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각성자로 회귀하였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새글

제이띠
작품등록일 :
2024.08.05 17:24
최근연재일 :
2024.09.16 17:15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13,167
추천수 :
236
글자수 :
224,282

작성
24.08.24 17:15
조회
264
추천
7
글자
11쪽

021

DUMMY

“야, 임마! 정신 차려!”


퍼억! 쿠당탕탕—


강현우가 척서율과 마수 사이로 몸을 날렸다.

등짝으로 마수의 공격을 받아냈다.

두 사람이 하나가 되어 날아가 바닥에 내동댕이 쳐졌다.


“크으으으···”


강현우가 앓는 소리를 내며 무릎을 짚으며 일어섰다.

등 전체에 깊고 커다란 발톱 자국이 생겼다.

흘러내리는 피 사이로 언뜻 척추뼈가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뒤에 있던 척서율이 마른침을 삼켰다.


‘맞았으면 갔다.’


C급 마수는 D급 마수와 격이 달랐다.

비교 자체가 성립되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었다.


“너··· 이 새끼··· 삼도천 갈 뻔했다.”

“네···”

“흥분하지 말고 차분히 하자.”

“네···”


강현우가 숨을 돌리는 동안 마수는 바라만 보고 있었다.

별다른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 같았다.

뱀 꼬리를 빙빙 돌리면서 입을 쩍 벌리고 하품을 했다.

앞발도 한 번 핥아 주고 털도 골라주고.


‘저거 지금 놀리는 거냐, 설마?’


마수 새끼 주제에 사람을 놀려?


‘넌 디졌어. 변종 고양이 새끼야.’


평소에는 침착하고 이성적인 강현우였지만.

마수 관련해서는 가끔 감정 조절이 어려울 때가 있었다.

지금이 바로 그때였다.

회귀 전 기억이 떠오르며 정신줄이 끊어져 버렸다.


“후우—”


숨을 고르고 마력을 끌어올렸다.

몸 주변으로 푸른색의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크르륵— 쉬잇—”


마수가 강현우의 변화를 눈치챘는지 자세를 낮추고 살기를 피워올렸다.


“아저씨! 아저씨! 정신 차리세요! 흥분하지 말고 차분하게 해야죠!”

“닥쳐! 싫어! 내 맘대로 할 거야!”


척서율이 뭔가 잘못되었음을 눈치챘다.

하지만 강현우를 말리기에는 이미 늦어버렸다.


꽝!


강현우가 땅을 박차고 나갔다.

바닥이 움푹 파이며 폭발하는 듯한 소리가 났다.


쉭— 촤악!


소태도를 휘두르며 마수를 스치듯 지나갔다.

순식간이었다.

마수의 꼬리가 잘려 나갔다.


“크륵!”


마수는 뱀 모양 꼬리가 땅에 떨어지고 나서야 반응할 수 있었다.


쉭— 촤악!


이어서 마수의 날개를 잘랐다.


“어딜 튈라고.”


마수들은 눈치가 빠르고 도망갈 때는 머뭇거림이 없었다.


“여유 부릴 때는 좋았지? 어디 또 부려봐! 그루밍도 하고 세수도 하고 해보라고!”


꽝! 쉬쉬쉭— 쉬쉭—


마력을 한층 더 끌어올리며 마수를 향해 돌진했다.

바닥이 폭발하는 소리와 함께 은빛 선들이 마수의 몸에 새겨졌다.


촤아아아—


그리고 그 모양 그대로 마수가 잘라졌다.


“후우— 후우— 후우—”


강현우가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몸 곳곳에 붉은 멍울이 생겼다.

근육 파열이 생긴 듯했다.


“주워.”

“넵!”


마수 사체를 가리키며 척서율에게 말했다.


“수진, 혀누 또라이야? 무서워.”

“그러니까 앞으로 말 잘 들으세요, 뺀질거리지 말고.”

“응, 그래야게써. 나 오래 살고 시퍼.”

“같이 줍게 빨리 와요.”


정수진이 마수 사체가 있는 곳으로 호다닥 뛰어갔다.


* * *


“아이구, 삭신이야.”


강현우가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상처를 회복하기 위해 잠시간의 휴식을 취했다.

상처는 놀라운 속도로 아물어 갔다.

깊게 파인 등 쪽의 상처까지도 거의 회복되었다.


“볼 때마다 신기해요.”


척서율이 강현우를 보며 말했다.


“시끄러, 지금 누구 때문에 이 모양인데.”

“현우 씨, 서율이도 반성하고 있을 거예요."


정수진이 척서율 편을 들어 주었다.


“네! 반성하고 있습니다!”

“암튼 넌 돌아가면 면벽 수련인 줄 알어.”

“아저씨! 면벽이라뇨! 그건 너무하잖아요!”


상처가 완전히 회복되고.

그만 복귀할까 생각하던 차에 박진우로부터 연락이 왔다.


“예, 대표님.”

“현우야, 시청역에 사람들이 있다.”

“사람이요?”

“응, 6명이 모여 있는데?”

“알겠습니다.”


박진우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드론이 주변 정찰을 마치고 돌아왔다.

모니터를 통해 촬영 영상을 확인했다.

박진우의 말대로였다.


“현우 씨,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정수진이 물었다.


“수진 씨. 진정하세요.”


말투는 차분했지만 정수진에게서 마력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각성자일 겁니다. 일반인이 아니에요."

“확신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저 사람들 다들 무기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척서율이 영상을 가까이 들여다보며 말했다.


“일반인도 무기는 가지고 있을 수 있잖아.”

“물론 그렇습니다만, 마수존인 것을 알면서 찾아온 사람들까지 보호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건··· 그렇지만.”

“수진 씨의 단독 행동도 허용하지 않겠습니다. 길드원 모두가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 네.”


정의감 넘치는 정수진이었지만 말은 통했다.


‘수진 씨가 말하지 않아도 확인하려 했지만, 한 번쯤 확실히 해둘 필요는 있지.’


마수 웨이브는 마수만 출현시킨 것이 아니었다.

게이트에서 흘러나오는 마력은 인간의 각성 역시 촉진시켰다.

까마귀도 그렇고 하나 둘 각성자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 사람이 맞는 거 같은데?’


강현우가 영상을 다시 확인하며 생각했다.


* * *


시청역에 다다르니 영상에서 확인한 사람들을 찾을 수 있었다.

일부러 인기척을 내며 다가갔다.

저쪽에서도 지넬 길드의 접근을 알아차렸다.

강현우가 두 손을 위로 들어 올리고 천천히 다가갔다.


‘맞네. 이윤재.’


가까이 다가간 강현우가 남자 하나를 알아보았다.

향후 대한민국 최대 길드가 되는 희망 길드의 길드장.

거물 중의 거물이 나타났다.


“지넬 길드의 강현우입니···”

“반갑습니다! 만나고 싶었습니다!”


남자가 강현우의 손을 덥석 잡았다.


“여러분! 선지자이십니다! 이렇게 만나게 되다니! 신의 안배가 분명합니다.”


엥? 선지 뭐?

예상치 못한 환대에 얼떨떨한 기분이었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아··· 예, 예.”

“저희는 희망 길드입니다. 저는 부족하지만 길드장을 맡고 있는 이윤재입니다.”

“강현우입니다.”


희망 길드는 성지 순례 중이라고 했다.

그리고 시청역이 성지라고 했다.


“저희는 당신들의 용기 있는 모습에 감동받아 모인 사람들입니다.”


그 영상이 좀 잘 나오기는 했지만 감동까지 받을 정도였나···


“신께서 내리신 힘으로 이 땅을 위협하는 마수를 몰아내는 것이 저희의 사명입니다.”


이윤재는 묻지도 않는 말을 쉴 새 없이 했다.

종교 쪽으로는 알러지 비슷한 게 있기 때문에 부담스러웠다.

누가 좀 말려줬으면 좋겠는데.


“길드장 님, 마수가 접근하고 있습니다.”


때 마침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하얀 붕대로 눈을 가린 여자가 이윤재에게 말했다.

그건 그렇고, 나도 못 느낀 기척을 느낀다고?


“그렇습니까?”


이윤재가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해다.


“예, 미노타우루스 세 마리입니다.”

“퇴치가 가능하겠습니까?”

“현재 저희 전력으로 퇴치는 어렵습니다.”

“음··· 그렇군요.”


아까는 마수라면 당장 달려들 것처럼 말하더니.

이윤재의 반응은 예상외로 차분했다.

전략적이라는 느낌보다는 뭔가 앞뒤가 안 맞는 느낌이랄까?


“혀누, 저 인간 거짓말쟁이다.”


알렉이 조용히 다가와 귓속말로 이야기했다.


“갑자기 웬 모함입니까? 처음 보는 사람한테.”

“모함이 뭐냐? 아무튼 난 알 수 있다. 저거 사기꾼이다.”


그렇구나, 알렉은 알 수 있구나.

하긴 눈치가 비상하게 빠르기는 하지.


“혀누, 눈깔 이상하다. 똑바로 떠라.”


역시 귀신.


“혹시 도와주실 수 있으실까요? 마수 퇴치라는 사명을 짊어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마수를 외면하기는 어려워 그렇습니다.”


이윤재가 강현우에게 도움을 청했다.


“물론···”

“대가가 있을까요?”


정수진이 나서려는 것을 제지했다.

이 아가씨는 사명, 희생 이런 거에 너무 취약해.

그런 거 덥석 물면 배탈 납니다.


“대가라고 하시면···”

“목숨 걸고 싸우는데 뭐라도 떨어지는 게 있어야 할 것 아닙니까?”

“신의 대리로서 행하는 숭고한 사명입니다. 대가를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건 그쪽 생각이고요. 제 입장에서는 노동입니다. 목숨을 걸고 하는 노동. 목숨 값은 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이윤재의 표정이 다소 불편해 보였다.

이제 어떻게 나오시려나?


“그러시군요.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혹여 원하시는 것이 있으십니까?”

“당장은 거래할 만한 것이 없으신 것 같아 보이시는데··· 맞습니까?”

“예··· 사실 그렇습니다.”

“그럼 나중에 받는 것으로 하죠.”

“무엇으로 받으시겠습니까?”

“마리 당 소원 하나. 어떻습니까?”


소원이라는 말에 이윤재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강현우는 똑똑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지!’


사실 이렇게 삐딱하게 나갈 필요는 없었다.

미노타우루스가 처리가 어려운 일도 아니고.

하지만 굳이 대가를 들먹인 이유.


‘소원. 이거라면 얘기가 달라지지.’


흔히 약속할 때 말하는 소원이 아니었다.

소원은 이윤재가 가진 능력 중 하나였다.


‘아주 특별한 능력이지.’


한 사람 당 단 한 번.

이윤재는 상대방의 능력을 영구적으로 상승시켜 줄 수 있었다.

상승하는 정도는 각각 다르지만 상대방의 능력이 어떤 종류인지는 상관없었다.

이윤재는 이 능력을 신의 축복이라 말해왔었다.

그리고 이 능력이 희망 길드를 키운 일등공신이었다.


“소원이라니··· 너무나 모호한 말씀이시군요.”


이 새끼 봐라··· 끝까지 소원이 뭔지 모른 척하네?


“걱정하지 마세요. 길드장님 능력으로 이뤄주실 수 있는 소원만 말씀드릴 겁니다.”

“저희가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요?”

“저희 길드원인 정수진 씨가 보증합니다.”

“그럼요! 정당한 수준에서 말씀드릴 거예요."


정수진이 기다렸다는 듯이 나섰다.


“죄송하지만, 그걸로는 부족합니다.”


이윤재가 고개를 저었다.


“그러시다면 신께 맹세 드리죠.”


강현우의 말에 이윤재의 얼굴이 완전히 썩어버렸다.


‘걸렸어.’


신께 맹세한다는데 지가 별 수 있어?

받아야지.


“좋습니다. 그럼 거래도 마무리되었으니까···”

“저요! 저요!”


강현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척서율이 손을 들었다.

쟤는 왜 마수를 못 잡아서 안달이지?

질풍노도의 시기라서 그런가···


“그래, 그래. 서율이. 너 나가고.”

“수진 씨가 견제 사격 부탁드립니다.”

“아싸! 누나, 조금만 쏴야 돼요!"

”갔다 와서 면벽.”


그 사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까지 마수가 다가왔다.

척서율이 쌩하니 달려 나갔다.


“어··· 위험···”


붕대를 감은 여자가 뭔가 말하려고 했지만 이윤재가 슬쩍 팔을 잡아당겼다.


‘옳지! 합격! 양심의 가책 없이 빨아먹어도 되겠어.’


알렉이 강현우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웃고 있었다.

언제 봤대? 그래, 니 말이 맞다, 맞아.


쉬익— 쉭— 피잉—


칼질 두 번에 화살 한 발.

미노타우루스 정도의 마수를 상대하는 것은 이제 일도 아니었다.


“흐음···”


이윤재의 침음성이 들렸다.

생각하는 것과 너무 다릅니까?

인생이 원래 그렇습니다.


“다녀왔습니다.”


척서율이 마수 세 마리의 사체를 질질 끌고 왔다.


스윽—


강현우가 마수의 가슴을 갈라 코어를 꺼냈다.


“이건 기념으로 드릴게요.”


이윤재에게 코어 하나를 건넸다.


“조건 없이 드리는 거니까 부담 없이 받으세요.”

“...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에 소원 생기면 찾아뵙겠습니다.”

“... 예, 다음에 뵙겠습니다.”


이윤재가 마지못해 대답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세계 최초 각성자로 회귀하였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4 044 NEW 21시간 전 35 1 11쪽
43 043 24.09.15 57 2 11쪽
42 042 24.09.14 73 2 11쪽
41 041 24.09.13 68 2 11쪽
40 040 +1 24.09.12 87 2 12쪽
39 039 24.09.11 90 2 11쪽
38 038 24.09.10 106 3 12쪽
37 037 24.09.09 111 3 11쪽
36 036 24.09.08 114 3 11쪽
35 035 24.09.07 120 3 11쪽
34 034 24.09.06 137 3 11쪽
33 033 +1 24.09.05 131 3 11쪽
32 032 24.09.04 140 3 11쪽
31 031 +1 24.09.03 165 3 11쪽
30 030 24.09.02 178 5 11쪽
29 029 24.09.01 169 3 11쪽
28 028 24.08.31 183 3 11쪽
27 027 24.08.30 198 3 11쪽
26 026 24.08.29 198 3 11쪽
25 025 24.08.28 209 4 11쪽
24 024 24.08.27 217 5 11쪽
23 023 +1 24.08.26 242 6 11쪽
22 022 24.08.25 269 5 11쪽
» 021 24.08.24 265 7 11쪽
20 020 24.08.23 279 6 11쪽
19 019 24.08.22 278 5 11쪽
18 018 24.08.21 281 6 12쪽
17 017 24.08.20 300 6 12쪽
16 016 24.08.19 301 7 11쪽
15 015 24.08.18 330 6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