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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슈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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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4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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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4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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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장

DUMMY

17화


한동안 천풍중 1학년은 스터디 그룹 결성과 순위를 올리기 위한 배틀로 바쁘게 돌아갔다.


물론 순위라 해봤자 공식 대회나 정기 시험은 아직 없었기에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매기는 순위였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이 순위에 집착하여 배틀에 열을 올렸다.


그리고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매기는 순위 중 가장 신뢰도 높은 건 하오의 순위 리스트였다.


“어, 그래 어떤 정보를 원해?”


오늘도 어김없이 쉬는 시간이 되면 하오의 책상 뒤로 긴 줄이 이어졌다.


“후, 이것도 꽤나 힘들구만. 초등학생때랑은 비교도 안되는데.”


초등학생때도 정보 장사를 해왔던 하오였지만 중학교에선 아이들의 정보에 대한 수요가 상상을 뛰어넘었다.


점심 쉬는 시간이 되어서야 여유가 생긴 하오는 우진의 옆자리에 찾아왔다.


“별 일 없었지?”


기진맥진하여 책상에 푹 쓰러지며 말을 붙이는 하오.


“응, 나야 뭐. 너야말로 많이 힘들어보이는걸.”


“흐흐, 그래도 이 때에 바짝 벌어야하니 힘들어도 해야지.”


‘마치 한철 장사하는 사장님 마인드 같은걸.’


하오에게서 장사꾼의 기질이 엿보인다고 느끼던 우진의 자리에 누군가 다가온다.


“실례한다.”


타 반의 모르는 학생.


우진은 또 귀찮아지겠거니 싶어하던 찰나,


“문하오, 네 정보를 사고 싶다.”


우진이 아닌 하오를 찾아온 손님이었다.


“응? 헛 넌? 음 어떤 정보를 사려고?”


고개를 돌려 손님을 바라본 하오는 이미 아는 얼굴인 듯하였다.


“천풍중 1학년 상위 10인의 리스트를 받고 싶다.”


“10인 목록만 하면 5만원이고 상세 정보까지 하면 추가요금이 붙어. 어떻게 할래?”


“우선 이름만 구입하지.”


“그래, 네 태블릿에 전송했어. 내 계좌로 5만원 보내면 돼.”


“확인 먼저 해봐도 되겠나?”


“그렇게 해.”


그는 자신의 태블릿으로 구입한 정보를 살펴보더니,


“돈은 낼 수 없겠군. 이 정보는 완전히 잘못되었으니.”


하오에게 충격적인 말을 내뱉는다.


“뭐라고? 그게 무슨 말이야. 내 정보 어디가 틀렸다는 건데?”


“어째서 하우진이 10위 안에 없지?”


하우진을 바라보며 지적한다.


“그, 그건... 아직 하우진의 실력을 제대로 파악 못 했다고 판단해서 그런거야.”


하오가 살짝 난색을 표하며 답했다.


“그 정보통 하오가 여지껏 파악을 못했다고? 그것도 같은 반인데도? 이거 실망인걸.”


정보 분석에 있어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하오에겐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이었다.


“나도 인정해, 내 역량이 모자란 것을. 하지만 현시점에선 누구도 하우진에 대해선 파악하지 못 했을거란 걸 확신해.”


“흥, 핑계대기는. 어쨌든 내가 볼 땐 네 정보는 불확실하다. 그리고 이런 불확실한 정보를 돈을 받고 판 네녀석은 이 학교 질서를 어지럽히는, 악의 축이라 판단된다.”


이에 하오가 발끈하며 받아친다.


“내 정보는 누구보다 정확하다고! 그리고 네가 무슨 자격으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지금은 없지. 하지만 내가 1학년 학생회장이 된다면 네 놈을 교칙 위반과 학업 분위기를 어지럽힌 죄로 최대한의 징계를 내릴 것이다.”


“아니 그게 무슨...”


“왜? 내가 못할 것 같은가?”


“...”


할 말을 잃는 하오.


“시끄러운데 떠드는 건 너네 반에 가서 하면 안될까?”


우진이 끼어든다.


“하우진.”


“왜?”


“너는 이 순위에 만족하나?”


“응, 그런데.”


“넌 스스로 몇 위라고 생각하지?”


“10위 안에 없으니 그 외 어딘가겠지.”


“진심인가?”


“진심이 아닌 말을 할 이유가 있을까?”


둘은 한 마디도 지지 않으며 설전을 벌였다.


“그렇다면 아쉽게도 학생회장은 내가 되겠군. 그리고 여기 문하오는 내가 장담컨대 퇴학 처분을 강력히 요청할거야.”


“아까부터 학생회장 학생회장 하는데 결국 투표 결과가 나오기전까진 모르는 거 아닌가?”


“뭐? 외국에서 왔다더니 사실인가. 천풍중 학생회장은 투표로 뽑지 않는다.”


그의 말을 들은 우진은 아차 한다.


‘설마 학생회장도 반장 시험처럼?’


“천풍중 학년별 학생회장은 학생들간 합의된 배틀로 결정된다.”


‘잠시 이 세계에 대해 잊고 있었어. 이런 세상이었지...’


“그리고 현재 적수가 없는 이곳에서 학생회장 자리는 당연히 내 차지지.”


그는 자신의 태블릿에 전송받은 하오의 리스트를 띄워 우진 앞에 내려둔다.


“네 자랑스런 친구의 리스트 1위가 바로 나다.”


하오의 천풍중 1학년 리스트 1위에 당당히 기록된 그, 허인강이었다.


“난 이 리스트를 기준으로 10위 안의 학생들을 모아 학생회장 선출 시험을 건의할 생각이었다.”


“넌 아직 학생회장도 아닌데 그럴 권한도 있는건가?”


“천풍중의 학생회장 시험은 학생의 자율에 맡기고 있지. 그리고 가장 입김이 센 건 모두가 인정하는 랭킹 1위, 바로 나이기에 충분히 가능하다.”


“난 동의 못 하겠는 걸.”


“10위권에도 못 드는 네가 할 말은 아닌 것 같다만.”


“물론 여기 1위부터 10위까지의 리스트엔 없지.”


“그럼 끝인 것 아닌가?”


“혹시 그 말을 아나? 내가 너의 머리 꼭대기에 있다는 말을.”


“너가 나한테 할 말은 아닌 듯 싶은데.”


“나이기에 할 수 있는 말이지, 내가 천풍중 0순위거든.”


“!?”

옆에서 조용히 듣던 하오가 깜짝 놀라 우진을 바라본다.


시종일관 냉정하게 대화하던 인강의 표정에도 변화가 생긴다.


“호오, 그 말인 즉 너가 나보다 뛰어나단 소리로 받아들여도 되겠나?”


“굳이 그걸 되물어 확인해야 하나.”


“하하, 좋다. 조만간 학생 주임 선생님께 건의하여 학생 회장 선출 시험을 치르도록 하지. 이번 시험은 자율참가로 모든이의 신청을 받을테니 반드시 신청하도록 해라.”


“그러지.”


“그리고 문하오.”


허인강은 다시 문하오에게 시선을 돌렸다.


“내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네가 정보를 팔아 벌어둔 수입이 천만원을 넘는 걸로 알고 있다.”


‘천만원? 너무 많이 번 거 아니냐.’


금액을 들은 우진은 놀라 말없이 하오를 바라보았다.


슬립 전보다 물가가 많이 올랐다곤 하나 지금 시점에서도 천만원은 큰 돈이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내가 학생회장이 되면 네 놈의 불법 수익 자금은 전액 회수할 생각이니 그동안 단 한 푼도 건들지 말도록.”


“...응”


들릴 듯 말듯한 작은 소리로 대답하는 하오.


“그럼 학생회장 선출 시험에서 보자, 하우진.”


인강이 3반을 나가자 긴장이 풀린 하오가 깊게 심호흡을 한다.


“후우우... 무서워 죽는 줄 알았네.”


“쟤가 대체 뭐길래 그렇게 긴장한거야?”


우진 입장에선 언제나 이해가 안가는 하오였지만 이번만큼은 물어야했다.


“쟤는, 아니 허인강은 특별해...”


“뭐가?”


“폭군 허인강, 얘는 초딩때부터 유명했어. 적수가 없을 정도로.”


“그냥 남들보다 공부를 좀 잘하는 정도 아닌가.”


“좀 잘하는 정도가 아니야. 쟤는... 특별한 능력이 있어.”


“특별한 능력?”


“허인강은 한 번 본 것을 100% 기억해.”


하오의 이번 설명은 우진에게도 나름 신선했다.


‘100% 기억? 말로만 듣던 순간기억능력 뭐 그런건가.’


우진은 슬립 전, 티비에서 봤던 순간기억능력자들의 이야기를 떠올렸다.


해당 능력자는 헬기를 타고 공중에서 도심 전경을 바라본 뒤, 지상으로 내려와 그 장면을 그대로 그림으로 재현해내는데에 성공했다.


그 그림에는 도심 건물의 작은 창문 하나하나까지도 마치 사진 찍은 것처럼 기억해서 그려놨기에 실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암기력을 바탕으로 허인강은 누구도 절대 해낼 수 없는 일을 해내.”


하오의 진지한 설명이 계속되는 와중에 우진은 살짝 의구심이 들었다.


‘그런데 수학에서 암기력이라고 해봤자 크게 중요하지 않을텐데. 특히 이 세계 수준에선.’


그러나 그 뒤 하오의 말은 우진에게 여지껏 접하지 못한 커다란 충격을 선사한다.


“그건 바로... 구구단을 99x99까지 외웠다는 거야.”


“???!!!?!?!?!”


크게 놀란 우진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니, 정확히는 아무 생각도 하지 못했다가 정확한 표현이겠다.


“99단까지 외운 인강은 구구단 배틀은 물론, 문제 풀이에서 압도적인 속도를 자랑해. 심지어 소문으론 덧셈 역시 999+999까지 암기하고 있다는 말이있어.”


들을수록 멍해진다.


이게 맞아? 맞는 거야?


가까스로 정신줄을 부여잡은 우진은 이성적으로 생각했다.


‘아니 그만한 능력을 왜 쓸데없이 99x99까지 외우는데 쓰는거야. 하물며 덧셈은 뭐하러 외워???’


혹시 모르니 99x99를 외우면 특별한 장점이 있나 찾아본다.


‘물론 문제 풀이 과정에서 곱셈은 빠르게 하겠지만, 그게 다잖아?’


없었다. 빠른 것 말고는.


“그 혹시 99단 암기나 덧셈 암기 말고 능력을 다른 쪽으로 활용하는 건?”


“글세? 그 외엔 들은 건 없는데. 다른 쪽으로 그 능력을 쓸 방법이 있긴 한가?”


“...”


‘그런 대단한 능력을 참 이상하게도 썩히는 군.’


이쯤되니 우진은 그가 안타까울 지경이었다.


“우진아, 그러니 허인강과 대결하는 건 포기해. 아까 나를 위해 나서준 건 고맙지만 허인강은 네 상대가 아니야.”


그동안 봐왔던 하오와는 다르게 자신감 없는 모습은 우진에게 더욱 측은지심이 들게 하였다.


“꼭 너 때문만은 아니야. 얘기를 들어보니 그 허인강이란 녀석과 붙어보고 싶어졌어.”


하오가 부담을 갖지 않게 핑계거릴 만드는 우진.


“그래도 그 녀석은 너무 강한걸? 내가 천풍중 리스트를 만들때에도 1순위는 아무 고민도 없이 허인강으로 고정했을 정도야.”


“그래? 그렇다면 나는 그 리스트 0순위에 기록될테니 1위 위에 새로운 칸을 만들어 둬.”


“우진아...”


그동안 귀찮다는 이유로 대결을 피하려했던 모습과는 달리 처음보는 당당한 모습에 하오는 경외심 마저 들기 시작했다.


‘하우진 얘는 뭔가 달라. 내가 알지 못하는 무언가가 분명히 있어. 얘라면 뭐든 해낼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이런 우진을 위해서라면...’


하오는 우진의 사람이 되기로 마음 먹는다.


“그래, 우진아. 네가 학생회장 시험에 도전하기로 마음 먹었다니 내가 가진 모든 정보를 동원해서 널 도와줄게!”


“응? 괜찮은데.”


빈말이 아니라 정말 괜찮았다.


걔중에 능력자가 있다해도 어차피 우진 입장에선 초등학교 저학년과 대결하는 수준이었기에.


“아니야, 잘 생각해봐. 허인강의 능력을 모르고 그와 주사위 곱셈 배틀을 붙었다면 어땠을까?”


하오의 예리한 지적.


모르는 상태로 붙었다면 우진은 100% 졌을 것이다.


주사위를 세 개 쓴다면.


우진은 이를 빠르게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그러네, 이기기 힘들었겠는걸.”


“그렇지? 그러니 오늘은 학원 재끼고 나와 학생회장 시험 준비를 하자!”


“학원 째고 할 정도인가? 주말에 만나서 해도 될 것 같은데.”


“아니야, 폭군 허인강의 실행 능력은 대단해. 당장 내일이라도 학생회장 선출 시험을 건의해서 이번주 안에 치르게 만들지도 몰라.”


“그럴수도 있겠네.”


“학교 끝나고 집에 들렀다가 바로 하자. 카페에서 만날까?”


장소를 생각하던 우진은 저녁 먹을 것도 생각해서 얘기를 꺼내본다.


“어차피 하면서 밥도 먹어야하니, 우리 집에서 하는 건 어때?”


“어? 너네집? 이모랑 산다며, 괜찮겠어?”


“물론 이모한테 허락 받아야지. 한 번 물어볼게.”


“그래, 집에서 하면 우리야 편하고 좋지.”


우진은 보현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답장이 도착했다.


-당연히 가능하죠! 제가 오늘 좀 늦을 것 같으니 늦게까지 있어도 됩니다!


“해도 된대. 집 들렀다가 바로 우리 집으로와. 위치는 알지?”


“응, 기억하고 있어. 저번에 한 번 집 앞까지 가봤으니.”


“그럼 이따 만나서 뭐 할지 계획을 좀 세워두자.”




그 시각, 로펌에서 근무중이던 보현.


‘친구를 데려 온다고? 혹시 여자 친구인가?’


보현은 또다시 자신만의 상상에 빠져있었다.


‘그런데 아무도 없는 빈집에 남녀 둘이 있다는 건... 어머! 무슨 생각을! 걔들은 중학생인데!’


점점 빨개지는 보현의 얼굴


‘그, 그래도 손 잡는 것 까진 하려나? 아니면 뽀뽀? 꺄아! 어떡해 어떡해!’


터질 것 같은 보현의 얼굴을 본 상사가 걱정스레 말했다.


“보현씨, 괜찮아? 어디 아픈 거 아니야?”


이에 상상에서 현실로 돌아온 보현은 고개를 푹 숙이고 업무를 재개한다.


“아, 아니에요. 괜찮아요...”


물론 업무가 손에 잡힐리 없겠지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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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골든벨 게임 24.08.04 8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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