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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슈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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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4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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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5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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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장

DUMMY

19화


“기를 다룬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우진은 황당함을 넘어 어이가 없었다.


“말 그대로야. 본인 말로는 온 자연의 기운을 받아 문제를 푼다고 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걸.”


“아마 이걸 보는 게 이해가 빠를 거야.”


하오는 동영상을 하나 틀었다.


“이건 백호가 초등학교 때 교내 대회에 나가서 대결을 벌이던 영상이야. 당시 교내 대회로는 꽤 규모가 큰 대회였던터라 모든 교실에 송출되었어서 영상을 쉽게 구할 수 있었어.”


영상에 나온 백호와 상대편은 문장형 수학 문제를 풀고 있었다.




1년 전, 백호의 교내 대회.


마지막 문제를 앞둔 백호가 풀이법이 보이지 않았는지 망설이고 있자 대결 상대가 그걸 눈치챈다.


‘크크, 마지막 문제에서 막힌 모양이군. 좋아, 내가 금방 따라잡아주마!’


“아~ 백호 선수, 마지막 문제에서 막히나요! 이것만 풀어내면 백호 선수의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인데 말이죠.”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해설자.


“여기까지 와서 지는 건가.”


“한 문제, 한 문제만 더 풀면 돼 백호야!”


교실에서 둘의 대결을 시청하던 아이들 역시 긴장하며 응원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들의 기대와는 달리 백호는 두 눈을 감아버린다.


“아니, 백호 선수! 이게 무슨 일이죠! 눈을 감아버리네요, 경기를 포기하겠단 건가요!”


카메라는 눈을 감은 백호의 얼굴을 클로즈업해서 보여준다.


“뭐야, 포기한거야? 나 백호한테 걸었는데!”


“몰라도 끝까지 해야지, 저게 무슨 추태야.”


교실에선 백호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백호를 잘 아는 이들의 반응은 달랐다.


“좋았어! 그걸 쓰는 구나!”


“이 대결은 백호의 승리야!”


눈을 감고 있던 백호는 조용히 태블릿을 쥔 손을 높이 들어올린다.


“백호 선수, 이번에는 손을 높이 들어올리는 군요, 저건 대체 무슨 행동일까요? 경기를 포기하겠단 사인일까요?”


기묘한 그의 행동에 심판이 다가가려는 순간,


“지금이다! 정답은 4번!”


눈을 부릅뜨며 들어올렸던 태블릿펜을 수직낙하여 4번을 찍는 백호.


-정답-


“와아아아!”


아이들은 교실이 떠나가도록 소리를 질렀다.


“저, 정답입니다! 이게 무슨 일일까요! 경기를 포기한 줄 알았던 백호 선수가 아무 풀이과정 없이 정답을 골라내었습니다! 암산으로 풀었던 것일까요?”




동영상이 종료된다.


“정말 신기하고 대단하지? 이거 보고 기수련 한다는 애들도 여럿 생겼다니까.”


우진은 여태까지 중에 제일 어이없어하는 표정으로 하오를 말없이 바라보았다.


‘이건 그냥 찍은거잖아, 병신아...’


“백호가 어떻게 기를 활용해서 문제를 푸는 건지 밝혀진 바는 없지만 확실한 건 이게 만능은 아니라는 거야.”


‘그렇겠지, 찍은 거니까...’


“실제로 기를 잘 받았을 땐 성적이 엄청 좋은데 아닌 날에는 평균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기도 해.”


‘찍기 운이 없는 날이었나보군.’


“하지만 백호가 지금 반 1등이 아님에도 내가 4위로 책정한 건, 그만큼 잠재력이 뛰어나기 때문이야. 실제로 초딩때 중학생 대회에 나가 만점을 받기도 했다니까.”


“만점? 정말이야?”


“맞아, 그래서 쟤는 엄청난 다크호스로 여겨지고 있어.”


‘만점을 받을 정도면 단순히 운만 있는 건 아니라는 건데...’


혼동이 오는 우진이었지만 이 문제는 나중에 생각하기로 한다.


“다음으론 너도 잘 알고 있는, 3위 제갈현이야.”


제갈현.


같은 반이라 잘 아는 얼굴이었지만 실상 그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다고 보긴 어려웠다.


“제갈 가문의 차남인 그는 어려서부터 형과 비교당해왔나봐. 그래서 형을 따라잡기 위해 죽어라 공부한 결과 현재의 위치까지 오를 수 있었다고 해.”


“음,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케이스네. 혹시 양자거나 그런건 아니지?”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실제로 그렇다고 해도 우린 알 수 없지. 제갈현은 다른 엘리트 가문 출신들과 마찬가지로 밸런스가 잘 잡혀있어. 약점이랄게 딱히 없지.”


“강점은?”


“애매해. 모든 부분에서 잘하는 모습만 보이다보니 이게 강점이라고 딱 꼬집어 말하기가 힘들어.”


“그렇다면 제갈현이 본선에서 어떤 배틀을 적어 넣을지 알 수가 없단 거군.”


“맞아, 실제로 다른 학생들과 교류도 적은 편이라 얘는 예측을 할 수가 없어.”


“알겠어, 다음은?”


“다음은 2위인 류가람이야. 얘도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


“순간기억능력 같은?”


허인강을 떠올려보는 우진.


“그렇게 대단한 능력이라고 하긴 뭐한데 그래도 얕볼 수 없는 능력이야. 얘는 루시드 드리머거든.”


“루시드 드리머?”


어디서 들어 본듯한 단어였기에 기억을 헤집어본다.


“루시드 드림, 우리나라 말로는 자각몽이라고 하지.”


“아, 꿈에서 원하는 대로 행동할 수 있다는.”


“잘 알고 있네. 류가람은 루시드 드림을 활용해서 꿈에서 공부한다고 해. 즉 자는 시간에도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거지.”


“꿈에서 조차 공부라니, 피곤하지 않을까...”


“글쎄, 그건 잘 모르겠지만 본인은 만족하는 모양이야. 루시드 드림을 꾸기 시작한 초5 이후 성적이 빠르게 올랐으니.”


“이 친구의 강점은?”


“암기, 암산에 강해. 반면 체력이 약하고 문제 풀이 속도가 좀 느려. 펜속이 느리거든.”


‘하긴 꿈에서는 이 친구들이 말하는 중량펜을 쓸 수 없으니...’


“그래서 아마 구구단이나 주사위 배틀로 고르지 않을까 싶어.”


“허인강과 비슷하겠어.”


우진이 류가람을 허인강과 동류 취급하자 하오가 강하게 부정한다.


“아냐, 안 그래도 지금 1위인 허인강을 설명하려 했는데 둘은 비교 자체가 안 돼.”


“그 정도야?”


“허인강이 순간기억능력자라고 말했었지?”


“응, 구구단을 99단까지 외운다는.”


“그런데 순간기억능력은 허인강에게 사이드옵션이나 다름 없어.”


“주무기가 따로 있다는 거네.”


“응. 허인강의 IQ는... 놀라지말고 들어, 무려 108이야.”


“응?”


“108이라고. 엄청나지 않아? 우리나라 중학생 평균 IQ가 90인데 무려 18이나 높다고, 18!”


“...”


우진은 슬립 전 보았던 혹성 탈출 영화를 떠올려 보았다.


‘영화에선 원숭이들이 점점 사람에 가까운 지능을 얻던데 여긴 오히려 사람들이 원숭이화 되는 건가.’


점차 이 세계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하오야, 넌 IQ 몇 나왔어?”


“나? 92. 평균보다 높다고.”


자랑스럽게 자신의 IQ를 말하는 하오.


“그, 그렇구나. 그래서 허인강이 선택할 것 같은 배틀은?”


우진은 바로 말을 돌렸다.


“얘도 예측할 수 없어. 어떤 배틀이든 정점에 있거든. 허인강은 초딩때부터 동갑과의 배틀에선 져 본 역사가 없어.”


“그럼 이번에 역사 하나 새로 쓰겠네.”


자신감에 찬 우진의 말에 하오는 감탄한다.


“와... 우진아 너 자신감이 진짜 대단한데.”


“승부하기 전부터 자신감을 잃은 자는 절대 이길 수 없거든.”


“오오! 엄청난 명언이야, 적어둬야지.”


하오는 태블릿 메모창을 띄워 우진의 말을 그대로 받아적는다.


“그럼 이제 알아야 할 정보는 끝난거야?”


“응, 추가로 확인되는 정보는 내가 바로바로 알려줄게. 그럼 모의고사를 시범 삼아 몇 개 풀어보자.”


하오는 두 번째 태블릿을 앞으로 당겨와 1회용 모의고사 문제를 보여주곤 같이 문제를 분석하다.




5시간 뒤.


띠리리-


보현이 퇴근하고 집에 들어온다.


“이건 이렇게 하면...”


현관에서 신발을 벗던 중 부엌에서 들려오는 얘깃소리.


‘그러고보니 오늘 친구와 집에서 공부한댔었지. 드디어 우진의 여자 친구를 볼 수 있겠어!’


잔뜩 기대를 품으며 부엌 식탁으로 향하는 보현.


“누... 아니 이모 오셨어요.”


표면상 이모와 조카 관계였기에 다급히 호칭을 수정해서 부르는 우진이었다.


“어, 응. 이쪽이 같이 공부한다던 친구구나. 안녕?”


“예, 안녕하세요! 덕분에 공부 잘 하고 있었습니다.”


“응, 간식이나 뭐 필요한거 있으면 말하렴. 이모는 방에 있을게.”


웃으며 얘기하는 보현이었지만 속으로는 매우 아쉬워하였다.


‘뭐야, 여자 친구가 아니었잖아. 괜히 기대했네.’


이를 모르는 하오는 자신을 환영하는 줄 알고 있다.


“아, 아니에요. 많이 늦었으니 마무리하고 오늘은 이만 돌아가보겠습니다!”


“어머, 그러니? 그런데 친구하고 밥은 잘 챙겨 먹었지?”


우진을 보며 묻는 보현.


“네, 밀키트 데워서 맛있게 먹었어요.”


“잘했어, 공부는 밥심이니까 공부한다고 절대 굶지 말고.”


“네!”


보현의 말에 답하는 하오는 평소보다 좀 더 생기가 감도는 듯 보였다.


곧이어 보현이 옷을 갈아입으러 방으로 들어가고 우진과 하오는 공부하던 것을 정리한다.


태블릿을 가방에 넣으며 하오는 우진에게 작게 말한다.


“우진아, 너네 이모 엄청 미인이신데?”


“그런가.”


“그런가라니, 너 엄청 복 받은 녀석이었구나.”


초면에 별 의미없이 주고 받는 칭찬이라기엔 하오의 진심이 느껴졌다.


하지만 우진도 진심이었다.


‘그 사이 미의 기준도 바뀌었나?’


짐을 다 챙긴 하오는 문 너머의 보현에게 인사를 한다.


“오늘 신세 많이졌습니다! 이만 가볼게요!”


문 너머에서 옷을 갈아입던 보현도 대답해준다.


“그래, 조심히 들어가렴. 다음에 또 오고~”


“네! 꼭 또 올게요!”


신나서 대답하는 하오.


“이모, 그럼 요 앞 사거리까지 데려다주고 올게요.”


“응, 그렇게 하렴.”


하오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걷기 시작하는 우진.


“덕분에 오늘 많은 도움이 되었어.”


“그야 물론이지, 나를 얻음으로써 넌 천군만마를 얻은거나 다름 없다구.”


뿌듯해하는 하오.


“근데 너 진짜 천만원 넘게 번게 사실이야?”


우진의 갑작스런 질문에 하오가 당황하며 답한다.


“으, 응... 맞아, 1400만원 벌었어.”


파격적인 액수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며칠 사이에 1400만원이라니, 이 정도면 세금 내야되는 거 아니야?’


액수에 놀란 것도 잠시, 우진은 하오가 왜 이토록 큰 돈을 벌고자 하는지가 궁금해졌다.


“그렇게 돈 많이 벌어서 어디다 쓰려고?”


“응? 당연히 정보 구입 비용이지.”


“정보 구입? 파는 게 아니라 너가 산다고?”


“물론이지. 내가 직접 발로 뛰며 얻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잖아. 다른 친구들한테 돈 주고 사는 정보도 꽤 많아. 구입한 정보는 확인 과정을 거친 뒤 더 비싸게 팔고 있어.”


‘이거 완전 타고난 장사꾼이었네.’


우진이 하오의 장사 실력에 감탄하는 사이 어느새 사거리에 도착하였다.


“그럼 가볼게.”


“그래, 잘 들어가고 내일 학교에서 보자.”


“아참, 우진아.”


“응?”


“혹시...”


주뼛거리며 뭔가 망설이는 하오.


“뭔데?”


“그... 너희 이모, 남자친구 있으시니?”


“뭐? 그건 왜?”


“아, 아니. 있으시면 남자친구 분이 집에 올 수도 있으니 다음엔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공부하자할라했지.”


하오의 말이 잘 이해가 안가는 우진이었지만 이미 이해를 반쯤 포기한 우진이었기에 그냥 대답해주었다.


“없어. 헤어진지 좀 된 걸로 알아.”


“그렇구나! 알았어, 그럼 안녕~”


하오는 얼굴에 웃음을 가득 머금은채 횡단보도를 뛰어갔다.


이를 보던 우진은 생각한다.


‘하오 녀석, 생각보다 남을 배려할 줄 아는 그런 성격이었나본데.’




이틀 후.


“야! 학생회장 선출 시험 공고 떳다!”


“어디어디!”


공고가 떳다는 소식에 반 아이들은 우르르 복도 게시판으로 몰려갔다.


이를 들은 우진과 하오는 눈을 마주치더니 함께 공고를 보기 위해 교실을 나섰다.



[1학년 학생회장 선출 시험 안내]


어제 각 반 1등들과의 회의를 통해 결정된 내용을 안내합니다.

올해 1학년 학생회장 선출 시험은 자율 참가제입니다.

참가를 원하는 학생들은 교무실 1학년 학생주임 선생님 자리 옆에 있는 대형 태블릿에 자신의 이름을 입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선출 시험은 예선과 본선으로 나뉘며 예선에서 상위 8명을 뽑아 토너먼트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예선 방식은 ‘구구단 꽃이 피었습니다’ 이며 이번주 금요일 방과후 실시될 예정입니다.

신청은 내일 오후 3시까지 가능하니 많은 참여 바랍니다.

-허인강-


공고에는 하오가 예상했던 배틀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예선이 진행된다고 적혀있었다.


이를 본 하오는 크게 흥분하여 비난한다.


“구구단 꽃이 피었습니다로 한다고? 제정신인가!”


“그게 뭔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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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골든벨 게임 24.08.04 8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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