건 없다고? 말 잘해야 될거다. 난 학생들이 평소 선호하는 빵을 조사하여 그에 맞는 비율로 계산했다. 이 정도의 디테일한 계산을 이긴 네 답이 대단하지 않다고?”


자신의 패배를 이해 못한 허인강이 화가 나 따지듯 물었다.


이에 하우진은 침착하게 대답한다.


“자료 조사, 데이터 수집 좋지. 방금 네 말을 듣고 나도 좀 놀랬는걸.”


“너도 인정하는 군. 그런데 왜 내가 진 거지?”


“너가 데이터에만 목을 맸기 때문이야.”


“뭐라고?”


“문제를 풀 때 가장 중요한게 무엇이라고 생각해?”


“갑자기 퀴즈를? 답하자면 어떤 문제가 나와도 풀 수 있도록 데이터를 확보하고 대비하는 것이지.”


“그래서 네가 진 거야.”


“뭐라?”


“문제를 풀 때 가장 중요한 건 출제자의 의도다.”


“!”


“아무리 데이터를 수집하고 대비를 한다해도 출제자의 의도를 오인하고 잘못된 데이터를 쓴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렇다면 내가 이번 배틀에서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했단 거냐?”


“그렇지.”


“어떤 부분에서?”


“일반적으로 매점에서 하는 골든벨 대결이었다면 너가 이겼을 거야. 하지만 이번 대결은 명백히 다른점이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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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골든벨 게임 24.08.04 8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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