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각성자로 회귀하였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새글

제이띠
작품등록일 :
2024.08.05 17:24
최근연재일 :
2024.09.16 17:15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13,149
추천수 :
236
글자수 :
224,282

작성
24.08.23 17:15
조회
278
추천
6
글자
11쪽

020

DUMMY

‘진짜 까마귀인가? 분위기는 그럴듯한데···’


까마귀는 커뮤니티에서 꽤 유명한 각성자였다.

일반 대중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음지에서 활동하는 각성자였기 때문이었다.


‘제법 특이한 각성자였지.’


까마귀는 매니아 사이에서도 알려진 게 몇 가지 없었다.

하지만 그 몇 가지 만으로도 충분히 독특했다.


하나는 까마귀의 복장.

까마귀는 온통 검은 복장에 망토까지 두르고 다녔다.

거기에 결정적으로 까마귀 가면을 쓰고 다녔다.


또 다른 하나는 무기.

까마귀는 무기로 커다란 낫을 사용했다.

호리호리한 체구에 시커먼 복장과 기괴한 가면.

거기에 커다란 낫을 사용한다면.

겉모습만으로도 팬덤이 생길 만한 독특함이 있었다.


가장 특이한 점은 바로 그 행적이었다.

까마귀는 오로지 각성자 피습 사건에서만 거론되었다.

그것도 꽤나 유명한 각성자들이 피습된 경우에만 그랬다.

실제로 까마귀의 소행으로 밝혀진 경우는 몇 없었지만.


‘이름 말고는 그다지 일치하는 게 없기는 한데···’


묘하게 분위기가 딱 까마귀스럽다고나 할까.

아직은 초창기라서 그런가?


“무슨 생각 해?”


잠시 딴생각에 빠져 있던 강현우에게 까마귀가 물었다.

날렵하게 휘어진 단검을 양손에 들고 있었다.


“내가 여기 왜 왔는지 궁금하지 않아?”

“응. 안 궁금해.”

“아니, 아니. 그러지 말고 한번 물어봐 줄래?”

“...”


이 새끼··· 피곤한 스타일이네.

칼 들고 서있으면서 뭘 또 물어보래.


“물어봐 줄래?”

“... 왜 왔어?”

“니 목 따러.”


휘릭—


짧은 대답과 함께 순식간에 까마귀의 모습이 사라졌다.

그야말로 연기처럼 흩어져 버렸다.

사방 어느 곳에도 까마귀의 기척을 느낄 수가 없었다.


‘어디로 간 거야?’


라고 생각하는 그 순간.


쉬익—


날카로운 단검이 발밑에서 솟아올랐다.


촤악!


가로등 불빛에 칼날이 반짝였다.

붉은 피가 튀어 올랐다.

강현우의 가슴에 길게 베인 자국이 생겼다.

제법 깊게 베인 듯했다.

어느새 머리 위까지 뛰어오른 오른 까마귀의 모습이 보였다.


‘피했어? 정말? 와우!’


상처를 입은 것은 강현우인데.

오히려 까마귀가 당황스러웠다.

단검을 심장을 향해 휘두르는 순간 강현우와 눈이 마주쳤다.

강현우는 살짝 몸을 틀며 단검을 피하면서도 계속 까마귀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이 무척이나 차가웠다.

까마귀는 순간 오싹한 기분에 소름이 돋았다.

짜릿했다.


‘씨바, 깜짝이야. 그림자에서 튀어나오고 지랄이야.’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강현우도 내심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다.


탓!


높이 뛰어올랐던 까마귀가 땅에 착지했다.


“헉!”


고개를 들어 올리고는 헛바람을 집어삼켰다.

강현우가 눈앞에 있었다.

양손에는 소태도가 들려 있었다.


쉬잇— 촤악!


강현우가 소태도를 까마귀를 향해 휘둘렀다.


“크윽—”


뒤로 빠르게 물러났지만 강현우의 공격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었다.

오른쪽 어깨가 깊게 베이면서 피가 흘러내렸다.


“남의 목을 따려면 니 목도 걸어야지.”

“뭘 좀 아는데?”

“기브 앤 테이크, 등가교환, 자연의 섭리.”

“껍데기는 도련님인데, 알맹이는 오싹오싹해!”


까마귀의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상황이 전개되고 있었다.

곱상하게 생긴 샌님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망설임이라고는 전혀 없는 프로처럼 보였다.

또다시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까마귀가 마력을 한껏 끌어올렸다.


“그래야지, 최선을 다해야 할 거다.”


강현우가 까마귀의 마력 변화에 자세를 고쳐잡았다.


탓!


까마귀가 한껏 몸을 낮춘 자세로 땅을 박차며 달려 나갔다.

까마귀의 몸이 쭉 늘어나는 듯 보였다.

까마귀도 속도라면 자신 있었다.

순식간에 강현우 앞에 도달한 까마귀가 단검을 휘둘렀다.


쉬익! 깡! 쉬익! 쉿! 까강!


불꽃이 튀고 칼날이 부딪히는 소리가 울렸다.

까마귀의 단검은 눈으로 좇기 힘들 정도의 속도였다.

하지만 모든 공격이 막히고 있었다.

까마귀가 마력을 최대로 끌어올렸다.

최대한의 스피드로 강현우를 몰아붙였다.


‘흐이힉! 이 속도도 쫓아온다고?’


시간이 갈수록 까마귀는 초초함을 느꼈다.

강현우와 눈이 마주쳤다.

차갑게 식은 관조하는 눈빛.

까마귀는 자신이 농락당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강현우의 눈에는 약간의 무료함까지 보이고 있었다.

그 순간 강현우의 눈빛이 변했다.


‘힉!’


쉬익! 쿠당탕—


강현우의 소태도가 은빛 선을 긋는 순간 까마귀가 뒤로 몸을 날렸다.

손으로 목덜미를 더듬었다.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지만 목은 붙어 있었다.


“감 좋네.”


강현우가 무심한 표정으로 말했다.


‘진짜 베려고 했어, 히히힛! 역시 매력적이야! 강현우!’


까마귀가 강현우를 바라보며 천천히 일어섰다.


“꺼져. 다음에 만나면 진짜 죽어.”

“강현우! 조심해라! 내가 너 꼭 죽인다! 히히힛!”

“꽉! 씨!”

“히익!”


까마귀가 연기처럼 사라졌다.

마지막 일격은 진심으로 죽일 생각이었다.

내 목숨을 노리고 온 놈이었다.

돌려보내지 않는 것이 합리적이었다.

그래서 살의를 담아 베었지만 상대가 피해버렸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아닌가 보다···”


언젠가는 사람을 베는 날이 오겠지···

강현우는 까마귀가 사라진 자리를 한동안 바라보았다.


* * *


다음 날 아침.


“현우 씨.”

“좋은 아침입니다, 실장님.”


구내식당에서 엘리나를 만났다.

어젯밤에 난리를 쳤더니 아침부터 배가 고팠다.


"어젯밤에 그 사람은 누구예요?”

“어제 밤이요?”

“네, 길드 앞에서 만난 사람이요.”

“보고 있었어요?”

“보안 시스템 알림 때문에 깼어요.”


그런 건 언제 설치했데?


"각성자예요. 다짜고짜 덤벼들길래 한바탕했어요.”

“이유도 없이 덤벼들어요?”

“음··· 실장님도 까마귀라고 아시죠?”

“... 네. 들어는 봤어요. 까마귀라면 이유가 없을 수도 있겠네요.”


엘리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암튼 그랬구요, 놓쳤어요. 다시 또 온대요.”

“그래요? 그럼 다음에는 가급적 생포해 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네? 생포요? 왜요?”

“실험하려구요.”


엘리나가 상큼하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우씨··· 하마터면 알았다고 할 뻔했다.


* * *


서울역 앞.

지넬 길드는 두 번째 마수 사냥을 나가고 있었다.


“처음과 이동 루트는 동일합니다. 시청역을 목적지로 합니다.”


강현우가 간단하게 브리핑을 시작했다.


“무사 귀환이 최우선 목표인 점 잊지 마시고, 마수 발견 시 반드시 포메이션을 먼저 확인합니다.”


척서율을 한 번 봐준다.


“피난민 구조는 이번 활동의 목표가 아닙니다. 잊어버리시면 안 됩니다.”


이번에는 정수진을 봐주고.


“돌발 행동, 단독 행동도 자제해··· 아니, 참아주시구요.”


알렉이 못 알아들을 수 있으니 쉬운 말로 바꿔준다.

알렉이 문제를 일으킨 적은 없지만 이 새끼는 그냥 불안하다.


“지넬 길드, 출발합니다.”

“출발!”


이동 루트는 첫 번째 사냥과 동일했지만 짧은 시간임에도 마수 존에는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우선 마수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였다.

대충 봐도 지난번에 비해 세 배는 늘어난 것 같았다.

그리고 마수의 종류가 다양해졌다.

그동안 출현하지 않았던 준대형 마수들이 눈에 띄었고 대형 마수도 종종 보였다.

척서율이 처음 보는 마수를 발견하는 족족 뛰쳐나가려 했다.

이 새끼··· 그냥 확 기절시켜 버릴까?


“아저씨.”

“왜?”


척서율의 입이 댓발이나 나와 있었다.


“안돼, 임마. 위험해.”


무슨 말을 할지 알기에 먼저 선수를 쳤지만.


“그럼 마수 사냥이 위험하지 안전한 게 말이 돼요? 언제 되는데요! 되는 날이 오기나 하는 거예요?"


이 자식이 근데···

맞는 말만 하네.

마수 사냥 자체가 본래 위험한 일인데 위험해서 안된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서율이 말대로 그렇게 미루다가 계속 미루는 거지.

오늘 할 일은 내일로 미루고 내일은 모레로 미루고.


“정지.”


척서율과 티격태격하는 와중에 마수의 기척이 느껴졌다.

C급 마수?

드론을 향해 기척이 느껴지는 방향으로 손짓했다.

모니터를 통해 드론이 전송하는 영상을 확인했다.


“오오— 크다.”


미노타우루스의 세 배는 될 것 같은 덩치.

사자의 몸통에 날개가 달렸고 뱀의 꼬리를 가진 마수.

만티코어 였다.

랭크 C급의 준대형 마수.


“아저씨, 이번에도 그냥 가요?

“... 가만있어 봐봐.”


강현우가 고민에 빠졌다.

안전한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마수 사냥의 목표는 길드원의 성장이었다.

노 페인 노 게인.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뿌린 만큼 거둔다고···’


게다가 이제 D급 마수 사냥으로는 길드원들의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알렉과 눈이 마주쳤다.


“왜 그러냐, 혀누? 난 가만히 이써따.”


넌 가만히 있는 게 문제다, 이 자식아!

알렉 때문이라도 피해 가면 안 될 것 같았다.

생각해 보니까 이 새끼는 오늘 아무것도 안 했다.

나무늘보 같은 새끼.


“간다. 전원 전투 준비.”

“오예!”

“에이··· 혀누, 거짓말.”


시끄럽다, 게으름뱅이.

투덜거리는 알렉을 향해 다정한 눈빛을 날려 주었다.


“알렉과 수진 씨가 선제공격을 해주시면, 제가 돌격하고 서율이가 2선 공격하겠습니다.”

“넵!”


척서율은 아주 신이 났다.


“혀누? 선제공격이 모냐?”

“알렉, 모르는 척하지 마세요. 비행 가능한 마수인 것 같습니다. 수진 씨와 알렉이 선제공격으로 막아주세요.”

“네.”

“아라따.”


거 봐, 알렉 이 새끼.

모르는 척하는 거 맞잖아.


“서율이 넌 2선이다. 2선, 2선, 2선!”

“알았어요, 알았다고요.”


강현우와 척서율이 조심스럽게 마수에게 다가갔다.

어느 정도 접근한 후 알렉과 정수진에게 가볍게 손짓했다.


화르륵—


강현우의 신호에 따라 알렉이 화염 덩어리를 마수를 향해 쏘아냈다.


퍼엉!


마수가 날개로 몸을 감싸며 화염을 막아내었다.

검붉은 불길이 날개를 감싸며 타올랐다.


“크아앙!”


마수가 포효하며 날개를 펼쳐냈다.

강풍을 일으키며 불길을 떨쳐내버렸다.


피잉— 핑핑—

팟!


날개가 펼쳐지며 마수의 몸통이 드러난 순간.

정수진이 화살을 연속으로 날렸다.

그리고 동시에 강현우도 마수를 향해 돌진했다.


“나이스 타이밍!”


정수진의 화살은 마수의 머리를 노리고 날아갔고.

강현우는 마수의 다리를 향해 쏘아져 나갔다.

그야말로 완벽한 타이밍의 합공이었다.


쉬익—


소태도가 예리하게 공기를 가르고···

그리고 그게 끝이었다.

마수가 재빨리 뒤로 물러나며 소태도와 화살을 가볍게 피해 버렸다.


‘덩치는 산만한 게 빠르네···’


강현우가 아주 잠깐 마수의 움직임에 대해 생각하던 찰나.


휘리릭—


척서율이 강현우의 머리 위로 뛰어올라 마수에게 날듯이 달려들었다.


“서율! 안돼! 멈춰!”


제기랄! 보고 들어가야지! 너무 성급하잖아!


쉬이익—


척서율이 마수를 향해 호쾌하게 장검을 휘둘렀다.


챙!


금속이 맞부딪히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마수의 뱀 모양 꼬리가 척서율의 장검을 물고 있었다.


“엇!”


척서율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하며 공중에 뜬 채 잠시 멈칫했다.


후웅—


그 순간 마수가 척서율을 향해 앞발을 휘둘렀다.

이게 손인가? 발인가?

척서율이 무서운 속도로 날아오는 마수의 앞발을 멍하니 보며 생각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세계 최초 각성자로 회귀하였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4 044 NEW 21시간 전 34 1 11쪽
43 043 24.09.15 56 2 11쪽
42 042 24.09.14 73 2 11쪽
41 041 24.09.13 68 2 11쪽
40 040 +1 24.09.12 87 2 12쪽
39 039 24.09.11 90 2 11쪽
38 038 24.09.10 106 3 12쪽
37 037 24.09.09 111 3 11쪽
36 036 24.09.08 114 3 11쪽
35 035 24.09.07 119 3 11쪽
34 034 24.09.06 136 3 11쪽
33 033 +1 24.09.05 130 3 11쪽
32 032 24.09.04 140 3 11쪽
31 031 +1 24.09.03 165 3 11쪽
30 030 24.09.02 177 5 11쪽
29 029 24.09.01 169 3 11쪽
28 028 24.08.31 182 3 11쪽
27 027 24.08.30 198 3 11쪽
26 026 24.08.29 198 3 11쪽
25 025 24.08.28 209 4 11쪽
24 024 24.08.27 216 5 11쪽
23 023 +1 24.08.26 241 6 11쪽
22 022 24.08.25 269 5 11쪽
21 021 24.08.24 264 7 11쪽
» 020 24.08.23 279 6 11쪽
19 019 24.08.22 276 5 11쪽
18 018 24.08.21 281 6 12쪽
17 017 24.08.20 300 6 12쪽
16 016 24.08.19 301 7 11쪽
15 015 24.08.18 329 6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