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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슈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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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4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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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7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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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당모의

DUMMY

23화


“여기야!”


카페에 들어온 우진을 향해 손을 흔드는 하오.


“빨리 왔네.”


“응, 자료 정리 좀 할게 있어서.”


이미 하오가 앉은 테이블엔 태블릿과 키보드가 펼쳐져 있었다.


토요일 오전 11시.


카페에서 만나기로 주중에 약속을 잡았었고 둘 다 약속보다 일찍 나왔다.


“본선에 오른 소감은 어때?”


하오는 펼쳐두었던 태블릿 등을 정리하며 물었다.


쪼옥-


“아무 생각 없는걸.”


하오가 미리 시켜둔 음료를 마시며 대답하는 우진.


“그래도 본선에 오른 이상 1학년 상위 8인에 들었다는 얘기라고. 그것도 천풍중의!”


하오는 우진의 일을 마치 본인 일마냥 자랑스럽게 얘기했다.


“그런가.”


여전히 대수롭지 않게 여기듯 말하는 우진이었다.


“너란 녀석도 참 한결 같구나.”


“그보다 오늘은 왜 카페에서 만나자고 한 거야?”


학생회장 시험을 대비한 이후로 둘은 처음으로 집 밖에서 자리를 가졌다.


“오늘은 주말이니 너희 이모 쉬시는데 방해될까봐.”


이상하게 우진의 이모, 아니 보현 변호사에겐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는 하오였다.


“음 좋은 생각이네.”

“그치? 그럼 이제 본선에 대해 알려줄게.”


태블릿 화면을 띄워 우진에게 보여준다.


“본선은 토너먼트 방식으로 3판 2선승제야. 이 방식은 천풍중 모든 학년 학생회장 선출 시험의 공통된 방식이지.”


“게임 방식은?”


“3판 2선승제인데, 방식이 좀 특이해.”


하오는 다음 화면으로 넘겼다.


그 화면엔 로또 추첨 기계와 거의 흡사한 장치가 그려져 있었다.


“이 기계는 혹시?”


“어? 이걸 알아?”


“로또 추첨 기계 아니야?”


“오! 맞아. 지금은 사라진 로또의 당첨 번호를 결정할 때 비슷한 기계가 쓰였다고 해.”


“그런데 이걸로 어떻게 한다는 거야?”


“본선 게임을 이걸로 결정해.”


“로또 기계로?”


“응. 그런데 모든 배틀 게임 중에서 고르는 건 아니고 8인이 각자 자신이 원하는 게임 중에서야.”


다음 화면으로 넘긴다.


“8인은 각자 자신의 원하는 게임을 공에 적은 뒤 이 추첨 기계에 넣어. 그리고 대결마다 공을 뽑아서 적혀있는 게임으로 대결을 하는거지.”


나름 공정한 방법이었다.


그러면서 상당히 운이 작용하는.


“3판 2선승제라고 했으니 공을 최대 3번 뽑는거네?”


“응, 매판 공을 새로 뽑아. 한 번 나온 공은 제외하고.”


“그럼 자신이 적은 게임이 나온 판은 압도적으로 유리하겠군.”


“바로 그거야. 따라서 이 게임 선택을 아주 신중하게 해야해.”


“신중? 그냥 자신있는 게임 고르면 되는 거 아닌가.”


“그것도 정답이 될 수 있지만 잘 생각해봐. 내가 잘하는 게 다른 이들도 잘한다면 의미가 있을까?”


“아~ 그렇군. 결국 상대와의 대결이니 상대보다 우위에 있을 수 있는 게임을 골라야겠네.”


“그렇지, 역시 넌 이해가 빨라서 대화하기가 편해.”


왠지 하오의 칭찬이 낯간지러운 우진.


“그래서 본인이 잘하면서도, 본선 진출자 7인과 붙어도 이길 수 있을만한 게임을 골라야 해.”


우진은 잠시 생각해본다.


“으음 그렇다면... 상대가 뭘 잘하고 뭘 못하는지 파악하면 승률이 확 뛰겠는걸.”


“바로 그거야! 여기서 중요한 건 내가 그걸 파악하고 있다는 거고 더 중요한 건 내가 네 옆에 있다는거지.”


하오는 아주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확실히. 하오 네 정보력이면 정말 큰 도움이 되겠어.”


가끔 싸이코같지만 이런 면에선 확실히 도움이 되는 친구였다.


“그치? 그럼 일단 본선 7인에 대해 설명..”


“오! 여기 있었군.”


하오와 우진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오는 한 사람.


“이발산?”


뜬금없는 발산의 등장에 우진이 살짝 놀란다.


“학교 쉬는 날, 이런 곳에서 몰래 만나 무슨 작당모의를 하는 건가? 나도 껴주지 그래?”


능청스럽고 자연스럽게 둘의 테이블에 합류한다.


“작당모의는 무슨, 빨리 앉기나 해.”


하오는 마치 발산이 올 줄 알았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응? 하오 너가 부른 거야?”


“맞아, 안 그래도 늦길래 먼저 설명하려 했는데 마침 도착했네.”


그렇게 학교가 아닌 곳에서 처음으로 함께하는 셋.


“날 부른 이유는 역시 본선 때문이겠지?”


발산은 앉자마자 하오를 보며 물었다.


확신에 찬 말투로.


“맞아. 우진이한텐 미리 얘기 안 해서 미안해.”


하오는 우진을 보며 미안한 표정을 짓는다.


“괜찮아, 우리 사이가 안 좋은 것도 아니고.”


싫은 건 아니었지만 살짝 의외였다.


학생회장 시험에서 자신을 돕는다는 하오였지만 왜 경쟁자인 이발산을 부른건지.


“내가 이렇게 자리를 마련한 이유는...”


하오는 그런 우진의 생각을 예상한 듯 바로 그 의문을 풀어주었다.


“둘이 손을 잡고 동맹 관계로 본선에 임하는 게 둘 모두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야.”


“응? 개인전인데?”


아직 이해 못 한 우진과는 다르게 발산은 이미 알고 있던 눈치였다.


“그래, 이렇게 셋이 만날거란 얘길 들었을때부터 그럴거라 생각했지.”


하오는 이해 못 한 우진에게 설명을 시작했다.


“내가 둘이 손을 잡아야한다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야. 우선 게임에 대한 정보 공유.”


“이게 제일 크지.”


“다음주 월요일에 본선 대진 추첨을 하면서 참가자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게임을 학생 주임선생님께 전달할거야.”


“그때 다들 어떤 게임을 적었는지 공개되는 건가?”


“응, 그런데 게임명만 공개된다는 거지. 세부적인 룰은 입회하는 선생님만 알게 되고 본선 대회에서 그 게임이 시작될 때 공개돼.”


하오의 말을 듣던 우진은 한 단어에서 위화감을 느꼈다.


“세부적인 룰?”


옆에서 듣던 발산은 키포인트를 집어내는 우진을 보고 감탄한다.


“역시 하우진이군. 그 짧은 설명에서 중요한걸 정확히 집어내다니.”


“그래, 그 세부적인 룰이란게 중요해. 대결에 사용되는 게임은 보통 학생들이 하는 배틀중에서 선택하는데 이게 동네마다 룰이 다르잖아?”


“편의에 따라 룰을 수정하기도 하고.”


첨언하는 발산.


“그렇기에 이 게임의 규칙은 정확히 이거다! 하는 게 없어. 따라서 게임을 고른 자가 정한 세부 규칙을 따라야한다는 의미야.”


“그렇다면 이름만 같고 실상은 완전 다른 게임이 나올수도 있는 거잖아.”


“물론 과하게 변형되었거나 취지에 어긋난 게임은 불가능해. 예를 들어 우진이 너가 최유강과 했던 주사위 곱셈 기억하지?”


“응.”


“넌 기존의 2개로 했던 주사위 곱셈을 3개로 늘리는 변형을 일으켰어. 만약 본선에 이 게임을 들고나온다면?”

“입회 선생님에 따라 다르겠지.”


대답해주는 발산.


“그렇긴한데 대체로 이 정도 변형은 허락해줄 가능성이 높아. 반면에 둘이 매점에서 대결했던 골든벨 게임은 거부당할 확률이 높고.”


하오의 말에 이발산이 발끈한다.


“어째서? 그 위대하고 천풍중 역사에 길이 남을 게임이 왜 거절된다는 거야?”


“둘의 배틀 자체는 대단했지. 그런데 그 게임은 1학년 수준에선 지능을 겨룬다기보단 운에 맡기는 경향이 크다고 생각할거야.”


“무슨 소리, 하오 넌 그 자리에서 우진과 나의 풀이법을 들었잖아!”


마치 하오를 잡아먹을 것처럼 성내는 발산이었다.


“지, 진정해. 그건 둘의 수준이 이미 1학년을 넘어섰기에 가능했던거고.”


때아닌 칭찬에 이발산이 뿌듯해한다.


“으흠, 그렇지 나와 우진이 정도 되니까 그런 명승부가 나온거지. 하하하.”


“그, 그래. 그런데 계산 시간을 그때처럼 5초가 아닌, 2초, 1초로 한다면?”


“어엉? 그건 완전 찍기겠는데. 나랑 우진이라 해도 힘들거야.”


“그렇지? 이처럼 운적인 요소가 강하게 작용하는 게임이라면 거절된다는 뜻이야.”


“그렇군, 변형을 한다해도 취지에 맞게, 선생님이 납득할 수 있는 한에서 해야된다는 거구나.”


“응, 이걸 반대로 한다면 선생님이 납득한다면 그 어떤 변형이라도 가능하다는 거야.”


“그렇군, 나를 이 자리에 부른 정확한 이유를 이제 알겠네. 자신이 고른 게임의 변형된 부분을 서로 공유하라는 거군.”


발산은 하오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한다.


“맞아. 대결하는 게임의 세부 규칙을 미리 파악하고 대비한다면 다른 이들보다 크게 앞서갈 수 있을거야.”


“8개의 게임 중 고작 2개지만 이는 분명 엄청난 이점이야.”


“물론 게임이 선택되어 시작되면 규칙이 공개되겠지만 미리 알던 사람은 그 게임에 대해 연습해볼 시간이 많으니까.”


“크크, 기왕이면 우리 둘의 게임은 대회 초반이 아닌 4강쯤에 공개되었으면 좋겠는데.”


“뭐 그랬으면 좋겠지만 그건 추첨 기계에 달렸으니까. 확률상 8강에서 대부분이 밝혀질거야.”


사실이었다.


8강에서 최소 게임수는 8판.


최대 게임수는 12판이다.


총 8종류의 게임이 있으니 하오의 말대로 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냥 해본 말이야. 대진 운이나 게임 운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것보다 난 내 실력만을 믿으니까.”


자신만만한 발산.


토너먼트에서 아주 좋은 마음가짐이었다.


“좋은 자세지만 확실히 운적인 요소가 큰 건 사실이야. 게임 초반에 자신의 게임이 드러난다면 그만큼 남들에게 연구될 시간이 많으니까.”


“그렇긴하지.”


“하지만 강자를 만났을 땐 게임 초반이라도 자신이 고른 게임이 나온다면 엄청난 행운이고.”


“으음. 확실히.”


“대진 운도 중요해. 강자를 피하는 것만큼 중요한 게 몇 번째 순서로 게임을 하느냐야.”


“아무래도 같은 8강 게임이라도 뒤에 게임하는 사람은 앞선 경기들로 게임의 규칙이 드러나기 때문이지?”


“맞아. 결국, 이 본선 게임은 어떤 게임이나 대회보다 운이 정말 중요하다고 볼 수 있어.”


“재수 없으면 나나 우진이도 첫 게임에 바로 탈락할 수 있단 얘기군...”


운을 강조한 하오의 말에 잠시 침묵이 흐른다.


이유는 운이란 건 사람의 힘으로 어찌 할 수 없단 걸 잘 알기에.


노력한다고, 착하게 산다고 운이 좋아지진 않는다.


하지만 운은 그 어떤 것보다 인간의 삶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어쩔 수 없는 건 신한테 맡기고 우린 그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돼. 자신의 실력만을 믿는 발산이처럼.”


자칫 우울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우진이 가볍게 전환시켰다.


“크하하, 그래, 그게 바로 정답이다. 스스로를 믿고 지금 당장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해보자고.”


발산이 동조하며 기운이 살아난다.


‘이자식들, 마인드도 훌륭한데. 발산이야 원래 그런 녀석이니 그러려니하는데 시크한 우진이가 이럴 줄은.’


하오의 머릿속에서 두 사람에 대한 점수가 올라갔다.


“좋은 자세야, 그렇다면 바로 우리가 할 수 있는걸 하자. 우선은 내가 수집한 너희를 제외한 본선 진출자 6인에 대한 세부 정보야.”


“어디 정보통 하오의 명성에 맞는 정보인지 확인해볼까~”


둘은 하오의 설명을 들으며 태블릿을 들여다본다.


“우선 예선 1등이자 내 랭킹리스트 1위인 허인강이야.”


“큭, 이녀석만큼은 8강에선 피하고 싶단 말이지.”


배틀광인 이발산이 회피하는 태도는 상당히 이질적인 느낌을 주었다.


“발산이 너가 웬일이야, 배틀에선 누구도 피하지 않더니.”


“내가 지금 천풍중에서 배틀을 미루는 사람이 딱 2명인데 그게 여기 하우진과 허인강이야.”


우진을 힐끗 바라보는 발산.


“우진이한테는 압도적으로 발린 것 때문인 걸 알겠는데 허인강은 왜?”


은근 팩트폭력을 사이에 끼어서 묻는 하오였다.


“...허인강한테도 배틀을 걸었다가 한 번 졌거든.”


“뭐? 그게 사실이야? 처음 들어보는데!”


하오는 자신의 정보에 없던 사실을 듣자 놀라 물었다.


동시에 눈을 빛내면서.


“하굣길에 허인강의 뒤통수가 보이길래 가서 구구단 배틀을 걸었다가 처참하게 패했어.”


“오, 어떻게?”


“윽, 가슴아픈 기억을... 뭐 하지만 이제 한 팀이니 말해야겠지. 4단까지 하는 구구단 배틀이었는데 그녀석은 뭔가 달랐어.”


‘좋아, 이발산 현재 구구단 배틀 4단까지 마스터.’


대화하면서 끊임없이 머릿속으론 자료 정리를 하고있었다.


“마치 사림이 아닌 기계랑 하는 느낌이랄까...”


“뭔 말이야 그게.”


“허인강은 그 어떤 공격에도 표정 변화 없이, 듣는 순간 바로 대답했어. 그리고 그게 반복되자 난 마치 나 홀로 벽과 게임하는 기분이 들더군.”


발산은 말하면서 그때 기억을 떠올리자 당시의 공포가 되살아나는 듯 보였다.


“그러자 공포심과 함께 온갖 잡생각이 들기 시작하고 난 제대로 방어할 수 없었어. 무기력하게 패해버렸지.”


발산의 표정을 보고 둘은 잠시 말을 아꼈다.


하지만 궁금증을 참지 못한 하오가 슬쩍 물어보았다.


“그런데 왜 하필 구구단 배틀이야? 허인강이 순간기억능력자란 걸 잘 알텐데. 걘 이미 9단까지 마스터했다고.”


‘그러네. 왜 하필 상대가 가장 자신있을만한 게임으로 배틀을...’


하오의 말을 듣고 우진 역시 궁금해졌다.


이에 발산이 입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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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대진 추첨 24.08.10 11 0 14쪽
25 동맹 24.08.09 1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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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학생회장 24.08.04 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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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반장 시험 24.08.04 8 0 15쪽
11 와인 24.08.04 8 0 13쪽
10 골든벨 게임 24.08.04 8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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