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각성자로 회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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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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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8

DUMMY

첫 마수 사냥을 무사히 마치고 복귀한 다음날.

강현우는 어제 습득한 전리품을 확인해 보았다.

D 급 코어 5개, E 급 코어 5개, 바실리스크의 독니, 미노타우루스의 뿔, 웨어 울프의 발톱과 송곳니.


“이 정도면 처음 치고는 훌륭한 것 아닌가?”


D 급 코어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가방에 모두 챙겨 넣었다.


“실장님, 가시죠.”

“네.”


엘리나와 함께 길드를 나와 비콘으로 향했다.

비콘은 이번에 마포로 본사를 이전했다.


“비콘 연구실은 어때요, 실장님?”


옆자리에 앉은 엘리나에게 물었다.

엘리나는 며칠 전부터 비콘 연구소에 파견을 가기 시작했다.


“좋아요. 연구 지원도 충분하고 직원들도 친절하고.”


엘리나의 대답은 평범했다.

하긴 이제 며칠 밖에 안 되었으니.

아직은 얘기할 거리가 별로 없을 터였다.

길드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기 때문에 비콘 본사에 금세 도착했다.


“어우··· 건물 좋네.”


이번 사옥은 종로에 비한다면 제법 규모가 컸다.

새로 이전한 본사는 강현우도 처음으로 방문하는 곳이었다.


“사람들이 나와 있네요? 누가 오나?”


멀리서 보니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정문 앞에 도열해 서 있었다.


“실장님은 먼저 내리세요. 전 지하에 주차하고 갈게요.”

“네.”


차에서 내린 엘리나가 정문 가까이 다가갔을 때였다.


“엘리나 님, 오셨습니까!”


정문 앞에 도열해 있던 직원들이 일제히 허리를 숙이며 인사했다.


“잉? 뭐야?”


대표님한테도 저렇게는 안 하겠다.

무슨 일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강현우 뒤로 차가 한 대 멈춰 섰다.

곧이어 짧닥만한 체구의 털복숭이 남자가 차에서 내려 정문으로 다가갔다.


“응? 오한마?”

“오한마 님, 오셨습니까!”


또 한 번 직원들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그리고 일제히 오한마의 뒤를 따라 건물로 들어갔다.


“뭐야··· 내가 뭘 본 거야?”


빵!


잠시 넋을 놓고 있던 강현우가 크락션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예, 예. 갑니다.”


가져온 코어와 부산물을 연구소에 전달하면서 연구소 안을 살짝 들여다봤다.

엘리나와 오한마를 사람들이 빈틈없이 둘러싸고 있었다.


“자연히 알게 되겠지··· 근데 궁금하다.”


정문에서의 일이 궁금하기는 했지만 저 틈을 비집고 들어갈 넉살은 없었다.

아쉽지만 대표실로 올라갔다.


“어서 오게나!”


강현우를 맞이하는 윤태호는 아침부터 기운이 넘쳤다.

본인 이름 그대로 호랑이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아침으로 콘머시기를 드셨나?


“안녕하십니까, 대표님.”

“그럼! 너무 안녕하지!”

“대표님, 좀 앉으세요.”


백상무가 강현우에게 자리를 권하며 윤태호를 진정시켰다.


“좋은 일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자네 덕분 아니겠는가! 하하하!”


엘리나와 오한마 얘기였다.

두 사람의 능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파견 첫날부터 비콘이 고민하던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해버렸다.


“그 콧대 높은 연구소장의 표정을 봤어야 하는데! 하하하!”


더불어 향후 5년간의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


“제3자 입장에서 봐도 놀라운데 연구소 직원들은 더 충격적이겠지요.”


백상무의 말에 따르면 추종 세력까지 생기고 있다고 했다.

엘리나는 인간을 넘어선 미모와 명석한 두뇌로.

오한마는 인간을 벗어난 외모와 놀라운 기술로.

아··· 아까 그 사람들인가 보구나.

근데 오한마는 포인트가 조금 이상하다?


"도움이 돼서 다행입니다.”

“도움이 되다니! 그 정도로는 부족하지! 하하하! 앞으로 비콘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일세!”

“대표님.”

“왜 그러나?”

“파견입니다. 파견.”

“흠흠! 사람 참··· 알고 있네.”


좋은 관계는 좋은 관계고.

명확히 할 건 하고 가야 하는 것이 맞지.


“연구소 이야기는 결과가 나오면 또 차차하기로 하고.”


윤태호가 강현우를 바라보았다.


“오늘 찾아온 용건은 무엇인가? 자네는 가만 보면 그냥 찾아오는 법이 없단 말일세.”


말투는 서운한 것 같은데 눈은 반짝반짝 빛났다.

무언가 한껏 기대하고 있는 눈빛이었다.

강현우는 자신이 도파민 저장소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예··· 제가 좀 그런 편입니다.”


비즈니스 관계에서 용건 있을 때 찾아오는 거지···

별다른 대꾸 없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이 영상을 봐주시죠.”


영상에는 특전사와 마수의 교전 장면이 담겨 있었다.


“피난민 구조 작전의 영상인가?”

“네, 그렇습니다.”

“특전사라고 들었는데··· 어찌할 방법이 없구만.”


윤태호는 특전사가 속절없이 밀리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


“가장 약한 축에 드는 마수입니다.”

“흠···”

“그래서? 이 영상을 어찌하면 좋겠는가?”

“언론을 통해 대중에 공개하고 싶습니다.”

“경각심을 도모할 수는 있겠지만··· 정말 그런 목적 뿐인가?”


아니지? 더 재미난 뭔가가 있지?

윤태호의 눈이 말하고 있었다.


“대통령 탄핵을 막고자 합니다.”

“...”


잠시간의 정적이 흘렀다.

갑자기 너무 훅 들어갔나?

아니면 여당 쪽이 아닌가?

기분이 싸하다···

괜히 얘기한 것 같았다.


“하하하! 탄핵 저지라니! 역시!”


윤태호가 호탕하게 웃었다.


“정치에 관여하려는 생각은 없습니다.”

“이미 충분히 정치적이네만?”


단호하게 실드를 쳤으나 윤태호가 가볍게 부숴버렸다.


“탄핵의 이유가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이유?”

“네, 마수 웨이브 당시의 대응은 충분히 합리적인 조치였습니다. 더불어 현재의 대응 역시 최선의 선택으로 보여집니다.”

“그런가? 그렇다면 탄핵은 막아야겠군.”


윤태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고 동의한다는 것은 아니었다.

강현우를 바라보는 눈에 호기심이 가득 차 있었다.

그렇다고 진짜 목적을 말해 줄 수는 없지.

이태석을 막는 것은 그야말로 미래의 일이었다.


“여론을 움직여보려는 것인가?”


강현우가 더 이상 이야기해 줄 것 같지 않자 윤태호가 화제를 돌렸다.


“여론을 선동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균형을 맞추고자 할 뿐입니다. 지금은 한쪽으로 정보가 치우쳐 있습니다.”

“균형이라··· 이 영상 하나로 되겠는가? 부족할 것 같은데?”


왠지 이 정도로는 흥이 나지 않는다는 말로 들렸다.

이 사람이 도파민 중독인가···


“부족하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정치에 깊이 관여할 생각은 없습니다.”


강현우의 담백한 대답에 윤태호가 잠시 고민했다.


“성공했다고 침세. 그런데 나중에 다른 이유로는 탄핵이 된다면 어쩌나?”

“합당한 사유가 있다면 탄핵될 일입니다. 그건 그때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자네, 사람을 믿지 않는구만?”

“사람 보다는 인간의 욕구를 믿습니다.”


강현우의 대답에 정이 뚝 떨어질 만도 했지만.

윤태호의 눈에서 꿀이 폭포수처럼 떨어졌다.

이 아저씨··· 취향이 이상하다.


“부탁드렸던 구호 캠프 지원도 이번 계획의 일환입니다.”

“짐작은 하고 있었네. 정확히는 가능한 추론 중에 하나였다네. 가능성은 매우 낮게 생각했지만.”


구호 캠프를 지원한다는 것.

그 자체가 현 정부를 지지하는 태도였다.

그 때문에 진심으로 피난민을 돕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하더라도 지원 활동에 나선 기업은 비콘이 유일했다.

자연스럽게 탄핵 이슈와 연결될 테니까.

매정하지만 사람 목숨도 값을 매기는 게 경영이다.


“죄송합니다. 경영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습니다.”

“결정은 내가 한 것이니 자네가 미안할 필요는 없네.”


강현우는 피난민 인터뷰와 구호 캠프의 현황 등을 담은 영상을 추가적으로 부탁했다.


“어차피 우리도 발을 들였으니 확실하게 해보도록 하지.”

“실패하면 해외로 이전해야 하실지도 모릅니다.”


백상무가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를 소리를 했다.


* * *


“다녀왔습니다.”

“현우··· 왔냐···”


박진우가 책상에 엎드린 채 손만 간신히 흔들었다.

엘리나가 없어서 그런지 상태가 영 좋지 않았다.

축 늘어진 오징어 같은 모양새였다.


“다들 어디 갔어요?”

“수진 씨는 지하에 수련하러 갔고.”


역시 모범생.

피난민 구출 작전이 마음에 불을 지핀 것 같았다.


“알렉은··· 모르겠다.”


그건 아실 필요 없습니다.


“서율이는요?”


박진우가 손가락으로 한 쪽 구석을 가리켰다.

척서율이 쭈구리고 앉아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엘리나 실장님···”


이 새끼도 상태가 영 별루다.


“니네들은 근데 왜 여기로 오냐? 여기 대표실이야.”


박진우가 고개만 살짝 돌린 채 물었다.


“네, 대표실이죠. 알아요.”

“여기는 내 사무실이라구. 니네 개인 사무실 다 만들어 줬잖아. 거기로 가란 말이야.”

"갈 거예요. 아직 페인트 냄새나서 그래요. 우리 책상이나 빼고 말씀하시던가요.”


의자에 자켓을 대출 걸쳐 놓고 척서율 쪽으로 갔다.


“척서율, 뭐 하냐?”

“아··· 오셨어요? 암것도 안 해요.”


휴대폰 화면에는 보지도 않는 너튜브가 돌아가고 있었다.

응? 나잖아?

마수 웨이브 직전의 광화문 게이트에서 찍힌 영상이었다.


“대표님, 스트리머 하나 섭외해 주세요.”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이 있었다.

우리 길드 채널도 하나 만들어야지.

그전에 먼저 조회수 폭발 한번 하고.


* * *


“이게 뭐야! 씨발! 으아아아악!”


고막을 자극하는 듣기 싫은 괴성이 울려 퍼졌다.


“무슨 일이십니까, 의원님!”


마른 체구의 남자가 헐레벌떡 뛰어 들어왔다.


“김 실장! 이 개새끼야! 일 처리를 어떻게 하길래 이런 게 튀어나와!”


분에 못 이긴 남자가 보고 있던 휴대폰을 집어던졌다.


‘분노조절장애가 도졌구만. 이번에는 왜 또 지랄이래. 대충 맞장구 쳐주면 넘어가겠지.’


김 실장이 박살 난 휴대폰을 집어 들며 생각했다.


“죄송합니다, 의원님.”

“죄송하면 끝나! 끝나냐고!”

“여당과 용산 쪽은 철저하게 막고 있었습니다.”

“근데! 그럼 이건 뭔데!”

“설마 비콘이 튀어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비콘은 또 뭐야! 지금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 거야!”


야당 총수이자 차기 유력 대권 후보.

미친놈처럼 지랄 발광을 하는 남자는 이태석이었다.


“좋은 아침.”


30분 전.

사무실로 들어오는 이태석은 무척 기분이 좋아 보였다.

사실 요즘 매일매일이 최고의 하루였다.

대통령 지지율이 하루가 다르게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런 추세라면··· 탄핵도 머지않을 것이고. 그다음은 흐흐···’


여당 의원 포섭에도 큰 어려움이 없었다.

이미 모든 준비는 다 되어있었다.

순풍에 돛 단듯 나아갈 일만 남았다.

그런 꿈같은 날들 속을 지내고 있는데.


“단독 입수··· 특전사와 각성자의 피난민 구출 영상?”


기사 하나가 눈에 띄었다.


“피난민 구출은 지랄. 이미 끝난 판인데. 염병을 해요.”


함께 올라온 영상을 플레이해보았다.

영상에는 특전사 소대와 지넬 길드가 피난민을 구출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3분 남짓한 짧은 영상이었다.

하지만 이태석에게는 1시간 같이 느껴졌다.


“이런··· 씨···”


영상을 끝까지 본 이태석의 얼굴이 잔뜩 구겨졌다.

그간의 정치 경험이 이태석에게 강력한 경고를 보내고 있었다.


“좆댔다.”


이태석이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를 질렀다.


“후우— 후우— 후우—”


한참을 지랄 발광을 하던 이태석이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참모들 불러.”

“예! 예!”

“그리고 그 새끼도 불러.”

“그 새끼라고 하시면···”

“그 새끼 있잖아! 그 새끼! 각성자인지 뭔지 하는 그 음침한 새끼!”

“예! 예! 압니다! 부르겠습니다.”

“대답만 하지 말고 나가!”


김 실장이 바람과 같이 의원실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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