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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슈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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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4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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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7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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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4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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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3

DUMMY

15화


“뭐 폐관 수련? 괜찮겠어?”


“그래, 이것 외엔 나를 증명할 방법이 없겠더라고.”


“그렇구나. 그래 잘 생각했어, 정학 기간동안 그곳에 있는 것도 나쁘진 않겠어.”


“아니, 폐관 수련 기간은 나도 모른다. 정학 기간이 끝난다해도 내가 원하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나오지 않을 생각이야.”


“지, 진심이야? 그럼 남궁쌤의 수업을 못 들어서 손해잖아.”


“이미 난 남궁천과 다른 길을 갈거라 마음 먹었어.”


“휘, 휘겸아...”


그룹원들은 휘겸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얼굴로 바라보았다.




“우진아, 그거 들었어?”


“뭘?”


학교를 마치고 학원으로 함께 향하던 하오가 우진에게 물었다.


“휘겸이, 내일부터 정학인건 알지?”


“응, 공고 나도 봤어.”


“그런데 그녀석, 폐관 수련에 들어갈거라 했대.”


“폐관 수련?”


뜬금없이 나온 단어, 폐관 수련.


무협지에서나 보던 수련 방식인데 그걸 22세기에 실제로 행한다고?


그것도 공부하는 학생이?


“대체 왜 폐관 수련을 하는 거야? 그게 공부랑 연관이 있나? 아니면 공부 때려치고 무술쪽으로 방향을 튼 거야?”


“음?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물론 학기 중에 폐관 수련하는게 이해가 안되긴 한데 그리 이상할 건 아닌데.”


우진은 자신이 알고 있는 폐관 수련이란 단어가 시간이 흘러 다른 뜻으로 사용되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언어란 건 시간이 지나면서 뜻이 변하기도 하니까. 그런거겠지.’


“아! 우진이 넌 외국에서 왔으니 모를 수도 있겠다. 폐관 수련이란, 말 그대로 외부와 차단된 곳에서 오로지 수련에만 집중하는 거야.”


“!?”

자신이 알고 있던 뜻 그대로를 설명해주는 하오.


더 이상 놀랄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던 우진은 또 한 번 놀란다.


“그, 그럼 진짜 동굴 같은 곳에 들어가서 벽곡단 먹으면서 하는 거야?”


“동굴? 벽곡단? 무슨 소릴 하는 거야. 폐관 수련은 템플 스테이, 즉 절에 태블릿 하나 들고가서 인터넷 연결을 끊고 공부만 하는 거야.”


“뭐어?”


어질어질해지는 순간이었다.


“태블릿에 저장해둔 교과서, 문제집들을 반복하여 풀면서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종종 하지. 오로지 공부만을 위한, 숭고한 정신으로 말이야.”


‘그냥 산 좋고 공기 좋은 곳 가서 공부하는 것 뿐이잖아...’


우진은 이해가 가질 않았다.


“그런데 참 이해가 가질 않는단 말이야. 폐관 수련은 적어도 1달 이상은 하는데, 고작 정학 7일 기간 동안에 들어간다고?”


하오 역시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7일 동안 빡세게 뭔가 하려나 보지.”


“흐음, 아냐, 폐관 수련에서 7일 만에 깨달음을 얻긴 힘들어. 오히려 시간 낭비라고. 그렇다고 7일을 넘기기엔 학기 중이라 수업을 못 들어 큰 손해인데...”


하오는 휘겸의 폐관 수련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더니 이내 우진의 말은 들리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하오가 고민하는 사이, 둘은 학원에 도착하게 된다.




여느때처럼 제일 뒤쪽에 앉으려는데 앞쪽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뭐이 자식아? 말 다 했어!”


“크크, 귓구멍이 막혔나 아니면 머리가 나빠서 이해를 못하는 건가.”


첫 수업까지 십여분 정도 남은 상황에서 먼저 온 학생들끼리 싸우고 있었다.


“여긴 내가 항상 앉는 자리였잖아!”


“그래서 뭐? 자리에 주인이라도 있나?”


강의실 자리를 둔 논쟁이었다.


“독고쌤 강의라면 자리 쟁탈전이 벌어질만하지, 암암 이해해.”


하오는 태블릿을 꺼내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직도 앞쪽에 자리 많은데 그냥 아무나 양보하면 되는 거 아닌가.”


우진은 그런 그들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크크, 저건 그런 문제가 아니야. 일종의 징크스 개념도 있고.”


“흐음.”


징크스란 말에 이해가 안가는 건 아니었다.


물론 우진은 징크스를 믿진 않지만 실생활 곳곳에서 징크스를 믿는 자들을 더러 봐왔었다.


“하지만 사도인 사이에선 저건 자존심 싸움이야, 절대 굽힐 수 없는!”


“...”


우진은 또 시작되었구나 싶었다.


“그래서 나는 슬슬 기대된단 말이지. 사도인들의 갈등 조정 배틀에!”


“갈등 조정... 배틀?”


뭔가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의 조합이었다.


“그래! 사도인들은 공부에 있어서 갈등이 생기면 당연히 배틀로 해결하지! 강자존이기 때문에!”


‘이 말도 안되는 상황에 점점 납득이 가는 나 자신이 싫어지는 군.’


왜인지 스스로가 싫어지는 우진이었지만 하오의 말대로 눈앞에 놓인 그들의 배틀엔 관심이 갔다.


“이렇게 되면 방법은 하나 뿐이군. 배틀이다!”


“당연한 얘길. 어떤 걸로 붙을 테냐?”


“요새 유행하는 그건 어때?”


“그것 말이냐? 괜찮겠냐 다음 수업은 독고쌤 수업이다.”


“그러니 하는 거다. 패자에겐 더욱 가혹한 형벌을 줄테니.”


“미친놈이군. 그래 좋다, 그걸로 붙자.”


둘의 대결 방식 결정에 강의실 안 아이들이 수군거렸다.


“들었어? 그걸로 붙는다는데.”


“미친 거 아니야? 독고쌤 수업이라고. 짤릴 수도 있다고.”


“그것...?”


아이들이 그것이라 칭하는 바람에 우진은 대결 방식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하오는 알고 있는 눈치였다.


“크하하, 독고쌤 수업을 앞두고 그걸로 배틀을 한다고? 역시 사도인들은 미쳤어 크헬헬.”


미친 듯이 웃는 하오.


그런 하오가 이젠 익숙한 우진은 그의 리액션을 무시하고 물어보았다.


“대체 무슨 배틀을 한다는 거야?”


“요새 사도인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배틀인데 말이야. 사도인들은 자신의 몸을 던져가며 공부한다고 했지?”


“응.”


“그들은 육체를 극복해야할 대상으로 생각해. 그래서 꾸준히 단련하면서 그 한계를 뛰어넘으려고 하지.”


우진은 이전 수업에서 독고쌤이 말했던 것들을 떠올린다.


“이번 배틀의 취지는... 그래 저번에 독고쌤이 말했던 똥 참으라던 얘기 기억하지?”


“물론이지.”


“시험 중에 똥 마려울 때를 대비한 훈련이었던 것처럼 이번건 수면욕에 관련되어 있어.”


“수면욕?”


“인간의 3대 욕구 중 하나인 수면욕 말이야. 아주 강력한 놈이지.”


“그렇긴 하지.”


“시험 전날 긴장으로 잠을 못 자거나 해서 제 컨디션이 아닌 상태로 시험을 보는 일이 생길 수 있어. 그런 상황을 대비하자는 거야.”


“어떻게?”


우진은 진심으로 궁금해하며 물었다.


“바로... 수업 전에 수면제를 먹는거야.”


“수면제를? 미친 거 아니야?”


“큭큭, 맞아 미친놈들이지. 그래서 더욱 재밌기도 하고.”


이제야 이해가 좀 가는가 싶었지만 다시 멀어져가고 있었다.


“수면제는 의사 처방이 있어야 하잖아? 쉽게 구할 수가 없을텐데.”


“당연하지, 그래서 부모님들 중에 수면제를 복용하시는 분이 있으면 몰래 가져오는 거야. 쉽게 할 수 없기에 더욱 인기 있는 배틀이 되었고.”


“아니 문제는 한 번 먹으면 적어도 몇 시간은 잠들거라 그날 수업 전부를 날릴텐데.”


“무슨 소리야, 당연히 1시간용 수면제를 쓰지. 내기 때문에 그날 모든 수업을 날릴 순 없잖아.”


우진이 잠든 사이, 수면제 역시 많은 개량이 진행되어 원하는 시간만큼 잠드는 약이 개발되었다.


‘잠든 사이에 새로운 유형의 수면제가 개발되었나보군.’


그렇게 우진이 하오에게 설명을 듣는 사이, 싸우던 두 친구는 수면제를 먹을 준비를 마쳤다.


그들이 그렇게 원하는 자리를 가운데 두고 양 옆에 앉으며.


“자, 셋 하면 동시에 먹는거다.”


“안 삼키고 입 안에 숨겨둘 수 있으니 먹으면 바로 검사하는거다.”


“그런 치사한 짓거린 안 한다. 하나, 둘, 셋.”


꿀꺽-


수면제를 먹는 둘을 보며 학생들은 저마다 누가 이길지 예상해보았다.


“야, 누가 이길 것 같냐?”


“한 명은 알겠는데 다른 한 명을 아예 몰라서 감이 안 잡히는걸.”


우진은 이에 대해 관심 없었지만 혹시 하오는 이 둘이 누군지 알까 궁금하여 물어보았다.


리스트를 정리하던 하오의 모습을 떠올리며.


“넌 누가 이길 것 같아?”


“왼쪽 애가 이길 껄.”


“이유는?”


“왼쪽 애는 태생이 사도인이야. 사도인 쪽에선 나름 유명한 녀석이지. 반면 오른쪽 애는 우리 학교 학생이야.”


“그랬어?”


“응, 다른 반이라 아마 넌 모를거야. 저녀석도 사도인 출신인데 왜 정도 색이 강한 천풍중에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흐음.”


“그래서 그 차이로 질거야. 왼쪽 애는 사도인들이 주로 가는 중학교에서 사도인들의 배틀을 계속 해왔겠지. 증거로 수면제 배틀을 제안한 것도, 약을 꺼낸 것도 왼쪽 놈이잖아.”


하오의 설명은 일목요연했다.


“마침 독고쌤도 오셨네. 우린 즐겁게 구경이나 하자고.”


그렇게 둘은 모두의 기대를 받으며 수업이 시작되었다.


1시간 수면제인 만큼, 약의 효과는 곧바로 드러났다.


‘젠장, 눈꺼풀이 천근추 쓴 것마냥 무겁군.’


‘마치 편해지고 싶으면 눈을 감아! 라는 유혹이 미친 듯이 들리는걸. 하지만 절대 지지 않겠어.’


인간으로서 도저히 참기 힘든 유혹, 아니 고문이 시작되었다.


두 친구는 어떻게든 잠을 깨기 위해 별의별 짓을 다 하기 시작했다.


우선은 자신의 몸을 학대하는 것부터.


태블릿 팬으로 허벅지를 찔러본다.


그러나 큰 효과는 없었다.


조용히 주먹으로 복부를 때려본다.


이것 역시 큰 효과는 없었다.


그러자 한 명이 다리를 벌린다.


그리곤 고환을 향해 손가락을 튕긴다.


“끄읍!”


참아보려 했지만 신음이 새어나온다.


“음! 뭔 소리야! 집중! 한도록 한다!”


독고사민에게도 그 소리는 전달되었지만 별 거 아닌 거라 판단하고 강의를 계속했다.


옆에서 이를 본 대결 상대 역시 다리를 벌리곤 똑같이 따라한다.


둘은 똑같이 반쯤 감긴 눈으로 낭심을 향해 연거푸 손가락을 튕겨대었다.


그들의 눈에선 어느새 눈물이 한 방울씩 흘러내리고 있었는데 그게 졸음 때문인지 남자 최대의 격통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그런 그들의 행위를 본 학생들은 웃음을 참느라 죽을 노릇이었다.


그들과 같은 앞 열의 학생들은 그들이 잠을 깨기 위해 어떤 짓을 하는지 독고사민의 눈을 피해 뒤쪽으로 전달했다.


“야 쟤네 알까기 한다, 큭큭큭.”


그렇게 뒤로 뒤로 전해지는 소식은 우진과 하오에게도 닿았다.


“케헤헤헤, 역시 사도인들은 미쳤다니까. 정말 미친 놈들이야, 크흐흐.”


우진이 하오의 말에 동감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이번 만큼은 백프로 동감했다.


수업 시간 5분 경과.


그들에게 5분은 마치 5시간처럼 느껴졌다.


문제는 더 이상 그들에게 통증이 안 느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으, 갑자기 팔이 가려운 것 같은... 헉 왠 벌레가!?’


몸에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이 들어 보았더니 바퀴벌레가 팔과 다리 여기저기에 기어다니고 있었다


물론 당연히 해충에 대한 방역이 철저한 영웅문 건물이었기에 환각이었다.


다른 대결자는 고개를 연거푸 떨구었다.


아무리 정신을 차리려해도 의식이 끊어질 것 같은 강력한 졸음에 자신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잠들고 깨기를 반복하는 것이었다.


‘이번엔 정말 위험했어! 젠장 이대로면 내가 패배할 것 같은데 무슨 수를 써야...’


패배를 직감한 오른쪽 학생은 최후의 수단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걸 실패하면... 아니야 이녀석한테 패하느니 차라리 죽는게 나아!’


극한의 졸음이 오는 상황에서, 차분히 심호흡을 해본다.


이를 본 왼쪽 학생이 속으로 안도한다.


‘이 와중에 심호흡이라니, 잠들고 싶어하나? 이 승부는 내 승리겠군, 흐흐.’


승리를 확신하며 상대가 이제 곧 골아떨어지기만을 기다린다.


그런데 그의 호흡법이 조금 이상하다.


‘뭐지, 왜 호흡이 점점 가빠지는 거야?’


긴장이라도 한 듯, 오른쪽 학생의 깊은 호흡이 점점 빠르게 반복된다.


‘새로운 잠 깨는 방법인가? 이러면 방심할 수 없겠는데.’


왼쪽 학생이 오른쪽 학생을 관찰하며 긴장하는 사이, 오른쪽 학생이 마음의 준비를 마쳤다.


“후우, 오케이. 각오는 됐다.”


혼잣말을 하더니 이내 자신의 우측에 앉아 그들의 대결을 관망하던 한 아이에게 조용히 말했다.


“야, 1초 후에 나 발로 뻥 차줘. 절대 손으로 건들진 말고.”


“응? 갑자기 무슨 소리야?”


이해할 수 없는 말을 일방적으로 한 뒤, 책상마다 있는 콘센트 커버를 열어재끼고는...


“후우, 간다!”


콘센트 구멍에 자신의 태블릿 펜을 꽂아버린다.


※콘센트 구멍에 무언가를 찔러 넣는 행위는 본인의 목숨뿐 아니라 곁에 있는 타인에게도 굉장히 위험할 수 있는 행위입니다. 절대 따라하시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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