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각성자로 회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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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띠
작품등록일 :
2024.08.0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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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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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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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5

DUMMY

“크르륵—”


마수가 낮은 울음소리를 내며 머리를 뒤로 젖혔다.


푸악—


주둥이에서 녹색 구체 수십여 개가 쏘아져 나왔다.

성인 남성 크기의 물 풍선 같은 모양이었다.


퍼억— 치이익—


바닥에 부딪친 구체가 터지면서 매캐한 연기가 피어올랐다.

튀어 오른 액체에 아머가 조금 녹아내렸다.


‘정통으로만 맞지 않으면 괜찮을 것 같은데?’


강현우가 구체를 이리저리 피하며 생각했다.

이건 순전히 강현우의 생각일 뿐.

마수가 쏘아낸 독은 땅을 녹일 정도의 맹독이었다.

초재생에 익숙해지더니 감각이 정상의 범주를 넘어서버린 듯했다.

마수는 간혹 창과 같은 모양으로도 독을 쏘아냈다.

바닥에 터지면서 독이 튀는 위험은 없었지만 더 빠르고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어이쿠! 깜짝이야!”


독 창을 피하며 강현우가 소리쳤다.

호들갑을 떨며 황제성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슬쩍 확인했다.

황제성 역시 마수가 쏘아내는 독을 피하는 중이었다.

다만 강현우보다는 한결 여유로운 모양새였다.

제국 길드의 마법사들이 만든 보호막을 겹겹이 두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팔자 좋은 새끼···


‘근데 나는 왜 보호막 안 해주지?’


강현우가 뒤쪽에 위치한 지원대를 쏘아보았다.

강현우와 눈이 마주치는 마법사마다 애써 고개를 돌려 외면했다.

사회생활 진짜 드럽네···


‘너도 빨리 숨겨둔 한 수를 보여라.’


황제성 역시 강현우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었다.

강현우가 먼저 움직이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다른 지넬 길드원과 마찬가지로 강현우도 분명 숨겨둔 한 수가 있을 것이다.

독 머리의 공격은 다른 머리들의 공격에 비해 강력하지는 않았지만.

바닥이 점차 독액으로 젖어들고 있었다.

질척 거림이 더 심해지면 이렇게 계속 피하고만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뭘 그렇게 쳐다봅니까?”


황제성 쪽으로 다가간 강현우가 말을 걸었다.


“아닙니다.”

“아— 아머가 부럽습니까?”

“...”

“이거 주문 제작입니다. 돈으로는 살 수 없는 물건이죠.”


강현우가 거드름을 피우며 말했다.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시고 이제 들어가시죠.”

“네네,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었습니다. 땅을 이 모양으로 만들어놔서 발 디딜 데가 없네.”


혼자만 보호막을 두르고 있는 황제성이 얄미워서 그냥 한마디 해봤다.


탓—


투덜거리던 강현우가 땅을 박차고 뛰어올랐다.

독 풍선을 터지지 않게 밟으며 사뿐사뿐 마수의 머리를 향해 달려갔다.

묘기를 부리듯이 허공을 내달린 강현우가 마수의 목덜미 부분에 다다랐다.

공중에서 몸을 한 바퀴 돌리면서 소태도를 휘둘렀다.


“폭참!”


꽈광!


두 개의 초승달이 마수에게 날아가 폭발했다.


“끼에에에엑—”


마수의 껍질이 터지고 갈라졌다.

깊게 입은 상처에서 검은 피가 솟구쳐 올랐다.

마수가 고통스러운 듯 비명을 지르며 머리를 흔들어댔다.


탓—


강현우가 땅에 내려섰다.

이제 폭참은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었다.

한 번에 마력을 몽땅 끌어다 쓰지도 않았고 기절하지 않는다.


“조금 오래 걸리겠는데··· 버틸 수 있으려나.”


오히려 불 머리와 얼음 머리 쪽의 상황을 살폈다.


‘제법이군. 솔직히 놀라울 정도다.’


황제성은 강현우의 일격에 조금은 놀란 상태였다.

1차 토벌 때와는 전혀 다른 수준의 전투력을 보이고 있었다.

다른 지넬 길드원들도 마찬가지였지만 강현우의 경우에는 유독 그 격차가 컸다.

어쩌면 자신과 동급 혹은 그 이상의 실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만큼 조급해졌다.

강현우를 비롯한 지넬 길드의 실력을 너무 얕잡아 보았다.


‘실력을 숨기고 있었을 줄이야.’


아니 정확히는 방심하고 있었다.

숨기고 있다고 해서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이 곧 그 반증이었다.

마음속에 별것 아니라는 생각이 이미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원래 그런 거잖아요. 실력의 2할은 숨겨두라고. 유명한 말인데 모르세요?”


황제성을 보며 강현우가 말했다.

뜬금없었지만 지금 황제성이 짓고 있는 놀란 표정에 딱 어울리는 말이었다.

예상을 벗어난 강현우의 실력에 초초한 마음이 드니 제아무리 황제성이라도 어쩔 수 없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표정에 다 나타나고 있었다.


“흥!”


황제성이 콧방귀를 뀌고는 독 머리를 향해 도약했다.

강현우와는 달리 마법 보조를 통해 날듯이 올라갔다.

드럽다 드러워···


쉬이익— 촤악—


황제성의 일격이 마수의 목덜미를 베었다.

마수의 껍질이 깊게 베어지고 검은 피가 뿜어져 나왔다.

하지만 척서율이 만들어낸 상처와 비슷한 정도였다.

강현우의 일격에 비한다면 한참이나 모자랐다.


‘이게! 왜!’


황제성은 인정할 수 없었다.

어렵게 고대의 검술을 발견했고 많은 돈을 들여 복원하였다.

그리고 뛰어난 재능이 있음에도 누구보다 부단히 노력했다.

한국 각성자 랭킹 1위의 자리를 차지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자신은 언제나 최고에 자리에 있어야 하는데···


“으아아아악!”


거칠게 고함을 지른 황제성이 검을 더욱 강하게 휘둘렀다.

하지만 마수에게 입히는 상처는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강현우가 자신보다 한 수 위에 있는 것이 사실인 듯했다.

황제성은 초조함이 한층 더 깊어졌다.



탓!


황제성이 굳은 얼굴로 땅에 내려섰다.

고개를 돌려 뒤쪽에 있는 마법사와 눈을 마주쳤다.

마법사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슬슬 전력으로 가시죠? 저쪽이 얼마나 더 버틸지 모르겠습니다.”


강현우가 다른 공격대 쪽으로 눈짓을 하며 말했다.

여유로운 듯 보이는 강현우였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불 머리 쪽은 간신히 버티고 있는 수준이었고.

얼음 머리 쪽도 그리 쉬운 상황은 아니었다.

어느 한쪽이라도 마수에게 밀리게 되면 토벌은 실패로 돌아갈 것이다.

강현우와 황제성이 가급적 빨리 독 머리를 처리해야 했다.


“갑시다.”


강현우와 황제성이 동시에 뛰어올랐다.

황제성의 검이 마수의 목덜미를 가르고 검은 피가 튀었다.

강현우의 소태도가 폭참이 마수의 껍질을 거칠게 찢어냈다.

전력을 다한 두 사람의 공격은 매서웠다.

순식간에 독 머리의 목덜미가 검은 피로 흥건히 젖어 들었다.


“끼에에엑—”


독 머리가 고통에 찬 포효를 내질렀다.

머리가 좌우로 흔들리는 게 꽤나 타격을 심하게 받은 듯 보였다.


“지금!”


황제성이 지원대를 보며 소리쳤다.

황제성의 신호에 지원대가 모든 마법과 버프를 황제성에게 일제히 집중시켰다.

순간 황제성의 전신이 하얗게 타오르며 빛을 냈다.


휘익—


더욱 위로 날아오른 황제성이 독 머리의 콧등에 내려앉았다.

아직 독 머리는 완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한 상태.

황제성이 콧등을 박차며 다시금 도약했다.

허공에서 몸을 거꾸로 뒤집은 황제성이 독 머리와 눈이 마주쳤다.


“흡!”


마력을 최대로 끌어올렸다.

순간 독 머리의 동공이 격하게 흔들렸다.

흔들거리던 독 머리의 움직임이 멈췄다.

황제성의 입에서 한 줄기 피가 흘러나왔다.

위압.

황제성을 최강의 각성자로 만들어 준 능력이었다.

위압을 사용하여 대상의 움직임을 멈출 수 있었고.

상대와의 수준 차이가 큰 경우에는 정신까지도 붕괴시킬 수 있는 능력이었다.


‘이 느낌이다···’


강현우는 다시 한번 황제성으로부터 위화감을 느꼈다.

어딘가 부자연스럽고 어긋나는 느낌.


푸와악—


황제성의 검이 독 머리의 정수리에 깊게 박혔다.


“칫!”


하지만 숨통을 끊기에는 조금 부족했다.


“끼에에에엑—”


독 머리가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며 미친 듯이 머리를 흔들었다.


쿠당탕!


독 머리의 지랄 댄스에 저 멀리 날아가 버린 황제성이 바닥에 내팽개져쳤다.


“으아악! 어설피 건드려 놔갔고는!”


고통에 몸부림치는 독 머리를 보며 강현우가 소리쳤다.

황제성은 순간적으로 너무 많은 마력을 쏟아낸 탓에 바닥에 늘어져 있었다.

모자랐다.

모자랐다기보다는 초조했다.

초조함에 성급했다.

조금 더 기회를 기다렸어야 했다.

고통으로 반쯤 미쳐버린 독 머리가 사방팔방으로 독을 뿌려대기 시작했다.

이대로 두면 전장이 엉망진창이 될 것이었다.

불 머리 쪽으로 날아간 독은 폭발을 일으키기도 했다.

매캐한 독연이 전장을 채우고 몸을 무겁게 하고 있었다.

간신히 버티고 있는 불 머리 쪽 공격대도 이제 한계인 것 같았다.

이윤재의 코와 입에서 피가 흘러내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어차피 빨리 끝냈어야 했어!”


강현우가 마수를 향해 뛰어올랐다.

황제성이 조금만 더 침착했다면.

하다못해 자신에게 신호라도 줬다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 혼자 영웅 되려고 했구만! 욕심쟁이 같은 새끼.’


황제성을 욕하며 소태도를 독 머리의 콧등에 박아 고정시켰다.

미친 듯이 머리를 흔드는 통에 속이 울렁거렸다.

독 머리의 정수리에 꽂힌 황제성의 칼이 보였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으며 독 머리의 움직임에 집중했다.

한 번, 두 번, 세 번.


팟—


흔들림에 조금은 익숙해진 몸을 일으키고 강현우가 내달렸다.

정수리에 가까워지자 위로 뛰어올라 거꾸로 섰다.


“폭연참!”


쉬쉬쉬쉭익—


소태도를 연달아 허공에서 휘둘렀다.


꽈과과광!


여러 개의 초승달이 쏘아지며 독 머리의 정수리를 강타했다.


“끼에에엑—”


쿠웅—


정수리가 움푹 패인 채 검은 피를 줄줄 흘리고 있는 독 머리가 힘없이 꺾어지며 땅에 떨어졌다.


땡그렁!


황제성의 검이 독 머리의 턱을 뚫고 땅에 떨어졌다.

땅에 내려선 강현우가 잽싸게 검을 집어 들고는 뒤로 몸을 날렸다.


“전원 후퇴!”

“우와와와와!”


후퇴 명령에 환호를 지르며 모든 공격대가 물러섰다.


“여기요.”


강현우가 황제성에게 검을 내밀었다.


“감사합니다.”


말은 감사하다고 하는데 눈은 영 아닌 것 같았다.

황제성은 질투심과 굴욕감이 뒤섞인 눈빛으로 강현우를 쳐다보았다.


“아직 안 끝났습니다. 빨리 회복하시고 2차전 준비하세요.”


황제성은 여전히 반쯤 돌아버린 눈으로 강현우를 바라봤지만 딱히 대꾸는 하지 않았다.


“끼에에엑—”


마수의 포효가 들려왔다.

예상대로 속성 간의 충돌이 시작되었다.

마수의 남은 두 머리는 축 늘어져 버린 독 머리를 사이에 두고 서로를 향해 괴성을 질렀다.

마치 철천지원수를 마주한 것 같은 모습이었다.

이윽고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서로를 죽일 듯이 물어뜯었다.


“얼씨구.”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강현우가 웃음이 나왔다.

뭔가 더 웅장하고 비장한 모습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개싸움이네?


“다들 회복에 집중하시고! 최대한 서둘러 주세요. 2차전 들어갑니다.”


토벌대를 독려하던 강현우가 이윤재를 바라보았다.

말라붙은 핏자국을 닦아내고 있던 이윤재와 눈이 마주쳤다.

상태가 영 좋지 못했다.

얼굴은 파리했고 식은땀을 잔뜩 흘리고 있었다.

그래도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니 버틸 수는 있는 모양이었다.

미운 정도 정이라고 조금 걱정이 되네.


“쿠르르륵—”


그 사이 두 머리 간의 개싸움이 끝난 것 같았다.

마수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한숨 돌리고 있었다.

그 모습이 몹시나 지쳐 보였다.

여기저기 이빨에 찢긴 상처에 검은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자! 여러분! 2차전 갑시다!”


강현우가 토벌대를 향해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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