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각성자로 회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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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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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4

DUMMY

2차 마수 토벌의 아침.

1차 토벌 때와 마찬가지로 세 개 길드가 한자리에 모였다.

통합 길드로 운용하는 만큼 구성에 있어서 약간의 변화는 있었다.

세 개 길드의 인원을 크게 공격대와 지원대로 나누었다.

그리고 공격대에 강현우와 척서율, 황제성이 희망 길드와 함께 포함되었다.

겉으로 보이는 구성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길드원들이 풍겨내는 분위기는 1차 토벌에 비해 훨씬 긴장감이 감돌았다.

처음 경험하는 A급 마수 토벌.

기대감과 두려움이 섞여 기묘한 공기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토벌대! 출정!”

“하!”


기다리던 출정 신호가 울리자 기합을 내지르며 토벌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압축되어 터져버릴 듯한 긴장감이 조금이나마 허공에 흩어졌다.


“흠···”


이윤재가 마수를 보며 낮게 소리를 내었다.

임시 캠프를 벗어난 토벌대는 마수와 멀지 않은 곳에 자리를 잡았다.

어느 정도 예상이야 했었지만.

실제 눈으로 확인한 A급 마수는 상상을 뛰어넘는 위압감을 발산하고 있었다.

세 개의 머리 지닌 파충류를 닮은 거대 마수.

껍질은 고목같이 거칠고 단단해 보였고.

검은색에 광택이 흐르는 발톱은 성인 남성보다도 컸다.


“생각보다 더 위험해 보입니다.”


이윤재가 마수에 대해 평가했다.

출정할 때와 달리 토벌대의 사기가 급격히 꺾이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마수 토벌은 시작도 하지 못할 것 같았다.

분위기 전환이 필요했다.


“쉽지 않을 것이라는 건 이미 예상하고 있던 것 아닙니까?”


강현우가 말했다.

토벌대가 강현우에게 주목했다.


“예상을 뛰어넘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윤재가 강현우의 말에 대꾸했다.


“그렇다고 여기서 그냥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정수진이 강현우를 빤히 쳐다보았다.

저런 소리를 할 사람이 아닌데?라는 눈빛이었다.


‘저도 압니다. 어울리지 않는 짓이라는 거.’


하지만 저대로 마수를 방치할 수는 없었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방치해도 상관은 없었다.

민간인은 다 대피한 상태이고 마수는 마수 존 밖으로 나오지 않을 것이다.

부와 명예를 노리는 각성자들이 마수 토벌에 계속 도전할 것이고.

언젠가는 A급 마수가 토벌되는 날이 올 것이다.

강현우는 흰 털만 신경 쓰면 될 일이었다.

하지만 손톱만 한 사명감이라도 생겼는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무슨 방법이라도 있습니까? 시도는 해봐야 한다는데는 동의하지만 무턱대고 덤벼들 수는 없습니다.”


황재성이 강현우에게 물었다.


“히드라를 공략하는 방법에는 코어를 부수는 방법과 머리를 잘라 내는 방법, 이렇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토벌대가 강현우를 멀뚱히 쳐다봤다.

히드라? 히드라가 뭔데?


“히드라는 비콘 연구소에서 붙인 마수의 명칭입니다.”

“명칭은 그렇다 치고 공략법이 너무 당연한 거 아닙니까?”


이윤재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황제성은 가소롭다는 눈빛을 보냈다.

뭐라도 있는 것처럼 굴더니 공략법이라고 내놓은 것이 고작 코어를 부수거나 머리를 자르는 것이라니.

그렇게 해도 살아있는 마수가 어디 있단 말인가.

코어 부수고 머리 자르면 다 죽는 거지.


“코어는 공략이 어려울 것 같아 보입니다.”


강현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어 나갔다.


“하지만 머리 하나 정도는 잘라낼 수 있지 않을까요?”

“흠··· 하나 정도라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만.”


이윤재가 대답했다.


“머리 하나 자른다고 끝이 아닙니다. 잊으셨나 본데 저 마수는 머리가 세 개나 있습니다.”


이윤재가 조금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이어 말했다.


“물론 압니다. 하지만 이건 모르셨을 겁니다.”

“도대체 뭘 모른다고 하는지···”

“비콘 연구소에서 알아낸 바에 따르면, 히드라의 머리는 각각의 고유 속성이 있습니다.”


강현우가 말하는 공략법은 이러했다.

히드라의 세 개의 머리는 각각 불 속성, 얼음 속성, 독 속성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이 속성들이 서로 절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상태였다.

만약 머리가 하나 사라진다면 속성 간의 균형이 무너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속성 간의 충돌이 생기겠죠.”

“약간의 비약이 있기는 하지만 그럴듯해 보이는 설명입니다.”


황제성이 의외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운이 좋다면 히드라 스스로 자멸할 수도 있을 겁니다.”

“어디까지나 가정일 뿐이잖습니까?”


이윤재가 반박했다.


“시도해 볼 만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합니다.”


황제성이 강현우를 거들고 나섰다.

이윤재가 고민에 빠졌다.

마수의 압도적인 분위기에 휩쓸려 객관적으로 상황을 보지 못했다.

황제성의 말대로 강현우의 공략은 허점이 많지만 일견 타당한 면도 있었다.


“알겠습니다. 다만, 위험하다 판단되면 바로 퇴각하겠습니다.”


역시 이윤재도 보통 놈은 아니다.

금세 흥분을 가라앉히고 본래의 차분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독 머리를 제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겁니다.”


독 머리를 제거하면 남는 것은 불 머리와 얼음 머리였다.

속성 관계상 불과 얼음은 상극이었고 격렬한 충돌이 있을 것은 뻔한 일이었다.


“머리 하나만 제거할 수 있다면 그다음부터는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황제성이 토벌대를 둘러보았다.


“방금 여러분이 들으신 공략법은 근거도 빈약하고 가정뿐인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희망을 가집시다! 여기가 대한민국의 최전선이고! 여러분이 최후의 보루입니다! 대한민국 랭킹 1위! 황제성이 여러분의 무사귀환을 지키겠습니다!”

“와아아아! 황제성!”


토벌대가 황제성의 이름을 연호하며 함성을 질렀다.

순식간에 토벌대의 사기가 돌아왔다.


“오— 황제성이. 혓바닥이 아주 사악하다.”

“그렇네. 타고나셨어.”


알렉이 슬며시 다가와 말했다.

토벌대 지휘부는 강현우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작전을 구상했다.

황제성의 입장에서는 예상 밖의 일이고 달갑지 않은 상황이었다.


‘대장 행세는 지금 실컷 해두라고. 곧 원래 자리를 찾아가게 될 테니까.’


하지만 전투에 들어가서 실력으로 보여주면 될 일이라고 생각했다.


“희망 길드가 불 머리를 상대해 주시고요, 저와 황제성 길드장님이 독 머리를 상대하겠습니다.”

“저희 둘로 될까요?”


황제성이 물었다.


“될껄요? 아, 제국 길드 쪽 인원의 일부는 배치해야 합니다.”


강현우가 대답했고 이윤재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 사람들 날 너무 믿는 거 아냐? 아니지··· 대중을 이끄는 것. 이것도 지도층의 숙명이야.’


황제성은 약간 부담스러웠지만 역시 마수를 상대할 수 있는 건 자신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얼음 머리는 정수진과 알렉, 제국 길드의 나머지 인원이 상대하기로 하였다.

이로써 일단의 작전도 세워졌다.


“자, 이제 가시죠.”


이제는 실전의 시간이었다.

토벌대는 마수에게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갔다.


“전원 준비!”

“하!”

“전진!”

“하!”


공격대가 불 머리를 향해 걸음을 내디뎠다.


"거룩하신 아버지시여, 당신의 이름으로 모인 이들에게 축복을 내려주시고 빛으로 인도하소서."


이윤재가 팔을 뻗어내며 주문(?)을 외웠다.

은은한 빛이 공격대를 감싸며 점점 퍼져 나갔다.

빛으로 만들어진 반구형의 막이 생겨났다.


“어그로만 잘 끌면 됩니다! 무리하지 마세요!”


강현우가 한껏 목청을 높여 소리쳤다.


“끼에에엑—”


공격대가 다가오는 것을 발견한 마수가 크게 포효했다.

희번덕 거리는 노란색의 눈알이 공격대를 쏘아본다.

주둥이에는 창칼과 같이 뽀족한 이빨이 빈틈없이 돋아나 있었다.


“크르르륵—”


낮은 울음소리를 내고는 마수가 고개를 뒤로 젖혔다.


“온다!”


공격대가 방배를 단단히 받쳤다.


푸아아악—


마수의 주둥이에서 거센 불길이 쏟아져 나왔다.


꽝! 꽈과과과과—


마수가 쏟아낸 불길이 공격대를 둘러싼 빛의 막을 사정없이 두들겼다.

빛의 막이 마수의 불길을 상당 부분 막아주기는 했지만.

공격대에게 전해지는 충격은 여전히 엄청난 수준이었다.


“버텨! 버텨라! 신께서는 이겨낼 수 있는 시련만 주시는 법이다!”


쉴 새 없이 두들겨대는 불길에 고막이 터져나가고.

뜨겁게 달궈진 방패에 살이 익어갔지만.

공격대는 이를 악물고 최선을 다해 버텼다.

그리고 끊임없이 버프를 걸고 있는 이윤재도 죽을 맛이었다.


‘협회장, 이번에 돌아가면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할 겁니다.’


불 머리를 맡은 공격대가 진격하는 순간.

얼음 머리를 향해서도 공격대가 움직였다.


피잉— 퍽!


정수진이 쏜 화살이 마수의 껍질을 뚫고 박혔다.

처음부터 전력을 다한 모아 쏘기였다.

12발 모아 쏘기.


“끼에에엑—”


화살에 맞은 마수가 신경질적으로 포효했다.


쉬이익— 촤앙—


그 순간 하얀 빛의 궤적이 마수의 목을 가르듯 지나갔다.

척서율이었다.

마수의 껍질이 길게 갈라지며 검은 피가 흘러나왔다.

아쉽게도 치명타는 아닌 듯했다.


“칫! 더럽게 단단하네!”

“오— 서율. 열심히 수련하더니 대단한데! 역시 수련미친놈 주니어!”


척서율은 아쉬워했으나 알렉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알렉, 우리도 가죠.”

“좋다! 수진!”


정수진의 말에 알렉이 화염 덩어리를 만들어 던졌고.

정수진이 화염을 향해 활을 쏘았다.


“불새!”

“불새!”


기술명은 서로 합의를 봤나 보네.

마수의 머리통만 한 거대한 불새가 날개를 펼치고 날아갔다.

확실히 겉으로만 봐도 지난번 보다 발전한 모습이었다.


“크르르륵—”


마수가 고개를 뒤로 젖히며 가래 끓는 소리를 내었다.


“속이 안 좋으면 약 머거라! 토하지 말고!”


알렉이 요상한 소리를 하며 팔을 앞으로 뻗었다.


화르륵— 쉬이익—


불새가 한층 더 타오르며 알렉의 동작에 따라 속도를 높여 쏘아져 나갔다.


꽈앙!


이제 막 얼음을 쏟아내려던 마수의 주둥이를 불새가 들이받아버렸다.

마수의 턱이 위로 들어올려졌다.

알렉이 팔을 아래로 휘둘렀다.


꽈앙!


불새가 내리꽂으며 마수의 머리를 다시 한번 후려쳤다.

아까의 불 병아리인지 참새인지는 이걸 위한 연습이었던 것 같았다.

불새는 마수 주위를 유유히 날아다니다가 한 번씩 빠르게 움직였다.

그때마다 마수의 머리는 위아래로 흔들리며 요동쳤다.


촤앙!


그리고 불새의 공격이 비는 동안에는 척서율이 마수를 공격했다.

척서율과 불새가 서로 합을 맞춰 허공을 날아다니는 모습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멋있다. 놀랍다.’


알렉의 뒤에서 제국 길드의 마법사들이 홀린 듯이 지켜보고 있었다.


“아씨! 뜨거! 알렉 아저씨! 간격 좀 띄워요! 뜨거워 죽겠다고요!”


다만 척서율은 불새가 뿜어내는 엄청난 열기에 고통받고 있었다.


“저희도 가볼까요?”


강현우가 불 머리와 얼음 머리의 상태를 잠시 지켜보다 황제성에게 말했다.


“가시죠.”


황제성은 얼음 머리 쪽을 멍하니 바라보다 정신을 차렸다.


‘역시 숨겨둔 한 수는 있었단 말이지.’


척서율과 정수진, 알렉의 놀라운 활약에 조금 당황했다.

불안한 기분이 엄습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본 게임은 독 머리!

마음을 가다듬고 마력을 끌어올렸다.


“끼에에엑—”


다가오는 강현우와 황제성을 향해 마수가 크게 포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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