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이상한 천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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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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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4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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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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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만남(2)

DUMMY

방년 20세 중모현민 장녹아와 괴물같이 커다란 흑마. 둘은 서로를 어떻게 알게 된 것일까. 증천 역시 이 점을 가장 궁금해 했으니, 소스라치게 놀라 즉각 그녀에게 물었다. 그 말들은 무엇이고, 그 동안은 어떻게 살아남았는가.


“이 말들 덕분에 살았어요.”


장녹아는 좌우의 말 두 마리를 양손으로 쓰다듬으며 대답했다. 오른쪽은 주옥, 왼쪽은 유성이었다. 특히 주옥을 향해서는 의미심장한 미소까지 지어 보였다. 그 미소를 본 주옥이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에휴, 드디어 이 아가씨를 돌려보낼 수 있겠군.’


* * *


야생마는 목적지 없이 그저 달리는 데서 삶의 의미를 찾았다. 회영이 어느정도 회복되자, 주옥과 야생마 무리도 당연히 다시 달려나가려 했다. 하지만 갈청이 또 새로운 발견을 하는 바람에 정처없는 달리기는 또 미뤄지고 말았다. 증천이 장녹아를 발견하기 닷새 전, 아침에 일어난 갈청이 주옥에게 몸짓을 취했다.


‘이상한 거, 발견. 발이 두 개. 덩치 작아. 잠.’


말들의 몸짓 언어는 통달한 지 오래라, 곧장 의미가 전달됐다.


‘발이 두 개고 덩치가 작은 이상한 짐승을 발견했다는 거지? 자고 있다는 거고.’


이전이었다면 크게 신경쓰지 않았을 지도 몰랐지만, 청호 같은 괴물을 만난 뒤였으니 생각이 바뀌었다. 그동안 말 그대로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달리다 제대로 임자를 만난 셈이었으니, 아무리 영약을 잔뜩 먹은 말들이라도 위험에 처할 수 있었다. 주옥이 생각했다.


‘덩치 작은 두 발 짐승이라. 원숭이일까? 잠들어 있다면 정체 정돈 확인해 두는 게 나을 지도 몰라.’


‘그렇다. 동감이다.’


전음을 보내려는 의도는 없었지만, 이번에도 생각이 들렸는지 회영이 맞장구를 쳤다. 매일 전음입밀에 조금씩 익숙해져 가는 중이었지만, 아직도 생각의 이 할 정도는 이런 식으로 새어나오곤 했다. 독백을 들킨 김에, 주옥이 제안했다.


‘둘이 가서 정찰하고 올까? 넷이 다 같이 가는 것보다야 그 쪽이 은밀하겠지.’


그러자 회영은 곧장 주옥을 보며 답했다.


‘좋다.’


말 두 마리는 즉시 갈청이 고갯짓으로 가리킨 방향으로 달려 나갔다. 갈청은 최근 둘어 두 말이 부쩍 친해진 것 같다고 여기며, 유성에게 되돌아갔다.


잠깐 달렸을 뿐인데, 문제의 두 발 짐승이 보였다. 백여 장 정도 앞, 꽤 높이 자란 잔디에 반쯤 파묻힌 형체가 있었다. 말의 시력 덕분에 형체 자체는 멀리서 확인했지만, 정체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는 시간이 좀더 걸렸다.


‘···설마 사람?’


빠른 걸음으로 순식간에 거리를 좁히자, 엎어진 두 발 짐승의 정체가 점점 뚜렷해 졌으니, 그 정체는 인간, 그것도 옷까지 제대로 차려 입은 여인이었다. 청호 같은 위협을 다시 마주할까 두근거렸던 주옥의 심장이, 이젠 다른 이유로 두근거렸다.


‘뭐, 뭐야? 이런 외딴 곳에 왜 사람이 쓰러져 있어? 그것도 여인이?’


그러고 보니 농부의 집을 떠난 이후 사람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확실치는 않아도 그 집을 떠난 지 벌써 두 달 가량은 족히 되었을 것이니, 실로 오랜만에 보는 인간이었다. 마음이 요동치는 동시에, 앞발이 저절로 여인의 맥을 짚기 시작했다.


‘맥이 불안정해. 목숨이 위험하지는 않겠지만 어딘가 이상이 있다. 괜찮을까?’


생사와 직결되는 혈행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어딘가 불안정한 데가 있었다. 맥을 짚는 동안은 내력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으니, 무공이 없는 민초라는 점도 알 수 있었다. 불행히도, 의술을 모르는 입장에선 이 정도가 한계였다. 그 때, 회영이 몸짓 언어로 말을 걸어왔다.


‘잠깐, 내가 좀.’


그 말에, 순간 멍해진 주옥이 겨우 대답했다.


‘···뭐?’


‘내가 좀 볼게.’


반면 대꾸하는 회영의 몸짓에는 확신이 배어 있었다. 얼떨떨한 기분으로 한 걸음 물러서자, 회영은 자연스럽게 여인의 몸에 앞발을 올리고 가만히 정신을 집중했다. 그 모습을 보는 주옥의 표정이 가히 볼 만했다.


‘···보면 알아? 네가?’


내가 살펴도 모르겠는데? 너희, 사람을 본 적은 있긴 해? 게다가 맥 짚는 법도 전혀···


그 때, 회영이 발을 떼고는 말해 왔다.


‘이 짐승, 나와 똑같은 이능에 당했다.’


···아하.


그렇다면 이해가 됐다. 일단 상단전이 교란을 받으면, 후유증이 길게 남는다. 당장 회영부터가 그 후유증이 남은 상태에서 강제 타통을 당해 지금 상태가 된 것이니 여인에게서 비슷한 느낌을 받았을지 모른다. 그제서야 회영을 이해한 주옥은, 자신의 경솔함을 약간 반성하며 대답했다.


‘알았어. 일단 이 짐승을 깨워볼게. 너무 놀라지 말고.’


‘응.’


간단히 대답하는 회영을 뒤로 하고, 발끝으로 여인의 혈자리 몇 군데를 짚었다. 기절한 이유를 알고 있다면, 안전한 혈자리를 골라 짚을 수 있다. 요혈 몇 군데를 짚자, 과연 여인의 눈이 번쩍 떠졌다.


“히익!”


정신을 차리자마자, 여인은 기겁을 하며 채 일으키지도 못한 몸을 허겁지겁 빼내려 했다. 말이 된 후 인간을 만난 적이 많진 않아도, 자기를 처음 본 인간이라면 응당 화들짝 놀랄 테니 예상한 반응이었다. 이럴 땐 잠깐 진정할 시간을 주는 게 좋을 듯했다.


“···여, 여긴 어디니?”


여인은 더듬거리며 물었다. 누구에게 묻는단 말인가? 주옥? 회영? 말에게 질문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자 황당한 심경이 되었다.


‘참 나, 그걸 말한테 묻는단 말이야? 아무리 상단전이 교란당했기로서니···’


“히이이익! 죄송합니다!!”


갑자기 여인이 납작 엎드려 절을 하며 손을 싹싹 빌기 시작했다. 그 태도 변화에 되려 주옥이 깜짝 놀라 뛰어오르며 뒤쪽으로 몸을 피했다.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회영이 몸짓을 보냈다.


‘들렸다.’


아잇, 젠장할.


이후 반 시진이 넘는 설득 끝에, 결국 장녹아는 눈앞의 흑마가 말을 할 줄 안다는 사실을 겨우 납득했다. 그렇게 되기까지, 그녀는 인간이 표출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감정을 내비쳤다.


전음을 들은 장녹아는 우선 자기 뺨을 때리며 꿈에서 깨어나기만을 바랐다. 그 다음은 신령님과 각종 신의 이름을 부르며 평소 잘못했던 일들을 고백한 뒤 용서를 빌었고, 마지막으로는 드디어 미쳐버린 자기 자신을 저주하며 눈물을 쏟았다. 그 다음에야, 눈앞에 있는 흑마가 말을 걸고 있다는 사실을 겨우 인정했다.


“···그런데, 말이 어떻게 말을 하는 거니?”


채 마르지 않은 눈물자국을 뒤로 하고, 장녹아가 물었다. 순간 한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반말?’


“예?! 아, 아닙니다! 죄송해요!”


아니, 그런 반응을 바란 건 아니었는데? 하필 저 짧은 한 마디 독백이 새 나가 버리다니. 주옥은 얼른 전음을 보내 자신의 뜻을 전하려 했다.


‘아니, 괜찮아요. 짐승한테 누가 존대를 한다고.’


아무리 내 나이가 사십 가깝다 해도 그건 인간 기준이고, 지금은 말이니까 말이지. 반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어.


“사···사십! 죄송합니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죽이지만 마세요! 요즘 아버지 건강도 안 좋으신데다 제가 결혼도 못한 홀몸이라 해야 될 일이 많아요. 제발...”


하지만 장녹아는 혼비백산하며 다시 한 번 오체투지하듯 납작 엎드려 고개를 조아렸다. 방금 그녀의 머릿속에는 ‘내 나이가 사십 가깝다’만 들려왔던 것. 그녀의 반응을 보자 방금 일부 생각만이 또 이상하게 흘러나갔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젠장, 어떻게 이렇게 진심과 정반대로만 생각이 흘러나가는 거야? 꽉 잠가라, 주옥!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 뿐이 아니야!’


해명을 하려 할수록 상황이 꼬여 갔으니, 자책을 뒤로 하고 우선은 화제를 돌렸다.


‘그, 그럼··· 일단 내 얘길 하기 전에, 어쩌다 여기서 정신을 잃고 있었던 거요?’


“예? 아아, 그것은···”


장녹아는 대화 상대가 말이라는 점을 낯설어 했지만, 동시에 그만큼 신령시하기도 했다. 거짓말을 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최근 그녀가 사는 마을, 중모현의 분위기가 흉흉해, 해가 질 때가 되면 집밖을 나서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녀 역시 해가 떨어지기 직전 대문 앞에 켜둔 호롱불을 끄러 나섰는데, 불을 끄는 그 순간 목소리 하나가 들려왔다고 했다. 녹아, 녹아, 하며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그 목소리를 향해 돌아서는 순간, 그녀가 마지막으로 느낀 것은 머릿속을 사로잡는 끔찍한 공포. 그 이후로는 이 자리에서 깨어나기까지의 기억이 전혀 없었다.


이야기를 듣고 나니 자연스럽게 결론이 나왔다.


‘역시 청호에게 당한 게 맞군. 회영과 경험담이 거의 일치해.’


청호는 그 동안 무인을 비롯한 인간도 많이 사냥해 왔다고 했으니, 마을에서 사냥감을 노리는 것 역시 있을 법한 일이었다. 그리고 회영이 당한 경험과의 또다른 공통점, 목소리로 상대방을 홀리는 그 순간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 있었다. 그런 방식이라면 나와 대결하는 중간에 이능을 쓸 수 없었겠지. 이렇게 생각하며 장녹아에게 전음을 보냈다.


‘그럼 중모현이란 곳으로 돌아가야 할 텐데, 길을 대강이라도 알 것 같습니까?’


그녀는 기대와 달리 한숨을 푹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는 대답했다


“아니요. 전혀 모르겠어요. 마을에서 멀리 나와본 일이 많지 않아서··· 게다가 사방이 온통 풀밭 뿐이라 더 분간이 안 돼요.”


정신을 잃고 낯선 곳까지 끌려온 처지이니, 그럴 만했다. 그녀만큼 주옥의 근심 역시 깊어지는 가운데, 전음을 통해 대화가 이어졌다.


‘좋지 않군요. 그럼 쉽게 움직여선 안 됩니다. 현에서도 분명 낭자를 찾고 있을 테니, 초원을 잘못 헤매다 구조대와 엇갈리면 그대로 끝입니다.’


“그···그럼 어쩌죠? 여기서 버텨야 할까요?”


‘그게 최선이겠죠. 가능하시겠습니까?’


“아뇨, 아뇨! 못 해요! 살림이라면 자신 있지만 이런 야생 한가운데서는 도저히··· 도와주세요, 신령님!”


신령이라니 낯간지러운 호칭이었지만 그와 별개로, 확실히 이 여인은 도움이 필요해 보였다. 언제 구조대가 도착할지도 모르는 환경에 이대로 이 여인을 두고 떠났다간 구해준 보람도 없이 그대로 갈사(渴死)하거나 짐승의 습격을 받아 죽고 말 것이다. 이번엔 전음이 회영에게로 향했다.


‘이 두 발 짐승, 나랑 친한 종이야. 우리가 도와주지 않으면, 얘는 죽을 거야.’


회영은 아무 감정이 담기지 않은 눈으로 주옥을 바라보며, 몸짓 언어로 대답했다.


‘그럼 넌 저 짐승을 살리고 싶은 건가?’


간단한 질문이었지만 시사하는 바가 컸다. 장로 주옥이었다면, 하다 못해 인간 주옥이었다면 무공 없는 동족을 살리는 일은 일종의 의무로 여겨졌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짐승이 되었으니, 그렇게 하지 않을 자유도 있었다.


이렇게 생각하니 오히려 확신이 생겼다. 이 여인을 살리고 싶은 것은, 사회나 사문이 주입한 규범에 의한 것이 아니라 오롯이 자신의 선호에 의한 결심이었다. 회영을 향한 대답은 한 음절로 충분했다.


‘응.’


그 이후로는 일사천리였다. 주옥과 회영은 장녹아를 태워 야생마 무리에게 되돌아갔고, 야생마 무리는 자연에서의 생존법을 그녀에게 알려주었다. 주옥이 야생마들과 장녹아의 사이를 연결해 주어, 그녀도 점차 야생에서의 삶에 적응해 갔다. 원래부터 억척스러운 면이 있던 그녀인 만큼, 생존 지식을 습득하는 속도가 빨랐다.


그렇게 함께 지낸 지 닷새째, 장녹아는 몰골이 조금 꼬질해졌을지언정, 생활에는 완벽히 적응했다. 뿐만 아니라, 주옥을 비롯한 야생마들과도 충분히 교감하여 이제는 서로 친구라 부를 만한 사이가 되기도 했다. 그런 관계가 되었으니, 주옥은 결국 자신의 내력을 궁금해하는 장녹아에게 자기 이야기를 해 주었다.


믿기 어려운 이야기는 뺐다. 민초들이 알 수 없는 무림지사 이야기와 진짜 신령스러운, 증빙 없는 이야기들이 거기 속했으니 점창혈사, 천마, 태상노군, 죽었다 깨어났다는 이야기가 전부 다 생략됐다. 그렇게 전달된 이야기는 대략 다음과 같았다. 물론, 이 이야기를 해 주는 시점에서 주옥의 말투는 이미 반말이 되어 있었다.


‘내 이름은 주옥으로, 겉모습은 말이지만 속은 분명한 사람이다.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태어날 때부터 이랬으며, 전음은 당신을 납치했던 청호와 싸워 이긴 뒤 얻은 것이다. 내가 말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당신이나 나나 여러 모로 귀찮고 힘든 일이 많을 테니, 몇 가지 사실을 함구해 주면 고맙겠다.’


“그게 뭔가요?”


‘첫째는 내가 말을 한다는 사실. 둘째는 내가 청호와 싸워 이겼다는 사실. 둘 중 하나라도 알려지면 사람들이 나한테 관심을 가질 테니, 이래저래 제약이 많이 생겨.’


장녹아는 흔쾌히 동의했다.


* * *


장녹아가 증천과 대화하던 중 주옥에게 보낸 미소에는,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었다. 목숨을 구해준 은혜에 비하면, 입을 다물고 있는 것쯤은 그녀에게 전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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