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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슈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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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4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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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2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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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게임

DUMMY

27화


“늦어놓고 첫 마디가 고작 그거야? 여자를 기다리게 하는 남자는 매력 없다고.”


털썩-


“시간이 늦었으니 본론만 말해.”


제갈현이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그거 컨셉이야? 본론만 말하는 거?”


류가람의 물음에도 대답없이 그저 쳐다만 볼 뿐이었다.


감정없는 눈빛으로.


“알았어, 나도 본선 준비로 바쁘니 바로 말할게. 너 하우진이랑 같은 반이지?”


“그래서?”


“하우진에 대한 정보를 알려줘.”


“내가 왜?”


“왜라니, 넌 벌써 하우진과 입학 쪽지 시험, 반장 시험으로 두 번이나 겨뤘으니 잘 알고 있을거잖아. 게다가 우린 동맹이고.”


“우리의 동맹은 본선 게임에 대한 세부규칙만을 공유하는 것이 목적일텐데.”


“그렇긴한데, 그래도 내가 하우진을 이기는게 너한테 더 좋지 않아? 넌 한 번 패한적이 있잖아.”


입학 쪽지 시험에서의 패배를 들먹이는 류가람.


“누가 이기든 아무 상관 없다.”


제갈현은 별 감정 변화 없이 대답할 뿐이었다.


“잘 생각 해봐. 내가 하우진을 이겨야 허인강을 4강에서 탈락시킬 수 있어. 추진명? 걔가 8강에서 허인강을 이길 것 같아?”


“···”


대답대신 커피를 마시는 제갈현.


“하우진이 최근 배틀 성적이 좋다지만 허인강을 이기긴 힘들거야. 하지만 8개의 게임 중 4개의 정보를 알고 있는 나라면 가능해.”


“네가 허인강을 이기는 게 자신 있다면 하우진을 이기는 것 역시 쉽지 않은가?”


의표를 찌르는 제갈현.


“그, 그렇긴 한데... 솔직히 말하면 하우진에 대해 알고 있는 게 거의 없어서 뭐라도 정보가 필요해.”


류가람은 진실된 눈빛으로 계속 설득하였다.


“솔직히 우리가 동맹한 것도 결국 허인강을 이기기 위해서잖아? 너도 자신 있겠지만 그래도 누군가 허인강을 떨어뜨려주면 고마운 거 아니야?”




마시던 커피를 탁자에 내려둔다.


“실망이군. 이미 상대보다 압도적인 우위에 있으면서도 자신이 없는 건가.”


제갈현의 발언에 류가람이 발끈한다.


“그런게 아니야! 준비할 수 있는 건 뭐라도 하려는 것 뿐이라고!”


감정이 격해진 류가람이 속마음을 쏟아낸다.


“제갈현 너도 어떻게든 이기기 위해 평소 안하던 동맹을 제안한 거 아니야? 나도 어떻게든 이기고 싶을 뿐이라고!”


어느새 류가람의 눈엔 눈물이 살짝 맺혀 있었다.


그런 가람의 심정이 전해진 것인지 제갈현이 응한다.


“다만 조건이 있다.”


“조건? 무슨...”


조용히 자신의 요구 조건을 말하는 제갈현.


이를 들은 류가람이 망설인다.


“그, 그건 좀 고민해봐야할 것 같은데...”


“그럼 없던 일로 하지.”


제갈현이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자, 잠깐만! 알았어, 그렇게 해...”


고민하던 가람이 승낙하자 제갈현이 다시 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자신이 아는 우진에 대한 정보를 일러준다.




본선 당일 아침.


등교한 아이들은 예습따위 안중에도 없었다.


관심사는 오로지 학생회장 본선 얘기뿐.


“오늘 대진이 어떻게 됐더라?”


“허인강vs추진명, 류가람vs하우진, 제갈현vs최광천, 백호vs이발산 이렇게야.”


“첫 게임은 허인강 승리가 너무 뻔하니 노잼이고. 2경기가 제일 재밌겠는데?”


“그러게. 갑작스레 등장해서 엄청난 화재를 몰고다닌 3반의 하우진이냐, 루시드 드림으로 급격한 성장을 이룬 홍일점 류가람이냐.”


아이들이 관심을 끄는 경기는 하우진vs류가람의 2경기였다.


“난 그것보다 8인이 어떤 게임을 정했을지도 궁금해. 빨리 공개되면 좋겠다.”


매년 열리는 천풍중의 학생회장 본선에 등장하는 게임 역시 학생들에겐 관심의 대상이었다.


몇몇 게임은 학생들의 큰 호응을 받아 한동안 주 배틀 게임으로 플레이되었다.


개중엔 정말 간혹, 크게 유행하여 서울 전체 인기 배틀 게임이 되기도 하였다.


이렇게 뜨거운 관심속에서도 본선에 진출한 8인은 3, 4교시에 있을 8강전을 차분히 준비하였다.


“우진아, 경기 준비는 잘했지?”


교실문을 열고 들어온 우진에게 질문 세례가 쏟아졌다.


“어떤 게임을 골랐어? 살짝 힌트만 주면 안될까?”


“어헛! 질문은 안 돼. 우진인 이제부터 마인드 컨트롤해야되니까 물러서.”


같이 등교한 하오가 들러붙은 학생들을 떼어냈다.


살짝 오바한 감도 있지만 우진에겐 나쁘지 않았다.


우진이 자리에 앉자 하오가 옆에 서서 매의 눈으로 학생들을 감시했다.


그러자 다가오려는 학생들이 주춤하며 그저 멀리서 지켜보기만 한다.


“하오야, 이제 그렇게까지 안 해도 돼.”


“어헛! 아니야, 이중에 적들의 스파이가 있을지 몰라. 조심해야지.”


“...그래 맘대로 해...”


더 이상 신경쓰지 않고 제 할 일을 한다.


탁-


가방에서 보현에게 받은 필기구와 노트를 꺼내놓자 애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저건, 노트? 그리고 잉크를 쓰는 펜 아니야?”


“왜 저런 골동품을?”

“저거 옛날 할아버지 서재에서나 볼 수 있었던건데.”


종이와 펜을 거의 쓰지 않는 지금, 특히나 연령대가 어린 학생들은 거의 접해보지 않던 것들이었다.


우진은 아랑곳하지 않고 노트를 편다.


“편리한 태블릿을 놔두고 왜 저걸 쓰지?”


“그러게. 관종인가?”


관종이랑은 완전 거리가 먼 우진이었지만 뜻하지 않게 다른쪽으로도 관심을 받게 된 우진이었다.


학생들은 그런 우진이 이해가 가지 않자 저마다 자신의 생각을 내놓았다.


“혹시 집이 가난해서 태블릿 살 돈이 없다던가?”


“무슨 소리야, 학교에선 보급 태블릿이 있는데.”


“그럼 태블릿 알러지가 있나?”

“말도 안 되는 소리.”


되도 않는 억측만을 내놓다가 한 학생의 말에 모든 이의 이목이 집중된다.


“아, 알겠어!”


“뭔데?”


“저건, 과거의 유물이 아닐까?”


“과거의 유물이란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


“아니, 그런 평범한 거 말고. 엄청난 위인이 썼다던가 하는.”


“엄청난 위인?”


“그래! 그들의 혼과 령이 서려있어서 저걸 사용하는 자에게 축복이 내린다던가 말이야!”


“그, 그런가?”


“아니 잠깐, 혹시 이게 아닐까?”


“또 뭔데?”


“과거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머리가 좋았다고 하잖아? 그 이유가 바로 저 노트와 펜을 써서 그랬던 게 아닐까?”


“응? 대체 왜?”


“이유야 모르지. 다만 하우진이 저걸 써서 머리가 좋아진거라면?”


“충분히 그럴만 해! 하우진의 공부 비법은 바로 펜과 노트였던 건가!”


주변의 관심을 끄려해도 계속되는 개소리에 우진은 집중하기 힘들었다.


‘그냥 펜과 노트인데 뭔 개소리야.’


“그렇다는 건 우진인 템빨이었다는 얘기군!”


학생들의 의견은 결국 템빨로 기울었다.


“나도 당장 구입해야겠어.”


“근데 어디서 사지?”


“제길, 물어보고 싶어도 하오가 저러고 있으니 지금은 힘들겠어.”

“나중에 하오 없을 때 물어보자.”


“하지만 과연 알려줄까? 저런 전설적인 아이템 구매처를.”


“수량이 얼마 안남았을지도.”


수량이 얼마 안 남았다는 얘기에 학생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조용히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곤 조용히 태블릿으로 노트와 펜 구입처를 열심히 검색한다.


“쯧쯧, 멍청한 놈들. 머리 나쁜 걸 장비 탓으로 돌리다니. 그치 우진아?”


하오가 한심하다는 듯이 우진에게 말했다.




며칠전.


“우진아, 밥 다 먹었으니 바로 시작하자.”


“그래.”


보현네 집에서 오늘도 어김없이 둘은 본선 대비를 하기 위해 모였다.


밥을 먹고 정리 후 준비를 하는데.


“음? 이건 뭐야?”


“내가 쓸 노트하고 펜이야.”


“노트? 펜? 아~ 이게 바로 그?”


하오는 인터넷에서나 보던, 과거 사람들이 썼던 것을 실제로 처음 보게 되었다.


“맞아. 난 이게 편해서.”


“편해? 대체 왜?”


노트와 펜은 확실히 태블릿에 비하면 불편한 물건이었다.


부피는 물론, 편리함과 다양한 기능면에서 태블릿과 비할 바가 못 되었다.


그러나 우진은 노트에 직접 쓸때의 촉감이 좋아 이를 선호했다.


“노트에 쓸 때의 촉감이 좋아서. 그리고 이걸로 적으면서 해야 머리에 들어오는 느낌이야.”


“그으래? 흐음...”


하오는 머릿속으로 분석해보았다.


‘독특한 걸. 아니 독특한 걸 넘어 이렇게 공부하는 건 우진이 뿐일거야. 혹시 이게 우진이의 비법?’


노트&펜을 우진의 실력과 연관해 파악해보려는 시도를 한다.


‘혹시 이거 엄청나게 희귀한 마력이 깃든 유물이 아닐까? 여기에 공부하면 무조건 외워지거나 똑똑해지는?’


엉뚱한 곳으로 생각이 흘러버린 하오는 노트와 펜이 탐나기 시작했다.


‘저것들을 손에 넣어서 연구해보고 싶어. 어떻게 안될까? 분명 소중한 것들이라 쉽게 내어주진 않을텐데...’


하오는 생각에 빠져 자신도 모르게 우진의 노트를 빤히 보고만 있었다.


“뭘 그렇게 빤히 봐?”


하오의 시선을 눈치 챈 우진.


“응? 아 아냐, 그냥 노트를 좀...”


말을 얼버무리는 모습을 보고 우진은 하오의 의중을 눈치챈다.


“너도 쓸래? 하나 줄까?”


“어어? 진짜? 그래도 돼?”


“응 일로 와.”


하오를 데리고 방으로 데려간다.


‘이게 웬 떡이야. 하긴 나 문하오의 정보값으로 보면... 엥?’


방 안의 책상 한 켠에는 노트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아직 정리를 못해서 그냥 쌓아두기만 했는데 마음에 드는 거 하나 가져가. 옆에 펜도.”


펜꽂이엔 수십개의 펜이 꽂혀있었다.


‘뭐야, 그냥 흔한 건가...?’


넘치는 수량의 노트와 펜을 보고 하오는 급 현타가 온다.


‘...별 거 아닌가 본데.’


혼자만의 기대감이 무너져 실망하는 하오였다.




다시 현재.


학생들은 1, 2교시 수업 내내 딴 생각을 하였다.


그저 본선 생각 뿐.


그렇게 듣는둥마는둥하며 시간을 보내고 마침내 본선이 시작된다.


1학년 학생회장실에 모인 8인.


본래 있던 회의용 테이블을 치운 자리에는 방송 장비들이 들어섰다.


“본격적이네. 이런 자리에서 이기면 기분 장난 아니겠는데.”


긴장감이라곤 1도 없는 발산이 방송 장비들 옆에서 기웃거렸다.


반면 다른 아이들은 조용히 대기석에 앉아있었다.


“쉬는 시간이 끝나는대로 시작할거다. 허인강과 추진명은 준비하도록.”


“네.”


같은 대답을 하는 둘이었지만 그 느낌은 사뭇 달랐다.


평소 모습 그대로인 허인강과 달리 추진명은 다리를 떨며 긴장한 티를 역력히 내었다.


‘후, 긴장하지 말자. 나에겐 4게임에 대한 정보가 있잖아. 충분히 할만해.’


띵-똥-땡-똥-


평소라면 3교시를 알릴 수업종이 울렸다.


“1학년 학생회장 선출 시험 본선 1경기를 시작한다.”


남궁천은 카메라 앞에서 본선 대회의 시작을 알렸다.


“대회 방식은 천풍중 전통에 따라 토너먼트이며 3판 2선승제로 진행된다. 게임은 본선 진출자 8인이 사전에 정한 게임들 중 추첨을 통해 결정될 것이다.”


평소와 같은 톤으로 깔끔한 진행이었다.


“그럼 바로 1경기를 시작하겠다. 허인강과 나궁천은 앞으로.”


둘은 카메라 앞에 서 짧게 인사 후 각자의 탁자 앞에 가서 앉는다.


두 탁자는 서로 마주 보게끔 되어있었다.


“우선 첫 번째 게임 추첨을 시작하겠다.”


남궁천의 말과 동시에 게임공 추첨 기계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TV로 시청하는 1학년생들은 물론, 현장에 있던 본선 진출자들까지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특히나 추진명은 떨리는 마음으로 지켜보던 가운데, 첫 번째 공이 굴러나온다.


“첫 게임은 사칙연산 배틀이다.”


“응? 사칙연산 배틀이라고?”


학생회장실은 물론, 전 교실들도 의외의 게임에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저 게임이라면 분명 하오가 설명을 해주긴 했는데...’


우진은 하오가 해주었던 설명을 떠올렸다.




“지금부터 설명해 줄 게임은 비주류 게임으로, 이게 나올 확률은 적어. 그냥 이런게 있다 정도로만 알고 넘어가면 돼. 우선 사칙연산 배틀이야.”


끄덕-


“게임은 단순해. 설명보단 문제로 보면 이해가 빠를거야.”

태블릿에 사칙연산 배틀 문제를 띄우며 설명한다.


5 9 3 2 = 11


“저 숫자들 사이에 사칙연산 기호를 넣어서 등식이 성립하면 되는건가?”


“맞아. 한 눈에 봐도 어떤 게임인지 알 만큼 단순한 게임이지. 한 때 유행했는데 지금은 거의 하질 않아.”


“이 게임의 예상되는 변형은?”


“글쎄, 워낙 틀이 명확한 게임이라 쉽게 예상이 안 가. 솔직히 비주류라 그렇게 많이 생각해본 적도 없고.”


“알았어, 참고할게.”




“사칙연산? 저런 똥겜을 누가 고른거지?”


“보는 재미도 없는 게임인데. 대결 상대도 그렇고 게임도 그렇고 이번판은 노잼이겠어.”


시청하는 아이들이 살짝 불만 아닌 불만을 드러냈다.


반면 본선에 오른 8인은 머리굴리기 바빴다.


‘누구지? 저건 전혀 예상못했는데.’


‘생각도 못한 게임이라 누가 골랐는지 전혀 감이 오질 않아.’


‘우선 소거법으로 특기가 명확한 몇 명을 제외하고 생각해본다면...’


게임의 주인을 찾기 위해 열심히 추론하는 한편, 분석을 시도하는 이들도 있었다.


‘딱히 공략법이 없을 게임인데.’


‘세부규칙에서 무언가 드러나려나.’


“세부 규칙을 알려주겠다.”


벽면에 스크린에 이번 사칙연산 게임에 대한 세부규칙이 공개된다.


“!?”


“저건... 많이 다른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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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대진 추첨 24.08.10 11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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