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각성자로 회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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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띠
작품등록일 :
2024.08.0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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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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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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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

DUMMY

다음날 아침.

동이 트자마자 일어난 척서율이 배낭을 탈탈 털어 아침을 준비했다.

먹을 것만 잔뜩 싸왔는지 꺼내도 꺼내도 먹을 게 나왔다.

초콜릿, 과자, 소시지 같은 것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어쨌든 모두가 든든히 챙겨 먹고 게이트를 향해 이동했다.


“정지.”


선두에 선 강현우가 이동을 멈추고 바위 뒤로 몸을 숨겼다.

멀지 않은 곳에 게이트가 보였다.

근처에서 움직이고 있는 메인 마수 또한 발견할 수 있었다.


‘토네이도 맨티스.’


사마귀의 모습을 닮았기에 붙은 이름이었다.

히드라나 고르고 만큼 거대한 크기의 마수는 아니었지만.

사마귀라고 하기에는 무척 거대했다.

무지갯빛 광택이 흐르는 금속 재질의 껍질이 온몸을 감싸고 있었고.

사마귀 특유의 날카로운 한 쌍의 앞다리가 돋보였다.


‘왜 저러지?’


정서불안 인지 마수 ADHD 인지 모르겠지만.

마수가 한자리에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연신 이리저리 움직였다.

앞으로 가다가 갑자기 휙 뒤돌아 보기도 하고.

앞다리로 절벽을 후려치기도 하고.

뜬금없이 포효를 지르기도 했다.

사실 속성 마수에 대해서는 회귀 후에도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특히나 상위 등급에 속하는 속성 마수의 경우에는 출현한 위치와 생김새 정도가 알려진 전부였다.


“혀누, 정말 우리 괜찮은 거냐? 저거 미친 마수 같다. 미친놈은 매가 약이라고 하지만 애초에 건드리지 않는 게 상책이라는 말도 있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거다.”


알렉이 마수를 보며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어필했다.

마지막은 좀 틀렸지만 한국어 많이 늘었다.

제법 논리적이기도 해서 설득 당할 뻔했네.


“왜요? 귀여운데요?”


척서율은 초롱 초롱 한 눈으로 마수를 보고 있었다.


“귀엽다고? 저게 어떻게 귀여워··· 벌레잖아. 엄청 큰 벌레.”


정수진은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잡담은 그만하시고. 그럼 이제 트라이얼 알파를 시작하겠습니다.”

“... ?”

“첫 번째 특훈 시작하겠다고요.”

“혀누, 밤새도록 저거 고민했나 보다. 촌스럽지만 수고해따.”


정수진이 고개를 돌려 웃었고 척서율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트라이얼 알파라니··· 이해할 수 없는 감성이다.


“흠흠! 갑시다!”


강현우의 재촉에 지넬 길드가 마수를 향해 움직였다.

트라이얼 알파 시작!

강현우가 전방에 서고, 조금 뒤처져서 척서율이 위치했다.

후방에는 정수진과 알렉이 나란히 섰다.

축구에 비유하면 2-1-1 포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넬 길드의 기본 포메이션이었다.

맞아도 맞아도 죽지 않고 또한 가장 세게 때릴 수 있는 강현우가 탱커 겸 딜러로 선두에 서고.

가장 민첩한 척서율이 서브 딜러.

원거리 공격을 정수진과 알렉이 맡았다.

어찌 보면 당연한 진형이었으나 그간의 전투 경험이 더해진 덕분에 이제는 말하지 않아도 합이 척척 맞는 수준이었다.


“끼이익···”


마수가 조심스럽게 다가오는 지넬 길드를 발견했다.

강현우의 취향은 기습이었지만 지형상 어쩔 수 없이 정면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었다.

마수가 고개를 모로 꺾으며 길드를 쳐다봤다.

마수의 머리가 180도를 넘게 돌아갔다.

대가리가 어디까지 돌아가는 거야···


“으··· 징그러···”

“수진! 정신 차려라. 곤충은 저게 기본이다.”


마수의 묘기에 기겁을 하는 정수진을 알렉이 다독였다.


“끼에엑—”


마수가 포효를 했다.

고막을 찢을 듯한 울림이 전해졌다.

지넬 길드를 적이라고 판단한 것 같았다.


쉬이익—


강한 소음에 인상을 찌푸리는 사이 마수가 강현우를 향해 앞다리를 휘둘렀다.

앞다리의 궤적을 따라 초승달 모양의 칼날 같은 바람이 쏘아졌다.

언뜻 폭참이 떠오르는 모양이었다.

강현우가 몸을 움직여 어렵지 않게 바람 칼날을 피했다.


푸악!


칼날에 맞은 땅바닥에 날카롭고 길게 패인 자국이 생겼다.

폭참과는 달리 폭발하는 것이 아니라 날카롭게 잘린 모양이었다.


“끼익···”


강현우가 공격을 쉽게 피하자 마수가 고개를 다시 모로 꺾었다.

그만하라고 자식아··· 징그럽다고.

마수는 정서불안인 것처럼 보였지만 의외로 신중했다.

쉽사리 달려들지 않고 상대방의 실력을 가늠하고 있었다.


‘이 새끼가··· 마수 주제에 간을 봐?’


마수의 행동이 강현우의 발작 버튼을 살짝 눌렀다.


휘이익—


잠시 후 마수가 앞다리를 교차하듯 모았다가 좌우로 휘둘렀다.


휘이이잉—


허공에서 소용돌이가 만들어지며 지넬 길드 쪽으로 날아왔다.

선두에 선 강현우 보다 두 배는 큰 소용돌이였다.

몸이 소용돌이로 끌려 들어가는 듯했다.


“흡!”


강현우가 이번에는 피하지 않고 소태도를 소용돌이를 향해 휘둘렸다.

소태도의 날을 따라 초승달이 떠오르며 소용돌이와 충돌했다.


꽈꽝!


폭발이 일어나며 소용돌이가 흩어졌다..


탓—


그와 동시에 강현우가 마수를 향해 돌진했다.


“가만히 있었더니 가마니로 보이냐!”


척서율이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었다.

어우··· 아재···

그 순간 마수가 고개를 앞으로 쭉 뻗었다.

마치 강현우가 돌진하기를 기다렸다는 듯한 타이밍이었다.


푸악—


마수의 입이 벌어지며 강력한 파동이 쏘아졌다.

압축하여 쏘아낸 공기가 강현우를 향해 곧게 뻗어 날아갔다.

바람 칼날이나 소용돌이 공격보다 훨씬 빠른 속도였다.

갑작스러운 속도 변화에 체감 속도는 한결 더 크게 느껴졌다.


“윽!”


강현우가 예상치 못한 공격에 당황하며 소태도를 교차하여 들어 올렸다.


까앙— 쿠당탕—


자세가 흐트러진 상태로 급하게 공격을 받아낸 바람에 뒤로 넘어지며 뒹굴었다.


꽈앙!


소태도를 맞고 튕겨나간 파동이 절벽에 부딪히며 폭발하는 소리가 들렸다.


“잡았다.”


어느새 마수의 머리 위로 뛰어 오른 척서율이 마수를 내려다보며 웃었다.


피이잉—


척서율이 마수를 향해 뛰어오를 때 정수진의 화살이 쏘아졌고.


“사지타 이그니스.”


화르륵—


알렉이 쏘아낸 화염 화살도 마수를 향해 날아갔다.

정수진은 기술 이름 부르기를 비효율적이라고 그만둔 것 같은데 알렉은 꾸준했다.

멋짐은 원래 비효율적인 거라나···

척서율이 몸을 거꾸로 한 채 검을 휘둘렀다.


쉬이익—

퍼버버벅—

꽈과과광—


마력 화살 12발, 화염 화살 12발이 정면에 꽂히고.

마력을 두른 검격이 머리 위에서 치고 들어왔다.

공격을 피할 곳은 없었다.

완벽한 합격이었다.


탓—


척서율이 땅에 내려섰다.


“다 막혔어요.”


척서율이 조금 굳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척서율이 첫 번째 검을 휘둘렀을 때 마수에게 검이 닿지 않고 튕겼다.

두 번째와 세 번째 검을 휘두르면서 확실하게 보았다.

검격이 마수에 닿지 않았고 마력 화살도 화염 화살도 역시 닿지 않았다.


“저 마수 실드도 써요.”


마수의 주변으로 희끄무레한 막이 둘러싸여 있었다.


“끼이익···”


마수가 이제는 숫제 머리를 빙글빙글 돌려댔다.

하지 말라고 이 새끼야!


“끼에에엑—”


마수가 고막을 찢을 듯한 포효를 했다.

깜짝이야! 갑자기 발작이야. 진짜 미쳤네 저거.

그리고는 양 앞다리를 좌우로 휘둘렀다.

소용돌이가 또 날아오나 했는데 바닥에 작은 소용돌이가 군데군데 생겨났다.


“미치겠네···”


바람 칼날 공격에 직선 파동 공격, 실드도 모라라서 이제는 트랩까지 사용한단다.

이제까지 상대했던 마수 중에 가장 전투에 능숙한 마수였다.


“가지가지 한다. 잘 하면 필살기도 있겠는데?”


쉬익—


바닥에 트랩을 잔뜩 설치한 마수가 움직였다.


까앙!


순식간에 강현우에게 접근한 마수가 앞다리를 휘둘렀다.

소태도로 공격을 막아냈지만 뒤로 밀려났다.


쉬익—


척서율이 강현우가 공격을 방어하는 사이에 마수에게 달려들었다.

완벽한 타이밍인 듯했지만 마수는 이미 그 자리에 없었다.

치고 빠지기.

그것도 아주 빨랐다.

마수는 철저하게 아웃복싱을 하는 스타일이었다.


쉬익—


마수가 다시 한번 강현우를 노리고 달려들었다.

마수의 공격을 막아내는 강현우와 그 틈을 노리는 척서율.

아까보다 더 좋은 타이밍이었다.

아깝게도 이번에도 마수가 더 빨랐다.


“칫!”


하지만 마수가 뒤로 물러나는 타이밍에 맞춘 정수진과 알렉의 공격이 이어졌다.


꽈과광!


어느새 마수가 실드를 펼쳐 화살들을 막아냈다.

마수는 공기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줄 알았다.


“이런 써글노무 새끼···”


강현우가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슈악—


마수가 바닥에 깔아 놓은 소용돌이가 하늘 높이 솟구쳐 올랐다.

날카롭게 회전하는 칼날의 기둥이 솟아오르는 것만 같았다.


“큭!”


트랩 근처에 접근하기만 해도 발동했다.

몇 걸음을 채 가기도 전에 막혀 버렸다.

지상에서 마수에게 접근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끼이익···”


마수는 성실하게도 트랩을 보충하기까지 했다.

마수가 다시 강현우를 향해 돌진했다.

그 순간 트랩이 하나 발동했다.


“헉!”


깡! 촤악—


강현우가 헛숨을 들이켰다.

마수의 돌진 속도가 갑자기 배는 빨라졌다.

자기가 깔아 놓은 트랩을 이용해 가속을 한 것이었다.

간신히 마수의 공격을 막아내기는 했지만 한 쪽 앞다리 공격은 허용하고 말았다.

몸통을 길게 베이며 수트와 아머가 갈라졌다.

붉은 피가 솟구쳐 올랐다.

마수의 공격이 한 번 더 이어졌으나 강현우가 재빨리 뒤로 물러나며 거리를 벌렸다.

마수 역시 재빨리 뒤로 물러섰다.


쉬이익—


바로 다음 순간 척서율의 검격이 허공을 갈랐다.


꽈과과광!


곧이어 정수진과 알렉의 공격이 마수를 향했지만 이번에도 실드에 막히고 말았다.

지독하게 신중하고 노련한 놈이었다.


“현우 씨, 괜찮아요?”


정수진이 강현우의 상태를 물었다.

치열한 공방전에서 마수가 먼저 한 점을 따냈다.

아머와 추가 보호대 덕에 가슴 부분은 보호할 수 있었지만 복부에 상처가 깊었다.

물론 강현우 기준으로는 큰 상처까지는 아니었지만.


“괜찮기는 한데요··· 아, 진짜 저 새끼가··· 독도 쓰네.”


복부의 상처에서 검은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히드라의 독만큼 맹독은 아니었으나 움직임에 영향을 주기에는 충분한 정도였다.

다른 길드원이 한 번이라도 당한다면 마수의 스피드를 따라가기 어려울 것이다.

덫을 놓아 먹잇감의 힘을 빼놓고 철저하게 치고 빠지면서 완벽한 기회를 노리는 놈이었다.

사냥꾼이 머리를 빙글빙글 돌리며 눈을 빛났다.

그만 좀 돌리라고! 쫌!


마수와 지넬 길드 간 치열한 공방이 계속 이어졌다.

마수가 공격하면 강현우가 이를 막아내고 척서율이 반격했다.

정수진과 알렉이 빈틈을 노리고 마수는 방어했다.

한편의 액션 영화를 보는 듯했다.

마수와 지넬 길드가 마치 미리 합을 맞춘 듯이 공방을 주고받았다.


까강! 쉬익— 꽈광!


서로 다음 수를 예측하며 움직이고.

예측에 맞춰 패턴을 변화하고 틈을 보여 함정을 파고 그 틈을 역으로 노리고.

상대의 허를 찌르기 위한 머리싸움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눈이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움직였다.

8배속 아니 16배속으로 재생하는 영상 같았다.


“끼이익···”


한바탕 격렬하게 공방을 주고받고 후 잠깐의 소강상태가 찾아왔다.


“혀누, 나 멀미 날라고 그른다.”

“알렉, 저도 죽겠습니다. 저는 독 때문에 진짜 어지럽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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