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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슈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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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4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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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3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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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28화


공개된 규칙을 보고 학생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설명을 시작하겠다. 배틀이 시작되면 중앙 화면에 4개의 숫자로 구성된 식이 3개 나온다.”


화면엔 예시로 나온 식이 올라왔다.


3 7 1 2 =

4 3 5 8 =

7 2 1 3 =


“본래 사칙연산이라면 답이 정해져있고 그것에 맞추기 위해 사칙연산 부호를 사이에 집어 넣는거잖아?”


“그니까. 나도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저건 답이 없네. 그럼 기호를 넣는 기준이 뭐야?”


자신들이 알고 있던 것과 상당히 다른 게임의 등장에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각 참가자는 사칙연산 기호를 집어넣어 더 높은 값을 만드는 쪽이 승리한다. 즉 3개의 식 중 2개의 식의 값을 상대방보다 높게 만들어야한다.”


승리 조건 공개에 학생들이 술렁였다.


“그럼 그냥 곱셈으로 다 채우면 이기는 거 아니야?”


남궁천은 당연히 이를 예상한 듯 추가 설명을 계속했다.


“단 조건이 있다. 대결 플레이어는 각각 자신이 쓸 수 있는 기호가 제한된다. 총 3개의 식에 곱셈 2개, 더하기 3개, 빼기 2개, 나누기 2개 사용 가능하다.”


총 3개의 식.


각 식에는 기호를 3개 넣을 수 있으니 총 9개의 기호가 필요한 셈이었다.


주어진 기호 역시 9개.


플레이어는 자신이 받은 9개의 기호를 전략적으로 사용해야 할 것이었다.


세부 규칙이 공개되자 학생들이 열광했다.


“오오! 이거 뭔가 재밌어지겠는데?”


“곱셈이 2개 밖에 없으니 어떤 식에서 상대보다 우위를 정할지 전략적으로 판단해야겠군!”


맞는 말이었다.


여기서 남궁천은 더 재밌어질 규칙을 설명한다.


“3개 식의 숫자는 처음에 모두 공개되지만 각 식에 대한 기호 삽입과 승패는 한 줄씩 진행된다. 즉 처음부터 모든 기호를 집어넣는 것이 아닌 한줄씩 기호 삽입과 승패 공개가 진행된다.”


“그렇다면... 첫 줄 답안 공개 후 상대가 어떤 기호를 썼고 어떤 기호가 남았는지 알 수 있다는 거군.”


“매판마다 보는 재미가 더해지겠는걸.”


생각보다 전략적인 요소가 많은 게임이 되버린 사칙연산 게임.


기존의 암산, 암기 위주가 아닌 심리전과 전략이 중요한 게임이었다.


“그럼 5분 후, 게임을 시작하겠다.”


처음 공개된 게임에 대한 플레이어의 이해를 위해 5분의 쉬는 시간이 주어졌다.


“젠장, 어떤 색기가 이딴 게임을 들고 온거야.”

추진명은 난색을 표하며 가지고 온 본인의 태블릿에 정리를 시작했다.


반면 허인강은 차분히 중앙 스크린에 올라온 규칙들을 그저 바라만보았다.


“저거 뭔가 신박한데? 너가 볼땐 어떤 것 같아?”

대기석에 나란히 앉은 발산이 우진에게 물었다.


“재밌겠네. 이제야 좀 게임 같은데.”


“그나저나 누구 게임일까? 난 도저히 예측이 안 가는 걸.”


확실히 하오의 인물 설명에 전략, 심리전에 능하다는 이는 없었다.


“알 수 없지. 그런 고민보단 당장 내 게임에서 저게 나올 수 있으니 빨리 시뮬레이션 돌려봐야겠어.”


“그렇군, 그럼 나도.”


맞는 말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대기석에 앉은 이들은 이미 머릿속에서 사칙연산 게임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를 시청하던 각 교실에서도 게임에 대한 분석이 시작되었다.


“곱하기가 두 개니까 하나씩 써야겠지?”


“그렇지 않을까? 내가 이기고자 하는 2개의 식에 하나씩 분배해야할 듯.”


“근데 이기고자 하는 두 개의 식을 어떻게 정해? 상대가 어디에 힘을 실을지 알고.”


“그게 바로 심리전이지. 상대의 노림수엔 빼기나 나누기를 몰아넣고 내가 이길 식엔 곱셈과 더하기를 넣는거야.”


서로 열띤 토론을 벌이며 게임에 대한 가닥이 어느정도 잡혀가고 있었다.


이는 본선 진출자들 역시 마찬가지.


이발산은 눈을 감고 차분히 생각했다.


‘3식 중 2식을 이겨야 하니 곱셈은 역시 나눠서 넣는게 좋겠지. 그럼 어떤 2개의 식으로 하느냐는 이웃한 숫자의 곱이 큰 순으로 2개를 정하는게.’


류가람 역시 빠르게 정리해가고 있었다.


세부 규칙이 적힌 스크린의 예시를 보며.


3 7 1 2 =

4 3 5 8 =

7 2 1 3 =


‘일반적인 방법으론 2번 식의 5×8, 1번 식의 3×7에 곱셈을 넣겠지. 하지만 이걸 예측 당하면...’


제갈현 또한 류가람과 같은 선상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가장 높은 두 식의 값을 만드는 건 쉽다.’


3 × 7 ÷ 1 + 2 = 23

4 + 3 + 5 × 8 = 47

7 – 2 – 1 ÷ 3 = 14/3


머릿속으로 쉽게 가장 높게 나올 수 있는 두 식의 값을 만드는 제갈현.


‘다만 이걸 간파당하면 패한다.’


3 × 7 + 1 + 2 = 24 (>23)

4 – 3 - 5 ÷ 8 = 3/8 (<47)

7 × 2 ÷ 1 + 3 = 17 (>14/3)


만들 수 있는 가장 높은 값의 두 식을 만든다해도 이를 상대가 눈치채면 패할 수 있음을 알아챈다.


‘즉 상대가 어느 식에 곱셈과 더하기를 쓸 것인지를 파악하는자가 이긴다.’


대기석에 있는 대부분의 본선 진출자들은 여기까지 파악을 마친다.


그리고 곧 모두가 같은 생각에 이른다.


‘첫 번째 식이 공개되는 순간이 중요해!’


첫 게임의 키 포인트를 모두가 파악한 순간, 본선 게임이 시작되었다.


“그럼 게임을 시작하겠다. 10초 뒤, 중앙화면과 각 플레이어의 태블릿에 3개 식이 공개된다. 플레이어는 제한 시간 5분내에 첫 번째 식에 기호를 모두 적어넣도록.”


마침내 시작되는 게임.


교실에서 학생들이 엄청난 환성을 지르며 응원을 시작했다.


물론 두 사람에게 들릴 리는 없었지만.


삐-


기계음과 함께 문제가 출제된다.


4 2 3 2 =

4 9 2 1 =

3 8 5 6 =


문제가 나오자마자 허인강과 추진명은 고개를 숙여 빠르게 자신만의 식을 만들어갔다.


동시에 교실의 모든 아이들도 응원을 멈추고 각자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제한 시간은 5분.


가장 높은 값의 두 식을 찾는 것은 충분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상대방의 노림수를 파악하기엔 결코 길지 않았다.


추진명은 우선 가장 높은 값의 두 식을 찾고는 맞은편의 허인강을 슬쩍 쳐다본다.


‘나는 전혀 안중에도 없는 듯 문제에 집중하는 군. 반드시 이겨주마.’


허인강에게서 작은 힌트라도 얻어내고자 그를 바라봤지만 아무 소용 없었다.


4 - 2 ÷ 3 - 2 = 4/3

4 × 9 + 2 ÷ 1 = 38

3 + 8 × 5 + 6 = 49


‘우선 가장 큰 값을 얻어내면 이렇게 인데.’


여기서부터 추진명은 심리전에 들어갔다.


‘첫 번째 식이 가장 중요한 건 알겠는데 곱셈을 넣기엔 수들이 너무 작아. 가장 큰 곱이 고작 4×2인 8이야.’


어느 식에 곱셈과 덧셈을 집중할지 고민해본다.


‘그렇다면 두 번째와 세 번째에 집중을... 이라고 허인강도 생각하겠지?’


최대한 허인강 입장에서 생각해본다.


‘그럼 나는 우선 첫 번째를 먹은 후 허인강의 답을 보고 두 번째를 먹을지 세 번째를 먹을지 결정하겠어.’


추진명은 고민 끝에 첫 번째 식을 완성시켰다.


4 × 2 + 3 ÷ 2 = 19/2


‘좋아, 곱셈이 1개, 덧셈이 2개 남았으니 충분... 응? 잠깐 이러면’


추진명의 계획대로 1번 식에서 우위를 확보한다면 곱셈 1개, 덧셈 2개가 남았으니 남은 두 식에서 한 식에 몰빵하면 쉽게 승기를 점할 수 있을거라 보였다.


하지만 여기 추진명이 든 생각은, 허인강이 두 번째 식을 먹고 세 번째 식에서 동점이 나온다면?


‘같은 값이 나와 동률이 나온다면 어떻게 되는거지? 그런 설명은 못 들었는데.’


즉 1승 1패 1무의 상황에 대한 승패의 행방이었다.


‘이건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겠는데. 첫 번째 답안이 공개되고 한 번 여쭤봐야겠어.’


무승부일 경우가 심히 궁금했지만 추진명은 급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자신은 비길지언정 적어도 지진 않을 거라 생각해서.


많은 생각 속에서 5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난다.


“두 사람이 만든 식을 공개하겠다!”


중앙 스크린에 공개되는 두 사람의 답.


“아니? 저게 무슨...!”


허인강의 식을 보고 놀라는 추진명.


<허인강>

4 + 2 + 3 + 2 =


<추진명>

4 × 2 + 3 ÷ 2 =


“하핫, 뭐야? 첫 번째에 덧셈을 다 쓰다니 정신이 나간건가. 이거 여유롭게 이기겠군.”


승리를 확신하는 추진명.


그러나 제갈현을 포함한 본선 진출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멍청한 놈, 끝났군.”


바로 두 식의 승패가 발표된다.


“두 식의 값은...”


<허인강>

4 + 2 + 3 + 2 = 11


<추진명>

4 × 2 + 3 ÷ 2 = 19/2


“첫 번째 식의 승자는 허인강이다. 이어서 두 플레이어는 두 번째 식을 완성시키도록. 제한시간은 3분이다.”


“뭐, 뭐라고? 곱셈을 안 썼는데 나보다 높다니! 이게 무슨...”


곱셈을 쓰고도 패배한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추진명.


그러나 바로 두 번째 식 문제풀이에 들어가는 허인강을 보고 자신도 일단은 태블릿을 들여다본다.


‘제길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내가 대체 왜 진거야.’


두 번째 식에 집중을 못 하고 여전히 첫 번째 식에 정신을 빼앗기고 있었다.


‘...아! 제길 이런 초보적인 실수를!’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추진명.


보통의 수식에선 덧셈보다 곱셈이 더 높은 수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첫 번째 식은 상대적으로 낮은 숫자들로 구성되어있기에 덧셈으로 구성된 식이 곱셈이 들어간 식보다 높은 값을 낸 것이었다.


물론 추진명이 곱셈과 덧셈만으로 구성했다면 더 높았겠지만 이전 예시 문제를 통해 덧셈과 곱셈 안배를 신경썼기에 전혀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첫 번째 식에서의 실수를 깨닫자 다시 멘탈을 회복하려는 추진명.


‘괜찮아. 나한텐 아직 곱셈 하나와 덧셈 두 개가 있어. 덧셈을 세 개 쓴 저녀석에 비해 두, 세 번째 식에 잘 분배한다면... 헉!’


이제야 자신의 완전한 패배를 깨달았다.


“예상과 다름없는 게임 흐름이네. 이래선 두 번째 게임은 볼 것도 없겠어.”


류가람이 그럴 줄 알았다는 뉘앙스로 말했다.


같은 동맹원이자 동맹을 제의했던 제갈현은 내심 아쉬워했다.


‘그래도 허인강의 뭔가를 좀 뽑아내 줄 줄 알았는데. 역시 추진명으로선 역부족이었나.’


사칙연산 게임의 승패가 결정난 것을 알아챈 추진명의 팔이 힘없이 축 쳐진다.


“두 번째 식을 공개하겠다.”


<허인강>

4 × 9 × 2 ÷ 1 =


<추진명>

4 × 9 + 2 + 1 =


“두 식의 답은...”


<허인강>

4 × 9 × 2 ÷ 1 = 72


<추진명>

4 × 9 + 2 + 1 = 39


“두 번째 역시 승자는 허인강이다. 이로써 사칙연산 배틀의 승자는 허인강!”


“우와아!”


승자가 결정나자 1학년의 모든 교실은 떠나갈 정도로 환호를 내질렀다.


그 소리가 어찌나 컸는지 경기가 진행되는 1학년 학생회실까지 들릴 정도였다.


처참히 패배한 추진명은 낙담하여 고개를 들지 못하였다.


반면 승자인 허인강은 게임 시작 전과 같은, 무표정한 얼굴 그대로였다.


기뻐하는 기색 없이.


이어서 진행된 두 번째 게임 추첨.


로또 기계에서 나온 두 번째 게임은 단순 덧셈 배틀이었다.


추진명이 적어넣은.


본인 게임이 나온 추진명 입장에선 쌍수들고 기뻐할 일이었지만 이미 멘탈이 터져버렸기에 아무 반응이 없었다.


추진명의 단순 덧셈 배틀의 세부규칙은 하오가 예상한대로 억단위 숫자간의 덧셈이었다.


이번 게임만큼은 추진명의 승기를 예측하는 이도 있었으나 이미 멘탈이 무너진 추진명은 평소 실력의 반도 못내고 패배한다.


“8강 첫 번째 경기의 승자는 허인강이다. 축하한다.”


허무하게 끝나버린 본선 첫 경기.


물론 두 학생의 격차가 컸기에 이를 예상한 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 8강 두 번째 경기를 시작하겠다. 류가람과 하우진은 앞으로.”


둘은 일전에 경기를 치른 두 사람이 했던대로, 카메라 앞에 나란히 서 인사를 한다.


인사를 마친 후 우진이 자기 자리로 가려는데 류가람이 한마디 툭 뱉고 간다.


“하우진, 미안하지만 이번 게임은 네 약점을 파악한 내 승리야.”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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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본선 진출자 24.08.08 11 0 15쪽
23 작당모의 24.08.07 13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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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학생회장 24.08.05 1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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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골든벨 게임 24.08.04 8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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