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각성자로 회귀하였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새글

제이띠
작품등록일 :
2024.08.05 17:24
최근연재일 :
2024.09.19 17:15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15,249
추천수 :
266
글자수 :
239,337

작성
24.09.19 17:15
조회
28
추천
2
글자
11쪽

047

DUMMY

“우오오오—”


마수가 고통스러운 듯 하늘을 향해 포효를 했다.


“우후— 우후—”


포효를 그친 마수가 조금은 이상한 울음소리를 내며 척서율 쪽을 바라봤다.

척서율은 순간 온몸에 소름이 끼치는 느낌을 받았다.

마수의 눈이 이제는 확연하게 붉은색을 띠고 있었다.

마수가 자신의 어깨와 땅에 떨어진 팔을 번갈아 보았다.


“우후— 우후— 우후—”


마수는 묘하게 거슬리는 울음소리를 계속 내었다.

불새를 쳐다보고.

강현우를 쳐다보고.

정수진과 알렉을 쳐다봤다.

그리고 주변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마치 무언가를 확인하는 모습이었다.

우연히도 지넬 길드와 마수는 처음 전투를 시작했던 때의 위치에 다시 서 있었다.


‘조금만 더··· 아직 회복이 안됐어.’


당장이라도 마수에게 다시 달려들고 싶은 강현우였지만 아직은 마력이 부족했다.

조금만 더를 연신 되뇌이며 초조하게 마수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우오오오오—”


마수가 불새를 다시 쳐다보며 포효를 했다.

마치 니가 가장 나쁜 놈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쿵— 쿵—


마수가 불새를 응시한 채 무릎을 꿇고 하나 남은 팔을 땅에 단단하게 박아 넣었다.

불새를 향한 마수의 눈과 입에서 피처럼 붉은빛이 번져 나왔다.

마력이 소용돌이치며 모여들었다.


“불새! 피해!”


마수의 얼굴 앞으로 몽글몽글 빛 무리가 생겨나는 것이 보였다.


푸악—


순간 마수의 머리 부분에서 거대한 광선이 쏘아졌다.

마수의 몸통을 다 가릴 정도로 거대한 크기의 광선이었다.


꽈앙—


약간 스치기는 했지만 다행히도 불새는 광선을 피할 수 있었다.

불새를 지나친 광선은 일직선으로 날아가 맞은편 비탈의 높은 곳에 맞으며 폭발했다.

마수가 다시 불새 쪽으로 고개를 틀었다.


푸악— 꽈앙—


광선은 한 번으로 끝이 아니었다.

불새가 다시 쏘아진 광선을 이번에도 피했다.

그렇게 마수는 서너 번 불새를 향해 광선을 쏘아냈다.


“혀누, 회복하려면 멀었냐? 마력 다 떨어져 간다!”

“이제 됐습니다!”


강현우가 알렉의 물음에 대답하고 마수를 향해 돌진하려는 순간.


“우오오오—”


마수가 불새가 아닌 지넬 길드가 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틀었다.

몸은 둔하지만 불행히도 눈치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피해! 얼음 곰탱이 미쵸따!”


지넬 길드가 마수의 광선을 피하기 위해 좌우로 몸을 던졌다.


푸악—


마수가 거대 광선을 쏘아냈다.

그리고 광선을 쏜 채 고개를 하늘로 쳐들었다.


꽈광! 꽈과과과광!


광선 공격은 맨티스의 토네이도와는 또 다른 재앙이었다.

광선이 지나간 자리로 깊은 골이 패였고 맞은편 비탈에도 기다란 흔적이 생겼다.


푸악— 푸악—


마수가 좌우로 고개를 돌려 가며 연거푸 광선을 쏘아냈다.

다만 광선의 크기가 처음보다는 많이 작아진 상태였다.

그럴수록 마수는 사방 팔방으로 광선을 더 쏘아댔다.


푸악— 까앙—


마수의 광선이 강현우를 향해 날아갔다.

강현우가 소태도를 교차해서 광선을 막아냈다.

더 이상 피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광선은 약해져 있었다.


쿠웅—


마수의 어깨 부분 얼음 갑옷이 떨어져 나갔다.


쩌적—


곧이어 등과 허벅지의 얼음 갑옷에 균열이 생겼다.


“어으으으—”


마수가 신음 소리를 내뱉었다.

고통스러운 듯했다.

그럴수록 마수의 눈은 더욱더 붉은빛으로 물들었다.


푸악—


마수가 피를 토해내듯 광선을 쏘았다.

하지만 광선은 결국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허공에 흩어져 버렸다.


쩌저적—


마수를 감싸고 있던 얼음 갑옷 전부가 갈라지며 떨어져 나갔다.

마수는 힘겨운 듯 숨을 가쁘게 내쉬고 있었다.

생명력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


쿠구궁—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커다란 울림이 들렸다.

비탈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고 땅으로 진동이 느껴졌다.

비탈 전체에서 눈사태가 내려오고 있었다.

마수가 거대 광선을 마구 쏘아대더니 결국 이 사달이 났다.


“우으으으—”


마수가 비웃는 듯한 소리의 울음소리를 내었다.


‘일부러 노린 거였나.’


눈사태는 비탈 높은 곳에서 이제 시작되었지만 절대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었다.

그 잠깐의 시간에도 눈에 띄는 정도로 눈사태가 가까워져 있었다.

또한 그 크기도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었다.

다들 상태가 좋지 못했다.

지금 저 정도 규모의 눈사태에 휩쓸리면 어찌 될지 장담할 수 없었다.


“현우 씨! 저기 밖에 없어요!”


정수진이 마수 뒤쪽의 동굴을 가리켰다.

뒤쪽은 거대한 눈사태가 내려오고 있었고 앞에는 죽음을 각오한 마수가 버티고 있다.

피할 수 있는 곳이라고는 정수진이 가리킨 동굴 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정면 돌파 외에는 방법이 없다.


쿠구구궁—


“우오오오오—”


눈사태가 미친 속도로 내려오고 있었고.

마수는 마지막 남은 마력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더 이상 고민할 시간이 없었다.


“아저씨, 제가 뚫는 수밖에 없어요.”


척서율이 강현우를 바라보았다.

마수도 한계였지만 지넬 길드원 모두 마찬가지였다.

척서율에게 짐을 떠안기고 싶지는 않지만 선택지가 없었다.

강현우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갑니다!”


척서율이 마수를 향해 날아올랐다.

불새가 척서율의 뒤를 따랐다.

마수는 마력을 끌어모은 채 척서율이 가까이 다가올 때까지 기다렸다.


푸악—


척서율이 코앞에 올 때까지 기다린 마수가 거대 광선을 쏘아냈고.


“합!”


척서율이 허공에 선 채 검을 크게 휘둘렀다.


꽈아광!


마수의 광선이 토네이도와 충돌하며 굉음을 내었다.

둘의 힘은 막상막하였다.


“이거나 먹어라!”


마수의 광선과 토네이도가 밀고 밀리며 대치하는 사이 알렉이 불새를 마수에게 날려 보냈다.


꽈아앙!


불새가 마수와 부딪혀 폭발하며 열기를 내뿜었다.

그 순간 척서율의 눈이 빛났다.

검을 부드럽게 움직이며 대기를 움직였다.

토네이도 쪽으로 불새의 불길을 끌어들였다.

토네이도에 불길이 휘감기며 불기둥이 솟아올랐다.


“척마검 비기 — 선풍 feat. 불새!”

“우오오오오오오오오—”


마수의 광선이 선풍에 밀려 흩어지고 불길이 마수를 휘감았다.

불길에 휩싸인 마수의 비명이 길게 울려 퍼졌다.

척서율은 허공에서 정신을 잃고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뭐가 그렇게 만족스러운지 모르겠지만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었다.


“뛰어!”


강현우가 떨어지는 척서율을 받아들고는 동굴을 향해 뛰었다.


* * *


“후우— 다들 괜찮습니까?”


강현우가 동굴 한쪽에 척서율을 눕히고 물었다.

거대한 덩치의 마수가 웅크리고 있던 자리였기 때문에 동굴은 네 명이 들어가기에 충분한 크기였다.


“갠찮다, 혀누. 서율은 어떠냐?”

“무리한 탓에 잠시 기절한 것 같네요. 다른 이상은 없어 보입니다.”


척서율은 여전히 세상 행복한 얼굴로 잠들어 있었다.

강현우가 동굴 한 쪽에 앉아 등을 기대고 앉았다.

마수의 사체가 동굴 입구를 가로막고 있었다.

동굴 밖은 이미 눈으로 덮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킁킁킁—”


마수의 사체에서 구운 고기 냄새가 풍겼다.

척서율이 잠든 와중에도 고기 냄새에 반응하며 코를 킁킁거렸다.

너도 참 어지간하다···


“이번에도 해냈네요.”


정수진이 마수를 지그시 바라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들릴 듯 말 듯 한 크기의 목소리였다.

딱히 답을 듣고자 건네는 말은 아닌 것 같았다.

정수진의 얼굴에서 깊은 고민이 느껴졌다.


“수진, 무슨 고민 있냐? 얼굴에 주름 생겨따.”


정수진이 알렉을 째려보았다.

고민을 물어봐 주는 건 고마웠다.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었으니까.

하지만 굳이 주름 이야기는 하지 않아도 되는 거잖아.


“수진 씨, 고민 있으면 얘기해 보세요.”


강현우도 정수진에게 물었다.


“대단한 건 아니에요. 그냥 요즘 전투에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아서요.”

“무슨 소리. 불새는 수진 너 아이디어다.”

“그렇기는 하지만 저는 마력만 보탤 뿐이잖아요.”


알렉은 수진의 대답에 딱히 할 말이 없었다.


“지난 맨티스와의 전투에서도 이번 전투에서도 제가 딱히 도움이 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정수진은 막상 고민을 말로 꺼내고 나니 더욱 체감이 되었다.

정수진의 얼굴이 한층 더 어두워졌다.

강현우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하나하나 따지면 틀린 말이기는 한데···’


정수진의 말은 당연히 틀렸다.

전투에 따라 특별히 활약하는 길드원이 있을 뿐이다.

강현우를 제외하고는 개개인의 객관적인 전력은 비슷한 수준이었다.

다만 정수진의 전투 스타일이 돋보이는 것과는 거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이런 건 팩트 체크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지.’


이미 본인이 전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끼고 있었다.

사실을 적시한다고 하더라도 꺾여 버린 마음을 일으켜 세우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최근 척서율의 갑작스러운 변화로 심경에 변화가 생긴 것일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정수진의 성격상 갑자기 생긴 고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척서율의 성취가 정수진의 고민에 어느 정도는 영향을 주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혀누, 어디 가냐?”

“수진 씨,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해봐야 별로 와닿지 않겠죠?”

“네. 그럴 것 같네요.”

“그럼, 앞으로 도움이 되도록 만들어 드리는 수밖에 없겠네요.”


강현우가 마수의 사체를 타고 올라갔다.


푸욱— 쑤욱—


마수의 등에 뚫고 두 팔을 집어넣었다.

잠시 후 마수의 코어를 꺼내 들었다.


“킁킁— 흐흐—”


고기 굽는 냄새가 한층 더 진하게 퍼져나갔다.


“이 코어는 수진 씨 꺼예요.”

“아···”


습관처럼 저는 괜찮다고 다른 사람이 흡수하는 게 어떻겠냐고 말하려 했으나.

말하지 않았다.

코어가 가지고 싶었고 흡수하고 싶었다.

강해지고 싶었다.


“이쁘네요.”


정수진이 마수의 코어를 받아 들었다.

맨티스의 코어처럼 일반 코어 보다 훨씬 크기가 컸다.

그리고 아주 차가웠다.

마수의 코어에서 하얀 빛과 함께 냉기가 퍼져 나오고 있었다.


“자, 그럼 시작해 보실까요?”


정수진이 코어를 감상하는 사이 강현우가 동굴 입구에 공기구멍을 큼지막하게 뚫고 왔다.


“후읍—”


가부좌를 틀고 깊게 숨을 들이쉰 정수진이 코어의 마력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쩌적— 쩡—


흡수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코어가 갈라지며 깨졌다.

일단 마력을 흡수하는 단계는 문제없이 지나갔다.


“이제 시작입니다.”

“수진, 힘내라.”


정수진의 몸이 조금씩 들썩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수진 주변의 공기가 차가워지더니 이내 얼어붙었다.

정수진의 머리와 피부에 서리가 내려앉았다.


쿠웅—


심장이 크게 울리는 듯한 진동이 느껴졌다.

정수진의 몸이 크게 젖혀지더니 위로 떠올랐다.


휘이이잉—


얼어붙은 공기가 정수진을 감싸며 강하게 소용돌이쳤다.

커다란 구 형태의 눈보라가 정수진을 삼켰다.

잠시 후 눈보라가 걷히고 그 속에서 정수진을 품고 있는 커다란 얼음 수정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오오···”


알렉이 눈앞의 광경에 감탄을 했다.

하지만 제법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아무런 변화가 보이지 않았다.


“혀누, 갠찬은 거겠지?”

“괜찮을 거예요.”


알렉이 초조한 표정으로 말했다.

강현우도 애가 타는 것은 마찬가지였으나 침착하려 애썼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세계 최초 각성자로 회귀하였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047 NEW 14시간 전 29 2 11쪽
46 046 24.09.18 52 2 11쪽
45 045 24.09.17 61 2 11쪽
44 044 24.09.16 77 2 11쪽
43 043 24.09.15 86 2 11쪽
42 042 24.09.14 101 2 11쪽
41 041 24.09.13 95 2 11쪽
40 040 +1 24.09.12 113 2 12쪽
39 039 24.09.11 113 2 11쪽
38 038 24.09.10 128 3 12쪽
37 037 24.09.09 133 3 11쪽
36 036 24.09.08 139 3 11쪽
35 035 24.09.07 144 3 11쪽
34 034 24.09.06 160 3 11쪽
33 033 +1 24.09.05 157 3 11쪽
32 032 24.09.04 167 3 11쪽
31 031 +1 24.09.03 192 3 11쪽
30 030 24.09.02 205 5 11쪽
29 029 24.09.01 196 3 11쪽
28 028 24.08.31 210 3 11쪽
27 027 24.08.30 229 3 11쪽
26 026 24.08.29 228 3 11쪽
25 025 24.08.28 243 4 11쪽
24 024 24.08.27 248 5 11쪽
23 023 +1 24.08.26 276 6 11쪽
22 022 24.08.25 308 6 11쪽
21 021 24.08.24 302 8 11쪽
20 020 24.08.23 314 7 11쪽
19 019 24.08.22 312 6 11쪽
18 018 24.08.21 320 7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